지난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강원도 양양에서 2014 KBS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중고등부를 포함해 89개 팀 470여명의 엘리트선수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2014 KBS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는 5일차까지 트랙 전종목이 진행됐으며 마지막 날엔 개인도로경기를 치렀다. KBS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의 개인도로경기는 지난해부터 코리아내셔널챔피언십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이 경기에서 우승을 거두면 UCI가 공인하는 한국 챔피언으로 인정된다. 27일 코리아내셔널챔피언십 도로경기에서는 KSPO의 서준용과 삼양사의 나아름이 우승을 거둬 한국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코리아내셔널챔피언십인 남자 개인도로경기에서 KSPO의 서준용이 한국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왼쪽부터 장선재, 서준용, 장찬재.
여자 경기에서는 삼양사의 나아름이 코리안 챔피언에 올랐다. 상단 왼쪽부터 손희정, 나아름, 김현지.
코리아내셔널챔피언십 남자 도로경기
오전 8시부터 진행된 남자 개인도로경기는 양양사이클경기장을 출발해 하왕도리 입구를 기점으로, 한 바퀴 22.4㎞의 순환코스를 7주회, 총 162.3㎞를 달리는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서준용은 경기 초반부터 선두권을 쇄도하다가 4주회 팀의 주장인 박성백이 선두그룹에 가세하자 6주회 중반, 단독으로 과감한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 추격조를 따돌리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서준용은 첫 주회부터 선두그룹에서 기회를 모색했으나 서두르지 않았다.
4주회, 서준용과 장선재, 장찬재, 최형민(금산군청) 등이 있는 선두그룹에 팀동료인 박성백이 가세했다.
5주회가 끝나갈 무렵 송이골교차로 언덕에서 보급을 받으며 슬그머니 앞서 나가기 시작하는 서준용.
마지막 주회 타종이 울리고 브레이크어웨이에 성공한 서준용이 독주를 하고 있다.
서준용은 인터뷰에서 “같은 그룹에 박성백이 함께 있어 내가 브레이크어웨이에 실패하더라도 그가 팀을 위해 2차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마음 편히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했는데 운이 좋게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고 말하고 “지난해 KSPO 선수였던 정지민(현 국군체육부대)에 이어 KSPO 선수로서 코리안 챔피언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KSPO는 2년 연속 한국 챔피언을 배출한 팀이 됐다. 이에 이병일 KSPO감독은 “정말 기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남자 개인도로경기 2, 3위는 장선재(대한지적공사), 장찬재(양양군청) 형제가 나란히 차지해 갤러리들과 심판진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서준용은 마지막 주회 추격조를 따돌리고 결승선을 통과해 코리안 챔피언에 등극했다.
코리아내셔널챔피언십 여자 도로경기
오후 2시부터는 여자 개인도로경기가 진행됐다. 이 경기 또한 남자경기와 같은 코스를 5바퀴, 총 117.5㎞ 달려야하는 경기다. 나아름은 지난해 코리안 챔피언으로 다른 선수들의 견제대상 1순위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경기시작 후 선두권에 있되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삼가는 모습이었다. 대신 이채경, 이주희 등 팀 동료들이 날개로 나서 경기흐름을 컨트롤하는 모습이었다. 3주회 초반 대구시체육회의 손희정이 주도하는 브레이크어웨이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채경의 집요한 견제와 나아름의 빠른 응수가 맞물려 곧 추격에 성공, 그에 힘입어 이후 그룹을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2주회 부소치재를 오르는 경기대열. 첫 주회 서울시청의 도발을 시작했으나 이내 한 그룹을 이루고 각 팀이 견재 모드에 들어갔다.
3주회 부소치재를 앞두고 선두그룹이 분화되자 선두의 손희정이 추격그룹과의 거리를 가늠하며 그룹을 재촉하고 있다.
손희정이 이끄는 선두그룹 맨 뒤, 이채경도 추격그룹의 동료들을 애타게 기다리며 고개를 돌려 본다.
3주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이골사거리 언덕. 나아름이 선두를 이끌며 여유있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주회에 들어서도 선두그룹의 맴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마지막주회, 나아름, 이채경, 손희정, 김현지(서울시청)로 선두그룹이 정리되었고 이채경이 김현지를 꽁꽁 묶어두는 동안 나아름은 손희정과 마지막 결승 스퍼트에서 맞승부를 펼쳐 승기를 잡았다. 손희정은 2위로 경기를 마쳤으며 이어 이채경과 김현지가 결승 구간에서 스프린트 경쟁을 벌여 김현지가 3위로 결승을 통과했다. 나아름은 결승주로를 맴돌며 자신을 위해 희생한 팀 동료들이 골인하길 기다렸다가 함께 시상식장으로 향했다.
인터뷰에서 나아름은 “작년에는 팀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 경기만을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는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앞에서 끌어 주고 길을 내줬다. 이번 경기는 100% 팀 동료들이 만들어준 승리다.”라며 동료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이로써 나아름은 대회 2연패는 물론 ‘코리안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앞에 ‘2년 연속’이라는 수익어를 덧붙였다.
나아름은 결승선 300여 미터를 앞두고 손희정과 스프린트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나아름은 결승주로에서 맴돌며 자신의 페이스를 위해 희생해 준 팀 동료들을 기다렸다가 함께 돌아오고 있다. 맨 왼쪽부터 나아름, 이주희, 이채경.
아울러 삼양사는 이번 2014 KBS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의 여자 종합우승 팀에 올라 겹경사가 났다. 한편, 남자 종합우승은 대한지적공사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