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조호성의 아름다운 선전

뉴스인천AG, 조호성의 아름다운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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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경기 4일차, 남자 스프린트에 출전한 최래선, 임채빈은 모두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자 옴니엄에서 승승장구하던 조호성은 포인트경기 막판에 안타까운 역전을 당해 은메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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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프린트에 출전한 최래선(위)과 임채빈(아래)이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대~한 민국, 아빠! 힘내세요

옴니엄 2일차 경기에 출전한 조호성은 1㎞ 독주에서 1위, 플라잉 랩에서도 1위를 기록하면서 전날 획득한 114점에 80점을 추가한 194점으로 종합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여전히 카자흐스탄의 자카로프와 중국의 리우 하오가 추격을 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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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은 전날 경기에서 114점을 획득해 옴니엄 종합선두로 2일차 경기를 시작했다. 2일차 경기인 1㎞ 독주와 플라잉랩에서 모두 1위를 거두며 80점을 추가해 마지막 경기인 포인트레이스를 앞두고 194점으로 종합선두를 유지했다.

관람객들은 조호성이 경기장에 얼굴을 비출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친구들과 아빠를 응원 온 조호성의 딸 채윤 양은 “아빠! 잘해요. 아빠, 힘내세요”하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아빠를 응원했다.

오후 5시 40분경, 옴니엄의 마지막 경기인 40㎞ 포인트 레이스가 시작됐다. 장내 아나운서가 출전선수의 호명을 시작할 때 조호성의 이름이 제일 먼저 불리자 장내는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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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 선수의 딸인 채윤 양(위)은 친구들과 함께 아빠를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았다. 어린이 응원단은 손수 만든 꽹과리(?)와 플래카드를 들고 어느 때 보다 큰 목소리로 “대~한 민국”을 외쳤다.

조호성, 하시모토에게 발목 잡혀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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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선두로 포인트레이스를 시작하는 조호성.

옴니엄 마지막 경기인 40㎞ 포인트레이스는 인천국제벨로드롬(333.3m)을 120바퀴 돌면서 매 6바퀴(2㎞) 마다 주어지는 포인트 주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대로 4명에게 5, 3, 2, 1점의 점수를 부여한다. 또한 한 선수가 메인그룹을 1바퀴 따라잡았을 경우 추가로 20점을 주고 반대로 메인그룹에 1바퀴 따라잡힌 선수는 –20점을 받게 된다.

옴니엄 마지막 경기인 포인트레이스에서는 앞서 치른 5종목에서 획득한 점수에 경기를 치르며 얻은 점수를 실시간으로 추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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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이 하시모토 에이야, 그 다음이 조호성, 흰 헬멧에 회색 유니폼이 청 킹록이다. 이들이 옴니엄 금은동 메달리스트들이다.

조호성은 경기 중반까지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으며 선두를 유지했다. 관중들은 조호성이 포인트 주회에 선두로 나서기 위해 스퍼트를 시작하면 열화와 같이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도사리고 있었다.

조호성이 포인트 주회에 신경 쓰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보였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다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메인그룹을 1바퀴 추월해서 큰 점수인 보너스 20점을 챙겨야 안정적인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데 포인트 순위로 조호성을 압박하는 자카로프와 리우 하오를 견제하다 보니 경기를 잘 풀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자카로프는 먼저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조호성이 스퍼트를 시작할 때만 추격하다 그치는 식으로 공격에는 가담하지 않다 보니 조호성의 체력 부담이 커졌다. 자카로프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종합선두인 조호성을 견제하니 포인트 주회에 점수를 얻는 것도 감지덕지한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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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은 메인그룹에서 자카로프(맨 왼쪽), 리우 하오(맨 오른쪽)와 서로 견제하다가 정작 하시모토에게 발목을 잡혔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조호성 보다 40~50점 이상 차이가 나는 선수들이 발호를 하기 시작한다. 이 도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일본의 하시모토 에이야와 홍콩의 청 킹록이다.

하시모토는 선행된 5종목에서 140점을 취득해 사실상 포인트레이스에서 큰 역량을 발휘할 것 같지 않았다. 대신 힘센 친구들인 조호성과 자카로프, 리우 하오의 힘겨루기를 잘 이용하는 전술을 펼쳤다. 이 힘센 그룹이 움직이면 함께 움직이고 이들을 앞서나가는 그룹이 생기면 재빨리 그 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식이다. 하시모토는 경기 중반 우즈베키스탄의 티무르 구메로프와 아랍에미레이트의 모하메드 유시프 알함마디와 함께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했다. 이 공격이 성공하면서 보너스 20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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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맨 뒤)는 조호성과 자카로프, 리우 하오가 힘겨루기를 적절히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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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경기 중반, 하시모토가 우즈베키스탄의 티무르 구메로프 등과 함께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하고 있다. 공격조를 잘 운영해 메인그룹을 3바퀴나 추월, 조호성의 점수를 능가했다.

이런 식으로 하시모토는 티무르와 모하메드를 독려하며 무려 3바퀴나 메인그룹을 추월해 총 60점을 추가했는데, 영악하게도 추월이 가능할 때 포인트 주회가 주어지면 놓치지 않고 포인트도 획득했다. 소소한 점수를 제외하고 그가 공격을 시도해 3번의 추월까지 1위로 포인트를 획득한 것이 2번, 그 외 5점 획득이 3번이나 더 있다. 즉, 함께 공격하는 2명의 선수와 보너스를 획득하는 것에는 협조하되 포인트 주회가 주어지면 함께 공격하는 2명을 견제하는 식으로 아주 영리하게 경기운영을 하다 보니 경기 종반에는 조호성의 점수를 능가하게 됐다. 이때부터 하시모토는 경기 방식을 바꾼다. 애가 타는 조호성이 포인트 주회에 스퍼트를 시작하면 조호성의 뒤를 마크하다가 포인트를 함께 추가하는 식이다. 조호성이 득점을 하더라도 그 폭을 좁히고 체력적인 소모도 크게 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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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은 경기 종반이 가까워 올수록 분발해 마지막 주회 전에 1점차로 하시모토를 추격했으나 하시모토가 간발의 차로 조호성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조호성은 경기 종반 분발해 포인트를 추가했다. 마지막 결승주회를 남기고서는 하시모토를 1점차로 추격했다. 조호성이 결승 스퍼트를 시작하자 하시모토는 역시 조호성의 뒤를 마크하다가 간발의 차이로 조호성을 제치고 4위로 골인한다. 그가 결승 주회에 추가한 점수가 1점. 조호성은 득점하지 못했다. 조호성이 4위로 골인했다면 하시모토와 동점이 되고 이런 상황에서는 앞서 치른 기록경기 성적이 좋은 조호성이 금메달을 걸게 됐을 것이다.

경기 직후, 하시모토가 13 포인트 주회에 메인그룹을 추월하면서 잘못된 점수를 취득했다는 항의가 있어 비디오 판독을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메인그룹을 거의 따라잡을 것 같은 공격조 선수들이 포인트 주회에 들어서면서 타종을 받고 메인 그룹이 결승선을 지나기 직전에 따라 잡으면 선두는 메인그룹 앞이 되므로 주회의 포인트는 메인그룹을 따라잡은 당사자가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종종시비를 가리게 되는데 하시모토의 경우는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독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힘을 잘 이용하고 영리한 경기운영을 한 하시모토가 옴니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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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오른 조호성과 하시모토, 청 킹록.

한편, 하시모토에 반응해 분발한 선수가 청킹록이다. 하시모토가 공격조를 운영해 메인그룹을 유린할 때 청 키록은 독야청청 혼자만의 페이스로 메인그룹을 2번 따라잡았다. 보너스 40점에 포인트 주회에 얻은 점수를 합하니 71점. 해당 포인트레이스 순위로도 3위인데 총 점수 229점으로 옴니엄 동메달을 획득했다.

조호성, 27년 아름다운 사이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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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은 하시모토와 청 킹록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앞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호성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정하고 있어 인천아시안게임이 그가 선전한 마지막 국제경기가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은메달로 마친 조호성은 인터뷰에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이면 어떤 기분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시원섭섭하다. 금메달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내 정성이 부족했는가 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금메달리스트인 하시모토와 동메달리스트인 청 킹록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앞으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로 성장 해달라”고 노장다운 당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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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정하고 있는 조호성에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그가 출전한 마지막 국제경기가 됐다.

조호성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포인트레이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래,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추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메디슨과 포인트레이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추발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1996년 아틀란타올림픽 포인트레이스 7위, 방콕아시안게임 포인트레이스 은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포인트레이스 4위에 올랐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신설된 옴니엄 경기에 출전해 11위를 마크했다.

또한 2011년 12월 UCI 트랙월드컵에서 그가 수립한 개인추발 한국신기록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수립한 단체추발 한국신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 수많은 아시아선수권대회와 트랙월드컵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며 그의 27년 사이클 인생 동안 수많은 우승과 갈채가 그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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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은 은퇴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을 것으로 합숙생활 때문에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가족들과 여행을 하길 원했다.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며칠만이라도 가족들과 호전한 곳에서 여가를 보내고 싶고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인터뷰-우리들의 영원한 희망, 조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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