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크로스컨트리, 마라톤 레이스의 여왕, 군 리타 달레 플레샤(Gunn-Rita Dahle Flesjå, 멀티밴 메리다 바이킹 팀)가 마침내 열 번째 레인보우 저지를 손에 넣었다.
군 리타 달레는 지난 6월 28일 이탈리의 북동부, 남티롤 지방의 발 가르데나(Val Gardena)에서 열린 UCI 산악자전거 마라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개인 통산 10회 월드챔피언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레인보우 저지 열 장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던, 군 리타 달레의 꿈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관련기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워킹맘, 군 리타 달레).
이탈리아 북동부, 남티롤 지역에서 열린 UCI 산악자전거 마라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군 리타 달레가 우승하면서 개인 통산 열 번째 레인보우 저지를 획득했다. ⓒEGO-Promotion, Armin M. Kustenbruck
1995년, 22세에 프로 선수로 데뷔해서 산길을 달리며 레이스를 시작한지 어느새 이십 년. 지금은 자신의 나이의 절반 정도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는 군 리타 달레 플레샤는 60km를 달리며 총 3400미터를 오르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코스에서 누구보다 강한 선수였다. 노르웨이 국가대표 저지를 입은 군 리타 달레는 크로스컨트리의 두 배에 해당하는 경기시간 동안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출발 직후부터 어택에 나서서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리드한 군 리다 달레가 3시간34분13초를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2위 애니카 랑바드(Annika Langvad, 스웨덴)와는 3분이 넘는 갭이 있었다.
“열 번째 세계선수권 타이틀은 당연히 특별하죠. 무척 특별해요. 꿈이 이뤄진 거니까요. 제가 다운힐 구간에서 경쟁 선수들보다 빠르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꽤나 큰 강점이었죠. 마지막 언덕에서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건 오늘 레이스를 한 모든 여자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노르웨이 국기를 들고 마지막 코너를 도는 군 리타 달레. ⓒEGO-Promotion, Armin M. Kustenbruck
군 리타 달레는 출발 직후부터 선두로 나섰다. 선두에서 오버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전략을 세웠고, 그 결과는 레인보우 저지였다. ⓒEGO-Promotion, Armin M. Kustenbruck
2008년까지 산악자전거 크로스컨트리와 마라톤 레이스에서 각각 4회씩 세계챔피언에 오른 군 리타 달레는 2009년 출산 이후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 안장에 오른 지 4년 째였던 2013년에는 마라톤 레이스 다섯번째이자 개인 통산 아롭 번째 레인보우 저지를 획득하며 여왕이 건재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바 있다. 그리고 2년 뒤 다시 한 장을 추가해서 기록한 총 10회의 세계챔피언 타이틀은 크로스컨트리/마라톤 부문에서 남녀를 합쳐 가장 높은 기록이다. 크로스컨트리/마라톤 레이스의 역사를 다시 쓰는 기회는 당분간 그녀 자신에게만 주어질 것이다. 산악자전거의 여왕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