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I의 산하기관인 월드사이클센터(이하 ‘WCC’)는 어려운 환경에서 사이클 훈련을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선수들을 육성하고, 코치나 미케닉 등의 인력을 양성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WCC는 많은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WCC 지부는 우리나라와 일본, 인도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4개가 있으며, UCI는 2020년까지 5개 대륙에 10개의 지부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WCC-KS 1차 캠프에 참여한 선수와 코치진들.
UCI 월드사이클센터 한국지부(이하 ‘WCC-KS’)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UCI와 대한자전거연맹이 주관하여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이클 미발전국을 대상으로 매년 3차례의 캠프를 진행한다. WCC 지부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트랙과 도로경기을 병행한다. 때문에 도로에 차가 많지 않고 벨로드롬이 있어 훈련하기에 적합한 영주와 양양을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고 있다.
캠프는 각각 40일 일정으로, 현재 진행 중인 1차 캠프는 남자 주니어 선수를 대상으로 도로경기 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오는 5월 25일 해산한다. 2차 캠프는 남자 엘리트가 대상이며, 트랙경기 위주의 훈련 프로그램, 3차 캠프는 여자 사이클 선수를 대상으로 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WCC-KS의 코치진. 3차로 나뉘어진 40일간의 캠프에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사이클 미발전국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올바른 훈련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체스터 힐 WCC 상임코치. 선수들은 도로경기에서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훈련받는다.
현재 WCC-KS에는 태국,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몽골, 과테말라에서 온 총 18명의 선수와 코치가 찾아와 훈련을 받고있다. 각 국가의 선수단은 코치 1명과 선수 2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선수는 기본적인 이론과 올바른 자세, 기술을 익히고, 코치는 트레이닝 방법이나 스케줄 정리 등을 배운다. 코치가 별도의 교육을 받는 이유는 고국으로 돌아가서 캠프에 오지 못한 선수들에게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함이 목적이라고.
올해는 과테말라 선수와 코치가 캠프에 참가하여 아시아에 위치한 WCC에서는 처음으로 남미 대륙의 선수단과 함께 하게 되었다. 가까운 일본에 WCC 지부가 있음에도 우리나라를 찾은 이유는 일본이 트랙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반면, WCC-KS는 트랙과 도로훈련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사이클 미개발국가의 경우에 벨로드롬이 부족해 도로경기가 더 활성화 되어있다.
우리나라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도자기 빚기 체험이나 요가 수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WCC-KS는 캠프 기간 중 선수와 코치들의 모든 경비와 훈련 프로그램은 물론 숙소, 훈련시설 그리고 자전거 정비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훈련 이외에 우리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하고 있다.
대한자전거연맹 공식 피터인 싱크웨이 정형래 대표가 영주 훈련원을 찾아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과테말라 선수들을 피팅했다.
정 대표는 선수들의 잘못된 습관과 자세를 과학적인 근거로 제시한다. 잘못된 습관은 코치진에 의해 훈련간 교정이 이루어져야한다며 피터는 훈련에 개입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한자전거연맹의 공식 피터(Fitter)인 싱크웨이 정형래 대표는 WCC-KS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의 자전거 세팅은 물론, 잘못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3D 모션인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선수의 동작을 분석, 코치진이 선수의 자세를 교정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과테말라 선수의 자전거를 피팅하는 도중 정형래 대표는 “허벅지 앞쪽 근육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장시간 페달링을 하게 되면 근육이 쉽게 지치고 회복이 늦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이야기 하며 코치에게 선수의 자세를 바로잡아 줄 것을 조언했다.
취재 당일인 5월 4일 오전에는 파워 측정이 가능한 인도어트레이너인 와트바이크를 활용하여 워밍업 훈련과 인터벌 훈련을 진행했다.
영주에는 가로수가 부러지고 버스정류장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예정대로 오후에 도로 훈련을 진행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전거에 올라탄 선수들은 세찬 바람을 이겨내고 약 100km 거리를 라이딩 했다.
선수들은 해산하기 전 대회에 참가하여 그동안 배운 실력을 펼치게 된다. 이들이 참가하게 될 직지찾기 국제도로사이클대회는 남자 주니어 선수가 참가하는 스테이지 레이스이다. 청주, 보은, 충주 지역을 지나는 5개 구간 약 555km의 코스로 구성됐다.
전 기수는 작년 이 대회에서 개인 종합우승과 단체 종합우승을 거뒀다. 올해 WCC-KS 팀은 12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하며, 한 팀에 6명씩 구성한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경기에 참가한다.
WCC-KS 코치진은 “올해 선수들의 훈련성과가 좋다. 이대로라면 작년에 받은 우승기를 돌려보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사이클로 나눔을 실천하는 WCC-KS 프로젝트의 결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직지찾기 국제도로사이클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