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토요일, 3년 만에 인제군 상남면에 4000명이 넘는 라이더가 모여 축제 분위기로 휩싸였다. 2020년과 21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연이어 취소됐던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가 정상 개최된 것. 2022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는 설악그란폰도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위즈런이 주관했으며, 인제군과 인제/속초/홍천 경찰서가 후원했다. 설악 그란폰도의 오랜 동반자인 자이언트 코리아는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설악 그란폰도는 인제군 상남면을 출발해 구룡령과 조침령, 한계령을 오른 후 구룡령을 역방향으로 넘어 회귀하는 208㎞의 그란폰도와 조침령 이후 기린면을 통과해 오미재를 넘어 피니시하는 105㎞의 메디오폰도로 나뉘는데, 어느 카테고리건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란폰도 월드 투어(Gran Fondo World Tour)는 그란폰도의 난이도를 A부터 F까지 분류하는데, 설악 그란폰도는 가장 힘든 F 등급에 속해 있다. 그란폰도는 출발 시간으로부터 총 12시간 안에 완주해야만 기록이 인정되고, 메디오폰도는 7시간으로 제한된다.
설악그란폰도의 아버지인 엄기석 설악그란폰도조직위원장은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라는 테마로 준비된 2022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의 개회 선엄에 앞서서, “코로나 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3년 만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만큼 오늘 하루 즐겁고 안전하게 자연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오늘 이 대회가 있기까지 인제군과 상남면 주민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2022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에는 총 4262명(국내 4222명, 해외 40명)이 참가해 1킬로미터에 달하는 출발 대기열을 만들어냈으며, 7시 정각 출발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안장 위의 대장정에 나섰다. 출발한지 한 시간 남짓 지난 시간, 선두 그룹이 구룡령 중턱을 지났고 곧이어 많은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페이스로 구룡령을 올라 첫 번째 보급존에서 에너지를 보충하면서 일행 또는 마주친 사람들과 남은 코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란폰도는 메디오폰도와 공유하는 1차 보급을 포함해 총 다섯 곳의 보급존이 마련되었고, 메디오폰도는 구룡령 정상과 진동2교 삼거리 두 곳에서 참가자들이 흘린 땀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급이 이루어졌다. 20여 킬로미터의 긴 구룡령 다운힐을 마치면, 평균 경사도 10%가 넘는 조침령이 등장한다.
약 4㎞ 구간의 조침령을 오르며 라이더들은 자신의 다리와 싸웠고 정상의 긴 터널을 지나 그란폰도와 메디오폰도의 갈림길인 진동2교 삼거리로 향한다. 그란폰도 참가자들은 이곳에 12시 이전에 도착해야만 그란폰도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12시 정각에 입구가 폐쇄되면서 컷오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컷오프된 참가자들은 메디오폰도 코스를 달리게 된다.
컷오프는 한 차례 더 남아있다. 참가자 자신이 준비해 맡긴 보급품을 수령한 스페셜 보급존을 지나 한계령을 넘어 조침령 입구인 서림삼거리까지 도달하면 이곳을 기점으로 오전의 코스를 역방향으로 달리게 된다. 서림삼거리가 2차 컷오프 구간이며 오후 3시30분 이전에 통과해야만 한다.
그란폰도 참가자들에게는 구룡령 역방향 업힐이, 메디오폰도는 오미재가 참가자들의 마지막 시험무대다. 그란폰도는 구룡령 정상에서도 아직 가야 할 길이 40㎞ 넘게 남아있지만, 구룡령과 오미재를 오르면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온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올해부터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의 피니시 지점이 상남체육공원에서 인근 상남면 시가지로 변경되었다. 그란폰도 남성부에서는 김정환 씨가 6시간34분42초 만에 208㎞를 달려 새로운 피니시라인을 통과했고, 여성부의 강민정 씨가 7시간9분53초를 기록했다. 메디오폰도 남성부는 임건엽 씨가 2시간51분31초로 1위를 차지했고, 3시간13분29초만에 105㎞를 달린 이민경 씨가 여성부 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이렇게, 3년 만에 돌아온 라이더들의 뜨거운 축제는 주최/주관의 세심한 준비와 운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엄기석 위원장은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 웹사이트에 ‘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층 더 발전한 대회로 돌아오겠다’는 감사의 글을 남기며,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 자이언트 설악 그란폰도 www.granfond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