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용윤
사진 신용윤, 장우혁
사진 신용윤, 장우혁
DMZ 접경 393.9㎞를 달리며, 평화 염원의 레이스를 펼쳤던 ‘투르 드 DMZ’가 폐막했다.
행정안전부와 강원도, 경기도,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대한자전거연맹이 주관한 이 대회는 9월 3일 고양시를 출발했으며, 연천, 화천, 인제를 경유해 지난 6일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하여 성료 됐다.
UCI 네이션스컵 청소년 국제경기이자 국내 동호인 시리즈인 마스터즈 사이클투어 DMZ 리그의 최종대회인 투르 드 DMZ에는 300여명의 국내외 선수단이 참가했다.
DMZ 접경 393.9㎞를 달리며, 평화 염원의 레이스를 펼쳤던 ‘투르 드 DMZ’가 지난 9월 6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료했다.
마스터즈, 윤중헌 종합우승
3일간 펼쳐진 마스터즈 경기에서는 팀 트렉-화신의 윤중헌이 개인종합우승을 거둬 옐로저지를 입고 포디움에 섰다. 윤중헌은 3일간의 레이스에서 출중한 경기력을 보이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마스터즈 경기 마지막 날인 스테이지3(화천~인제). 일찌감치 브레이크어웨이로 리딩그룹을 형성했던 주요 멤버들이 그대로 치달아 결승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옐로저지를 입은 팀 트렉-화신의 윤중헌이 자신의 팀 리더 김원에게 앞자리를 양보하는데······.
이를 본 선두그룹의 다른 선수들도 우승을 사양하며 김원에게 스테이지 위너의 영광을 돌렸다. 윤중헌이 종합우승을 확정했거니와 그룹의 최하위를 자청한 겸손한 모습에 팀을 떠나 레이스리더인 그의 뜻을 예우한 것. 냉엄할 것 같은 승부의 세계를 낭만으로 물들인 이들에게 박수!
윤중헌은 “팀 리더인 김원 선수를 비롯해 팀 메이트들의 노력 덕에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스테이지2 직후, 종합우승을 낙관했다. 마지막까지 단체종합순위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거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함께 노력해 이룬 개인종합우승이기에 기분 좋고 감격스럽다”고 우승소감을 말했다. 팀 트렉-화신의 리더인 김원은 “TDK 스페셜을 대비한 훈련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TDK 스페셜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는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썼다”고 말하며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에서도 옐로저지를 가져오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아! 하얗게 불태웠어.” 레드폴카닷저지를 입은 캐논데일 탑스피드 F의 권대영이 지친 모습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베스트 영라이더에 오른 큐브 DMZ 용산레이싱의 김경헌은 “올해가 영라이더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해였는데, 평생을 간직할 추억이 생겼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권대영은 산악왕을 사수했다. 그는 시상 직후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대회였다. 모두 경쟁자로 생각했지만 함께 자전거를 탄다는 것만으로 한 마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 맛에 사이클링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대회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중헌은 2주 뒤에 있을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에서도 “옐로저지를 노리겠다”고 말했으며, 김원(왼쪽)도 “팀이 총력을 다해 윤중헌에게 노란 옷을 입히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단체종합우승을 거둔 브레이브사이클링의 김남형은 “팀원들이 각자 제 몫을 해줘서 재미있는 대회였다. 같은 팀인 김현승과 전민영이 지난 MCT 금산에서 낙차해서 안타깝게 이번 대회에 함께하지 못 했다. 함께 했더라면 더 재밌는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고 소감했다.
이밖에 캐논데일 탑스피드 F의 권대영은 레드폴카닷저지(산악왕)를 차지했으며, 베스트 영라이더는 큐브 DMZ 용산레이싱의 김경헌에게 돌아갔다.
단체 종합에서 팀 트렉-화신을 누르고 2위를 확정지은 팀 GCT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단체종합우승은 브레이브사이클링, 2위는 GCT, 3위는 팀 트렉-화신이 차지했다. 이 팀들은 9월 22일부터 3일간 펼쳐질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의 특별초청팀으로 진출을 확정했다. 한편, TDK 조직위는 특별초청 팀을 5개 팀까지 늘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주니어, 카자흐스탄 전 부문 휩쓸어
주니어 경기 마지막 스테이지(인제-고성)에서 카자흐스탄의 예브게니 페도로프가 구간우승을 차지했다. 마스터즈 경기와 달리 투르 드 DMZ 주니어 경기의 흰 저지는 전 스테이지 우승자가 입는다. 예브게니 페도로프는 전날 우승자인 잔 이고르가 옐로저지를 입어야 하므로 차순위자로 화이트저지를 입었는데, 행운이 있을 징조였는지 구간우승까지 거뒀다. 이밖에 카자흐스탄은 개인종합과 산악왕, 단체종합까지 전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보였다.
17개국 21개 팀이 참가한 주니어 경기에서는 개인종합과 산악왕, 단체종합까지 카자흐스탄 주니어 팀이 모두 차지했다.
고양에서 연천까지 달리는 스테이지1에서 일본 주니어 팀의 마츠다 쇼이가 우승했는데, 스테이지2부터 카자흐스탄 주니어 팀은 뛰어난 팀 플레이를 펼쳤다. 바옘바예브 올자스를 스테이지2 우승을 차지했으며, 산악 포인트 공략에도 성공해 레드폴카닷 저지도 입었다. 또한 종합 2위에 있었던 마루킨 다닐은 종합선두로 나서며 마츠다에게서 옐로저지를 가져왔다. 팀 종합성적에서도 카자흐스탄은 일본 주니어 팀을 6분 49초 앞서며 선두로 부상했다.
카자흐스탄 주니어 팀의 바옘바예브 올자스(가운데)는 스테이지2에서 우승을 거뒀으며, 2구간에서 입은 레드폴카닷저지를 마지막까지 지켰다.
개인종합시상의 1~3위가 모두 카자흐스탄 주니어 팀이다. 가운데가 종합우승자 잔 이고르, 왼쪽이 마루킨 다닐, 오른쪽이 바옘바예브 올자스. 이 외 3명의 팀원도 모두 4~9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단체종합우승 팀에게는 노란색 쪽 모자가 씌워졌다. 카자흐스탄 팀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노란 모자가 씌워질 때마다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스테이지3에선 카자흐스탄의 잔 이고르가 우승을 거두고 팀 메이트인 마루킨의 옐로저지를 가져와 입었다. 파이널인 스테이지4에서도 카자흐스탄의 예브게니 페도로프가 구간우승을 거뒀고, 잔 이고르는 옐로저지, 바옘바예브는 레드폴카닷 저지를 거뜬히 수성했다. 아울러 팀 종합우승까지 거뒀으며, 개인종합성적 1~4위까지, 그리고 개인종합 10위 안에 팀원 전원의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보였다.
종합우승을 한 잔 이고르는 “팀원들과 고지대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투르 드 DMZ에 대비한 것이 주효했다. 이번 대회 우리의 팀웍은 최고였다”며 자신보다 팀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한편, 단체종합에선 일본이 2위에 올랐고, 우리나라는 고교연합 팀이 3위를 거두며 주최국의 체면을 지켰다.
전년도 개인종합 우승자였던 가평고등학교 김유로는 스테이지4 2위로 포디움에 섰으며, 우리나라 고교연합 팀(KSCF)은 단체종합 3위에 올랐다.
투르 드 DMZ 2016 종합우승자였던 가평고등학교 김유로는 “원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고교시절 중에 이 대회의 초대 챔피언도 해보고, 2년 연속 출전해 달렸으니 만족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내년부턴 실업선수가 되니 올해 투르 드 DMZ가 마지막이다. 시원섭섭하다. 벌써 내년 투르 드 코리아가 기대된다”이라고 말해, 나흘간 쌓인 우정과 새로운 출발을 앞둔 기대를 함께 드러냈다.
‘너, 내년엔 투르 드 코리아에서 보자.’ 스테이지4 구간우승 시상식에서 우승자인 카자흐스탄의 예브게니 페도로프와 2위를 한 김유로가 서로를 보며 웃고 있다.
■투르 드 DMZ tourdedm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