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일요일, 충청남도 천안시 흑성산 일대에서 2018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 1차전이 열렸다. 2개 이상의 스테이지를 달려 기록을 합산하고 각 스테이지 간 이동은 라이더가 직접 자전거로 하는, 본격적인 국내 첫 엔듀로 레이스였다.
레이스 시작 전 주의사항을 경청 중인 참가자들. 사진 : 홍익한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이하 KEF)은 산타크루즈와 스캇, 캐논데일, 누크프루프, 예티, 피봇사이클, 오렌지, 카멜백, 노르코, 트랜지션, 록키마운틴, 파이브텐, 식스식스원을 국내에 공급하는 해외지사와 국내수입사들이 뜻을 모아 준비한 엔듀로 레이스 시리즈로 1차전은 천안 혹성산에서 진행되었고, 2차전은 3주 후인 6월 24일 고창MTB파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짧은 대회 준비 시간과 역시 짧았던 대회 홍보 기간 그리고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색다른 방식의 엔듀로 레이스였지만 6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대회 당일 50여 명이 참가해 한여름 같은 더위 못지않은 열정을 뽐냈다.
KEF 1차전은 2개의 스테이지를 달려 기록을 합산했다.
엔듀로 레이스는 계측을 하는 여러 구간(스테이지)을 라이딩하며 기록을 합산해 가장 짧은 시간을 기록한 라이더가 승리하는 경기다. 각 스테이지 간의 이동은 주최측이 제공을 하거나 직접 안장에 올라 이동해야 한다. 이동 구간은 계측하지 않지만 정해진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패널티가 주어지기 때문에, 다운힐 테크닉뿐만 아니라 긴 업힐을 오르는 체력 그리고 전반적인 운영능력이 필수다.
2018 KEF는 1차전과 2차전 각각 2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된다. 1차전은 참가자들이 코스를 숙지할 수 있도록 오전에 연습 시간과 차량 셔틀을 제공해서 짧은 시간 안에 체력 소모 없이 여러 번의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 주최 업체들의 텐트가 마련된 행사장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1시까지 자력으로 스테이지 1의 출발 장소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뜨거운 햇볕과 극심한 경사도가 참가자들을 괴롭혔다. 삼삼오오 참가자들이 출발점에 도착했고, E-MTB 부문부터 레이스를 시작했다. 점프대가 곳곳에 놓인 스테이지 1은 900m 정도로 짧지만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고, 참가자들은 신중하게 코스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스테이지 1의 주행이 끝나면 곧바로 언덕을 올라 길이 2.4㎞인 스테이지 2의 출발점으로 이동해 다시 레이스를 이어갔다.
천안 흑성산에서 진행된 국내 첫 엔듀로 레이스에 50여 명의 동호인과 선수가 참가했다. 사진 : 바이크뉴스
KEF를 준비한 수입업체 임직원들. 대회 전날 인근에서 캠핑을 하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고.
국내 첫 엔듀로 레이스의 기획을 맡은 김정환 제이윙스 대표가 KEF의 탄생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대회 구상은 작년 가을에 시작됐습니다. 몇 개 업체의 대표들이 모여서 엔듀로 레이스를 해보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죠. 하지만 참가자 모집과 코스 선정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진행이 늦춰졌고, 다음 기회를 도모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산악자전거 대회로는 가장 역사가 긴 ‘삼천리자전거배 무주전국산악자전거대회’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다운힐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즐겁게 놀 기회가 하나 사진 셈이에요. 침체된 자전거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동시에 엔듀로 레이스라는 새로운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KEF를 시작하게 된 배경입니다.”
제이윙스의 김정환 대표는 국내 엔듀로 레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코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달리고 싶은 코스가 있어야만 참가자들이 모인다는 것.
김 대표는 KEF가 앞으로 자리를 잡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코스가 필수라고 말한다. 흥미를 유발하는 코스여야만 라이더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코스를 발굴하고, 대회 전에 코스 피리뷰를 통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
KEF는 많은 자전거 유통사들이 주최로 나섰는데, 덕분에 코스의 정비와 행사 진행 그리고 진행 경비 부분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보자는데 의견이 일치해서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는 평가다.
각 스테이지 출발지점까지는 자력으로 이동해야 했다.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시간 패널티가 주어진다.
최근 인기 상승 중인 E-MTB에도 문을 개방했다.
스테이지 1과 2를 합쳐 가장 빠른 기록을 보인 임상목 선수.
아시안 엔듀로 시리즈(AES)와 크랭크웍스 등 해외 엔듀로 레이스 출전 경험이 많은 임상목 선수가 KEF 1차전 선두로 나섰다.
임 선수는 “본격적인 엔듀로 레이스가 개최되었다는 점이 기쁘고 레이스 또한 무척 재미있었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하게 열리는 로드 경기에 비해서 산악자전거의 경기가 위축된 면이 있는데, MTB 동호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준 수입사들에게 감사하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엔듀로 레이스의 방식에 신선함을 느꼈을 것이다. 첫 대회이다 보니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개최를 거듭할수록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산이 무척 많기 때문에 엔듀로 레이스를 진행하기에 환경이 좋은 편이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다운힐과 크로스컨트리보다도 더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KEF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