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

테스트라이드자이언트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

자이언트의 그래블 라인업에 ‘리볼트 X’가 추가됐다. 그래블 자전거인 리볼트 패밀리는 가벼운 카본 프레임과 빠른 주행속도를 바탕으로 장거리 그래블 레이스에서 빛을 발하는 리볼트 어드밴스 프로와 가격 접근성을 높인 리볼트 어드밴스 그리고 알루미늄 프레임을 쓴 막내 리볼트와 토크 80Nm를 발휘하는 드라이브 유닛과 500Wh 배터리 조합으로 최대 160km까지 페달 보조로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리볼트 E+로 구성된다.
리볼트 X는 그래블 전용으로 개발된 서스펜션 포크와 서스펜션 기능을 포함한 드로퍼 포스트 그리고 시리즈 중 가장 폭이 넓은 타이어를 사용해서, 험로 주행 능력을 극대화시킨 도전적이며 재미를 추구한 그래블 자전거다.

리볼트 X는 어드밴스 카본 프레임을 사용한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와 알룩스(ALUXX) 알루미늄 프레임을 쓴 리볼트 X 두 등급이 있다. 프레임 소재에 차이가 있지만, 40㎜ 트래블 서스펜션 포크와 굵은 타이어 그리고 드로퍼 포스트 등의 특징은 동일하다. 리볼트 X도 다른 리볼트와 마찬가지로 드롭아웃에 설치된 플립칩을 돌려 끼우는 방법으로 휠베이스를 길게 또는 짧게 세팅할 수 있다. 두 세팅 간의 휠베이스 차이는 10㎜. 작은 수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주행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출고 시 설정인 롱 포지션은 숏 포지션 대비 휠베이스가 10㎜ 길다. 주행 안정감이 향상되기 때문에 노면이 거친 곳을 달릴 때 유리하다. 그래블과 산길에서 빠른 속도로 다운힐 하거나 테크닉을 요구하는 비포장 언덕의 비중이 높을 때도 유용하다. 롱 포지션에서는 최대 53㎜ 타이어를 끼울 수 있다.

휠베이스가 짧아지는 숏 포지션에서는 자전거의 움직임이 민첩해지고 핸들링이 날카로워지는 대신 사용 가능한 최대 타이어 사이즈가 42㎜로 제한된다. 포장도로나 노면이 고른 그래블 및 흙길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리볼트 X 프로 어드밴스 0에는 50㎜ 타이어가 장착되어 출고되는 만큼, 숏 포지션으로 세팅하려면 타이어를 먼저 교체해야 한다.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에는 트래블(서스펜션의 작동 거리)이 40㎜인 폭스 레이싱의 숏 스트로크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된다. 그래블 전용으로 개발된 폭스 32 플롯 TC 퍼포먼스 엘리트 서스펜션 포크는 프레임 다운튜브와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포크의 크라운을 아래로 내려진 디자인이며, 압축(컴프레션) 댐핑을 조절하는 다이얼 또한 높이를 제한해서 만들었다. 크라운 상단(드라이브 사이드)에 압축 댐핑을 오픈-미디움-펌 3단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FIT4 시스템을 갖췄고, 오픈 모드에서는 저속 압축 댐핑을 22단계로 설정할 수 있어서 라이더의 선호도에 따른 미세 세팅이 가능하다. 신장(리바운드) 댐핑 조절 다이얼은 오른쪽 레그 하단에 있으며,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무게는 1226g이다.

그래블 자전거에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되면, 카본의 성질을 이용해서 진동을 흡수하는 포크와 핸들바 그리고 스템의 조합보다 월등한 수준의 충격 흡수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카본 리지드 포크 대비 무게가 800~900g 정도 더해지지만, 라이더의 손과 팔, 상체에 전해지는 불쾌한 충격과 진동이 놀라울 정도로 줄어들어서 라이딩 거리와 시간이 길어질수록 누적되는 피로도에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서스펜션은 충격 흡수 외에도 요철 등을 만날 때 바퀴가 노면에서 뜨지 않고 최대한 밀착시켜 접지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일을 맡고 있으며, 충격 흡수와 접지력 유지를 바탕으로 거친 지형에서 라이더가 자신감을 가지고 라이딩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에는 리볼트 시리즈의 표준 장비인 D퓨즈 시트포스트 대신 서스펜션 기능을 포함한 드로퍼(높이 조절식) 포스트가 장착되어 있다. 직경 30.9㎜인 포스트모던 드로퍼 포스트는 핸들바 왼쪽에 설치된 리모트 레버를 이용해서 100㎜(XS 사이즈만 75㎜)까지 안장의 높이를 낮춰서 오프로드 다운힐에 대응할 수 있고, 도로의 연석을 내려가거나 포트홀을 지날 때처럼 크게 충격이 올 때는 최대 25㎜ 압축되면서 라이더에게 전해지는 불쾌감을 줄여준다. 높이 조절과 서스펜션 기능이 필요없다면 30.9㎜ 원형 시트포스트 또는 자이언트 D퓨즈 시트포스트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핸들바의 폭은 상당히 넓다. M 사이즈 기준, 리볼트 어드밴스는 일반 로드바이크보다 20㎜ 더 긴 440㎜ 핸들바를 사용하는데 비해서 리볼트 어드밴스 X는 460㎜ 핸들바를 사용한다. 보통 그래블 자전거는 안정감과 공기저항 등의 밸런스를 추구해서, 로드용보다 20㎜ 정도 길게 세팅하고, 거친 구간에서 제어가 쉽도록 핸들바 하단을 좌우로 넓게 벌리는 편이다. 리볼트 X에 사용된 컨택트 SL XR D퓨즈 핸들바는 좌우 20㎜씩만 더 벌어진다. 험한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서 핸들바의 상단을 매우 길게 세팅했기 때문이다. 서스펜션 포크와 넓은 핸들바 그리고 짧은 스템(M 사이즈 기준 70㎜)과 만나서 오프로드에서 안정적이면서 날렵한 조향 감각을 가져온다.


휠셋은 그래블용으로 특화된 자이언트 CXR X1 카본이다. 포장도로와 그래블이 혼합된 구간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의 영역이었던 싱글트랙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성이 뛰어난 경량 카본 휠시스템이다. 높이 25.8㎜인 후크리스 타입 카본 림을 앞뒤에 사용했으며, 림의 내부 너비는 25㎜이고 외부 너비는 30㎜다. 넓은 림 너비를 바탕으로 40~50㎜ 사이즈로 볼륨이 큰 그래블용 타이어를 쓸 수 있고, 2.3인치 산악자전거(XC)용 타이어까지 장착할 수 있다. 타이어의 볼륨이 크기 때문에 보다 낮은 공기압을 사용할 수 있고, 덕분에 노면이 거친 지형과 테크닉이 필요한 싱글트랙에서 승차감과 견인력 그리고 제어가 좋아지게 된다.

사이즈가 같은 타이어를 사용했을 때 림의 너비가 넓은 쪽의 휠이 구름 저항이 작게 발생하는데, 이유는 지면과 접촉하면서 변형되는 부분의 앞뒤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림의 내부 폭이 좁으면 변형되는 부분의 좌우 폭은 좁지만 앞뒤로 길어져서 변형과 회복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마찰이 더 오래 발생하게 된다. 후크리스 림은 충격을 잘 분산시켜서 험한 환경에서 사용했을 때 뛰어난 내구성을 발휘한다. 뒤 허브에는 페달링에 빠르게 반응하는 60T 래칫 시스템을 내장시켰다. 사핌 레이저 스포크를 앞뒤로 24개씩 사용했고, 앞뒤 세트 무게는 1430g이다.

자이언트는 CXR X1의 내부 폭 25㎜ 카본 림에 맥시스 50c 튜브리스 타이어를 사용해 여러 노면에 대응하도록 했다. 타이어의 허용 공기압은 로드바이크용 타이어 대비 상당히 낮은 35~50psi다.

테스트한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에는 스램의 브레이크와 여러 종류의 구동 부품이 혼합되어 사용됐다. 컨트롤 레버는 스램 포스 이탭 AXS이고, 크랭크세트는 앞 변속기 없이 체인링을 한 장만 사용하는 포스 D1 DUB다. 뒤 변속기와 체인은 산악자전거용인 스램 X01 이글 AXS이고, 12단 10-52T 카세트 스프라켓도 산악자전거용이다. 40T 체인링과 10-52T 카세트 스프라켓이 도로와 산악지형에서 고루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어비를 만들어낸다.

핸들바는 자이언트 컨택트 SL XR D퓨즈이며, XS와 S에는 440㎜, M과 M/ML은 460㎜, L과 XL 사이즈에는 480㎜가 장착된다. 리볼트 어드밴스 대비 20㎜씩 더 긴 세팅이다.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의 무게는 9.85㎏(실런트 포함한 튜브리스 세팅, 페달 제외)이고, 가격은 959만원이다.


자이언트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 -기사- testride Giant Revolt X Advanced Pro 0 tr 1 이미지

first ride impression
“어떤 곳을 달려도 재미가 넘친다”
박철우
(벨로라운지)

그래블 자전거가 세분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로드바이크에 프레임과 포크의 타이어 클리어런스를 키우고, 타이어 정도를 바꿔 달았던 것에서 프레임과 휠셋, 핸들바, 안장까지 그래블 라이딩을 전제로 개발한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디스크 브레이크가 널리 보급되면서 그래블 자전거의 발전 속도 또한 빨라졌다. 그래블 전용 그룹셋이 차례로 등장했으며, 로드바이크가 에어로, 올라운드, 인듀어런스, TT 등으로 나뉘는 것처럼 처음에는 사이클로 크로스 자전거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착각하기 쉬웠던 그래블 자전거도 지금은 라이딩 목적에 따라서 촘촘하게 나뉘어 생산되기 시작했다. 리볼트 X는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그래블 자전거 중에서도 가장 넓은 활동 범위를 가진 모델이다.

리볼트 X의 외관상 특징은 단연 서스펜션이라고 할 수 있다. 40㎜ 트래블을 가진 그래블 전용 서스펜션 포크와 평소에는 높이조절식 시트포스트이지만 큰 충격을 받았을 때는 25㎜ 트래블을 발휘하는 드로퍼 포스트가 장착되어 있다.
폭이 46㎝나 되는 넓은 그래블용 드롭바에는 스램 포스 이탭 AXS 컨트롤 레버와 드로퍼 포스트의 리모트가 장착되어 있다. 구동 부품 구성은 스램 부품 간의 높은 호환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40T 싱글 체인링을 쓴 포스 D1 DUB 크랭크에 X01 이글 AXS 뒤 변속기와 체인 그리고 XG-1295 12단 10-52T 카세트 스프라켓이 조합되는데, 크랭크 세트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이 모두 산악자전거용이다. 덕분에 52T 스프라켓에 체인을 걸면 산악자전거에 근접하는 기어비 0.77을 만나볼 수 있고, 상당한 업힐 능력을 발휘한다.

그래블용으로 만들어진 자이언트 CXR X1 휠시스템에 장착된 맥시스 램블러 타이어는 로드바이크식 표기로 700×50c인데, 이 사이즈를 산악자전거식으로 바꾸면 29×1.95인치가 된다. 여러 부분에서 산악자전거의 흔적이 보인다.
타이어의 공기압은 최대치인 50psi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빼면서 주행하기로 했다. 안장에 올라 핸들바를 잡아보니 좌우로 넓게 팔을 벌리게 된다. M 사이즈 모델의 핸들바 길이는 46㎝, 같은 사이즈의 로드바이크 대비 4㎝가 더 넓다. 공기역학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보는 자세지만, 이 자전거의 주무대는 도로가 아니다. 도로는 흙길과 자갈길, 임도, 싱글트랙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일 따름이다.

40T 한 장의 체인링은 변속과 자전거의 제어에 있어서 편리함을 준다. 험한 길을 달려도 체인이 빠지는 일이 거의 없고,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기어 조합을 생각하는 대신 뒤 변속기만 조작하면 되기 때문에 직관적이다. 그만큼 변속보다는 코스에 집중할 수 있다.
그동안 타본 그래블 자전거는 모두 로드바이크의 성격이 더 강했다. 지오메트리를 조정하고 그래블 전용 그룹셋을 장착한 뒤 휠셋과 타이어를 그래블용으로 끼웠어도 포크와 프레임이 구조가 로드바이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포장도로를 빠르게 질주할 수 있는 대신, 노면이 험해지면 진동과 충격이 몸에 제법 전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악지형에서는 특기인 속도를 약간 줄이는 타협을 해야만 했다. 리볼트 X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다.


크로스컨트리 산악자전거의 100㎜ 트래블 포크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40㎜ 트래블이지만, 그래블 라이딩에서는 충분한 실력을 발휘했다. 거친 노면을 질주해도 손과 어깨로 오는 진동이 극히 적고, 자전거의 균형을 잃게 만들기 쉬운 장애물을 만났을 때의 대처 능력 또한 뛰어나다. 트래블이 더 길어진다면 드롭바의 특성상 체중 이동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제어가 쉽지 않고, 서스펜션 작동과정에서 과도하게 앞이 낮아져서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

드로퍼 포스트는 오프로드에서 다운힐할 때 무게 중심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평소에는 몸을 단단히 지탱해주는 고마운 안장이, 오프로드 다운힐에서는 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만다. 드롭을 잡은 상태에서 리모트를 작동시키고 안장에 체중을 실으면 100㎜ 범위 안에서 원하는 만큼 안장을 낮출 수 있다. 다시 안장을 높이고 싶을 때는 리모트 레버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된다. ‘퐁~’하고 순식간에 안장이 원위치로 돌아간다.

포스트모던 드로퍼 포스트는 서스펜션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작동 조건은 상당한 충격이 전해질 때 뿐이다. 노면의 자잘한 요철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페달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단단하게 세팅한 것으로 보인다. 안장에 앉은 채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가거나 포트홀처럼 노면이 움푹 패인 곳을 지날 때 제법 큰 소리를 내면서 작동한다. 노면을 잘 추종하는 서스펜션 포크와 엉덩이로 전해지는 큰 충격을 한 차례 걸러주는 시트포스트 덕분에 불규칙한 노면에서 쉽게 자전거를 제어할 수 있었다. 푹신한 50c 튜브리스 타이어는 승차감이 좋을뿐더러 비포장길에서 슬립이 적었고, 산길에서 다운힐할 때 지면을 잡고 가는 느낌이 좋았다.

앞 변속기의 존재는 잠시 잊자. 40T 체인링에 뒤 52T 카세트 스프라켓이 만나면 상당한 업힐 능력을 발휘한다. 평소 E-MTB로 즐기던 싱글트랙을 무난히 오를 수 있었다. 시승 중 만난 산악자전거 라이더의 시선이 재미있다. 40T 체인링으로 오르지 못할 경사도는 그래블 자전거가 아니라 산악자전거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완만한 경사의 비포장도로를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도로 포장률이 대단히 높다보니, 그래블 자전거로는 자연스레 임도를 찾게 된다. 리볼트 X 어드밴스 프로 0는 임도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발휘한다. 임도는 오르막만큼 내리막도 긴 편이어서 그래블 자전거로 다운힐을 하다보면 금세 브레이크를 쥔 손이 저려오고 진동이 팔과 어깨를 넘어 전해지는데, 서스펜션 포크가 달린 리볼트 X는 한층 편안하게 내리막을 질주할 수 있다. 승차감이 좋은 자전거는 피로가 적고, 자전거를 제어하는데 힘을 덜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뛰어나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리볼트 X 시리즈는 처음부터 거친 길에 초점을 두고 설계된 그래블 자전거다. 기존의 그래블 자전거가 로드바이크에 오프로드 맛과 향을 첨가한 하이브리드 성향이라면, 이 자전거는 기존 그래블 자전거와 크로스컨트리용 산악자전거 중간점에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라이더들이 리볼트 X가 주는 즐거움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어떤 노면이든 재미있게 달려낼 수 있다.


■ 자이언트코리아 www.giant-korea.com ☎(02)463-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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