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스포츠 회장,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

인터뷰스캇 스포츠 회장,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

국내 자전거동호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 자전거 기업인 스캇 스포츠(이하 ‘스캇’). 스캇은 애드 스캇(Ed Scott)에 의해 1958년 미국에서 스키폴을 만드는 공장으로 시작했다. 70년대엔 스키 부츠와 스포츠고글을 생산하며 모터크로스 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아울러 유럽시장의 공략을 위해 유럽본사도 이 시기에 열게 된다. 그리고 80년대 후반 스캇은 갑자기 산악자전거를 시작으로 자전거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1세기가 되기 전에 이미 풀서스펜션, 카본, 에어로다이내믹 기술에 일대 획을 그을 만한 기술개발로 상당한 돌풍을 몰고 왔다. 현재도 수익의 3%를 기술개발과 연구에 투자한다는 스캇. 그 회사의 수장이 한국에 왔다.

지난 4월 30일, 스캇의 비아트 자우그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 자전거 기자들을 만났다. 비아트 회장은 호쾌한 성격이었으며 특유의 입담으로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주도했다. 간담회에서 그는,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전이었음에도 스캇의 사업구조와 역사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비아트 회장은 기자 간담회 사흘 전에도 한국에 왔었다. 그러나 바로 출국해 중국 등지를 돌아 다시 방문한 것이다. 그렇게 동아시아 사업파트너들과 바쁜 비즈니스 일정 때문인지 조금은 조급해 보이지도 했다.

스캇의 전체 매출을 알려 줄 수 있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흔쾌히 “5000만 달러”라고 대답하자, 누군가 “작은 회사네”라는 말을 했다. 농담이었지만 분명히 기분이 상할 법한 말이었음에도 그는 “그~럼, 삼성보다는·····”이라고 재치 있게 대답해 다소 급랭 될 뻔했던 간담회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덧붙여 자전거사업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고.
간담회 후, 본 매체와 만난 자리에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역사, 마케팅, 사업방향, 후원 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에 어느 때는 위트 있게, 때론 되물으면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는 등 대단히 열정적인 모습도 보였다.

-스캇은 종합스포츠 브랜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다양한 사업을 하던데 사업 분야가 얼마나 되나? 그리고 대체로 몇 개국과 사업을 하는가?

스캇의 사업분야는 크게 4가지다. 자전거, 겨울스포츠, 모터스포츠, 런닝. 자전거는 잘 알 테고, 겨울스포츠 제품은 스키와 스키폴, 고글, 보호대, 헬멧 그리고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만든다. 모터스포츠는 모터크로스와 스노우모빌에 필요한 옷과 신발, 보호대, 고글 등을 취급한다. 런닝은 신발이 주류이며 의류는 일반 런닝웨어를 비롯해 트라이애슬론을 위한 슈트까지 생산한다.
우리의 사업파트너들은 세계 각지에 너무나 많다. 스위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베네룩스, 한국, 일본, 중국······ 계속 할까? (편집자 주: 스캇스포츠는 약 50여 개국 업체와 사업관계를 맺고 있다.)

공개 간담회에서도 잠깐 언급이 있었다. 아웃도어 제품으로 역사가 깊은 스캇이 80년대 후반 전격적으로 산악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업 연혁을 보면 사실상 마지막으로 시도한 최신산업이었다. 자전거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뭔가?

(당시 내게는) 산악자전거를 타는 쿠와하라(쿠와하라 타쿠오, 일본 자전거업체인 쿠와하라 상회의 경영자)라는 일본 친구와 톰 리치(Tom Ritchey, 자전거 하드웨어업체인 리치 디자인의 설립자)라는 친구가 있었지만 산악자전거 업계로 뛰어든 건 정말 우연이다. 알다시피 스캇스포츠는 겨울스포츠 용품이 발달한 기업이라서 사업의 계절의존도가 컸다. 그래서 우리는 하계용 사업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한 자전거업체가 스캇의 이름만 빌려서 자전거를 만들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 나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함께 만들 수는 있다고 말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정말 우연히도 말이다.

방금 말한 내용 중 톰 리치의 이름도 언급되었다. 리치와 초기 자전거 사업을 할 때 서로 긴밀한 협조가 있었다던데 파트너들을 알려 줄 수 있나?

리치(Ritchey)와 싱크로스(Syncros)다. 이 두 회사와는 최근까지 아주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었다. 리치와는 하드웨어 기술개발을 함께 했고 모든 특허를 리치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리치로부터 관련 특허권과 카본 몰드 등을 모두 인수해서 현재는 독자개발을 한다. 싱크로스는 올해 1월 인수합병 했다.
(편집자 주: 싱크로스도 톰 리치가 주도적으로 퍼시픽사(社)부터 인수, 독립시킨 업체다. 이후 톰 리치는 자신의 회사인 리치 다자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공개 간담회에서 스캇의 디자인을 비판했다. 그건 스캇의 디자인이 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전거의 겉모습 보다 기술적인 면과 제품기능에 더 치중한다는 걸 강조하려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공부 좀 한다는 한국의 동호인들은 스캇을 기술력 높은 회사로 기억하지 디자인이 뛰어난 회사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당신의 건강한 비판을 난 긍정적으로 들었다. 난 그런 비판적인 질문을 좋아한다. 왜냐면 그것이 우리의 기업위치를 확고히 한다. 우리가 수긍할 수 있는 질문은 재고 할 수 있고, 수긍 할 수 없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미적인 감각은 개개인의 차이가 있다. 또, 나라마다도 다르다. 게다가 회사도 그 회사만의 정체성이 있다. 우린 가장 다수가 좋아 할 보편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라이딩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자인은 너무 전위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고루하지 않은 디자인을, 나머지는 기술력과 기능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할 디자인은 스캇코리아와 긴밀히 협조하여 최대한 반영하겠다.

“우린 도전자이고 싶다. 항상 최고의 위치면 성취감이 있겠는가?”

나는 과거 스케일을 보고 반한 적이 있다. 당시로서는 볼 수 없었던 카본기술 때문이었다. 최근엔 포일의 에어로 다이내믹 해석에 무릎을 탁 치기도 했다. 그래서 스캇의 기술력은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 기업으로 보았을 때 선두기업으로의 이미지가 부족하다고 본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현재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 질문을 대답하기 전에 나부터 한 번 물어보자. 당신이 생각하는 선두기업이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어딜 말하는 것인가?

(당황) 구체적으로 어디가 리딩 기업이고 어디가 뒤쳐졌다고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다. 내가 한 질문의 의도는 이렇다. 적어도 국내에 진출한 자전거 브랜드는 친근하고 친절한 이미지가 다소 떨어진다. 더욱이 스캇은 국내 배급사가 이탈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 않은가. 이를 되돌릴 만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이벤트나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것의 대답을 기대하고 한 질문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이이 기다리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

우린 대회처럼 거창한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스캇코리아가 여는 포일과 CR1 시승회(5월 6일 개최)도 그런 차원인 것이다.
좀 더 거시적인 마케팅을 예를 들면 독일에서는 큰 자전거대회의 부속대회로 열리는 유소년 자전거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우선 스캇코리아의 의견을 받아 좀 더 소비자와 밀접한 행사와 마케팅을 시도 할 생각이다.

UCI 월드투어의 신생 팀인 그린에지(Orica Greenedge, 호주)를 후원하는 것은 의외다. 물론 성적도 훌륭하고 출발이 좋지만 과거 HTC 하이로드 팀 등 유명한 팀과 선수를 지원한 것에 비교하면 말이다.

많은 선수가 경쟁하는 경기의 차원에서 보면 모든 사람이 우승자일 수는 없다. 우린 그린에지가 마케팅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그린에지가 입증도 하고 있고 말이다.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자면 올해 밀린-산레모에서 사이먼 게렌스가 밀란-산레모에서 우승을 했음에도 당시만 이슈가 되고 파리-루베 경기가 열릴 쯤엔 세간엔 파비안 칸체라라(트랙)와 탐 부넨(스페셜라이즈드) 이슈가 옮겨갔다.

그린에지를 지원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우린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 있고 싶어서다. 이미 최고이고 가장 좋은 것만 고집하면 성취감이 있겠는가.

“2013년 스캇은 변할 것이다. 기대하라.”

스캇코리아를 함께 경영하는 파트너, 영원무역과의 관계는 어떤가? 아웃도어 의류 등의 사업도 상호교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영원무역은 아주 좋은 파트너다. 현재 생산의 스캇의 겨울의류 30%정도를 영원무역에 의뢰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자전거 의류도 긴밀히 협조하여 차차 생산이 가능 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한국의 MTB시장은 최근 올마운틴급 자전거의 수요가 느는 추세다. 헌데 스캇의 올마운틴급 자전거는 지니어스라는 모델로 이미지가 굳어 가는 것 같다. 신제품을 내놓을 생각은 없나?

흠··· 지니어스가 너무 오래 됐다는 이야긴가? 하지만 신제품이 나와도 그냥 새로운 지니어스일 것이다. 지니어스란 이름이면 어떤가. 그게 혁신적이고 더 뛰어난 성능의 자전거면 되는 것 아닌가.

공개 간담회에서 얼핏 27.5인치 휠 제품에 대해 언급했다. 지니어스도 관련된 것인가?

글쎄, 곧 알게 될 것이다. 27.5인치의 제품은 스캇의 정체성과도 관련 있다. 어떤 자전거업체들은 29er가 개발되면서 모두 29er가 좋다고 올인 한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26인치를 더 선호한다. 29인치가 26인치에 없는 장점이 있는 것처럼 26인치도 그만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새 제품의 장점보다 지금까지 느끼던 장점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이게 다형성이다. 앞으로 발표 할 27.5인치 제품은 그런 다형성의 측면에서 라인업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다. 우선 지금 말해 줄 수 있는 건 스캇의 2013년 제품은 지금과 다르다는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오전 중에 시작한 비아트 회장과의 만남은 점심때가 한참 지나 후에야 마쳤다. 본 매체와 오랜 시간을 보낸 탓인지 점심을 거른 채 바로 스캇코리아 직원들과 업무협의에 들어갔고 회의 중 간단히 빵으로 점심을 때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 날 오후 늦게 바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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