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신용윤
지난 12월 22일, 나눅스네트웍스가 개최한 XTR 미디어캠프(■관련기사 참조)에서 시마노의 전동 MTB 그룹셋인 XTR Di2와 컴포넌트 브랜드 프로(PRO)의 2015 신제품이 국내 자전거 언론들에게 공개됐다.
시마노는 2010년, 자사 MTB 그룹셋 중 최고등급인 XTR을 일신한 M980 시리즈를 발표한다. XTR의 전작들이 XC에 집중해 최적화했던 것과 달리, M980 시리즈는 더 과격한 라이딩에 사용하는 트레일용과 XC 레이스용으로 나누어 출시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3년 초, 시마노는 다시 XTR을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브레이크를 경량화시키고 레이스에 적합한 29인치 카본 휠셋을 추가해 발표한 것이다.
나눅스네트웍스가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XTR 미디어캠프를 열어, 신형 XTR과 XTR Di2의 기술적인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2014년, 시마노는 언론에게는 비공개로 타이페이쇼에서 딜러들에게만 신형 XTR 그룹셋을 소개했고, 이후 한 달 만에 시마노 MTB 그룹셋 중 처음으로 11단 변속을 채용한 XTR M9000시리즈를 발표했다(■관련기사 참조).
나눅스네트웍스의 XTR미디어캠프는 이 신형 XTR 그룹셋의 기술적인 이해를 돕는 자리였다. XTR에 대한 기술설명은 물론 XTR 그룹셋을 장착한 자전거들을 이용해 시연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중 가장 주목받은 부분이 산악자전거 그룹셋에 처음 도입된 전동변속방식인 XTR Di2다.
시연용 자전거는 트레일용 XTR 그룹셋이 사용됐다. 크랭크셋은 FC-M9020-2 36/26T이며 브레이크 또한 BR-M9020을 사용했다.
CS-M9000 카세트 스프라켓은 11-13-15-17-19-21-24-27-31-35-40T 코그로 이루어져 있으며 11~17T까지 4장은 스테인리스스틸, 19~35T 6장은 티타늄, 마지만 40T는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빠르고 정확한 XTR Di2
XTR Di2는 얼핏 보면 기계식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있다. 이를 테면 기계식 앞 변속기는 프레임에 따른 마운트 타입이 정해져 있지만 XTR Di2 앞 변속기는 모듈러 마운트라는 방식을 사용해 프레임에 따라 별도의 변속기를 구입할 필요 없이 마운트만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XTR Di2 앞 변속기는 모듈러 마운트 시스템을 지원한다. 프레임을 교체해서 마운트타입이 달라졌더라도 변속기 본체는 그대로 두고 마운트만 탑밴드, 다운밴드, 다이렉트, E 타입으로 별도 구매해 교체할 수 있다. FD-M9070(사진)은 더블체인링용 변속기이고, FD-M9050은 트리플체인링용 변속기다.
XTR Di2 앞 변속기의 모듈러 마운트들. 왼쪽부터 탑밴드, 다운밴드, 다이렉트. E 타입.
기술담당자에게 전기장치인 Di2 변속기의 방수성에 대해 질문을 하자, 배선 캡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 별문제 없다는 대답이다.
XTR Di2 뒤 변속기인 RD-M9050. XTR 기계식 뒤 변속기에 적용된 체인 스테빌라이저 기능이 포함됐으며 스테빌라이저의 클러치 강도를 외부에서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케이지 사이즈별로 GS와 SGS 2가지가 있다.
기계식 시프터의 경우, 브레이크레버에 장착할 수 있는 아이스펙-Ⅱ방식을 지원해 핸들바를 좀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했지만 Di2 시프터는 핸들바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이다. 이는 핸들바와 스템을 이용한 배선의 편의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시프터의 변속레버도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기계식 시프터의 레버는 케이블을 물리적으로 당기고 놓는 기능을 하지만 Di2의 변속레버는 모터를 구동하는 스위치(버튼)일 뿐이다. 따라서 각 버튼 간의 간격이 좁고 버튼을 누르는 거리(깊이)가 짧아져서 변속 시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 간결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시프터는 핸들바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이며 배선은 로드바이크용 Di2에 사용하는 E-튜브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다.
시프트 업과 다운 버튼 사이가 가깝고 버튼이 눌리는 깊이가 짧아 기계식 시프터 보다 더 자연스럽고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변속을 할 수 있다.
Di2의 변속 속도는 아주 빠르고 정확했다. 로드바이크 Di2에 있는 오토트리밍 기능 또한 적용됐으며 기계식과 달리 어떤 기어든 변속감이 일정한 것도 큰 이점이다.
변속버튼은 인위적으로 ‘딸깍’하는 작동음과 진동이 느껴지도록 만들었는데 반쯤 눌렀을 때와 끝까지 눌렀을 때 총 2번의 작동음이 난다. 작동음과 진동은 험로를 달리면서도 변속작동을 소리와 진동으로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처음 반 쯤 눌렀을 때 1단계 변속, 끝까지 눌렀을 때 다시 1단계 변속되는 식으로 변속방식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Di2의 세팅 인터페이스인 PCE-1과 E-튜브 프로젝트 소프트웨어(■관련기사 참조)로 XTR Di2의 펌웨어 업데이트와 앞서 말한 변속방식 등을 세팅할 수 있다. 내장 배터리방식(SM-BTR2)을 사용하는 자전거는 SM-BTR2가 PCE1의 역할을 하므로 별도로 PCE1을 구입할 필요 없다. E-튜브 프로젝트 소프트웨어에서는 변속기의 정렬과 미세 조정, 변속 속도 등을 설정할 수 있고, 로드바이크에서처럼 변속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변속이 이루어지는 멀티시프트, 변속 버튼을 두 번에 나누어 눌렀을 때의 변속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다.
Di2 설정 소프트웨어인 E-튜브 프로젝트의 초기화면.
XTR Di2의 꽃, 싱크로나이즈드 변속
XTR Di2는 M9000 시리즈가 발표된 시점부터 예고된 작품이다. XTR Di2의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발표가 있은 뒤, 세간에서는 로드바이크에서는 이미 안착한 전동 변속방식 Di2가 산악자전거에 어떻게 적용될지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2014년 5월말, 시마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XTR Di2의 소개와 함께 ‘XTR Di2 M9050 – 싱크로 시프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의 내용은 정말 놀라웠다. 1개의 시프터만으로 앞뒤 변속기를 동조시켜 가장 촘촘한 기어비순으로 변속을 해주는 일종의 반자동 변속방식이었던 것. 따라서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방식을 사용하면 라이더가 앞뒤 기어비를 조합할 필요 없이 시프트업과 시프트다운이 필요한지만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시마노가 공개한 싱크로나이즈드 변속에 대한 동영상.
싱크로나이즈드 변속은 XTR Di2의 디지털 디스플레이인 SC-M9050에서 선택할 수 있다. SC-M9050은 변속단수와 배터리상태 등을 표시하는데 하단에 버튼을 눌러서 변속모드 M, S1, S2을 선택 할 수 있다. M은 일반적인 매뉴얼 변속방식이고 S1과 S2가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방식이다. 즉,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도 2가지 방식으로 제공한다. 더블체인링 크랭크셋을 사용하는 경우, S1은 아우터체인링 중심의 드라이빙 세팅이고 S2는 이너체인링을 조금 더 사용할 수 있는 클라이밍용 세팅이다.
XTR Di2의 디지털 디스플레이인 SC-M9050. 시프트 모드가 M으로 선택된 상태다. SC-M9050은 배터리상태나 변속상황을 나타내는 인디케이터의 역할을 하지만 충전이나 소프트웨어 설정 시 E-튜브를 연결하는 정션의 기능도 한다.
싱크로나이즈드 변속 S1을 선택한 화면.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뒤 기어 시프터만을 사용하는데 기어비순으로 앞기어의 선택은 자동으로 선택되는 것이다.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모드일 경우에도 앞 기어 시프터를 작동하면 일시적으로 매뉴얼 모드처럼 앞기어를 변속할 수 있다. 단, 아우터체인링과 40T 스프라켓, 이너체인링과 11T 스프라켓 같이 극단적인 기어비는 구동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변속되지 않는다. 아울러 싱크로나이즈드 변속방식 또한 E-튜브 프로젝트 소프트웨어에서 라이더의 역량에 맞추어 다시 설정할 수 있다.
E-튜브 프로젝트 소프트웨어에서 S1과 S2모드의 변속방식을 설정하는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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