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산악자전거의 오랜 팬이라면 기억할 이름, ‘랜섬’이 부활했다. 최초의 랜섬은 앞뒤 휠 트래블이 160㎜에 달하는 롱 트래블 산악자전거였는데, 경량 카본 프레임과 효율적인 가변 서스펜션을 갖춘 미래지향적인 자전거였다. 스캇은 부활시킨 신형 랜섬에 산악자전거의 최신 기술을 한껏 담아서 ‘긴 트래블로 빠르고 즐거운 라이딩을 하면서도 업힐 능력을 버리지 않는다’는 초대 랜섬의 컨셉을 담았다.
부활한 스캇 랜섬. 견고한 프레임에 리어쇽을 최대한 낮게 고정시키고, 트윈락 서스펜션 시스템을 통해서 트래블과 지오메트리를 변화시킨다.
신형 랜섬의 기본 뼈대는 1년 전 선보인 트레일 자전거 지니어스이고, 이 지니어스는 조금 먼저 등장한 신형 스파크를 빼닮았다. 스캇은 기본기 좋은 서스펜션 플랫폼을 먼저 만들고 각 자전거의 용도에 맞게 튜닝하는 방식을 썼다. 프레임 디자인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스파크와 랜섬/지니어스는 구조가 다르다. 리어쇽이 프레임에 아래쪽에 낮게 장착되는 방식이나 각 튜브의 구성 등이 매우 닮았지만, 스파크는 드롭아웃에 피봇이 없는 구조이고, 지니어스와 랜섬은 드롭아웃 앞쪽에 피봇이 있어서 더 긴 트래블에 대응한다. 세 모델 모두 하나의 프레임에 27.5인치 휠과 29인치 휠을 번갈아 쓸 수 있어서 취향에 따라 잠시 외도도 가능하다. 스파크와 지니어스의 전기자전거 버전인 스파크 e라이드와 지니어스 e라이드 또한 마찬가지다.
체인스테이의 드롭아웃 앞부분에 피봇이 있다. 피봇이 없는 스파크와 차이점이다. 체인스테이는 최대한 짧게 만들었다.
스캇이 만든 가장 강한 카본 프레임
랜섬은 지금은 스캇의 산악자전거 라인업에서 없어진 지니어스 LT(롱 트래블)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신형 지니어스와 닮았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단순히 지니어스의 서스펜션 트래블만 늘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악자전거에서 트래블이 길어지면 그만큼 거친 환경에서 사용되며, 다운힐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구조의 프레임이라도 확실한 보강이 있어야 하는데, 랜섬은 엔듀로/올마운틴이라는 사용 목적에 맞게끔 프레임을 보강하고 일부 사양을 변경했다.
무척이나 견고한 프레임이 거친 노면에서 소리 없이 움직이는 동안 폭 2.6인치의 29인치 타이어가 부드럽게 요철을 타고 넘는다.
리어쇽 하단을 양옆에서 고정하는 트러니언 마운트를 사용했다. 무게 중심이 낮아지고 리어쇽의 전체 길이가 짧아져서 컴팩트한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서스펜션 시스템 또한 컴팩트해져서 더 견고하다. 다운튜브의 아래쪽에는 고무 프로텍터가 장착되어 있다.
풀 서스펜션 프레임은 크게 앞삼각과 뒷삼각으로 나뉘고 이 둘을 리어쇽과 링크들로 연결한다. 연결점 중 BB셸 가까이 있는 피봇이 뒷삼각이 움직이는 기준점이 되는데, 이 메인피봇의 강성이 라이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7.5 플러스 또는 29인치 휠에 폭이 2.6에서 2.8인치에 달하는 크고 무거운 휠타이어가 장착되는 만큼 서스펜션의 작동 부위에 부하가 더 걸리기 때문이다. 랜섬은 메인피봇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니어스보다 피봇이 설치되는 부분의 프레임 좌우 폭을 15% 넓혔는데, 지니어스 54.6㎜, 랜섬은 63.1㎜다. 이를 위해 포기한 부분도 있는데 바로 앞 디레일러다. 2단 체인링도 사용할 수 있는 지니어스와 달리 랜섬은 싱글 체인링 전용으로 설계되었는데, 프레임의 강성을 높이는데 유리하고 올마운틴/엔듀로 라이딩에는 싱글체인링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프레임의 각 부분을 강화한 덕에 랜섬은 스캇이 지금까지 만든 모든 종류의 카본 프레임 중 가장 높은 강성을 갖게 되었다.
랜섬은 지니어스와 달리 싱글 체인링 전용으로 설계됐다. 디레일러 마운트를 마련할 공간까지 최대한 프레임 폭을 넓혀서 체인스테이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잡아준다. 안정적인 주행감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트윈락 리모트 레버와 드로퍼 포스트가 하나의 마운트로 고정된다. 레버 간의 간섭을 걱정하며 세팅할 필요가 없고 무게가 약간 줄어드는 효과도 따른다.
트윈락 서스펜션 시스템을 통해서 서스펜션 포크와 리어쇽을 동시에 제어하는 것은 스캇 풀 서스펜션 자전거의 기본 메뉴다. 트래블의 100%를 사용하는 디센드 모드와 120㎜까지만 사용하는 트랙션 모드, 그리고 서스펜션을 잠가 포장도로 또는 단단한 비포장 노면에서 유용한 락아웃 모드의 3단계다. 트윈락 시스템은 트래블을 조절하는 것 외에 지오메트 변경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고 있다. 라이더의 체중에 맞는 새그를 설정한 후 라이딩을 하다가 언덕을 오르기 위해 트랙션 모드를 사용하면 BB가 20㎜ 높아지면서 헤드튜브와 시트튜브에 1.5도씩이 더해져서 헤드튜브와 시트튜브 각도가 급격히 당겨진다. 자연히 라이더의 몸이 언덕을 오르기 편안한 자세가 되며, 이 자세를 유지하기도 쉬워진다. 스캇의 풀 서스펜션 자전거 중 트랙션 모드의 변화폭이 가장 크며, 체감효과 또한 확실하다.
트랙션 모드는 오르막에서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순간적인 가속이 자주 필요하거나 내리막 경사가 완만하면서 자전거를 민첩하게 다뤄야 할 때, 트랙션 모드의 제한된 트래블과 변경된 지오메트리가 실력을 발휘한다. 디센드 모드는 경사가 심하고, 빠른 속도로 꾸준히 다운힐을 할 때 사용하면 자전거를 제어하기 쉬워지고 라이더의 몸에 피로가 적게 쌓인다.
27.5인치 휠을 쓸 때보다 다루기가 까다로워졌지만, 더 높은 돌파력과 높은 속도를 얻었다. 험한 지형에서도 안정감이 높아서 라이더에게 자신감을 준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빠르다
랜섬은 조용한 자전거다. 험로를 지날 때 자전거가 내는 소리가 극히 적다. 타이어가 지면에서 떨어졌다가 다시 닿을 때 나는 소리, 브레이크가 가끔씩 내는 소리를 빼고는 소음이 거의 나지 않는다. 다운힐에서 조용한 자전거는 라이딩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데, 몇 가지 시도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체인스테이에 달린 입체적인 프로텍터가 소음 감소에 큰 역할을 한다. 체인이 요동치는 상황에도 조용하고 효과적으로 체인스테이를 보호한다.
우선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 프로텍터를 들 수 있다. 다운튜브 하단과 체인스테이 상단 그리고 시트스테이의 아랫부분에 프로텍터가 장착되어 있다. 흙과 돌 그리고 위아래로 요동치는 체인으로부터 프레임을 보호하는 임무를 조용히 수행한다. 포크에 장착된 펜더도 기능성이 뛰어나다. 작지만 다운튜브로 튀는 흙과 모래, 진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마지막은 케이블 루트의 최적화다. 헤드튜브의 좌우로 들어가는 변속 케이블과 브레이크의 유압 호스는 외부에 적게 노출되도록 했는데, 지니어스가 케이블을 BB 아래쪽에서 노출시키는 것과 달리 랜섬은 다운튜브의 옆에서 나와 메인피봇을 거쳐 체인스테이로 다시 들어간다. 거칠고 빠른 라이딩 도중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케이블이나 호스의 파손이 일어나지 않고, 케이블 간의 간섭이 없고 프레임 안에 잘 마련된 케이블 루트 덕분에 소음이 나지 않는다.
싱크로스 트레일 펜더가 다운튜브로 튀는 모래와 돌을 막아낸다. 프레임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조용한 라이딩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특한 아이템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랜섬은 29인치 휠 버전 중 카본 프레임을 쓴 랜섬 910이다. 최상급 모델인 랜섬 튠드가 29인치와 27.5인치 두 모델로 판매되는데 비해서, 랜섬 900/700 튠드와 같은 HMX 카본 프레임을 쓰는 바로 다음 등급의 모델은 29인치로 나온다. 바로 랜섬 910이다. 랜섬 920과 720부터는 알루미늄 프레임이니, 카본 프레임을 쓴 랜섬은 900 튠드와 700 튠드 그리고 910 뿐이다.
국내에는 29인치 4 모델, 27.5인치 2 모델이 공급된다. 최상급인 900 튠드와 700 튠드가 960만원 씩이고, 시승한 910은 685만원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을 쓴 920과 720은 465만원, 보급형 모델인 930은 370만원 가격표를 달고 있다.
지니어스와 마찬가지로 한 프레임에 29인치와 27.5인치 휠을 모두 쓸 수 있다. 29인치는 폭 2.6인치까지, 27.5인치 휠은 2.8까지 가능하다. 랜섬 910에는 29인치 휠에 폭 2.6인치 타이어가 장착된다.
랜섬 910은 HMX 메인 프레임(일부 프레임에 HMF라고 프린트되어 있지만, 잘못 표기된 것이다. HMX 프레임이 맞다)에 6011 알루미늄 합금 스윙암을 썼다. 폭 148㎜인 부스트 규격이고 서스펜션 포크는 오프셋이 44㎜인 폭스 36 플롯 퍼포먼스 에어 170㎜다. 리어쇽은 폭스 누드 TR 이볼 트러니언으로 트윈락 레버를 통해서 디센드-트랙션-락아웃의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외에 압축 댐핑을 리니어와 프로그레시브 중 선택할 수 있는 램프 조절 기능을 갖췄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시마노 데오레 XT로 앞 203㎜, 뒤 180㎜ 로터에 4피스톤 캘리퍼가 달린다. 구동부는 스램의 1×12를 썼다. GX 이글 시프터와 디레일러를 사용하며 체인링은 32T, 카세트 스프라켓은 10-50T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맥시스 미니언 DHF 2.6인데, 버전이 다르다. 뒤 타이어에는 사이드월 보호기능이 강화된 실크 실드가 적용된 버전을 썼다.
휠셋, 핸들바와 스템, 안장은 모두 싱크로스 제품이다. 레벨스트로크 휠셋은 폭 30㎜인 튜브리스 레디 림이고, 힉슨 1.5 알루미늄 핸들바의 폭은 780㎜. 바이크왓이 측정한 랜섬 910 M 사이즈의 무게는 14kg(페달 제외)이다.
휠 사이즈를 변경할 때는 링크에 장착된 칩을 위아래로 바꿔 끼워야 한다. 사진처럼 LOW가 똑바로 보이면 29인치 세팅이고, 뒤집어서 HIGH가 바로 읽히면 27.5인치 세팅이다.
스캇 랜섬 900/700의 지오메트리
내가 살고 있는 제주에 자전거 한 대가 도착했다. 배송 기사님이 남겨둔 박스는 일반적인 산악자전거 박스보다도 한참 컸다. 29인치 휠이 장착된 스캇 랜섬 910. 박스에서 꺼내 자전거를 조립한 후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니 내게 맞는 사이즈인데도 상당히 큰 자전거라고 느껴졌다. 폭 2.6인치의 29인치 타이어 때문이다. 이 큰 타이어가 어떤 느낌을 줄까?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랜섬은 빠른 자전거다. 큰 바퀴를 통해서 요철을 부드럽게 타고 넘기 때문에 전체적인 속도가 증가한다. 타이어가 미처 감당한 못한 부분은 170㎜에 달하는 서스펜션의 몫이다.
제대로 조립되었는지, 서스펜션은 제대로 세팅이 되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본다. 핸들바가 묵직하고 회전반경이 넓어서, 27.5인치 산악자전거를 타던 방법으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이거 적응이 필요하겠군. 좋은 것 같기도 한데, 뭔가 이상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를 모호한 느낌을 가진 채 나머지 세팅을 마친다.
본격적인 테스트를 위해 한라산으로 향했다. 가장 익숙한 코스를 선택해서 그동안 이곳에서 달렸던 다른 자전거들의 느낌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코스의 초반에는 요철이 심한 돌 구간이 길게 이어지고, 중반에는 속도를 내기 좋은 흙길이 나타나며 후반에는 낙차가 있는 드롭과 점프 구간이 펼쳐진다. 오프로드 진입을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약간의 업힐을 한다.
시마노 데오레 XT 4피스톤 캘리퍼와 203㎜(뒤는 180㎜) 로터가 만나 강력한 제동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
평지나 경사가 완만한 곳에서는 핸들바가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자전거가 무겁지는 않다. 175㎜인 크랭크암 길이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페달링이 가볍고 간결하다. 이 부분은 1년 전 같은 코스에서 시승했던 신형 지니어스와 비슷하다. 이번에도 안장에서 내려 크랭크 암의 길이를 확인했다. 이 자전거들은 자꾸 내려서 크랭크 암 길이를 확인하게 만든다.
포장도로에서 가벼운 댄싱으로 가속을 해보면 뒤틀림이 없는 강력한 프레임을 체감할 수 있다. 대단히 강한 프레임이어서 약간이나마 휘청거리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체중이 적지 않은 나의 힘으로도 어림이 없을 정도로 프레임은 견고했다. 랜섬의 기본이 되는 지니어스도 무척이나 견고한 프레임어서 인상 깊었는데, 랜섬은 한참 더 단단하다.
쇽 링크와 시트스테이의 연결부위가 자연스럽다. 29인치 타이어는 폭 2.6인치까지 사용할 수 있다.
깔끔하게 마감된 스템과 스페이서.
헤드튜브 각도는 64.5도로 타사 올마운틴/엔듀로 모델과 비교하여 1~2도 낮고, 시트튜브 각도는 75~75.5도로 타사 모델과 비교하여 1~2도가 높다. 29인치 세팅일 때 헤드튜브 각도가 64.5도이고 시트튜브는 75이고, 27.5인치일 경우에는 각각 65도와 75.5도다.
서스펜션 락아웃과 미세한 지오메트리 변화는 핸들바에 장착 된 트윈락을 통해 컨트롤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자전거 특징이 느껴질 즈음 본격적인 오프로드에 진입을 한다. 흙과 돌 위를 달리는 첫 느낌은 아주 조용하고 부드럽다. 29인치 휠 사이즈와 빅 타이어의 콤보는 곧 자신감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높은 바위를 지날 때 그 낙차가 낮게 느껴지고 나무뿌리 사이, 돌과 돌 사이 등 그동안 도전적인 요철처럼 느껴지던 것들도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높은 돌파력 덕분에 라이딩 중 감속이 줄어들어서 평균속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생겼다. 반면 좁은 싱글트랙 위주인 코스에서는 넓어진 회전반경 때문에 원하지 않는 주행 라인으로 돌아나가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이 부분이 중요한데, 바퀴 사이즈에 적응하고 컨트롤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깔끔한 코너 라인을 위해서는 코스를 빠르게 인지하고 자전거를 한발 여유 있게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29인치 휠은 점프와 트릭을 구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랜섬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적응할 수 있었다. 뒷바퀴에 엉덩이가 자주 닿는 점만 빼고는…
낙차가 있는 구간을 통과하거나 드롭과 점프 동작 중에 체중이 자전거의 뒤로 실릴 때 뒷바퀴와 엉덩이의 공간이 얼마 없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178㎝로 작지는 않은 필자도 테스트 중 남모를 아픔을 몇 번이나 겪었으니 말이다.
큰 휠과 타이어 그리고 낮게 누운 헤드튜브 덕분에 안정감 높은 다운힐을 마친 후 다시 언덕을 오르게 됐다. 왼손 엄지로 트윈락 레버를 한번 눌러 트랙션 모드로 설정한다. 트래블이 120㎜로 제한되면서 BB가 약간 높아지고 헤드튜브와 시트튜브의 각도가 커지게 되는데, 한마디로 업힐에 유리한 자세로 변경된다. 레버를 몇 번이나 반복해 조작해보면서 변화의 폭을 느껴본다. 무척이나 흥미롭고 효율적인 기능이다. 170㎜ 트래블의 올마운틴 자전거로 이렇게 언덕을 쉽게 오를 수 있다니. 가변 지오메트리를 통해서 다운힐 경사에서의 컨트롤과 업힐 시 효율적인 페달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이런 길에서 디센드 모드를 사용하면 랜섬의 다운힐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리어쇽인 폭스 누드 TR에는 트윈락 레버로 조작하는 3단계의 트래블 조절 기능 외에 두 가지 모드로 설정할 수 있는 레버가 있다. 램프(Ramp) 조절이라는 압축 댐핑 조절기능이다. 노면이 부드러운 트레일에서의 민첩한 주행을 위한 리니어 모드와 속도감 있고 거친 트레일에 어울리는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다. 리어쇽에 손을 뻗으면 되기 때문에 안장에서 내리지 않고도 조작을 할 수는 있지만, 내리막에서의 조작은 불가능하니 잘 알고 있는 코스라면 환경에 맞게 미리 변경을 하는 것이 좋겠다.
랜섬은 겉으로 보이는 크기에 비해 가볍고, 험로를 주파하는 기본기가 훌륭하다. 4바 링크를 쓴 무척이나 강력한 프레임은 노면이 좋지 않아서 불안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 주행 상황에서도 무르거나 느슨함 없이 라이더가 입력하는 대로 확실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이런 장점이 라이딩 내내 작용하기 때문에 일부 단점은 커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이어를 의도적으로 미끄러트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타이어의 접지면이 크기 때문이다. 29인치의 타이어의 특징이기도 하다.
랜섬 910은 29인치 휠과 2.6인치 빅 타이어 세팅에 앞뒤 170㎜ 트래블이다. 올마운틴/엔듀로 자전거에서 보편적인 숫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휠과 타이어를 키웠기 때문에 서스펜션 트래블을 조금 줄였어도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랜섬은 27.5인치 휠과 타이어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겸용 프레임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하나의 프레임과 서스펜션 포크로 두 사이즈의 휠셋을 소화하면서 주행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꽤나 큰 장점이다. 스피드와 험로 주파 그리고 안정감을 중요 시 생각한다면 29인치를, 빠른 컨트롤과 바이크파크 같은 곳에서 트릭을 즐기며 경쾌한 주행을 원한다면 27.5인치를 선택하는 것처럼 취향과 장소에 따라서 세팅을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벌의 휠셋을 준비해야겠지만 말이다.
흔히 들을 수 있던 29인치 휠셋 자전거에 대한 편견이 아직 남아있다면 랜섬을 산길에서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2주의 테스트 기간 동안 보다 진보된 기술을 접할 수 있어서 기뻤다.
위장색을 입은 랜섬 910. 나무가 곧게 하늘로 뻗고, 흙길이 길게 이어지는 곳이야말로 랜섬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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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왓] 한동옥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