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연 오래 이어졌으면······. 티파니 크롬웰

인터뷰한국과 인연 오래 이어졌으면······. 티파니 크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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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신용윤

 

 UCI 우먼 팀, 캐년-스램 레이싱의 선수인 티파니 크롬웰(Tiffany Cromewell)이 라파코리아의 초청으로 10월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나흘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티파니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라파 서울을 찾아 팬미팅과 클럽 라이딩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19일 출국했다.

 

사이클 패셔니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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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앰배서더이자 UCI 우먼 팀 캐년-스램 선수인 티파니 크롬웰(가운데)이 10월 16~19일까지 나흘간 한국을 방문했다.

UCI 우먼 팀 프로 선수이자 호주 사이클 도로경기 국가대표인 티파니 크롬웰은 주니어 선수시절 중장거리 트랙선수로 활동하다 2007년 UCI 우먼 팀, 콜라비타-서터에 입단하며 프로레이서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로또 레이디스 팀, 팀 하이텍 프로덕트, 오리카-AIS, 스페셜라이즈드-룰루레몬을 거치며 오랫동안 클래식 스페셜리스트와 스테이지레이스에서 도움 선수로 활약했다. 올해 캐년-스램 레이싱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그는 2016 지로 디탈리아 페미니레(여성대회) 4구간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스프린트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거머쥐어 지금까지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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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방한 기간 동안 매일 동호인들과 라이딩을 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다는 그는 평소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주목받았으며, 올해 초엔 라파가 출시한 라이딩웨어 ‘코어’ 라인의 홍보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라파는 티파니의 소속 팀인 캐년-스램 레이싱의 공동스폰서이며, 티파니 또한 라파 오스트레일리아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방한은 라파코리아의 초청에 응한 것으로 지난 10월 15일, 도하 로드 세계선수권를 마치자마자 바로 한국으로 달려 왔으며, 입국 후 라파 서울 클럽하우스 방문, 라파 사이클링 클럽(RCC) 팬미팅, 클럽 라이딩 등 나흘 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19일 출국했다.

그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오리카-AIS 시절, 팀 동료인 구성은(현 대구시청)과의 인연으로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숙했다. 한국에서 팬들을 만나고 라이딩한 것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다시 한국에 와서 팬들과 라이딩하고 싶다”고 말해 각별해진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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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곳들을 라이딩했는데요. 모두 나름의 특색이 있었어요. 특히 교외의 라이딩 코스는 한국적인 색채와 멋이 있어 좋았습니다.”

출국 전날, 양수리 라이딩부터 클럽하우스까지 티파니를 쫓아 그의 선수생활부터 패션에 대한 소견, 한국에 대한 이미지까지 요목조목 질문했다.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사이클리스트

한국에는 어떤 일로 오게 됐나요?

저는 호주에서 라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10월 15일, 도하 로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라파 코리아의 초청으로 라파 서울 클럽하우스를 방문하고, 한국 팬들을 만나기 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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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제 팬들이 있을 줄 몰랐어요. 여성 사이클리스트들과 라이딩을 갔는데, 우리 팀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나온 분이 있어 깜짝 놀랐어요.” 사진은 10월 16일, 여성 사이클리스트들과 라이딩(위), 라파 서울 클럽하우스에서 RCC 팬미팅(아래). Photo: Rapha Korea

라파와 인연은 언제부터였나요?

라파와 직접적인 인연이라면 2013년 라파 대만이 주제한 라이딩에 참여한 것인데요. 개인적으로는 라파 오스트레일리아의 직원들과도 오랜 친분이 있어요. 그러나 당시엔 라파가 팀 스폰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올해 캐년-스램 팀으로 이적하면서 라파가 공식 스폰서가 되었고요. 저도 라파 앰배서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시절에는 중장거리 트랙 선수로도 활동했었던데, 로드레이서를 택한 계기가 있나요?

호주에선 사이클 선수가 성장하려면 트랙종목을 필수로 거쳐야 해요. 트랙 경기와 도로경기 모두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인거죠. 그러다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도전하게 됐을 때, 선택을 해야 했어요. 당시 저는 다른 트랙 선수들보다 파워나 경기운영기술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도로경기를 택했는데요. 선택을 할 때는 고민도 많았지만 막상 로드레이서로 활동하다보니 제게 더 많은 기회와 길이 열려있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지금까지 도로경기에만 집중했고, 만족하게 선수생활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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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앰버서더들과 양평군 서종면으로 라이딩을 간 티파니는 긴 고갯길에서도 내내 밝은 표정을 지으며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7월, 지로 디탈리아 페미니레에서 구간우승을 거뒀더군요. 스테이지 레이스에서 오랜만의 우승이었는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아요.

그럼요. 개인적으로 2012년 이후, 스테이지레이스에서 첫 우승이거든요. 사실 지금까진 팀 메이트나 단체종합성적을 위해 헌신해야하는 위치였어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역할이니까요. 하지만 팀을 이적한 후 포지션에 변화를 주고 싶었고, 특히 지로 디탈리아에서 구간우승을 노리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서 출전 전부터 팀원들과 번치 스프린트를 위한 훈련을 반복했었어요. 아마 팀원들의 도움이 없이는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저를 믿어주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이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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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라이딩으로 어느새 사이가 돈독해졌나 보다. 라파 앰배서더들과 클럽하우스 현관에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다 기자의 카메라를 보고는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사이클 시즌과 오프시즌, 라이프 스타일이 다를 것 같은데 시즌을 마치면 어떻게 생활하나요?

시즌을 마치면 가급적 자전거를 멀리하려고 해요. 사실, 한동안은 건들이지도 않죠. 자전거를 멀리하는 이유는 시즌 동안 쌓였던 육체적, 심리적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대신 사이클 시즌 동안 못 했던 수영이나 등산 같은 다른 스포츠를 즐기고, 게임이나 쇼핑을 하면서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전공이 패션디자인인데요. 이 때 개인적인 습작을 하곤 합니다.   

 

패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성 프로 선수 중에 패셔니스타로 유명하더군요. 관련 화보를 촬영한 적도 많고요. 추후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거나 기존 브랜드와 협업할 의향이 있나요?

은퇴 후에 패션 공부를 마저 마칠 생각이고요. 제 브랜드를 열든, 기존 업체에 입사해서 일을 하든 패션업계에 몸담을 생각이에요. 현재는 친구들이 하고 있는 자전거 의류분야에 제 경험이나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라파 스폰서십 선수가 되고,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한편으로는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제 견해를 전달하기도 하지요. 패션에 대한 지금의 제 위치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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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하우스에 진열된 캐년-스램 팀 유니폼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는 티파니.

 

라파 디자인에 대한 티파니의 견해를 듣고 싶어요.

초창기부터 라파의 디자인을 좋아했어요. 라파는 이전에는 없던 것을 추구했거든요. 디자인도 시각적으로 심플하고 멋스러웠지만, 자전거의 역사, 여행, 라이더의 이야기를 엮어서 스토리가 있는 옷으로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죠. 단순히 자전거 옷이라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와 그에 관련된 문화를 팔려고 하는 것에 마음이 끌렸어요. 

최근엔 유명 패션 브랜드 리버티(여성 라인), 폴 스미스(남성 라인)와 협업을 했는데요. 디자인은 자칫 고지식하게 굳어지거나 정체될 수 있는데 대중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넣은 것도 진취적인 면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도 하고요. 

 

“한국은 친숙하면서도 환상적이에요. 인연을 오래 이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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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날, 오리카-AIS 시절 팀 동료였던 구성은과 만나 짧은 시간이나마 회포를 풀었다고. Photo: 구성은 페이스북

 

2013년 오리카-AIS 시절, 구성은과 팀 동료였던 걸로 아는데요. 티파니가 본 구성은은 어떤 선수였나요?

성은이와 전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UCI 우먼 투어, 특히 펠러톤에선 아시아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런데 한국 선수가 팀원이 된다고 하니, 처음엔 막연하게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죠. 막상 성은과 생활하다보니 사이클링에 대한 그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의사소통이 처음부터 매끄럽진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팀원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배우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고 노력했기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어요. 성은이는 실력도 출중했고요. 오리카-AIS에서의 경험이 본인에게도 한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을 거예요.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여러 나라 선수들이 모이기 때문에 서로의 문화가 달라요. 때문에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수용해야 팀웍을 이룰 수 있는데, 성은이에게 배우는 한국은 새롭고 재밌었어요. 라파코리아에서 방문 제의가 왔을 때 흔쾌히 가겠다고 말한 것도, 아마 그 때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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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의 디자인에 대해 소견을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티파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라파의 디자인은 단지 시각적인 부분에 그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옷을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자전거와 사람의 이야기를 디자인에 담는 것, 그게 라파의 매력이에요” 

 

직접 와서 본 한국은 어떤 나라인 것 같나요?

공항에서 내렸을 때부터 정리 정돈된 느낌이었어요. 입국심사부터 짐 찾을 때까지 일사천리였고요. 공항직원들도 친절하고, 라파코리아에서 마중까지 나와서 ‘내가 정말 환영받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호텔에서 지내면서 짬짬이 주변 거리를 둘러보았는데, 사람들이 센스 있고 패션 감각이 남다르게 보이더군요. 특히 가로수길 주변은 한국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느낌이어서 인상적이었어요.

 

입국한 뒤 매일 동호인들과 라이딩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곳을 라이딩했고, 동호인들과는 어떤 추억을 만들었나요?

어제는 여성 사이클리스트들과 한강을 중심으로 도시에서 라이딩을 했고, 오늘은 교외로 나갔었어요. 내일 저녁 출국하는데, 오전에도 라이딩을 할 생각이에요 – 티파니는 출국일인 19일 오전에도 서울의 인기 코스인 남산-북악을 라이딩했다고 –.

이곳에서의 라이딩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고 환상적이었어요.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이곳에 제 팬들이 있는 줄 몰랐거든요(웃음). 그런데 어제 여성 사이클리스트들과 함께 한 라이딩에 한 분이 저희 팀 유니폼을 똑같이 맞춰 입고 나온 거예요.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몰라요. 동호인들 라이딩 수준도 무척 높았고요. 기분 좋은 라이딩을 했어요.

오늘은 라파 엠버서더들과 교외(양수리, 벗고개, 정배리)로 라이딩을 나갔는데, 사이클리스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여유로웠더라면 더 멀리 라이딩을 갔을 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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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한국에 다시 와 동호인들과 라이딩을 하겠다는 티파니는 훗날 은퇴한 이후에도 라파와 한국에서의 인연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Photo: Rapha Korea

 

라파와는 이후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올해 초, 라파 코어라인 출시를 앞두고, 관련 스토리를 촬영한 적이 있어요. 기회가 주어지면 이 같은 컨텐츠를 또 만들 수도 있을 거예요. 가깝게는 이번 서울 방문 직후, 라파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싱가포르에서도 팬들을 만나고, 클럽 라이딩에 참여할 겁니다. 시즌 중에는 경기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팬들과 소통하는 이런 이벤트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에요. 물론 한국에도 다시 오고 싶어요. 그리고 훗날 선수를 은퇴한 이후에도 라파 그리고 한국과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랍니다.

■ 라파코리아 www.rapha.cc ☎(02)515-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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