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평창 홍보, 오지여행가 양희종, 이하늘

인터뷰자전거로 평창 홍보, 오지여행가 양희종, 이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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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성수, 사진 : 임성수, 양희종

이색 결혼식,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미국 하이킹 트리플 크라운. 두두부부로 알려진 양희종, 이하늘 부부를 뜻하는 수식어다. 두두부부는 두다리, 두바퀴로 여행하는 부부라는 의미로 두 사람은 여행을 하면서 이색적인 결혼식을 올렸고,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도 스스로 하고 있다. 특히 양희종 씨는 국내에서 2번째, 전 세계적으로 300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을 완주해 크리플 트라운을 달성한 장거리 트레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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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다스포츠가 두두부부의 안전한 동남아 여행과 앞으로 이어질 두 바퀴 여행을 위해 캐논데일 투어링 바이크와 펌프, 공구, 브룩스 헬멧 등 라이딩 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두부부는 1월 6일 산바다스포츠 후원으로 캐논데일 자전거를 타고 동남아시아 4개국 5000㎞ 거리의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 홍보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12월 28일 서울 압구정 위클에선 두두부부에게 캐논데일 자전거 후원 전달식이 열렸고, 그 곳에서 두두부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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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아내와 함께 시작한 파타고니아까지의 자전거 여정은 동남아 자전거 여행과 아내의 남은 트라플 크라운 달성 이후 다시 재개될 예정이라고.

트리플크라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미국에는 대표적인 3개의 장거리 트레일이 있어요. 멕시코-미국 국경에서 미국 서부를 따라 걷는 약 4300㎞의 PCT(Pacific Crest Trail), 멕시코-미국 국경에서 출발해 미국분수령을 따라 중서부를 걷는 5000㎞의 CDT(Continental Divide Trail), 마지막으로 미국 동부의 3500㎞의 AT(Appalachian Nationl Scenic Trail)입니다. 이 세 가지 트레일을 모두 종주하는 것을 하이킹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of Hiking)이라고 하며, 3개 트레일을 모두 완주한 사람을 두고 트리플 크라우너라고 합니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는 세계적인 인증은 없지만 미국 장거리 하이킹 협회(ALDHA-WEST, American Long Distance Hiking Association-WEST)를 통하면 트리플 크라운 명예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하늘 씨도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한다고요.

제가 CDT 절반을 걸었을 때 아내가 2주간 휴가를 내어 트레킹에 합류했습니다. 당시는 연인사이였는데, CDT를 걸으면서 아내에게 청혼을 했고,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인 휘트니 산 정상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후 아내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으나, 많은 고민을 뒤로하고 과감하게 회사를 정리해 남은 CDT를 함께 했습니다. 그 후로 AT도 함께 완주했습니다. 아내에겐 아직 CDT 절반과 PCT가 남았는데요. 아내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 걸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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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탐사대 선후배로 지냈던 두 사람은 CDT를 함께 걸으며 미국에서 가장 높은 휘트니 산 정상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은 AT에서 베일을 쓰고 다시 찍은 결혼식 사진.

자전거 여행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2010년 알래스카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름의 알래스카는 춥지 않아서 자전거여행하기 매우 좋은 날씨예요. 알래스카로 목적지를 정한 이유는 2008년 한국산악연맹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오지탐사대 활동 시 알래스카에 간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기억이 강렬해 알래스카를 시작으로 남미의 파타고니아까지 자전거 여행을 코스를 잡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래스카부터 파타고니아까지 여행하는데 1년이 걸린다는데, 저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절반 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PCT를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30살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직장을 다니면서 남들과 같은 인생을 지속해야할지, 변화를 줘야할지 말이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회사를 관두고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산티아고 순례길, 네팔 히말라야 등등 많은 곳을 찾아봤어요, 그러다가 TV에서 PCT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됐고, 저기라면 내 30년을 정리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선택은 긍정적으로 전달되어, 사회에 돌아오기 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한 일을 하자라는 생각에 여행을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PCT를 끝내고 나서 시애틀부터 멕시코 과달라하라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습니다. 과달라하라에 도착해서는 CDT를 시작했는데, 중반에 아내가 합류하면서 CDT를 함께 걸었습니다. 그 후 과달라하라로 돌아와 나머지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죠. 아내는 자전거가 없었기 때문에 과달라하라에서 자전거를 구입했고, 아내와 함께 멕시코 대부분을 함께 달렸습니다. 멕시코 칸쿤에 도착해서는 다시 AT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정식 트레킹 풀 코스 도전이자 저의 트리플 크라운 도전이었죠. 무사히 완주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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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T는 고산과 설원을 만날 수 있는 힘든 구간이었지만 두사람에게는 가장 의미있는 코스였다고.

콜라 후원으로 시작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동남아 자전거 여행도 준비중이라면서요.

원래 계획은 AT를 완주하고 나서 멕시코에 맡겨 두었던 자전거를 타고 중미와 남미 여행을 떠나려 했어요. 그런데 운이 좋게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제의를 받았고, 더불어서 다양한 인터뷰 일정이 생기면서 멕시코 행을 잠시 미루기로 했죠. 연말연시와 맞물려 비용의 문제도 있었고요. 대신 패럴림픽 홍보를 겸해 동남아 자전거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동남아로 여정을 잡은 이유는 아내와 제가 가보지 않은 곳을 선별하다보니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가 눈에 띄었고, 물리적으로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동남아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와닿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때마침 산바다스포츠에서 자전거 후원까지 받게 되어 동남아 자전거 여행이라는 테마가 정해졌습니다.

여행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지요.

한국에서 4년간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 당시 모은 돈으로 여행을 하고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소액 후원을 받고 있어요. 콜라를 좋아하는 저는 콜라 후원이라는 이름으로, 땅콩버터를 좋아하는 아내는 땅콩 후원이란 이름으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콜라와 땅콩을 사먹을 수 있는 금액인 1~2천원 후원인데요. 후원금으로 구입한 콜라에 평창을 알리는 글을 써서 붙여 트레일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전달하거나 트레일 매직(트레킹 시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먹을거리나 하이킹 장비를 트레일에 두고 가는 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콜라 후원 외에 금전적인 후원은 거의 받지 않는데요. 이유는 우리만의 여행을 하는 데 부담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후원을 받으면, 금전적인 여유가 있겠지만 그 순간부터 여행이 아닌 일이 될 수 있고, 그만큼 감수해야 할 것도 많을거라 생각했거든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우리 스스로 해나가자라는 취지가 있었기 때문에 생각했던 선까지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취지를 지키며 여행하려고 하고, 여행을 통해 경제적인 수단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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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금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쓰고 있다는 두두부부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를 위해 콜라 후원을 받는다고. 후원금으로 마련한 콜라에는  평창을 알리는 글귀를 적어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거나 트레일 매직을 실천하고 있다.

 

아내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오지탐사대 후배입니다. 아내는 2010년 오지탐사대원으로 활동했고 그 뒤로 8년간 친한 선후배 사이로 지냈어요. 그리고 2017년 CDT에서 아내에게 청혼했고. 지금은 혼인신고를 마친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앞으로의 모든 여행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길동무인 아내와 함께 할 것이며, 두발과 두바퀴로 전 세계 여행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하늘 씨, 회사를 관두고 여행을 나서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2주간의 트레킹 경험은 제겐 매우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신혼인데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고, 새로운 곳에 대한 도전과 여행에 대한 열정이 커졌습니다.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과 남편과 함께 할 앞으로가 기대됐기에 선택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8월부터 시작된 우리의 신혼여행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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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종 씨는 자신이 걸었던 길과 만났던 사람들의 사인을 텐트에 기록해가며 여행을 했다. 

텐트에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여행을 하면서 나만의 특별한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텐트에 내가 걷는 길을 표시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사인을 텐트에 흔적으로 두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시작된 것이 지금의 텐트가 됐고, 완주를 한 코스의 텐트는 기념비적으로 보관하고 있어요. 자전거에는 지도를 그릴 공간이 없어, 대신 지나는 마을의 특별한 표식이나 스티커를 프레임에 붙였습니다. 앞으로의 자전거 여행에서도 의미있는 표식과 스티커를 붙이려고 해요.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제 여행사진을 보면, 수염도, 머리도 길게 한 모습이 대부분인데요. 여행을 하면서 만든 멋이 아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쉽게 보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야생의 생활에서 야생 동물도 위험하지만, 만나는 사람들이 더 위험합니다. 동양인이라는 의식과 아내와 함께 있으니 더욱 얕잡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나름의 방편인거죠. 항상 신경을 곤두 세워 놓고 지냈어요. 그게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였죠. 그런 것들에 대해 조심해야한다는 생각이 가장 컷습니다. 제가 여행 미국, 멕시코, 과테말라 등등 여행객들에게 안전한 지역은 아니죠. 우리가 여행하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위험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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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부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배치와 스티커를 길에서 만난 하이커들에게 전달하며 평창을 홍보했다. 

두두가족 여행도 꿈꾸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3월 패럴림픽에 맞춰 결혼식을 대신해 두두부부 전시회를 생각중입니다. 3월 말에서 4월 초로 계획 중이며, 4월 11일 아내가 걷지 못한 PCT와 CDT 절반 구간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부부 트리플 크라운이 되겠네요. 그 이후로 파타고니아까지 자전거 여행을 이을 예정입니다. 파타고니아의 여행을 마치면 자전거를 주 이동수단으로 삼은 여행을 할 계획입니다. 걸어야 하는 구간을 만난다면 당연히 아내와 손을 잡고 함께 걸어야죠.

여행의 종착은 언제쯤일까요.

3년 안에 세계 여행을 마무리 짓고 싶어요. 물론 지금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기에 그 기간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아내와 저 모두 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2세를 위해 3년으로 기간을 잡았구요. 아이를 낳는다면, 조금 컷을 때 다시 아이와 함께 다시 여행을 떠나볼 생각도 있습니다. 두두가족으로 말이죠. 만약 우리부부가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면 아마도 돌아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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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마치면 두두부부의 앞으로 여행은 대부분 자전거로 이어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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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와 트레일을 걷는 것이 신혼여행이라는 두두부부는 3년 안에 세계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며. 아이가 생기면 아이와 함께 두두가족의 여행도 꿈꾼다고 말한다.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랍니다. 내가 현재 행복한 일을 하는 것, 그것이 트레킹이든 자전거 여행이든 짧은 여행이든 간에 정말 원하는 것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여행을 하면서 내가 원했던 것 이상의 무엇을 더 붙인다면, 그 때부턴 여행은 일이 되어 버립니다. 나의 여행이기보다는 여행의 의미를 해치는 것이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여행을 하면서 하루의 행복을 느낄 수 있길 바래요. 오늘 행복하면 내일이 행복하고, 매일매일 행복하면 일년이 행복하고, 그 행복은 평생으로 이어질 겁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여행의 참된 의미가 아닐까요.

■ 두두부부 홈페이지, 페이스북유튜브

■ ㈜산바다스포츠 www.sanbadasports.co.kr ☎(02)555-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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