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사이 – 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이벤트천국과 지옥 사이 - 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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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용윤 / 사진 한동옥 , 신용윤 /동영상 고제혁

네오플라이가 개최하고 전북 무주군 등이 후원한 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가 지난 8월 19일, 화려한 개막과 함께 성료되었다. 대회개최 발표직후부터 로드바이크동호인들 사이에서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7개의 험난한 고개를 넘어 총거리 130㎞를 달려야 하는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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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의 코스, 계속되는 힐클라임, 산정으로의 골인 등 대회전부터 동호인들 사이에 많은 이슈가 되었던 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가 지난 8월 19일, 250여명의 사이클리스트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고 폐막했다.

행정구역상으로 보면 전북 무주를 출발,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를 경유 다시 무주로 돌아오는 코스이며 넘어야 하는 고개는 용화재, 도마령, 우두령, 마산령, 부항령, 오두재. 그리고 무주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적상산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 7개 고개의 연장등반고도는 총 3425m로 국내대회 사상 최대의 난코스를 자랑한다.

이번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250여명의 로드바이크 동호인들이 참가했으며 상당한 난코스를 자랑하기 때문에 결승 순위를 가리는 ‘경기(競技)’가 아니라 완주에 의의를 두는 마라톤형 비경쟁 대회를 표방했다. 단, 완주시간이 7시간36분 이내여야 완주기록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대한민국 자전거대회 형식을 혁파하다

대회당일 무주등나무운동장은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이었다. 예정된 대회출발시간은 아침 7시 30분.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대회인 만큼 주말을 맞아 전날부터 미리 무주를 찾은 참가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새벽길을 달려 무주에 당도했고, 오전 6시부터 배부한 참가번호는 애초 출발시각인 7시 30분을 훌쩍 넘겨서야 발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출발시각을 20분 늦춰 7시 50분에 출발했다.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끝없이 고개를 올라야하는 점과 산정에 골인하는 국내 첫 대회라는 것이 대회 전부터 동호인들 사이에 이슈였다. 그런데 실제 대회의 식전행사도 파격이다.

출전자들을 줄 세우고 단상에서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훈화 말씀하는 듯이 보이는 뭇 대회 같은 모습은 없었다. 참가자들은 그저 출발선에 도열해 출발준비를 했고 주최자인 네오플라이 박재형 사장과 후원지자체장인 홍낙표 무주군수가 마이크를 들고 출발선 앞으로 나와 간단히 출전자들을 격려한 것이 사전행사의 전부다.

다른 대회와의 다른 점은 출전자들이 지나는 코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등나무운동장을 출발한 출전자들은 복잡한 도심지와 공사구간을 빠져나가기까지 약 3.3㎞를 대한사이클연맹 모터사이클 심판들의 통제를 받으며 플라잉스타트 했다. 그리고 에스코트 모터사이클이 대회행렬을 오픈하자 그 이후 코스는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아주 깨끗한 상태였다.

길가에 흔한 불법주차도 없었고, 긴 자전거행렬에 폭언을 하는 차량운전자도 없었다. 간간히 마을에서 나오는 차량이 있었지만 무리한 추월이나 난폭운전을 하지 않았다. 아무 불평 없이 자전거 행렬을 따라가다가 에스코트 모터사이클의 안내에 따라 출전자들을 추월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야말로 자전거대회의 청정코스를 보여주는 아주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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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당일 도마령 중턱에서 대회코스를 내려다 본 모습. 대회 코스인 도로상에는 자전거를 탄 참가자와 에스코트하는 차량만 있을 뿐 불법주차나 적재물이 없다.

코스가 유난히 차량통행이 드문 것도 이유였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기자가 오두재에서 만난 마을주민들에 의하면 대회 며칠 전부터 군청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각 마을을 찾아다니며 대회가 있음을 마을이장들에게 주지시키고 코스 내 주차와 불법적재를 자재할 것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전해준 마을주민들은 한 가족으로 밭일을 하러나왔음에도 자전거가 지나가자 잠시 일손을 멈추고 출전자를 응원하며 새참을 먹는 등 유럽에서나 목격할 만한 아주 여유롭고 높은 수준의 관전매너까지 갖추고 있었다.

예상외의 복병! “적상산은 분명 지옥이다”

청정한 자연환경이자 청정코스인 덕분에 코스를 달리는 출전자들의 분위기는 흥겹다 못해 아주 뜨거웠다. 대회자체는 비경쟁을 표방했지만 출전자들에게 이런 말은 그저 표어에 지나지 않았다. 주최 측 또한 출전자들의 과열경쟁을 의식해 “완주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으나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세 명을 시상하는 관례는 그대로 유지하는 등 경기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자칫 지루하게 늘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회는 시작부터 열띤 레이스가 펼쳐졌다.

초반 대열을 깨고 뛰쳐나온 것은 최진용이었다. 최진용은 경북체육회소속의 현역 사이클 선수이자 지금까지 산악자전거 국가대표를 십 수차례 지낸 엘리트다. 대부분의 동호인대회라면 엘리트 선수나 선수출신을 일정기간 배제시키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비경쟁과 완주를 의의로 표방하는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현역선수의 출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진용 뿐만 아니라 경북체육회 소속 사이클 선수이자 올림픽대표였던 박선호도 출전해 눈길을 끌었으며 BMW-스페셜라이즈드의 박창민도 일반 동호인들과 함께 모두 한 그룹으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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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은 참가자 대열을 통제하는 모터사이클이 대열을 오픈하자마자 행렬을 박차고 나갔다. 초반 그 뒤를 바짝 뒤쫓는 사람도 있었지만 첫 고개인 용화재에서 모두 따돌리고 혼자만의 싸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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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의 뒤에는 행복라이더 이형모와 BMW-스페셜라이즈드의 박창민이 이끈 10여명의 추적조가 형성되었으나 도마령을 만나면서 그 수는 점차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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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령 8부 능선에 이르자 최진용을 뒤쫓는 라이더는 박창민과 이형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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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은 놀랍게도 11시 8분경 오두재 초입에 모습을 나타냈다. 출발 후 3시간 18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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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재는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코스에서 6번째 고개이며 가장 가파른 경사도를 자랑한다. 국지적인 경사도가 20%이상인 곳도 나타나며 공사구간으로 노면이 불량한 곳도 있어 이곳을 오르는 라이더들을 괴롭혔다.

최진용은 출발 전 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대표인 박선호는 트랙선수이기 때문에 고개가 많은 이런 코스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페이스 안배에 신경을 써서 마지막 적상산에서 하얗게 불태우겠다”고 출발 전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막상 출전자대열이 오픈되자 작정한 듯 집단을 박차고 나왔다. 이에 집단에서 한두 명이 최진용을 따라갔지만 그는 첫 고개인 용화재에서 모두 따돌리고 독주를 시작했다.

두 번째 고개인 도마령이 시작되자 행복라이더 이형모와 박창민이 포함된 십여 명의 추적그룹이 그를 뒤 쫒았다. 취재진이 차를 타고 코스를 앞질러 오두재에 초입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0시 50분경. 놀랍게도 최진용은 20분도 채지나지 않은 11시 8분경 오두재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한 번 놀란 건 도마령에서 3㎞이상 뒤에서 최진용을 쫒던 추적그룹의 이형모가 그를 바짝 따르고 있었던 것. 그리고 약 1분 뒤 박창민이 그들을 뒤따랐다. 그리고 이 순위는 결승선까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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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가자들은 자전거로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내려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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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경사로 사람들을 괴롭히던 오두재도 정상에 가까워지며 주변의 풍광만큼은 일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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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재와 적상산에는 오후 한 때 소나기가 내렸다. 하지만 고개를 오르는 참가자들에게는 열기를 식힐 수 있어 오히려 반가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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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마지막 보급지인 오두재 보급소. 오두재를 오른 사람들은 가장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는 생각에 정신적인 무장을 해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완주를 한 라이더들은 대부분 결승선으로 가는 적상산이 가장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12시 26분, 최진용은 4시간36분57초만에 첫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완주했다. 대회를 마친 최진용은 “출발 전 인터뷰에서 말한 것과는 달리 체력안배에 치중하지 못하고 오버페이스했다. 후반부 오두재에서 너무 많은 힘을 써서 적상산을 오를 때는 정말 괴로워서 순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체력이 거의 고갈된 상태였다. 하지만 평소 훈련거리가 130㎞내외기 때문에 완주에 성공한 것 같다. 완주해서 진심으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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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은 오후 12시 26분 4시간36분57초만에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완주했다. 완주시간을 5시간 이상으로 예상한 주최 측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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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의 사이클링 컴퓨터에는 총거리 130㎞, 완주시간 4시간37분, 평균속도 시속28.2㎞로 기록되어 주최 측 발표치와 비교해도 별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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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완주자는 이형모. 그는 4시간46분에 골인 최진용과 거의 10분이라는 큰 격차로 들어왔지만 표정은 해맑고 아주 여유로워서 체력안배에서는 1등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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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동호인인 김묘진 씨는 6시간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여성 라이더 중 가장 먼저 완주를 했다.

적상산의 괴로움을 토로한 사람은 비단 최진용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가장 경사도가 가파른 오두재를 염두에 두고 체력안배를 하다 보니 오두재를 오르면 정신적으로 무장해제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두재 보급소 취재 중 만난 동호인은 “이제 적상산 입구까지는 내리막이지? 다 왔네. 적상산 오르는 건 온 거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잖아”하며 긴장을 푸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그렇게 체력을 고갈하고 올라온 오두재에서 결승선까지는 40㎞이상 더 달려야한다. 더구나 적상산 진입로에서 정상까지는 약 10㎞. 모든 코너가 헤어핀인 적상산은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루하고 정신적인 압박이 심한 막판복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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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오버페이스를 해서 체력안배에는 실패했습니다. 오두재에서 너무 많은 힘을 써서 적상산을 오를 때는 정말 괴로웠어요. 순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훈련한다는 마음으로 라이딩에 집중했습니다. 거의 체력이 고갈된 상태로 들어왔지만 완주해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1년에 딱 한 번이라도··· 내년에도 열렸으면”

대회가 끝나자마자 인터넷은 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의 참가후기와 소감으로 다시 떠들썩했다. 출전자들은 “적상산은 진정 지옥이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다시 개최해 달라”,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다녀 온 소감? 그런 코스는 1년에 딱 한 번이면 족하다. 그러니 내년에도 다시 열어주세요”, “참가비용이 비싸다는 생각이었는데 참가비가 아깝지 않은 명품코스다” 등 대부분이 힘들었지만 다시 참가하고 싶다는 평이다. 또한 대회주관단체가 없었음에도 아주 성공적으로 데뷔한 대회라는 것이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참가하고 바라 본 사람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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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부터 이강춘 무주군의회의장, 홍낙표 무주군수, 주강식 무주경찰서장. 홍낙표 무주군수는 완주 상위자 시상식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완주자들을 격려했다. 남자 상위자인 최진용, 이형모, 박창민과의 기념촬영.

이제 첫 회인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수 년 간, 로드바이크 인구는 꾸준히 늘며 대회수요도 증가했다. 2007년 생긴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경기는 이런 욕구에 기름을 부었다. 처음엔 다수의 동호인들이 자신들의 주력을 발산할 무대가 생긴 것이라 기뻐했지만 스테이지 레이스인 투르 드 코리아를 전 구간 마칠 수 있는 여건의 동호인들은 아주 제한적이다. 그리고 점차 개방을 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이 배제된 경기이며 사전 테스트로 실력을 증명해야하고 팀도 구성해야 한다. 결국 개인이 혼자 준비하기란 불가능한 대회인 것이다. 고로 바쁜 직장생활에 야간라이딩과 주말라이딩이 전부인 샐러리맨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 따라서 동호인들은 혼자 출전할 수 있는 하루짜리 대회에 목말라했다. 이전부터 힐클라임대회가 있었고 최근 몇몇 원데이레이스가 생겼지만 흥행성을 고려하다 보니 경기부문이 늘어나고 각 부문의 순위판정에 급급한 나머지 경기거리는 짧고 대회품질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제 첫 삽을 뜬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의 성공요인은 바로 이런 수요의 가려운 곳을 잘 긁었다는 것이다. 혼자 참가할 수도 있고 주말 하루만 시간을 내면 된다. 경기력이 차이나도 상관없으며, 남녀노소, 선수와 비선수 구분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오직 한 가지 조건은 제한시간 안에만 들어오라는 것. 설사 제한시간에 들어오지 못하면 어떤가. 코스의 풍광은 대회가 아니라도 한 번쯤 함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라이딩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며 만나는 사람들은 자전거 타는 이를 선입견 없이 반겨주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이 정도면 로드바이크 뿐만 아니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지상낙원인 환경이고 대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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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250여명이 참가해 약 200명이 완주했다. 그 중 제한 시간인 7시간 36분 안에 완주한 사람은 180명 정도로 추정한다. 정확한 완주명단과 기록은 가까운 시일에 네오플라이에서 발표할 예정.

상생하는 자전거 대회·문화의 분수령 됐으면

이번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효과’라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 가지 현상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가 장르를 뛰어넘는 사전답사다. 말이 답사지 대회코스를 투어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출전을 희망하는 사람은 자신이 완주할 수 있을 정도인지 가늠하려는 소극적인 차원에서도 투어를 해본다. 그리고 대회 때 참가가 어려운 사람은 그 나름대로 아쉬운 마음에서 투어를 했다. 실제로 인터넷 게시판과 SNS, 블로그 등을 살펴보면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개최가 발표된 이후 로드바이크 동호인을 비롯해 다른 장르의 자전거동호인들까지 이번 대회의 코스를 다녀간 후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대회가 열리는 지자체에도 2차적인 소비활동이 일어나는 등 아주 긍정적인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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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 부품의 배급사인 나눅스네트웍스는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중 참가자들을 따라 코스를 돌며 이동정비서비스를 제공했다.

두 번째는 주최자와 지자체가 스스로 대회를 주관했다는 것. 대부분의 대회는 주최자와 후원사는 손님처럼 물러나있고 주관사가 모든 대회업무를 소화한다. 그러나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주최자와 후원지자체 모두 함께 대회를 홍보하고 대회 주관업무에 힘썼다. 주최자는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수차례 코스를 답사해 필요사항을 파악했으며 스스로 대회 프로그램을 작성했다.

지역을 잘 아는 유치지자체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대회 사실을 사전홍보 하고 대회 당일에는 차량으로 에스코트도 했다. 경찰들은 자신의 관할구역 내에서 만큼 교통과 안전에 힘썼으며 후미차량에도 경찰공무원이 탑승해 유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전문적인 대회단체처럼 능숙하지 않지만 그 효율만큼은 아주 높았다.

세 번째는 실질적인 대회집행이다. 대부분의 대회유치단체는 주관료와 사업비 등의 예산을 세우고 많은 인원을 동원해 인건비를 쓰며 별도의 대회시설까지 지출한다. 이런 사업비는 참가자들의 참가비를 포함하며 작게는 2천만원에서 크게는 1억원이 넘는 대회도 있다.

대부분의 대회는 흥행을 감안해서 참가비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최근 대회들은 3만원 안팎으로 참가비가 책정되는데 이 참가비의 대부분이 다시 참가자들에게 환원된다. 보험료, 안내인쇄물, 배번호, 기념품, 식비 등이며 경품과 대회기념품에 따라서는 참가비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참가비가 아깝지 않고 퍼주는 대회라는 이미지를 얻으려면 경품, 대회시설, 인건비, 주관료 등은 주최자의 사업비 출연이 불가피하다. 또한 이런 경우 사업비는 참가자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이 중 대회시설을 제외한 많은 지출부분이 경품과 기념품, 기타 인건비이다. 결국 이런 사업비 출연에 비해 주최지나 주최자가 얻는 것이 적어지면 대회는 다시 개최되지 않는다.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참가비 5만원으로 참가자 자신에게 일어나는 실질적인 소비부분을 각자에게 상당부분 부담시켰지만 참가자를 선착순 300명으로 제한함과 동시에 흥행을 노린 경품남발을 일체 하지 않았고 고가의 대회시설도 하지 않았다. 코스 내 보급관리와 기념품 등은 주어진 예산에 맞추었으며 인건비가 없어 부족한 인원은 후원지자체와 협의해 대체인력을 수급했고 일부 동호인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대회품질을 높였다. 형식적으로 상위자를 시상했지만 별도의 상금이나 상패는 없었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특산품이 시상품의 전부였던 점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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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회와 달리 참가자들은 보급소의 스탭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여유도 보인다. 보급소를 포함한 대회스탭들은 주최측과 동호인 자원봉사자, 유치지자체인 무주군 공무원들이 맡았다. 아울러 참가자 에스코트 차량과 안전요원은 무주군 경찰들이 직접 운영하고 참여했다.

기타 긍정적인 사항도 있지만 이 세 가지만 보더라도 대회를 치르게 되는 지자체와 주최자, 참가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대회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다. 아무쪼록 참가했던 동호인들의 바람처럼 내년, 그 후년에도 길이 이어지는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다른 유치단체와 경기단체도 이번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를 벤치마킹해서 대회수요자가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네오플라이 www.neofly.co.kr ☎(02)42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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