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월드챔피언십, 스위스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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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8일 토요일, 오스트리아 살펠덴에서 2012 UCI 마운틴바이크 & 트라이얼 챔피언십의 크로스컨트리(XCO) 경기가 개최되었다. 월드컵 시리즈와 올림픽 이후 누가 레인보우 저지의 주인공이 되느냐에 전 세계 산악자전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월드컵 시리즈는 니노 슈르터(Nino Schurter 스위스, 스캇 스위스파워)가 새로운 규격인 27.5인치 휠셋을 단 자전거를 타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고, 런던 올림픽에서는 무적처럼 보이던 니노 슈르터를 야로슬라프 쿨하비(Jaroslav Kulhavy 체코, 스페셜라이즈드 팩토리팀)가 29인치 풀 서스펜션 자전거를 무기로 골인 직전 코너에서 니노 슈르터의 안쪽으로 파고들어 추월하는데 성공, 단 1초 차이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제 남은 무대는 레인보우 저지를 두고 싸우는 세계선수권 경기. 선수들은 평소 활동하던 레이싱 팀이 아닌, 국가대표 저지를 입고 나라를 대표해 경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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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니노 슈르터의 역주. 바로 뒤 파란 저지를 입은 선수가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의 마르코 아우렐리오 폰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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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 슈르터는 27.5인치 휠을 쓴 자전거로 세계챔피언에 오른 첫 번째 선수가 되었다. 
 
 4.5㎞의 코스를 8랩 달리는 남자 엘리트 XCO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니노 슈르터와 마르코 아우렐리오 폰타나(이탈리아) 그리고 파비안 기거(스위스)의 구도로 이뤄졌다. 4위부터의 갭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 세 선수는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선두경쟁을 했고, 두 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소장하고 있는 베테랑 줄리안 압살론(프랑스) 두 번째 그룹에서 선두 선수들을 추격했다. 세 선수의 경쟁은 5랩까지 팽팽하게 이어졌다. 각 랩을 12분 내외의 기록으로 달렸는데, 매 랩을 지날 때마다 서로 순위가 바뀌었지만 기록 차이는 1초 이내로 레이스 리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마치 세 선수의 경쟁이 골인 직전까지 이어지고 결승선 직전에서 스프린트로 승부가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 순간, 세 선수가 이루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시트포스트가 부러지고도 역주를 해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마르코 아우렐리오 폰타나의 레인보우 저지에 대한 갈망이 지나쳤던 것일까. 6랩을 통과하는 지점에서 마르코 아우렐리오 폰타나는 니노 슈르터가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것을 봐야만 했다. 폰타나의 체력 배분 실패로 이후 계속 뒤쳐져 갔고, 파비안 기거 또한 6위로 순위가 떨어져 있었다. 
 폰타나의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무렵, 또 다른 스위스 레이서들이 이빨을 드러냈다. 바로 루카스 플뤼키거와 마티아스 플뤼키거 형제. 이들은 압살론과 함께 세 명의 선두 그립을 꾸준히 쫓았고 2랩을 남긴 지점에서는 폰타나를 완전히 추월해,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스위스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플뤼키거 형제의 추격에 큰 기대를 한 팬도 있겠지만, 이날 서킷을 지배한 것은 초반부터 골인까지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공격한 니노 슈르터였다. 그는 1시간40분5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골인 전부터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이었다. 29초 후 루카스 플뤼키거가 골인했고, 마티아스 플뤼키거는 니노 슈르터보다 51초 늦은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시상대를 스위스 선수들이 점령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꾸준히 추격하며 랩타임을 줄여가던 줄리안 압살론은 마티아스와 겨우 13초 차이였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야로슬라프 쿨하비는 첫 랩부터 10위 안에 들지 못했고 결국 13위로 경기를 마치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운힐 경기에서 스티브 피트가 20번째의 세계선수권 참가를 기록한데 이어,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는 스위스의 크리스토프 사우저(Christoph Sauser)가 20번째 참가를 기록했다. 사우저는 16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리나라의 나상훈은 70위를 기록했다.  
 니노 슈르터는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레인보우 저지를 입고 벅찬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런던 올림픽의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오늘 멋진 복수를 해냈거든요. 스타트부터 결승점을 통과할 때까지 모든 것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레이스였어요. 플뤼키거 형제도 놀라운 성과를 거뒀고요. 그들의 장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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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 슈르터가 2012년 세계챔피언 자리를 확정지으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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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를 점령한 스위스 선수들. 은메달과 동메달은 치밀한 전략을 펼친 플뤼키거 형제의 차지였다. 
 여자 경기는 남자 경기에 앞서 진행됐다. 여자 엘리트 경기의 주인공은 줄리 브레쎄(Julie Bresset 프랑스)였는데, 그녀는 런던 올림픽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올림픽 금메달과 레인보우 저지를 한 해에 획득한 줄리 브레쎄에게 2012년은 인생 최고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2위는 놀랍게도 군 리타 달레(Gunn Rita Dahle 노르웨이, 멀티밴 메리다)였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무려 7장의 레인보우 저지를 옷장에 보관하고 있는 크로스컨트리의 여왕에게도 나이는 피해갈 수 없는 장벽처럼 여겨졌다. 39세, 1973년생인 군 리타 달레가 16살이나 어린 줄리 브레쎄에 이어 골인한 것. 군 리타 달레는 골인 직후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난 이제 나이 먹었다니까요!” 결승점 통과 직후 활짝 웃으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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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엘리트 XCO 경기 세계챔피언이 된 줄리 브레쎄의 질주.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올해 23세로 장래가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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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은메달리스트 군 리타 달레, 금메달리스 줄리 브레쎄, 조지아 굴드. 군 리타 달레는 39세의 나이로 시상대에 올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크로스컨트리 여왕의 시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랄프 내프, 최초의 XCE 세계챔피언 등극!

9월 9일 일요일에는 560m의 단거리 트랙에서 XCE 경기가 열렸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XCE는 크로스컨트리 엘리미네이터(Cross Country Eliminator)의 약자로 크로스컨트리 자전거로 펼치는 4크로스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은 4X와 달리 오르막도 있다는 것. 이번 세계선수권 경기에 처음 도입된 XCE의 승자로 기록된 선수는 랄프 내프(Ralph Naef 스위스, 멀티밴 메리다)였다. 그는 꾸준히 승리를 거듭하며 결승에 진출했고, 미하 해즐러(슬로베니아)와 다니엘 페데스피엘(호주)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테크닉을 겸비한 단거리 스프린트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여자 경기에서는 알렉산드라 엔겐(스웨덴)이 최초의 여자 엘리트 XCE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재미있는 것은 크로스컨트리(XCO)와 상위권 선수들이 XCE에서도 상위권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XCO 세계챔피언인 니노 슈르터는 32강 진출에 실패했고, 4X 여자 세계챔피언 안네케 비어튼도 16강에서 탈락했다. 
 최초의 XCE 세계챔피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게 된 랄프 내프는 “내가 최초의 엘리미네이터 경기의 챔피언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런던 올림픽의 결과가 실망스러웠는데, 이렇게 금메달로 시즌을 마무리하니 정말 기쁘군요”라며 자신이 펼친 퍼포먼스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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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내프가 세계선수권에 처음 도입된 XCE 경기에서 우승하는 순간. 개인적으로 그리고 산악자전거 역사에 있어서 오래 기억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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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중앙에 선 랄프 내프. 오랜 염원이던 레인보우 저지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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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E 여자 챔피언이 결정되는 순간. 스웨덴의 엘렉산드라 엔겐이 첫 XCE 여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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