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한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이하 MCT) 열기가 뜨겁다. 지난 3월, 1차 투어를 시작으로 어느 덧 대회 중반기에 들어선 MCT는 5월 20일 경북 영주시에서 제 4차 MCT 영주투어를 열었다. 대한자전거연맹이 주최/주관하고 영주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 NSR, 시마노에서 후원한 이번 MCT 영주투어는 스페셜 221명, DMZ 233명이 출전해 경쟁했다.
4차 MCT 영주투어가 경북 영주시 영주댐 일원에서 열렸다.
12.8㎞의 만만하지 않은 순환코스
영주투어 코스는 많은 동호인들에게 일명 ‘빡센’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고도차가 심하거나 거리가 긴 언덕이 없어 사뭇 쉬워 보이지만, 쉴 새 없이 낮은 언덕은 끊임없는 체력소모를 불러일으킨다. 더군다나 이 코스를 스페셜은 5주회+11㎞(총 72㎞), DMZ는 4주회+11㎞(총 62.2㎞)를 달려야하니 결코 만만하지 않는 코스다. 유일하게 가장 긴 다운힐은 피니시 지점에서 출발지까지 이어지는 영주댐 진입로였다. 5주회 이후로 이 구간은 배재되지만, 터널과 긴 다운힐로 잠깐이나마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오아시스 구간이었다.
출발선을 시작해 5.4㎞에 이르는 문평로와 평은로는 왕복 2차선 도로로 이뤄져있었다.
강동2교를 지나 평은로371번길과 송리원로 4.7㎞ 구간은 자동차 1대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교통로였다.
출발선을 떠나 문평로와 평은로로 이뤄지는 5.4㎞까지는 왕복 2차선에 자전거도로까지 잘 갖춰진 길이다. 하지만 강동2교를 시작으로 평은로371번길과 송리원로 4.7㎞는 자동차 1대만 지날 수 있는 좁은 교통로였으며, 낮은 언덕과 급커브 구간이 포진한 코스였다. 그리고 마지막 피니시 지점과 영주댐으로 가는 문평로 2.7㎞는 2차선 자동차도로로 구성됐다.
영주코스만의 특성으로 스페셜, DMZ 구분 없이 1주회를 돌 때마다 그룹은 여러 개로 흩어졌다. 또한 초반 브레이크 어웨이 그룹은 강동 2교를 지나면서 그룹에 흡수되기를 반복했다.
레이싱 도 중 갑자기 나타나는 급커브 구간으로 그룹은 조각조각 흩어졌다. 또한 어택에 나섰던 선수들은 팰러톤과 큰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코너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팀 프로사이클 바이클로 & 신영의 김병준이 강동 2교를 지나 어택을 시도했지만 얼마가지 못해 그룹에 흡수됐다.
견고한 안창진의 벽
스페셜 리그는 오전 9시에 시작됐다. 경기초반 팀 프로사이클 바이클로 & 신영의 김병준이 어택을 시도했으나 얼마가지 못해 팰러톤에 흡수됐다. 옐로저지인 안창진(캐논데일 탑스피드 R)은 팰러톤 중간에 섞여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 뒤로 캐논데일 탑스피드 박종일과 와츠 레이싱 팀의 다니엘이 선두로 나와 브레이크 어웨이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결승 주회에 들어서면서 팀 메리다 레이싱의 전재덕이 박종일을 추월해 선두로 나섰다. 그 뒤로 팰러톤 중간에서 추이를 지켜보던 안창진이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나주투어에서 우승했던 팀 로치포드(Tim Rochford, 와츠 레이싱 팀)는 팰러톤에서 발톱을 숨긴 채 흐름을 따라갔다.
스페셜 경기에는 총 221명이 출전했다.
경기 초반 안창진은 팰러톤에 속해 경기 흐름을 파악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중반에 들어서면서 어택을 시도하는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얼마가지 못해 팰러톤에 흡수됐다. 영주 코스 특성상 낮은 언덕이 많고 좁은 도로로 이루어져 있어 경기 대열은 선두그룹과 중간, 하위그룹으로 산산히 나뉘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작은 소그룹으로 달리는 선수들도 많았다.
결승주회에 들어서면서 팀 메리다 레이싱의 전재덕이 선두로 나섰다. 그 뒤로 박종일(캐논데일 탑스피드 R)과 안창진이 빠르게 추격했다. 박종일은 안창진을 결승주회 내내 이끌면서 도움선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은 종반까지 계속 이어졌다. 초반 선두로 나섰던 레드싸이클링-스캇은 3주회부터 와츠 레이싱 팀과 위아위스 세븐힐즈, 치폴리니 허슬린, 팀 프로사이클 바이클로 & 신영 뒤로 밀려났다.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았던 위아위스 세븐힐즈와 와츠 레이싱 팀은 종반에 들어서 치폴리니 허슬린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결승선 전방 70m 앞에서부터 스프린트가 시작됐다. 급격한 코너와 오르막에 위치한 결승선 때문이었는데,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최대한 체력을 비축한 전략이었다. 40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마지막 스프린트를 시작했는데 그 선두에는 안창진과 팀 로치포드가 자리했다.
안창진과 팀 로치포드의 대결은 안창진의 승리로 끝이 났다. 안창진은 팀 로치포드와 0.1초차로 우승했다.
결승주로에 들어선 그룹은 결승선 70여 미터를 남겨두고 마지막 스프린트를 하기 시작했다. 결승지점이 오르막에 위치해 선수들 눈치싸움이 결승선까지 이어진 결과였다. 40여 명으로 이뤄진 선두그룹은 왕복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며 역주했고, 안창진과 선두 그룹내에서 발톱을 숨겼던 팀 로치포드가 어느새 맨 앞으로 나서며, 마지막 전력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안창진과 팀 로치포드는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은 안창진에게 돌아갔다. 안창진은 로치포드보다 0.1초 먼저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로치포드는 지난해 영주투어에 이어 올해도 2위에 머물렀다. 로치포드에겐 영주는 쓰라린 추억의 장소가 됐다.
안창진은 이번 구간우승으로 나머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종합 2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한편 팀 로치포드는 지난해 영주투어에서 아쉽게 2위를 한 만큼, 올해 만회한다는 각오로 출전했지만 결국 2위에 머물러 2년 연속 고배를 마셔야했다.
옐로저지를 수성한 안창진을 응원하러 온 여자친구와 함께.
안창진(캐논데일 탑스피드 R)은 영주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MCT 1위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 이미 나주투어에서 총 1300점으로 2위와 500점 이상 격차를 벌렸던 안창진은 이번 영주투어 우승으로 총 1800점의 안정권이 되어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시즌 랭킹 2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랭킹 2위인 팀 로치포드는 1080점이며, 그 뒤를 팀 위아위스 세븐힐즈의 도현규(805점)가 추격하고 있다.
CW는 최소연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핑크저지를 탈환하지는 못했다.
카테고리 리더에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CW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소연(캐논데일 탑스피드 F)은 영주투어에서 구간 우승을 차지했으나, 큰 점수를 얻지 못해 핑크저지 탈환에 실패했다. 핑크저지 최미주(CUBE 용산레이싱)의 종합 점수는 83점으로 최소연과 1점차로 앞서고 있다. 다음 차 양양투어 관전 포인트가 하나 늘었다.
팀 랭킹은 팀 위아위스 세븐힐즈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팀 랭킹은 팀 위아위스 세븐힐즈가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나주대회에서 5위였던 치폴리니 허슬린은 2위였던 캐논데일 탑스피드 R과 1점 차이로 단숨에 2위 자리에 올랐다. 그 뒤를 팀 프로사이클 바이클로 & 신영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팀 Canyon-LSR은 4위와 점수차가 벌어지며 5위에 랭크됐다.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커트라인인 20위는 3개 팀이 접전 중이다. HERMANOS가 66점으로 19위를 차지했으며, 팀 스피욱 레보스타와 Storm Riders가 65점 동점으로 20, 2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7위인 마넬로_엔듀라와 21위의 점수차는 단 3점. 15위 스위프트 레이싱 팀과 점수차는 10점이 채 안되기 때문에 마지막 금산투어까지 스페셜 출전 티켓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DMZ, 김남형의 독주
DMZ 리그는 12시 20분에 출발했다. DMZ 리그가 출발한 뒤 본부석에서 스페셜 리그 시상식이 진행됐는데 시상식이 마무리 됐을 때 이미 2주회를 통과한 뒤였다.
12시20분 DMZ 리그가 출발했다. DMZ 리그에 참가한 선수는 총 233명이었다.
스페셜 시상식이 마무리될 때 DMZ 리그는 이미 2주회를 넘어서고 있었다. 중반 선두는 레드저지의 윤중헌(팀 트렉-화신)이었다.
윤중헌 뒤로 트랙-화신의 김진선과 팀 하이드러스의 장선균이 팰러톤을 이탈해 선두 그룹을 형성했으나, 얼마 가지 못해 팰러톤에 흡수됐다.
4주회에 들어서면서 김남형(BRAVE CYCLING)이 브레이크어웨이에 성공해 팰러톤과 거리를 벌려나갔다.
팰러톤 중앙에 숨어있던 이형모(팀 아리랑, 중앙 ARR 저지)는 4주회 후반에 팰러톤을 이탈해 김남형을 추격했다.
중반 선두는 레드저지 주인공인 트렉 화신의 윤중헌이였다. 그 뒤로 트랙 화신의 김진선과 장성균(TEAM HYDRUS)이 선두 그룹을 이뤘다. 하지만 이내 선두그룹은 팰러톤에 흡수됐다. 4주회에 들어서면서 김남형(BRAVE CYCLING)이 브레이크어웨이에 성공했다. 김남형은 팰러톤과 큰 차이로 앞서 나갔다. 한편 팰러톤에 숨어 체력을 비축했던 이형모(팀 아리랑)가 결승주회에 들어서면서 어택을 시도해 팰러톤을 이탈했다. 김경헌(CUBE DMZ 용산레이싱) 역시 이형모를 뒤따라 달려나갔다. 이형모는 김남형을 잡기위해 역주했지만 이미 큰 격차로 벌어진 거리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강동 2교를 지나 송리원로에 들어서면서 김남형은 더 큰 거리차를 벌리며 우승을 확정지었고, 이형모 역시 김경헌과 거리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김경헌은 이형모와 30초 이상 뒤처졌다. 그 뒤로 방지헌(라파레이싱)과 채성훈(BRAVE CYCLING)이 팰러톤과 거리를 벌렸다.
김남형의 독주는 결승선까지 이어졌다. 그는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해 영주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결승주회 8㎞ 지점.
김남형을 쫒아 팰러톤을 이탈한 이형모는 끝내 김남형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2위를 차지했다. 결승주회 8㎞ 지점에서 이미 선두와 20초 차이가 났다.
이형모 뒤로 30초가 지나 김경헌(CUBE DMZ 용산레이싱)이 통과했다. 김경헌은 결승선에 다가가면서 격차가 더 벌어져 1분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남형은 유유히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0초 뒤에 이형모가 결승선에 모습을 보였다. 이형모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1분이 지난 후 김경헌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방지헌과 채성훈이 4, 5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28명으로 이뤄진 그룹이 각축을 벌이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드저지의 윤중헌은 4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윤중헌의 종합점수는 영주투어를 포함해 1500점으로 다음 투어에서도 레드저지를 입게 된다. 또한 이미 안정권에 들었기 때문에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CG 2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확실한 브레이크어웨이를 통한 김남형의 전략은 영주투어 우승으로 이어졌다. 한편 눈치 싸움만 하던 팰러톤은 결국 김남형을 놓쳤다. 또한 팰러톤 내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형모와 그의 전략을 간파한 김경헌의 판단 역시 순위권에 들 수 있었던 영리한 경기 운영이었다. 이번 투어 결과로 김경헌은 C1 리더 저지를 가져오게 됐다.
윤중헌은 나주투어까지 연승을 거듭해 충분한 점수를 얻어 5차전 양양투어까지 레드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윤중헌은 나머지 2개 투어 결과에 상관없이 종합 2위 자리를 확보한 상태다.
C4 리더 노성도(FELT BUSAN)가 영주투어에 불참하면서 임우규(CUBE DMZ 용산레이싱, 가운데)가 C4 리더자리에 올랐다.
CW에서는 백선영(슈퍼스타즈-대전사이클아카데미)을 1점차로 추격하던 김정숙(팀 리브)이 DNF 하면서 백선영은 핑크저지를 사수하게 됐다.
카테고리 리더 자리는 변화가 생겼다. 우선 김경헌이 이번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최상근(GCT)을 제치고 C1 리더저지를 입게 됐다. 이형모가 추격하는 가운데 C2 리더 전민영(브레이브 사이클링)은 리더저지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C3에서는 김남형이 리더저지를 입게 됐다. 장성균은 신경진(Team FFR)에 이어 3위로 추락했다.
C4는 리더인 노성도(FELT BUSAN)가 불참하면서 임우규(CUBE DMZ 용산레이싱)가 다시 리더 저지를 입게 됐다. 노성도 불참으로 임우규와 점수차는 35점으로 벌어지게 됐다.
CW에선 1점차로 리더 백선영(슈퍼스타즈-대전사이클아카데미)을 압박하던 김정숙(팀 리브)이 DNF하면서 백선영은 핑크저지 굳히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노련한 경기력을 가진 김정숙이기에 남은 경기에 따라 향방이 바뀔 수 있으니 지켜봐야할 것 같다.
브레이브 사이클링은 팀원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팀 랭킹 1위에 올라섰다.
김남형을 비롯해 전민영, 김기항, 정철, 채성훈 등이 이번 경기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브레이브 사이클링이 팀 트렉-화신을 1점차로 앞서며 팀 랭킹 1위로 올라섰다. 그 뒤로 GCT와 팀 아리랑이 3, 4위에 자리했다.
하위권의 경우 팀 하이드러스와 팀 세븐힐즈가 41점으로 18,19위로 올라섰으며, 20, 21위의 스피드홀릭과 팀 누클리어스가 30, 29점으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22위에 랭크된 팀 후지 즈위프트 역시 팀 누클리어스와 3점차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하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르 드 DMZ에 출전할 수 있는 순위는 20위까지다.
마스터즈사이클투어 5차전 양양투어는 7월 1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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