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2017(이하 TDK 스페셜)스테이지2에서 옐로저지 주인이 바뀌었다. 9월 23일, 강원도 정선운동장을 출발해, 아우라지, 임계, 벌문재 등을 거쳐 다시 정선운동장으로 돌아오는 82.5㎞ 코스를 달리는 스테이지 2에서 와츠 레이싱 팀의 대니얼 마쿼트가 새로운 옐로저지 주인공이 됐다. 팀 트렉-화신의 윤중헌은 전략 미스로 옐로저지를 방어하는데 실패했다.
윤중헌은 옐로저지를 차지하면서 스프린트, 산악왕 저지까지 독식했지만 옐로저지를 입기때문에 스카이블루 저지는 차점자인 대니얼 마쿼트가 입게됐으며, 산악왕 저지는 차점자인 대니얼 마쿼트가 스카이블루 저지를 입게되어 그 다음 차점자인 브레이브 사이클링의 김기항이 입게 됐다.
이번 TDK 스페셜은 총 3개 스테이지로 짧아 초반 승부수가 중요한 만큼, 스테이지 1의 우승으로 기선을 잡은 윤중헌의 종합우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와츠 레이싱 팀의 대니얼 마쿼트가 뒤를 바짝 쫒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른 상태였다.
스테이지 1에서 산악왕과 스프린트 포인트까지 획득한 윤중헌은 옐로저지 주인공이기 때문에 스카이블루 저지는 차점자인 대니얼 마쿼트가, 산악왕 저지 포인트 차점자 역시 대니얼 마쿼트였지만 산악왕보다 상위등급 저지인 스카이블루 저지를 입기에 그 다음 차점자인 브레이브 사이클링의 김기항이 산악왕 저지를 입게 됐다.
중립구간은 1.5㎞로 짧게 설정됐다. 하지만 레이스 오픈 지점에 사고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선수들 안전상 중립구간을 2㎞로 늘렸다.
옐로저지 견제를 위한 선두의 치열한 싸움
9시 30분, 출발신호와 함께 선수들이 출발했다. 스테이지 2는 험준하기로 소문한 정선에서 이뤄지는 만큼 2개의 KOM 구간과 1개의 스프린트 구간이 마련됐다. 700m를 넘는 언덕들로 이루어져 이번 TDK 스페셜에서 가장 힘든 코스로 점쳐졌다. 초반 중립구간은 1.5㎞였지만, 차량 통행과 위험 요소가 발견돼 심판의 재량에 따라 2㎞로 늘려 안전을 기했다. 봉양리 3거리에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고, 스테이지 1과 달리 초반부터 자리싸움을 위한 몸싸움이 치열했다.
1구간과 달리 레이스 초반부터 팀간 자리싸움이 치열했다.
경기 초반 윤중헌은 펠러톤 중앙 자리잡고 숨을 죽인채 레이스에 임했다.
초반부터 산발적인 어택이 일어났지만 얼마가지 못해 펠러톤에 흡수되기를 반복했다.
초반부터 산발적인 어택이 일어났지만, 이내 진압됐다. 산발적인 어택에도 옐로저지를 입은 팀 트렉-화신의 윤중헌은 펠러톤 내에서 숨을 죽이며 관전모드로 경기를 펼쳤다.
15.8㎞에서 어제 추격그룹에서 활약했던 브레이브 사이클링의 김남형이 어택을 시작했고, 위아위스 세븐힐즈 김성훈이 곧장 뒤에 따라 나섰다. 16㎞ 지점에서 바이클로 신영의 김정우가 추격에 성공해 리딩 그룹에 합류했다. 하지만 리딩그룹은 큰 너그니재 초입에서 펠러톤에 흡수됐다.
큰너그니재 초입에 들어서면서 펠러톤은 길게 늘어서면서 찢어지기 시작했고, 기회를 엿보던 윤중헌은 빠르게 선두로 치고 나갔다.
KOM 구간에 다다르자 윤중헌과 대니얼이 펠러톤을 이끌기 시작했다. 27㎞ 지점에서 윤중헌과 대니얼, 위아위스 사이클링의 브레이브 사이클리의 김기항, 캐니언 LSR 김춘호가 펠러톤을 이탈해 선두로 나섰다.
첫 번째 KOM 포인트는 예상했던대로 윤중헌이 차지했다. 큰너그니재(700m) 정상을 50m 앞두고 윤중헌은 과감한 댄싱으로 와츠 레이싱의 대니얼을 앞질러 첫 번째 KOM 포인트를 획득했다. 브레이브의 김기항은 세번째로 KOM을 통과했다. 선두로 KOM 구간을 통과한 선수 중에는 팀 트렉-화신의 김원도 포함돼 있었는데 윤중헌을 서포트하기 위해 힘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클라이밍 능력이 좋은 윤중헌은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여유로운 모습으로 첫번째 KOM구간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큰너그니재을 넘어서면서 트렉-화신의 윤중헌, 김원, 와츠의 대니얼, 브레이브의 김기항, 김현승, 위아위스 김성훈, LSR의 김춘호, 큐브 용산레이싱의 천소산, 캐논데일 탑스피드의 박종일, 임건엽, 김창현 등 11명이 리딩그룹을 형성했다. 탑스피드는 3명이 리딩그룹에 포함되면서 팀 종합순위 수성을 위한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큰너그니재를 넘어서면서 리딩그룹은 11명의 선수로 꾸려졌다. 리딩그룹에는 윤중헌을 도울 팀 동료 김원도 자리했다.
36.9㎞ 지점 임계시장 앞에 스프린트 포인트 구간이 설치됐다. 리딩그룹은 스프린트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스프린트를 시작했고, 큐브의 천소산이 1위로 통과하면서 선취점을 차지했다. 그 뒤로 트렉 화신의 김원과 윤중원이 통과했다. 윤중헌은 와츠의 대니얼을 견제하면서도 자신의 스프린트 포인트 선두에 지장이 없는 선인 세 번째로 통과해 블루저지를 유지하겠다는전략을 펼쳤다.
추격 그룹은 7명으로 꾸려졌다. 브레이브 사이클링의 채성훈과 김남형이 속도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그룹내 불협화음으로 거리 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결국 추격그룹은 50㎞지점에서 세 번째 그룹에 합류돼 30여명의 추격그룹으로 형성됐다. 거대해진 추격그룹은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리딩그룹과 거리는 1분 4초차로 벌어졌다.
운명의 벌문재
2번째 KOM 구간인 벌문재(785m) 초입에 들어서면서 리딩그룹의 윤중헌이 공격적인 기운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딩그룹의 멤버들은 윤중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치 싸움을 벌였다. 적막을 깬 건 캐니언 LSR의 김춘호였다. 김춘호의 움직임에 동물적인 반응을 보인건 윤중헌이었고, 뒤이어 대니얼이 뒤를 따랐다. 결국 두 번째 KOM 포인트는 김춘호, 윤중헌, 캐논데일 탑스피드의 박종일 순으로 차지했으나, 포인트 합산에 따라 산악왕은 윤중헌으로 확정됐다. 한편, 옐로저지의 행방은 벌문재를 넘어서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벌문재의 내리막은 구불구불한 길이 많아 다운힐 테크닉이 높은 선수에게 유리한 코스였다. 와츠의 대니얼과 캐니언 LSR의 김춘호가 어택을 시도했고, 그들의 전략을 눈치챈 큐브 레이싱 팀의 천소산과 캐논데일 탑스피드의 박종일이 곧장 따라붙었다. 윤중헌은 이들의 전략을 뒤늦게 눈치채고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멀어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어택에 성공한 와츠의 대니얼과 큐브의 천소산, LSR의 김춘호, 탑스피드의 박종일은 속도를 높여 본격적으로 추격그룹과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내리막에서 대니얼과 천소산, 김춘호, 박종일이 어택을 시작했고, 잠시 방심한 윤중헌은 이들의 어택을 견제하지 못했다. 결국 어택은 성공으로 마무리됐고, 윤중헌과 탑스피드의 임건엽, 김창현, 브레이브 김현승, 위아위스 김성훈은 순식간에 추격 그룹이 됐다. 내리막에서 뒤처진 브레이브의 김기항과 윤중원의 조력자였던 트렉-화신의 김원은 끝내 추격그룹에 합류하지 못했다.
탑스피드의 임건엽, 김창현은 리딩그룹에 있는 박종일의 스테이지 우승과 팀 순위 유지를 위해 윤중헌과 브레이브의 김현승의 추격에 협조하지 않았고, 결국 64.5㎞ 지점 화암동굴 입구에서 리딩그룹과 거리를 30초차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순간의 방심으로 추격그룹으로 밀려난 윤중헌은 추격그룹과의 거리를 좁히려 애썼지만, 선두와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옐로저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결승선에 다다르자 와츠의 대니얼은 윤중헌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리딩그룹을 직접 이끄는 등 옐로저지 획득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와츠의 대니얼은 윤중헌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리딩그룹을 직접 이끌기 시작했고, 77㎞ 지점에 다다르면서 추격그룹과 45초차로 거리를 벌렸다. 윤중헌의 옐로저지 방어가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스프린트에서 김춘호를 제치고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한 큐브 용산레이싱의 천소산.
와츠 레이싱 팀의 대니얼은 옐로저지의 주인공이 된 것을 직감하고 결승선을 넘으며 환호했다.
결승선 1㎞ 전방에서 대니얼은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천소산과 박종일, 김춘호는 이에 질세라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결승선 150m 전방에서 본격적인 스프린트가 시작됐고, 대니얼은 리딩 그룹을 계속 이끌었던 영향에 힘을 쓰지 못했다. 세 명의 스프린트 대결 승자는 천소산이었다. 이로써 스프린트 구간 포인트까지 획득한 천소산은 스카이블루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김춘호는 2위로, 박종일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위로 통과한 대니얼은 옐로저지 주인공이 되었음을 알고 환호했다.
결승선에 다다른 윤중헌은 마지막 스퍼트를 펼쳤지만 이미 많은 힘을 소모한 나머지 8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탑스피드는 노련한 팀 플레이로 팀 종합 순위 1위를 지켜냈다.
팀 캐니언 LSR의 조재혁은 베스트영라이더 저지를 지켜냈다.
윤중헌은 잠깐의 방심으로 옐로저지를 빼앗겼지만, 산악왕 자리 방어는 성공했다.
천소산은 스프린트 구간 포인트와 구간 우승을 차지하며 결승 스프린트 포인트를 획득해 새로운 스카이블루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스테이지 3에 스프린트 포인트가 대량으로 걸린 만큼 스카이블루 저지의 행방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경기 시작 전 1구간에서 3개 저지를 독식했던 윤중헌의 옐로저지 수성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잠깐의 방심으로 한순간에 옐로저지와 스카이블루 저지를 잃게 된 것은 이번 TDK 스페셜의 가장 큰 이변으로 기록됐다.
내리막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인 캐니언 LSR의 김춘호와 와츠 레이싱 팀의 대니얼 마쿼트는 오늘 이변을 일으킨 장본인이 됐다. 큐브 용산레이싱의 천소산과 탑스피드 박종일은 탁월한 전략가로 인정받게 됐다. 그리고 그 전략은 스테이지 우승과 팀 순위 수성이라는 행운까지 이어졌다.
노련한 전략으로 마지막 옐로저지 획득을 위해 사력을 다한 대니얼은 오늘의 주인공이 되기 충분했다. 대니얼은 “옐로저지를 획득할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며 “옐로저지를 뺏기지 않도록 내일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중헌은 산악왕 자리는 지켜냈다. 하지만 단순히 산악왕에서 만족할 것인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스테이지 3에서 대니얼과 윤중헌의 대결이 더욱 궁금해진다. 스테이지 3는 9.5㎞의 회전코스를 9주회 도는 크리테리움 방식으로 진행된다.
■ TDK 2017 스페셜 Stage2 사진 갤러리
– TDK 2017 스페셜 Stage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