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레저용, 비 레저용 혹은 경기용과 비경기용으로 구분하자니 새퉁스럽다. 그래서 완곡히 표현해서 스포츠 자전거라고 부르기로 한다. 여기서 스포츠 자전거는 자전거경기에 사용하거나 경기에서 유래한 자전거를 말한다. 하지만 동호인 활동에 있어 스포츠 자전거는 반드시 경쟁적인 경기만을 목적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과 단체 라이딩을 통한 단합심 등을 추구하는 것이 스포츠 자전거 동호인 활동의 좋은 점이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자전거동호인의 80~90%가 MTB 또는 MTB형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일찍이 80년대 미국을 위시한 서구권에서 MTB가 대량생산되며 일어난 일들이다. 하지만 지난 수 년 동안 자전거(라이딩) 형태와 자전거 스포츠에 따라서도 동호인 활동이 다양하게 분화되었다.
한편, 동호인이 참여 할 수 있는 자전거대회도 많이 늘었다. 아직까지 상당부분 MTB위주의 대회지만 동호인 활동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 로드바이크대회, 힐클라임대회 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스포츠 자전거의 경우 동호인과 선수의 자전거가 그리 다르지 않다. 아울러 스포츠 자전거가 경기에서 유래된 만큼 그 경기의 형식을 알면 자전거의 특성도 함께 보인다.
로드바이크
혹자는 로드바이크를 로드사이클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로드바이크가 정확한 명칭이다. 자전거 도로에서 타는 행위인 로드사이클링이 잘못 변형된 예이다.
경기용(형) 자전거가 모두 그렇지만 로드바이크도 종목과 선수에 따라 특성에 맞는 자전거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경기형식으로 볼 때 크게 순위경기용과 기록경기용으로 나눌 수 있다. 순위경기는 여러 선수가 함께 달려 골인한 순서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운영방식이고, 기록경기는 일정 구간을 달려 완주한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순위경기용(일반) 로드바이크
일반적으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로드바이크이다. 장거리를 달리며 다른 선수와 쫒고 쫒기는 경쟁이 심하고 펠러톤(인원이 가장 많은 경기 그룹)이나 라스트 스퍼트에서는 몸싸움까지 일어나는 경기의 특성이 있다. 때문에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도록 핸들바는 아래로 구부러진 드롭바를 사용한다.
프레임은 튜브가 비교적 가늘고 가벼운 소재이며 조향은 아주 기민하다. 휠셋은 700c가 사용되며 타이어의 폭은 19~25C를 주로 사용한다. 스포츠자전거 중 세계적으로 가장 동호인 인구가 많은 자전거다.
스캇 포일은 순위경기용이지만 공기저항을 줄여 고속주행 성능에도 신경을 쓴 자전거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튜브의 모양을 풍동실험으로 다듬어 공기저항을 줄였다.
기록경기용 로드바이크(타임트라이얼 바이크)
타임트라이얼 경기에 사용하는 자전거다. 타임트라이얼바이크 또는 줄여서 TT바이크라고 불린다. 정해진 거리를 전력으로 빠른 시간 안에 달려야하는 경기에 사용하는 자전거다. 이런 이유로 동력손실을 줄이기 위해 크랭크셋과 뒷바퀴까지의 체인거리가 극단적으로 짧다. 때문에 시트튜브가 일반 로드바이크에 비해 2~3도 정도 더 가파르게 서있거나 앞으로 휜 것도 있다.
과거 자전거 프레임 소재가 금속에만 머물 때는 이렇게 프레임의 지오메트리가 가장 두드러진 차이였다. 하지만 현재는 금속의 가공능력도 발달했고 카본처럼 가볍고 성형이 자유로운 소재가 개발되어 프레임의 외관만으로도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시트튜브만 보아도 최근 카본 프레임의 경우 시트튜브를 수직으로 세워서 더욱 드라이브 트레인을 줄인 것도 나온다. 시트튜브가 뒷바퀴와 겹치는 부분은 바퀴 언저리를 따라 뒷바퀴의 페어링(공기저항을 줄이는 차폐물)처럼 성형한다.
더불어 프레임은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게 전체적으로 비행기 날개처럼 폭이 얇고 판판하게 또는 물방울형으로 만든다. 핸들바 역시 비행기 날개처럼 에어포일형 불바를 쓰는 경향이다.
이 외에 핸들바 중앙에는 주행 중 몸을 웅크려 공기저항을 줄 일 때 잡을 수 있게 보조 바가 있으며 이 자세에서도 변속할 수 있게 변속레버가 달려있다. 아울러 바퀴의 경우도 바퀴살 없이 꽉 막힌 디스크휠(뒷바퀴)과 하이월휠이 쓰인다. 이 또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형태다.
철인경기라고 불리는 아이언맨 경기에 자주 등장하는 자전거도 TT바이크다(아이언맨 경기는 올림픽 트라이애슬론과 경기난이도 뿐 아니라 자전거 또한 다르다).
기록경기의 대회규정에선 에어로 프레임의 튜브 단면 형상을 폭과 너비의 비율을 3:1로 까다롭게 규제한다. 트렉 스피드컨셉 9.9는 규정에 의해 프레임에서 잘려나간 에어포일의 뒷부분을 휴대공구 등의 보관함(?)이라는 형식으로 복원했다. 경기에는 이 보관함을 달고 출전할 수 없다.
트랙바이크
트랙바이크도 순위경기와 기록경기에 따라 자전거가 다르다. 하지만 경기형식에 따른 자전거형태는 로드바이크와 그리 다르지 않다. 로드바이크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트랙바이크는 변속장치 없이 싱글기어를 쓴다는 점과 프리휠을 사용하지 않는 고정기어라는 점이다. 싱글기어라는 것은 앞뒤 기어가 각각 하나씩이라는 것으로 경기에서는 선수의 컨디션과 역량에 맞게 경기 전 앞뒤 기어의 배수(기어의 톱니 수)를 바꾸어 장착해 사용한다. 고정기어라는 것은 뒤 스프라켓이 바퀴 축에 고정되어 페달링을 멈추면 구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도로 자전거가 주행 중 페달링을 쉬어도 자전거가 굴러가는 것과 달리 주행 중엔 페달링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트랙바이크의 또 다른 특징은 벨로드롬이라는 전용경기장에서만 타는 자전거로 브레이크 또한 없다.
트랙경기용 자전거를 시중에서 쉽게 볼 순 없지만 최근 유행하는 픽시를 보면 그 형식은 잘 알 수 있다. 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동호인이 이용할 수 있는 벨로드롬과 트랙바이크 클럽이 있다. 따라서 동호인들도 클럽선수로 등록하고 벨로드롬에서 운동할 수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벨로드롬의 수가 엘리트선수 이용에도 벅찰 정도로 적어서 동호인 활동이 쉽지 않다.
서벨로 T3는 트랙경기용 자전거로 싱글기어가 장착된다.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프레임의 단면은 비행기 날개 형태로 디자인 되었다.
사이클로크로스
경기형태로 보면 로드바이크의 크리테리움과 산악자전거 XC 경기를 합쳐놓은 것 같은 경기다. 오프로드경기이며, 로드 경기나 트랙 경기와는 다른 별도의 사이클링 종목이다.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는 오프로드용이지만 로드바이크와 그리 다르지 않다. 프레임과 핸들바, 구동부품까지 로드바이크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가장 눈에 띄게 다른 점은 타이어다. 일반 로드바이크의 타이어는 700×21~25C를 주로 사용한다.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지름(700㎜, 35C와 같은 과도하게 큰 폭과 두께의 타이어를 기준으로 했을 때 700㎜이하라는 뜻으로 프랑스방식)과 폭(21~25, 단위:㎜)이다.
하지만 사이클로크로스는 700×33~35C를 주로 사용한다. 도로보다 험한 주행환경이므로 접지면적이 넓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바퀴가 장착되는 포크의 폭도 이에 따라 넓은 것이 사용된다. 타이어의 트레드패턴도 오프로드 주행과 진흙배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
그 밖에 체인링(앞 기어)과 브레이크도 다르다. 체인링의 경우 일반 로드바이크는 52~53(큰 기어 톱니 수)/39(작은 기어 톱니 수)T인 스탠다드 드라이브와 50/34T 내외의 컴팩트 드라이브를 쓴다. 반면 사이클로크로스는 48~46/36~34T 체인링을 쓴다. 브레이크는 사이드레버 브레이크가 진흙 같은 이물질이 끼일 수 있어 공간이 넓은 캔틸레버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최근에 나오는 사이클로크로스 바이크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메리다 사이클크로스 카본 팀은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다. 로드바이크용 레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썼다.
MTB (산악자전거)
MTB는 Mountain Bike의 약자로 산악자전거를 말한다. 돌기가 있는 굵은 타이어와 서스펜션포크로 이미지가 굳어진 자전거다. MTB는 UCI(세계사이클연맹)의 정식경기들이 지정되어있다. 그 경기는 세세하게 더 많은 종목으로 나뉘지만 크게 장르별로 크로스컨트리와 프리라이드, 다운힐로 나눈다. 하지만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MTB와는 별개의 경기 장르인 트라이얼까지 포함해 MTB로 인식하고 있다.
산악자전거의 기본형태는 전통적인 마름모꼴 프레임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크뿐 아니라 프레임에도 서스펜션(리어서스펜션)이 있는 풀서스펜션 프레임의 보급이 급속히 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XC)
산악자전거경기 중 가장 많은 종목이 있는 장르다. 자갈길과 물길,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 등을 포함한 산악험로(임도와 오솔길 등)를 주파하는 경기 장르다. 참고로 XC(크로스컨트리)는 단일종목이 아니라 올림픽경기(XCO), 포인트 투 포인트(XCP), 쇼트트랙(XCC), 제외경기(XCE), 마라톤(XCM), 타임트라이얼(XCT), 팀릴레이(XCR) 종목들을 통칭하는 말이다.(국내 XC경기는 XCO와 XCM에 준한 경기가 주류다.)
무게는 산악자전거 중 가장 가볍고, 조향성이 기민한 프레임을 쓴다. 프레임은 하드테일과 풀서스펜션을 모두 사용한다. 휠트래블은 80~100㎜ 사이가 가장 많다. 하지만 트래블은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기술의 발전으로 긴 트래블을 갖추고도 오르막에서 충분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의 코스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도 트래블이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자전거 형태로만 보았을 때 XC는 국내에서 군소 자전거동호회 활동이 활발하고 동호인 수도 가장 많다. 하지만 실제 산악주행을 하는 동호인들은 전체 동호인의 3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리다 오나인 슈퍼라이트 팀은 산악자전거 팀인 ‘멀티밴 메리다 바이킹 팀’이 사용하는 크로스컨트리 레이스용 자전거다.
다운힐(DH)
험준한 내리막을 내려간 시간으로 순위를 정하는 MTB 경기종목이다. 상당히 과격한 주행환경을 견뎌야 하므로 200㎜ 내외의 트래블을 쓴다. 프레임, 브레이크와 구동부품까지 크로스컨트리 보다 높은 내구력을 지닌다. 아울러 타이어의 폭과 트레드 패턴도 가장 크다.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는 내리막을 고속으로 내지르기 위해 설계되었으므로 평지에서는 주행성이 둔하고 조향감도 기민하지 못하다. 무게가 무겁고, 고속 주행 위주의 구동계를 갖춰 오르막 주행엔 적합하지 않다. 프레임은 구조강성을 높이기 위해 굵은 튜브를 사용하고 풀서스펜션이 대부분이다.
동호인은 크로스컨트리 동호인에 비해서는 적지만 국내 MTB 동호인 인구비율 중에는 두번째로 많다. 또한 주행환경이 산악 내리막으로 특정되어 있으므로 실제 산악라이딩 빈도가 가장 많은 장르기도 하다.
산타크루즈 V10 카본은 이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카본 복합소재를 프레임에 사용하고 있다. 뒤 트래블은 가변형으로 216~254㎜로 설정할 수 있다.
프리라이드(FR)
프리라이드는 MTB 중 가장 익스트림한 장르다. 점프, 드롭, 에어트릭 등이 프리라이딩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이것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속도보다는 자극적인 라이딩 환경 자체를 즐기는 형식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라이드용 프레임과 부품의 내구성은 상당히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실제로 시마노 등 자전거 부품회사에서는 내놓는 다운힐, 프리라이드 전용부품군은 일반적인 다운힐 경기환경 뿐 아니라 극한의 프리라이드 환경에서도 테스트한다.
프리라이드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는 불편할지언정 오르막 주행까지 소화할 수 있다. 프리라이드 자체가 다양한 지형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자전거의 종류 역시 매우 다양하다. 풀서스펜션의 앞뒤 휠트래블은 180~200㎜가 가장 많다. 가장 익스트림한 프리라이딩 장르에서는 다운힐 자전거를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다운힐과 프리라이드 장르를 구분 없이 즐기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캐논데일 클레이모어는 오르막에선 레버를 조작해 180㎜의 리어휠트래블을 110㎜로 줄일 수 있다. 서스펜션 포크의 트래블 역시 180㎜에서 140㎜로 줄어든다.
올마운틴(All-Mountain)
올마운틴은 경기 장르가 아니다. XC는 오르막 지향, 다운힐은 내리막 지향의 자전거다. 올마운틴은 그 중간에 위치해 오르막과 내리막에 고른 비중을 두고 만들어지는 자전거다. 굳이 말하자면 오르막에서는 XC, 내리막에서는 다운힐의 특성을 추구한다.
프레임도 일반 XC자전거에 비해 강성이 높고, 휠트래블도 더 길다. 트래블은 150㎜ 내외가 많은데 일부 제품은 가변 트래블 서스펜션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변 트래블은 휠트래블을 지형에 따라 간단히 변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지형에 상관없이 고속주파능력으로만 보면 XC와 프리라이드의 중간 정도의 기능을 보인다. 지오메트리면으로는 XC에 가깝다. 하드테일과 풀서스펜션이 고루 쓰이지만 최근 나오는 기성제품은 풀서스펜션이 주류다.
엘파나 수프릭스는 전형적인 올마운틴 자전거로 앞뒤 150㎜의 휠트래블을 갖추고 있다.
트레일(Trail)
트레일바이크는 가장 최근에 더해진 산악자전거 라이딩 장르다. 트레일이란 자전거 라이딩의 종류가 아니라 지형을 일컫는 말이었다. 오솔길이나 산길 정도가 트레일에 해당한다. 경쟁을 추구하는 크로스컨트리와 달리 트레일바이크는 트레일에서 가장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자전거로 고안되었다. 크로스컨트리와 올마운틴의 중간적 성격으로 자전거의 무게나 강도, 휠트래블도 그 사이에 머문다. 서스펜션 트래블은 130㎜ 내외가 보통이다. 긴 서스펜션 트래블에 비해 무게는 크로스컨트리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인기가 느는 추세다.
스캇 지니어스는 일반적인 산악자전거(26인치)보다 큰 바퀴를 사용하는 트레일바이크다. 지니어스가 사용하는 바퀴의 규격은 29인치와 650B(27.5인치) 두 가지다. 휠트래블은 29인치 모델이 130㎜, 650B 자전거는 150㎜로 트레일바이크로서는 긴 편이다. 사진의 제품은 650B를 사용하는 지니어스 700 SL이다.
트라이얼(Trial)
트라이얼이 UCI 정식 경기종목이기는 하지만 사실 MTB경기 종류는 아니다. 경기형식을 보면 60m이내의 경기코스에 정상적인 주행이 불가능한 자연기물과 인공장애물을 설치한다. 이를 넘고, 뛰어 내리며 완주해야한다. 경기의 우열은 라이딩기술과 완주시간으로 겨룬다.
트라이얼을 일상공간의 장애물(계단, 난간, 박스, 절개지 등)에서 즐기는 형태를 어번어썰트(Urban assault)라고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MTB의 프리라이드와 어번어썰트가 비슷한 요소가 있어 모두 MTB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어번어썰트를 줄여서 어번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번은 도심지를 뜻하는 영어단어로, 해외에선 시티바이크의 종류로 어번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해 혼동의 우려가 있다.
프레임은 모두 하드테일이다.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긁히고, 뛰어내려도 견딜 수 있는 강한 내구성을 지녀야한다. 몸을 솟구쳐 자전거를 들어 올리거나 뛰어내려 완충하기 쉽게 시트튜브가 극단적으로 짧고 안장은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아울러 착지 때 완충을 위해 아주 넓은 핸들바를 이용한다. 경기형식에 따라 18~26인치까지의 바퀴를 사용하는 데 여성을 제외한 16세 이상의 남성선수는 20인치 또는 26인치의 바퀴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MTB 동호인 중에 XC 프레임으로 고난이도 트라이얼(특히 ‘고공 드롭’)을 따라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XC 자전거도 일반 자전거에 비해 강도 높은 프레임을 쓰는 것은 맞지만 트라이얼 자전거에 비해 현저히 구조강성이 낮다. 이는 용도를 벗어난 위험한 행동이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스캇 볼테이지 YZ는 트라이얼이나 어반어썰트용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다. XC 하드테일에 비해 프레임 강성이 현저히 높다. 사진의 볼테이지 YZ TMO 모델은 용도상 변속장치와 앞 브레이크가 생략되어 있다.
빅휠(Big wheel)을 사용하는 MTB 투나이너(29er), 650B
MTB는 전통적으로 지름 26인치 바퀴를 쓴다. 하지만 최근 29인치 또는 27.5인치 바퀴를 가진 MTB를 볼 수 있다. “바퀴 크기가 큰 것이 무슨 차이가 있나”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바퀴가 크면 페달을 한 바퀴 돌려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점은 로드바이크라면 몰라도 MTB의 특성을 볼 때 절대적인 이점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바퀴가 큰 것이 포괄적으로 주행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다가 인도 경계석이나 길턱을 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만약 16인치 바퀴의 미니벨로를 타다가 높이 15㎝ 수직 길턱을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자전거 입장에서는 평지에 비해(평지를 0%라고 했을 때 ) 75%에 달하는 담장을 만난 것과 같은 것이다. 이번에는 26인치 바퀴 자전거가 똑같은 길턱을 만났다고 치자. 23% 정도의 장애물인 셈이다. 그럼. 29인치 바퀴는 어떨까. 불과 20%정도의 장애물로 볼 수 있다.
이런 계산은 바퀴의 반지름과 관련 있다. 바퀴 반지름에 대한 장애물 높이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바퀴가 크면 클수록 장애물의 비율도 작아진다. 노면괘적을 그리며 즉, 주행을 하며 회전운동을 하는 바퀴의 경우 회전중심이 높을수록 노면장애에도 불구하고 직진성이 유지되기 쉽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회전중심이 높을 수록이란 말은 당연히 바퀴의 반지름이 클 수록이라는 말과 같다.
아울러 바퀴의 반경이 크다는 점은 점프, 드롭 등의 착지 시 수직 충격에 대한 충격흡수 면적이 커지는 장점도 있다. MTB는 비포장의 험로를 달려야 한다. 따라서 노면에도 나무뿌리 또는 돌부리 등 크고 작은 불특정한 장애물이 많다. 이런 장애물은 작게는 가벼운 노면 진동으로 끝나지만 크게는 뛰어넘거나 자전거에서 내려서 우회해야하는 상황까지 일어난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큰 바퀴를 쓰는 자전거가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큰 바퀴의 단점도 있다. 풀서스펜션 자전거를 만들 때 트래블을 길게 하는데 제약이 있다. 휠베이스와 지오메트리를 유지하며 만들 수 있는 최대 트래블은 130~140㎜ 정도다. 바퀴가 무거워 출발과 가속이 더딘 점도 작은 휠에 비해 불리한 점이다. 이런 장단점을 적절히 섞기 위해 나온 사이즈가 650B사이즈다.
장애물 통과능력, 넓은 타이어 면적이 가져오는 높은 접지력 등 29인치가 강점을 보이는 부분에서 29인치만큼은 아니지만 26인치에 비해 장점을 가지고 있다. 29인치에 비해 순발력은 뛰어나며, 휠의 무게 역시 26인치보단 무겁지만 29인치보다는 가볍다. 29인치에서 구현할 수 없는 긴 휠트래블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 등 XC경기에서 26인치 휠을 쓰는 선수들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은 29인치나 27.5인치 같은 큰 휠이 갖는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렉 수퍼플라이 100 SL은 29인치 휠셋을 쓴 크로스컨트리 풀서스펜션 자전거다. 프레임과 바퀴의 비례가 기존의 산악자전거들과는 차이가 크다. 외관상의 차이만큼 성능의 차이도 두드러진다.
지니어스 730은 650B 규격의 휠셋을 쓰는 트레일바이크다. 26인치와 29인치의 중간 사이즈이므로 장점과 단점도 딱 중간에 머문다. 서스펜션 트래블은 150㎜다.
BMX
BMX는 ‘Bicycle Motocross’를 줄여 부르는 말이다. 1970년대 미국에서 유래된 걸로 알려졌다. 어린이들이 아동용 자전거로 공터나 흙길에서 경주하는 모습이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경기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동용 자전거경기에서 유래되었다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모든 BMX용 자전거는 20인치의 작은 바퀴를 쓴다.
현재 BMX는 최초 원형을 따르는 BMX레이스와 자유로운 형식으로 발전한 프리스타일 BMX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중 BMX 레이스는 UCI 정식 경기종목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올림픽종목이 되었다.
레이스 BMX
BMX레이스는 300m내외의 오프로드 트랙을 전력으로 달리는 경기다. 트랙은 2곳 이상의 180도 뱅크와 일정구간 웨이브, 모굴, 더트점프 등과 같은 지형지물을 포함해야 한다. 경기에 이용하는 자전거는 20인치 바퀴를 쓰며 비교적 휠베이스가 길다. 프레임은 아주 가벼우며 납작하고 날렵하게 생겼다. 포크는 서스펜션 없는 리지드 포크를 사용한다. 경기특성상 속도를 줄일 상황이 없으므로 브레이킹 트릭용으로 뒷바퀴에만 U형 피봇 브레이크를 쓴다.
레이스 BMX는 주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휠베이스가 길고, 크랭크의 체인링이 커 속도를 내기 좋다. 사진의 제품은 GT의 스피드 시리즈 프로.
프리스타일 BMX
BMX레이스가 트랙에서 벌어지는 순위경기인 점과 달리 프리스타일 BMX는 자전거와의 일체감이나 컨트롤 능력을 겨루는 경기다. 즉, 일종의 묘기경기로 보면 쉽다. 많은 사람들이 BMX하면 묘기자전거로 알고 있는데 바로 프리스타일 BMX만 알고 있는 경우다. 프리스타일 BMX는 경기환경에 따라, 스트리트(Street), 파크(Park), 버트(Vert), 더트(Dirt), 플랫랜드(Flatland)로 나뉜다.
자전거 특징을 보면 휠베이스는 레이스용에 비해 짧다. 조향을 담당하는 스티어러 축은 자이로라는 장치를 해 브레이크 케이블이 있어도 핸들바를 180도 자유롭게 돌릴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묘기를 위해 앞뒤 바퀴 축에 페그라고 불리는 발받침을 달기도 한다. 브레이크는 라이더 성향에 따라 앞이나 뒤 한 쪽에만 있는 경우도 있고 두 군데 다 있는 경우도 있다.
위더피플(Wethepeople)의 볼타는 프리스타일 BMX로 레이싱 BMX와 비교하면 체인링이 현저히 작다.
기타
탬덤 바이크
보통 2인용 자전거로 불린다. 유원지나 한강고수부지에서 ‘연인끼리 낭만을 즐길 때’ 하면 반드시 떠오르는 1순위 자전거가 바로 탠덤바이크다. 그런데 탠덤바이크가 오래전부터 자전거경기에 이용된 자전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탠덤 경기는 19세기 말엽 덴마크인 미켈 페더슨(Mikael Pedersen)가 최초로 탠덤 바이크를 만들면서 부터다. 처음에는 뛰어난 두 명의 선수가 협업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멀리 갈 수 있고 더 빠른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것에 착안해 만들었다. 다분히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용이었다. 나중에는 심지어는 더 많은 선수들이 탈 수 있는 탠덤으로 기차나 자동차와 경주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흥행을 바탕으로 탠덤 경기는 잘 자리 잡았다. 20세기 초까지 근대올림픽 사이클 경기종목으로 이어졌으며 1970년대까지 탠덤클럽이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일반 사이클링 경기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시각장애인 사이클링 경기에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시각장애인 사이클경기 B독주, B스프린트는 장애인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파일럿과 시각장애인 선수가 한 조를 이뤄 텐덤바이크를 타고 출전하는 경기다.
탠덤의 가장 큰 장점을 페달링을 협업할 수 있는 점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동반인과의 자전거여행에도 이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경기에 사용하는 탠덤바이크는 일반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엔 파일럿이라고 하는 비시각장애인이 탑승해 조향을 담당하고, 뒤엔 페달링을 담당하는 시각장애인이 자리한다.
핸드드라이브 바이크
핸드사이클 또는 핸드바이크라고도 한다. 핸드바이크는 다리의 장애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손으로 페달링 할 수 있게 만든 자전거다. 초기에는 휠체어 형태도 있었다. 그러나 실용성이 떨어져서 현재 핸드바이크는 리컴번트형 트라이시클(삼륜자전거)이 대부분이다. 핸들바가 크랭크암 역할을 하고 그립이 페달을 대신하게 만들어 조향과 구동을 한 번에 해결하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구동과 조향이 합쳐져 있으므로 전륜구동형이 대부분이다. 또한 전륜구동은 동력손실을 줄이고 상체의 힘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핸드바이크 역시 장애인 사이클 경기에 사용되는 자전거다. H개인독주, H개인추발 등 경기종목이 있으며 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하다.
척수장애인을 위한 핸드드라이브 바이크는 팔의 힘으로만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하지장애인을 위한 핸드드라이브 바이크는 팔힘 뿐만 아니라 상체의 힘까지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게 좌석의 형태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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