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쇼는 고급 자전거의 최대 생산국에서 열리는 박람회답게 다양한 자전거들이 전시됐다. 대만의 양대 브랜드인 메리다와 자이언트를 비롯해 고스트바이크, 라피에르, 윌리어, 포커스 등의 유럽 브랜드의 자전거들도 다수 보였다. 로드바이크는 UCI 프로 팀의 기함들과 타이트라이얼바이크들이 눈길을 끌었으며 산악자전거는 트레일과 올마운틴급 자전거들이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산악자전거와 전기자전거의 결합도 두드러지게 늘었다. 스포츠자전거의 전동화가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타이페이쇼에서는 페달링 감응식 전동장치를 장착한 풀서스펜션 MTB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로드바이크, 팀 바이크에 눈길
메리다는 부스의 메인 무대에 리액토 팀-E 챔피언 모델을 올렸다. 지난해 로드레이스 세계챔피언인 후이 코스타(람프레 메리다)가 타는 레이스바이크의 레플리카 버전으로 월드챔피언의 상징인 오색무늬로 장식됐다. 공기역학적 컨셉으로 로터가 내놓은 플로우 크랭크셋를 채택해 에어로바이크다운 모습을 더욱 강조했으며 휠셋도 50㎜ 하이림을 쓴 펄크럼 레드 윈드(클린처)를 쓴다. 그룹셋은 시마노 듀라 에이스 Di2를 사용했다.
올해부터 팀바이크에 합류한 메리다의 인듀어런스바이크 라이드가 리액토 옆에 섰다. 라이드 팀-E는 시마노 듀라 에이스 Di2 그룹셋을 사용한다. 단, 크랭크셋은 로터 3D+을 쓴다. 또한 체인링은 로터의 상징인 Q링 대신 일반 체인링인 noQ 체인링이다. 휠셋은 클린처와 튜브리스 방식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펄크럼 레이스 원 2웨이 핏이 채택됐다.
메리다의 타임트라이얼바이크 워프는 관람객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다. 작년 모델과 비교해 포크와 리어드롭아웃 쪽의 페인팅이 심플해졌다. 또한 비전의 트라이맥스 TT 크랭크를 썼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시마노 듀라 에이스 풀셋을 사용했다. 휠셋은 80㎜ 하이프로파일 림을 쓴 펄크럼 레드 윈드 XLR 80.
스컬트라는 올해 팀 바이크에서는 빠진 만큼 화려한 팀 컬러를 벗었다. 올해 라인업의 모델 넘버는 4자리로 바뀐다. 지난해까지 최상위 모델이던 스컬트라 909는 스컬트라 9000(사진)이 되며 그 아래 907과 905는 각각 7000과 5000으로 분류된다.
Q. 올해 메리다 자전거의 변화가 있다면 말해 달라.
작년부터 프로 팀을 후원하며 받은 피드백으로 다소 변화가 있다. 로드바이크는 에어로바이크인 리액토가 주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프로라이더를 대상으로 라이딩 포지션과 피팅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했다. 공기역학적인 부분과 함께 자전거의 무게도 신경 썼는데 (가벼운 자전거가 빠르다는 통념과 달리) 리액토의 무게는 600g 더 무거워졌다. 프로 선수들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그들의 경기력을 뒷받침할 만한 강성과 공기역학적인 성능 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공기역학적인 프레임의 포인트는 레이스에서 이기느냐 지느냐하는 문제라는 것이 내 견해다. 우리는 라이더의 에너지를 아끼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리액토는 일반 레이스바이크에 비해 10% 정도 라이더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데 이는 레이스를 주도하느냐, 그저 다른 사람을 따라 가는냐의 차이다.
Q. 스컬트라가 팀 모델에서 빠졌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는 리액토와 타임트라이얼바이크인 워프, 인듀어런스 레이스를 위한 라이드만 팀 바이크로 운영된다. 스컬트라가 무게 면에서 가볍고 올라운더로서의 유리한 점이 분명 있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리액토의 공기역학적인 구조가 프로 레이스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Q. 오디바이크가 후원하는 한국 동호인 레이스 팀이 스컬트라를 팀 바이크로 이용하는데 스컬트라가 프로 팀의 주력에서 제외된 것을 매우 서운해 한다.
“또 다른 프레임을 구입해야 하나”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웃음). 리액토가 팀 바이크의 주력이 된 것은 프로라이더들에게 있어 스컬트라 보다 리액토가 더 효률적이라는 연구결과 때문이다. 하지만 스컬트라는 훌륭한 자전거다. 특히 장거리 라이딩에서도 쾌적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점이 뛰어나다. 내 생각에는 프로라이더들에게 리액토가 효과적일지 몰라도 다양한 라이딩을 즐기는 아마추어들에게 스컬트라는 매우 좋은 선택일 것이다.
Q. 올해 한국 마스터즈 레이스 시리즈 오픈 경기에서 오디바이크-메리다의 선수가 레이스리더로 부상했다. 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
한국 동호인으로서 메리다의 파트너가 되어 준 것에 감사한다. 앞서 말했지만 스컬트라는 좋은 자전거다. 하지만 다음 레이스에서 우승소식을 전해준다면 리액토 프레임을 선물할 용의가 있다. 물론 그 비용은 오디바이크가 지불할 거다(큰 웃음).
Q. 올해부터 산악자전거 엔듀로 레이스가 UCI 정식종목이 되었다. 원식스티의 650B 모델 출현이 이를 염두해 둔 것인가? 아울러 엔듀로를 포함한 그래비티 장르의 자전거를 더 도전적으로 개발할 계획은 없나?
꼭 집어 엔듀로 레이스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메리다는 잘 알다시피 산악자전거 XC로 시작해 지난 해 로드레이스 장르도 본격화했다. 그래비티 장르에서는 메리다-벨로 팀(메리다와 안장 브랜드 벨로가 후원하는 선수와 동호인으로 구성된 팀)을 후원하는데 프로 팀처럼 레이스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딩의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팀이다. 물론 지금은 그래비티 장르에 대해 크게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메리다가 지원하는 팀이 있고 자전거가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
Q. 기업의 경영자로서 이번 박람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큰 이슈가 없다고 본다. 사실 혁신이라는 것은 어느 수준에 오르면 그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타이페이쇼는 기업 간 교류가 큰 목적이기 때문에 겉보기로 변화를 포착하기 힘들다. 메리다의 경우도 이 전시 부스에는 신제품이 매우 적다. 대신 메리다 본사로 각국 파트너들을 초청해 별도의 신제품 발표를 할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계획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전시장에서 변화를 바로 느끼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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