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용윤
올 시즌 로드바이크 동호인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말을 꼽으면 아마 ‘그란폰도’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네오플라이가 주최, 8월 19일)가 개최된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그 감동과 열기는 아직도 로드바이크 동호인들의 가슴 속을 덥히고 있다.
이런 동호인들을 위해 2012 시즌을 기념할 또 한 번의 그란폰도가 온다. 바로 ‘진안 그란폰도 도싸’다. 진안군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도로사이클라이딩연합(도싸)이 주관하는 진안 그란폰도 도싸가 오는 10월 28일, 전북 진안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출발 후 정천면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용담호안 길이 펼쳐진다.
진안군의 상징인 용담호와 마이산 주변에서 펼쳐질 진안 그란폰도 도싸는 비경쟁 완주대회로 치러진다. 120㎞를 달리는 그란폰도와 64㎞의 메디오폰도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실시되며 참가자격은 남녀노소 불문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 참가기종은 로드바이크(타임트라이얼바이크, 트라이애슬론머신 포함)와 미니스프린터(드롭바 사용기종에 한함)만 참가 가능하다. 대회당일 점심식사는 물론 보급지점에서 음료수, 보급식이 지급될 예정이다. 또한 비경쟁이지만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각 부문 3인은 포디엄에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참가신청은 오는 10월 17일까지이며 신청방법은 도싸 홈페이지(corearoadbike.com) 로그인 후, ‘그란폰도 운영국’으로 쪽지를 보내면 된다. 쪽지에 기재할 내용은 이름, 주민번호, 혈액형, 주소, 전화번호이며 출전부문에 그란폰도와 메디오폰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써야 한다. 참가비는 그란폰도 4만원, 메디오폰도 3만원.
마치 남해안 내해를 바라보는 듯한 용담호의 서북호안. 이곳부터 가장 긴 수변풍경이 이어진다.
코스? 절경 속 단풍라이딩
지난 8월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가 7개의 고개를 넘는 인고의 코스였다면 진안 그란폰도 도싸는 가을맞이 단풍라이딩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부담 없다. 실제로 고원지대인 진안은 10월 중순이후가 단풍절정기이기 때문에 단풍이 흐드러진 절경 속을 달릴 전망이다.
용담휴게소에서 용담댐 수문을 바라본 모습. 대회코스는 송풍삼거리리를 지나 수문 오른편에 보이는 용담댐관리단과 조각공원을 지나게 된다.
진안 그란폰도 도싸의 코스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진안읍을 출발 정천, 안천, 상전 등 용담호를 돌아오는 A코스와 성수, 백운, 마령 등 마이산을 돌아오는 B코스다. 그란폰도 출전자는 A와 B코스를 모두 완주해야 하고, 메디오폰도 출전자는 A코스만 타고 골인하면 된다. 덧붙여 출발 후 46㎞지점(A코스)과 91㎞(B코스)지점 두 군데 피딩존이 설정되어 있다.
빨간색 루트가 A코스, 메디오폰도 참가자는 A코스만 완주하면 된다. 반면 그란폰도 참가자는 A코스를 타고 파란색 루트인 B코스까지 모두 완주해야 한다.
퍼레이드나 개인 이동거리를 제외한 그란폰도 코스의 전체 거리는 117.3㎞이며 이 코스의 평균경사도는 1%미만, 순간최대경사도도 19.3%(전진로고개)다. 전체거리의 56.2%가 평지(평균경사 변화 ±1.5%미만)에 가까운 지형이고 실질적인 오르막은 28.6%, 내리막이 15.2%다. 실질적인 오르막의 연장등반고도는 1201.5m다.
용담호를 돌아오는 메디오폰도를 이런 식으로 분석하면 평균경사도 1%미만, 순간최대경사도 13.2%(운산리고개)이며 64㎞의 코스 중 57.6%가 평지, 유효 힐클라임이 27.6%, 내리막이 14.8%다. 아울러 연장등반고도는 653.2m.
용담댐관리단을 지나면 작은 언덕을 여러 개 넘는다.
제1보급지점인 섬계마을 입구를 지나면 나타나는 섬티다리. 이곳을 건너면 곧 전진로고개 오르막이 시작된다.
전진로고개를 올라도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번 반복된다. 도로 왼쪽은 구량천과 천반산의 절경이 한동안 이어지는데 이 길이 끝나고 길이 넓어지면 A코스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총 연장등반고도가 3425m에 달했던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셈이지만 만만히 보고 체력안배를 소홀히 했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길이 100~300m 경사도 3%내외의 짧은 언덕과 내리막이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안 그란폰도 도싸의 고도프로파일.
진안 그란폰도 도싸의 대회코스는 평균경사도가 1%미만이지만 작은 언덕들이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 그림은 수치적으로 모든 오르막을 음영으로 표시했다.
경사변화 1.5%미만과 오르막 길이가 약 100m미만인 지점을 제외한 오르막부분을 음영으로 표시했다. 제외된 오르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영이 별로 사라지지 않는다.
경사변화 2.0%이하와 오르막이 약 250m미만인 지점을 제외하고 음영으로 표시했다.
진안 그란폰도 도싸의 코스는 56.2%가 평지. 따라서 그 외의 코스는 모두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고 보면 쉽다.
※주요 고개의 고도분석
■운산리고개: 길이 1.6㎞, 등반고도 53.4m, 평균경사도 5%, 최대경사도 13.2%
■대목재: 길이 1.3㎞, 등반고도 66.4m, 평균경사도 5.4%, 최대경사도 10.5%
■자신로고개: 길이 3.6㎞, 등반고도 118.4m, 평균경사도 5.6%, 최대경사도 10.1%
■진성로고개: 길이 1.35㎞, 등반고도 57.9m, 평균경사도 5.4%, 최대경사도 8.4%
■전진로고개: 길이 1.45㎞, 등반고도 64.5m, 평균경사도 5.8%, 최대경사도 19.3%
■오정삼거리고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올라가는 특징이 있음.
길이 8.16㎞, 등반고도 156.8m, 평균경사도 3.9%, 최대경사도 10.3%
■설치재: 길이 1.3㎞, 등반고도 51.5m, 평균경사도 4.9%, 최대경사도 9%
■진무로고개: 길이 5.9㎞, 등반고도 47.5m, 평균경사도 2.4%, 최대경사도 8.5%
관건은 시간! 컷오프타임을 넘기지 말라
높은 고개가 많았던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면 진안 그란폰도 피나렐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진안 그란폰도 도싸의 컷오프타임은 4시간 20분, 메디오폰도는 2시간 50분이다. 이 시간대로라면 그란폰도 풀코스의 경우 평균시속 27㎞를 유지해야 겨우 4시간 20분에 골인할 수 있다. 결국 평지구간에서 시속 30㎞를 웃도는 속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헌데 진안 그란폰도 도싸에는 두 군데의 보급지점이 있다. 이곳에서 음료와 보충식을 보급 받는 시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91㎞지점의 보급지는 중간 컷오프 포인트로의 기능도 한다. 다시 말해 일정시간 안에 이곳을 통과하지 못하는 출전자는 결승선을 보지도 못하고 이곳에서 컷오프 당한다는 말이다. 다행히 91㎞지점까지의 중간 컷오프타임은 3시간 34분으로 평균시속 25.5㎞만 넘기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 그러나 이곳을 턱걸이로 통과한 사람은 마지막 26.3㎞를 평균시속 34.4㎞이상으로 달려야만 컷오프 당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B코스에 들어서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마이산이다.
마이산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영산이다. B코스는 마이산을 에둘러 지나므로 시시각각 변하는 마이산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제2보급소이자 중간 컷오프지점인 오정삼거리 정상에서 올라온 길은 내려 보았다. 8㎞가 넘게 지루한 오르내림을 반복해야 하지만 경사도는 급하지 않다.
시간과 지형에 따른 체력안배 외에도 주의할 점이 또 있다. 코스의 대부분 도로상태는 아주 깨끗하다. 하지만 대회 당일은 가을걷이 시기이므로 농산물 등이 도로에 적재되어 있을 수 있고 백운과 마령에는 일부 도로상태가 좋지 않은 곳(9월 6일 현재)도 있으므로 항상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10월은 진안의 단풍절정기. 용담호 일원과 마이산 입구를 지날 때는 단풍에 눈과 귀가 먼 관광객을 조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출전한 라이더들도 가을 절경에 넋을 잃어 제한시간을 넘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