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I 국제대회 캘린더는 각종 사이클 경기분야별로 구분되어 있으며 UCI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전지식이 없으면 그저 대회기간과 홈페이지 등을 표시한 한 줄의 텍스트에 불과하다.
‘투르 드 코리아’가 막을 내렸다. 비록 2.2대회이지만 투르 드 코리아는 UCI 아시아투어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규모 있는 대회다. 그리고 올해의 첫 그랜드투어인 ‘지로 디탈리아’가 로드레이스 팬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위 첫 단락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는가? 그러니까 ‘투르 드 코리아’가 뭔지, 어떤 경기를 하는 대회인지, ‘2.2’라는 숫자는 또 뭘 말하는 건지, 어떤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사람. 그리고 ‘그랜드 투어’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이탈리아도 아니고 ‘지로 디탈리아’는 뭐하는 곳 인고?”하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걱정 마시라. 이제부터 바로 그런 것들을 설명할 테니 말이다. 이 모든 의문의 시작과 해답은 UCI 캘린더에서부터다.
국제경기 캘린더와 대회 분류
UCI(국제사이클연맹)는 세계 모든 자전거경기(여기서는 UCI공인경기를 말함, UCI공인경기 외에 다른 자전거경기도 있음)의 총본산이다. 트랙경기, 도로경기, MTB, BMX, 트라이얼 등 이런 자전거경기에 대한 주관업무를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 각 분야별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을 주관하는 곳도 UCI다.
UCI공인 국제경기는 시즌 전에 그 일정과 개요를 국제경기 캘린더에 등록하도록 되어있다. 캘린더는 로드, 트랙, 마운틴바이크(MTB), 사이클로크로스, BMX, 트라이얼, 인도어 사이클링, 장애인대회, 기타 대회로 나눈다. 등록할 대회와 일정은 각 대회의 주최자 또는 조직위에서 발의해 해당 국가 사이클연맹을 통해 등록한다. 그리고 등록된 대회일정은 UCI 홈페이지(www.uci.ch)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도로경기의 캘린더는 UCI 월드투어, UCI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5개 대륙의 투어, 남녀 주니어경기와 여자엘리트경기, 그리고 크리테리움 등의 기타경기로 나눈다.
UCI 캘린더는 경기 장르와 대회분류별로 각각의 캘린더가 존재한다. 즉, 도로경기, 트랙경기 등의 대회분류가 다르다. 도로대회의 경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월드투어 등을 포함해 크게 8가지로 분류한다. 그럼, 트루 드 코리아를 예로 들어 보자.
“트루 드 코리아는 UCI에서 공인한 국제도로대회로, 아시아투어에 등재된 대회다.”
이 말에서 ‘아시아투어’라는 것은 UCI 대회분류에 대한 사항이다. 그 중 투르 드 코리아는 UCI 컨티낸털투어의 하나인 아시아투어에 속한 대회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캘린더의 대회들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사람들이 출전하는 것일까. 다음 표의 내용을 참조 바란다.
도로대회분류
- 도로대회분류(등급표시)
- 출 전 자 격
- 올림픽
- 각국의 대표선수들은 UCI에서 지정하는 올림픽출전권 확정기한까지, UCI 공인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포인트를 축적해야한다. 취득한 포인트는 출전했던 경기별, 나라별로 합산한다. 합산한 UCI 포인트는 대륙별로 순위를 매겨 각 대륙별 최대출전제한인원과 경기별 최대출전인원을 병산하여 순위대로 해당경기의 출전권을 배부한다.
- 세계선수권대회(CM)
-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기준에 따른 각국 국가대표. 남녀 엘리트선수만 출전한다.
- 컨티낸털선수권대회(CC)
- 아시아의 경우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이 대회다. UCI컨티낸털선수권대회 출전기준은 남자 23세미만, 남자 주니어선수만 출전하도록 기술한다. 하지만 아시아선수권에는 여자엘리트 출전경기가 있으며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도 여자주니어 경기가 있다.
- 지역대회
(Regional game) - 지역대항 또는 국가대항전과 같은 형식의 대회. 지역대회 출전기준에 부합하는 여자주니어 대표 팀이 출전한다. UCI 홈페이지 캘린더에 따로 나오지는 않는다.
- UCI월드투어(UWT)
- ‘투르 드 프랑스’ 같은 그랜드투어를 포함하고 있는 최고 등급의 대회다. ‘UCI 프로 팀’으로 등록된 팀만 모든 출전이 보장된다(2012년 기준, 18개 팀)
일부 프로컨티넨털 팀의 출전도 가능하지만 반드시 출전대회 조직위로부터 초청을 받아야만 한다.
‘월드투어’라는 이름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2012시즌은 1월 호주의 ‘투어 다운언더’로 시작해 10월 중국의 ‘투어 오브 베이징’까지 총 28개 대회로 구성된다. - 컨티낸털투어
(1.2 ······ 2.HC) - UCI의 도로대회 캘린더는 월드투어 외에도 각 대륙별로 투어(유럽투어, 아시아투어, 아메리카투어, 오세아니아투어, 아프리카투어)가 있다. 컨티낸털투어에 속하는 대회는 HC, 1, 2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출전 팀은 대부분 각 대회의 조직위로부터 초청을 받아 출전하며 대회등급에 따라 UCI 프로 팀, 프로컨티넨털 팀, 컨티넨털 팀, 개최지 국가대표, 초청지 국가대표, 지역대표와 클럽(실업) 팀까지 다양하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로드레이스의 등급’ 참조)
- 여자 엘리트
(Wcup, 1.1, 1.2) - 여자 도로 월드컵과 2, 1등급대회로 나눈다. 월드컵은 UCI여자팀과 각 국가대표가 출전한다. 1등급대회는 대회 전년도 여자엘리트 국가순위 1위부터 5위까지의 국가 대표를 반드시 초청해야 한다. 유럽의 2등급대회나 기타 대륙의 모든 대회는 개최년도에 UCI가 공표한 관련 대륙의 팀 순위 상위 3개팀을 초청해야 한다.
- 남자 주니어
(Ncup, 1.1, 1.2) - 내셔널컵과 1, 2등급의 대회가 있다. 내셔널컵은 각 국가대표와 혼합팀(국가대표, 지역선수, 클럽선수 등이 혼합된 팀, 대회조직위와 출신국가 연맹이 인정해야함)이 출전 할 수 있다. 1, 2등급대회는 국가대표, 지역대표. 클럽(실업) 팀, 혼합 팀이 출전 한다.
- 여자 주니어
(1.1, 1.2) - 1, 2등급의 대회가 있다. 국가대표와 지역대표, 클럽 팀, 혼합 팀이 출전 할 수 있다.
아시아투어의 시즌은 지난 해 10월부터 이듬해 9월말까지가 한 시즌이다. 매 시즌 전에 대회의 조직위는 대회의 일정을 UCI에 통보해 등록해야 한다. 또한, 각 팀들도 매년 팀 등록을 해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위 그림은 2011-2012 UCI 도로경기 캘린더, 아시아투어의 일부다. 빨간색 칸으로 표시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투르 드 코리아’의 내용이다. 처음의 숫자는 대회기간으로 2012년 4월 22~29일까지 열린다고 되어있다. 다음이 대회 이름과 개최국코드다. 그 뒤에 나오는 숫자가 바로 경기형식과 대회등급이다. 그 이후에 나오는 아이콘은 대회조직위의 이메일과 홈페이지다.
대회등급은 숫자 사이에 구분점(.)이 있는데 구분점 앞의 숫자는 대회가 ‘1일 경기’인지 또는 ‘구간경기’인지 표시한다. 이 숫자가 ‘1’이면 ‘1일 경기’이고, ‘2’이면 ‘구간경기’ 즉, 스테이지레이스인 것이다. 그리고 구분점 뒤의 숫자는 대회의 등급을 표시한다. 이 표시대로 읽으면 ‘투르 드 코리아’는 스테이지레이스 2급 대회인 셈.
마찬가지로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르 투르 드 랑카위’(그림의 파란 칸)는 ‘2.HC’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스테이지레이스 하이클래스(HC, Hore Class – 실제로는 ‘등급 외’를 뜻 함)급 대회로 컨티낸털투어의 최상위급 대회임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2011년 10월 23일에 열렸던 ‘재팬 컵 사이클 로드레이스’(그림의 녹색 칸)는 ‘1.HC’이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구분점 앞이 1이니 ‘하루 동안만 열리는 대회’이고, 구분점 뒤가 ‘HC’이니 ‘최상위’라는 뜻이 된다. 즉, 1일 경기의 최상위급 대회임을 말한다.
컨티낸털투어 이하의 대회들은 대회등급이 있다. 대회등급의 표시는 ‘선수구분+일정+등급’으로 나타낸다.
월드투어와 각 선수권대회를 제외하면 이렇게 경기형식과 등급을 표시한다. 여기서 또 하나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은 2.1 또는 2.2식으로 숫자만 있는 대회는 남자대회(ME+MU)라는 것이다. 만약 대회기호가 ‘WE1.1’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여자엘리트부문 1일 경기 1급 대회’로 읽으면 된다. 즉, ME+MU를 제외한 선수등급이 출전하면 숫자 앞에 선수구분*도 표기하는 것이다.
다시 예를 들어 ‘MU2.1’이면 남자 ‘23세 미만 선수만 출전하는 스테이지레이스 1급 대회’로 파악하면 된다. 이 대회에는 ME선수는 출전 못하기 때문에 MU를 따로 적는 것이다.
이밖에 대회등급으로는 ‘Ncup’가 있다. 내셔널 컵을 나타내며 ‘2.Ncup’식으로 쓰인다. 컨티낸털투어와 남자주니어 부문에만 있는 등급이다. 아시아투어에는 아직 이 형식대회가 없다.
- 기 호
- 내 용
- ME(Men Elite)
- 남자 엘리트. 23세 이상
- MU(Men Under 23)
- 남자 23세 이하, 19~22세
- WE(Women Elite)
- 여자 엘리트. 19세 이상
- MJ(Men Junior)
- 남자 주니어. 17~18세
- WJ(Women Elite)
- 여자 주니어. 17~18세
- MY(Men Yooth)
- 남자 유소년. 16세 이하
- WY(Women Yooth)
- 여자 유소년. 16세 이하
- MM(Men Masters)
- 남자 마스터스. 30세 이상 현역 UCI등록선수가 아닌 자로 이 등급을 선택한 사람
- WM(Women Masters)
- 여자 마스터스. 30세 이상 현역 UCI등록선수가 아닌 자로 이 등급을 선택한 사람
- MPC(Men Para Cyclists)
- 남자 장애인 선수. 국제 올림픽위원회가 정한 기능분류에 의해 장애가 인정된 선수. 장애정도에 따라 추가등급부여가 정해진다.
- WPC
(Women Para Cyclists) - 여자 장애인 선수. 국제 올림픽위원회가 정한 기능분류에 의해 장애가 인정된 선수. 장애정도에 따라 추가등급부여가 정해진다.
팀 등급에 따라 출전의 진퇴가 달라진다
선수나 대회의 분류처럼 로드레이스 팀도 그 등급이 있다. 각 등급의 차이는 팀의 재정능력, 인적구성, 출전대회의 등급 등이다. 각 팀은 매년 시즌 전에 UCI에 등록해야 한다. 각 팀에 소속된 선수들은 팀의 승낙 없이 팀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임의로 출전서약도 하면 안 된다. UCI는 도로경기 팀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 로드레이스 팀 등급
- 출전자격과 팀의 구성
- UCI 프로 팀
- UCI 최고등급의 팀이다. 프로 팀은 UCI 월드투어의 참가가 권리이자 의무다.
유럽투어의 HC대회는 프로 팀을 대회전체 참가 팀의 70%까지 출전시킬 수 있으며, x.1급 대회의 경우 50%까지다.
그리고 그 밖의 컨티낸털투어의 HC와 x.1급 대회는 프로 팀을 전체 참가 팀의 50%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그 이하의 x.2급과 내셔널컵 대회의 출전은 제한한다.
팀의 인적규모는 최소 23명의 전속선수를 보유해야하며 2명이상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코치와 팀 매니저, 닥터와 의료조무사, 미캐닉, 재무직원 등 8명 이상의 전임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이밖에 스폰서와 재정보증인, 팀 재정능력 등을 증명해야하며 선수연봉수준, 은행보증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창단 할 수 있다. - UCI 프로컨티낸털 팀
- x.1급 이상의 컨티낸털투어 대회에 참가제한이 없다. 하지만 월드투어에는 반드시 조직위의 초정을 받아야 출전이 가능하다. 또한 유럽투어의 x.2급 대회는 개최국 국적의 프로컨티낸털 팀에 한해서 출전이 가능하며 그 이하의 내셔널 컵 대회는 출전이 제한된다.
대회의 출전은 초청형식으로 출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팀의 인적규모는 최소 16명의 전속선수를 보유해야하고 2명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 그 외에 코치, 의료조무원, 미캐닉 등의 상주직원 3명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 스폰서와 재정부분은 규모의 차이일 뿐 프로 팀의 요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 UCI 컨티낸털 팀 & UCI 여자팀
- UCI 컨티낸털 팀과 UCI 여자 팀은 국제도로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대부분 출전의사를 밝히고 조직위의 초정을 받아 출전한다. 그러나 월드투어의 출전권은 없다.
유럽투어의 HC대회는 개최국 국적의 컨티낸털 팀만 출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각 대륙투어의 내셔널 컵 대회는 출전이 제한된다. 그밖에 x.1, x.2대회는 출전제한이 없다.
UCI 여자 팀은 모든 여자엘리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팀은 구성선수들 각각의 국가연맹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한다.
팀 선수는 8~16명 사이여야 하며 다른 종목의 선수를 포함할 수 있다. 다른 종목의 선수란, 사이클로크로스, MTB XC, 트랙 종목의 포인트 경기, 스크래치, 추발경기, 매디슨에 특화된 멤버를 말하며 최대 4명까지 포함 가능하다. 단, 전 시즌 UCI 개인순위 상위 150위 이내인 선수이며, 여자팀의 경우 상위 100위 이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컨티낸털 팀은 서울사이클링(서울시청),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금산인삼 첼로(금산군청)까지 총 3팀이 있다. - 국가대표 팀
- 국가연맹에 의해 선발된 선수로 구성된 팀. 각 선수권대회와 HC, x.1, x.2 내셔널 컵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월드투어의 경우. 개최자 국적의 국가대표 팀은 프로페셔널 사이클위원회의 허가 하에 특별 라이센스를 발급받고 출전이 가능하다. 또한, 유럽투어의 HC대회는 개최자 국적의 대표팀에 한해서 출전할 수 있다. - 지역대표 팀
- 국가연맹 산하 지역에서 선발된 선수로 구성된 팀. 구성 선수는 UCI등록선수가 아닌 국가연맹 승인 선수다.
모든 x.2급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여자 팀은 WEx.1대회도 출전 가능하다. - 클럽 팀
- 클럽 팀이라고 해서 동호인 팀을 말하는 게 아니다. 유럽의 축구클럽을 생각하면 쉽다. 즉, 국가연맹에 가입한 팀을 말한다. UCI 등록 팀 소속선수를 제외하고 국가연맹이 승인한 선수로 구성한다. 우리나라 실업 팀 대부분이 클럽 팀이다. 모든 x.2급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여자 팀은 WEx.1대회도 출전 가능하다.
2012 투르 드 코리아에 출전한 프로컨티낸털 팀과 컨티낸털 팀 선수들. 가운데는 미국의 프로콘틴낸털 팀인 ‘Team Type 1 -SANOFI’의 세레브라야코브 알렉산더, 5구간 우승자로 포디움에 섰다. 왼쪽은 일본 컨티낸털 팀‘Team Nippo’의 리체제 막시밀리아노, 사이클 팀은 국적에 관계없이 선수와 계약할 수 있다. 오른쪽은 중국 프로컨티낸털 팀인 ‘Champion System Team’의 켐스 에론.
도로경기의 화석, 클래식과 그랜드투어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캘린더의 내용이 아니라 캘린더에서 볼 수 있는 대회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자. 월드투어의 이야기다.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월드투어에 속한 대회는 따로 등급이 없다. ‘1일 경기’와 ‘구간경기’의 구분은 캘린더의 일정으로 파악하면 된다.
월드투어의 대회 중 어떤 것을 이를 때 ‘클래식’이니 ‘그랜드투어’니 하는 말을 사용한다. 이 중 클래식은 아주 전통 있는 ‘1일 경기’를 지칭할 때 쓴다. 재미있는 건 월드투어에 속한 유럽의 1일 대회는 사실상 모두 클래식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그만큼 유럽의 1일 경기는 오랜 역사를 지녔다.
사이클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로드레이스 팬들은 클래식 대회를 시기적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봄을 알리는 ‘스프링 클래식’, 시즌오프를 아쉬워하는 ‘폴 클래식’이 그것이다.
스프링 클래식을 대표하는 대회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산레모(Milano-Sanremo)다. 이탈리아어로 ‘봄(La Primavera)’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니 이 대회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코블로드(Cobble road)로 알려진 파베(Pave, 프랑스어로 ‘돌로 포장한 도로’를 뜻함)를 달리기 때문에 스프링스 클래식임에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대회가 있다. 벨기에의 ‘투어 오브 플랜더스’와 프랑스의 ‘파리-루베’가 대표적이다. 이 대회들은 ‘코블 클래식’이라는 말로 불리는데 특히 ‘파리-루베’의 경우, ‘북의 지옥(Hell of the North)’이라는 별명까지 있으니 그 고단함을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코블’은 영어로 자갈 또는 포장용 포석을 말한다.
벨기에에서 열리는 ‘라 플레시 발론(La Fleche Wallonne)’이나 ‘리에쥬-바스토뉴-리에쥬(Liege-Bastogne-Liege)’는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열리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당시 고지전으로 유명한 아르덴(Ardennes)지역의 이름을 따서 ‘아르덴 클래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을을 대표하는 대회도 이탈리아에 있다. ‘지로 디 롬바르디아(Giro di Lombardia)’는 밀라노-산레모의 형제대회로 일명 ‘낙엽의 레이스’로 불리며 월드투어의 막바지를 알리는 대회다.
리에쥬-바스토뉴-리에쥬는 스프링스클래식 중에서도 험한 산악지형이 많아서 2차 세계대전의 고지전으로 유명한 아르덴의 지명을 따서 아르덴 클래식이라고도 부른다. Photo : ASO, P.Perreve
‘클래식’에 대해 알아보는 동안 다들 눈치 챘겠지만 ‘그랜드투어’는 그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특정 스테이지레이스를 이르는 말이다. 물론 1일 경기의 클래식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주 긴 대회기간과 엄청난 대회규모로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대회들이다.
바로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 이탈리아)’,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프랑스)’, ‘브엘타 에스파냐(Vuelta a Espana, 스페인)’가 그 주인공들이다. 로드레이스 팬이라면 귀가 따갑게 들었을 대회들이다. 이 대회들은 전 세계 스테이지레이스를 통틀어 대회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는 독보적인 대회로 3대 그랜드투어라고 불린다.
그랜드투어를 제외한 월드투어의 스테이지레이스 평균 대회기간은 6.6일. 그러나 ‘투르 드 프랑스’의 총대회기간은 23일이며, 코스는 프롤로그를 포함해 21스테이지로 구성된다. 아울러 다른 그랜드투어도 대회기간 면에서는 투르 드 프랑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