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한동옥
사진 : 캐논데일, 한동옥
캐논데일이 투르 드 프랑스를 앞두고, 자사의 대표 경량 로드바이크인 슈퍼식스 에보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신형 슈퍼식스 에보는 호평을 받은 2세대 모델의 핸들링 감각을 유지하면서 공기역학성능을 대폭 개선해서, 경량 로드바이크이면서도 타사의 에어로바이크에 근접하는 성능을 끌어냈다.
캐논데일이 신형 수퍼식스 에보를 공개했다.
지난 1년 간 캐논데일은 부지런히 신제품을 공개해 왔다. 에어로 로드바이크 시스템식스와 싱글크라운 레프티 오초 그리고 레프티 오초를 장착한 레이스용 하드테일 F-Si까지, 신기술을 담았고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딩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7월, 캐논데일은 시스템식스를 선보이면서 시스템식스가 캐논데일 로드바이크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라고 한 바 있다. 공기역학전문가를 영입하고, 공기역학적인 부품 브랜드 노트를 런칭하는 등, 에어로다이내믹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자연히 신형 슈퍼식스에도 높은 수준의 공기역학성능이 부여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에어로로 무장한 3세대 에보 등장
캐논데일은 2009년 선보인 경량 올라운드 자전거인 슈퍼식스를 2012년에 슈퍼식스 에보로 업그레이드했는데, 1세대 에보는 프레임 무게 700g 이하로 매우 가볍고 높은 강성이 자랑이었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앞선 컨셉으로 레이스 자전거도 편안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6년 등장한 2세대 슈퍼식스 에보는 보다 강하고 날카로운 조향 능력을 가졌지만, 캐논데일 연구개발팀의 기준으로 봤을 때 공기역학적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공기역학전문가 네이슨 배리(Nathan Barry) 박사를 영입하며 시작된 시스템식스 프로젝트의 데이터는 자연히 슈퍼식스 에보에도 적용이 됐고 시스템식스 공개로부터 1년 뒤, 공기역학성능을 대폭 개선한 3세대 슈퍼식스 에보가 등장했다.
시스템식스에게 공기와의 협상기술을 가르친 네이슨 배리 박사는 신형 슈퍼식스 에보의 개발에 있어서도 ‘높은 공기역학성능’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에어로 로드바이크인 시스템식스의 영역이 있고, 슈퍼식스는 힐클라임에서 제실력을 발휘하는 ‘경량 로드바이크’인만큼 이전 슈퍼식스 에보가 가졌던 장점과 뛰어난 성능은 유지 또는 개선하면서 추가로 강력한 공기역학성능을 부여하기로 한 것. 가볍고 강하며, 라이더의 의도대로 따라와주던 기존 슈퍼식스의 장점을 살리면서 더 강력한 무기를 쥐어준 셈이다. 캐논데일은 미국 샌디에이고 윈드터널에서 슈퍼식스를 오랜 시간 다듬었고, 경쟁사들의 자전거와 비교 평가한 끝에 신형 슈퍼식스 에보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량 로드바이크’라고 일컫는다.
캐논데일 엔지니어들은 먼저 프레임과 튜브의 형태를 완전히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슈퍼식스 에보는 현대 프로 투어 로드 레이스에서의 클래식 자전거라고 할 수 있었는데, 원형 카본 튜브와 수평에 가까운 탑튜브를 썼기 때문이다. 신형은 시트스테이를 아래로 내리고 주요 부위에 에어포일 튜브를 사용했다. 네이슨 배리 박사에 따르면 슈퍼식스의 용도에 맞게 설정한 에어포일 튜브는 기존 슈퍼식스 에보의 원형 튜브에 비해서, 모든 부분에서 더 뛰어나다고. 일단 공기역학성능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에 있으며, 무게가 더 가벼울 뿐만 아니라 비틀림 강성은 20%, 면내 강성 25% 이상, 면외 강성 15% 가량 향상됐다는 것. 프레임 형상이 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기존 슈퍼식스 에보의 둥근 튜브와 외모를 좋아하던 팬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 있겠지만, 신형 에보의 성능은 모든 면에서 더 나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슈퍼식스 에보의 공기역학 성능의 개선은 놀라울 정도다. 구형에 비해서 30% 가량 개선됐는데, UCI 월드 팀들의 펠러톤의 속도인 48.2㎞/h(30마일)로 달릴 때 이전 슈퍼식스 에보보다 30와트(동일한 휠 사용 기준)를 아낄 수 있으며, 윈드터널에서의 테스트 결과 현재 그랜드투어에서 사용 중인 경쟁사의 경량 로드바이크 중 가장 공기역학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기저항 계산은 정면 뿐만 아니라 입사각의 변화를 모두 따져서 나온 것인데, 타사의 경량 로드바이크보다 최소 9와트, 최대 50와트를 아낄 수 있었다는 것.
이는 경쟁사의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성능에 육박하는 것으로, 시스템식스를 통해 얻은 공기역학 기술을 잘 숙성시켜서 슈퍼식스 에보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슈퍼식스 에보도 시스템식스와 마찬가지로 ‘여섯 가지’의 요소를 한 데 묶은 시스템을 사용했다.
슈퍼식스와 시스템식스의 6가지 요소는 프레임과 포크, 휠, 핸들바와 스템 그리고 시트포스트다. 이 여섯 가지 요소를 서로 영향을 주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무게와 강성 그리고 핸들링을 강화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공기역학성능을 부여하기 위해 각 요소들을 최적화했다.
먼저 프레임을 개발할 때 요구된 조건들이 많았다.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거나 더 가볍게 만드는 동시에 승차감을 높여야 하고, 팬들에게 사랑받던 기존 에보의 라이딩 느낌과 핸들링을 만족시켜서 슈퍼식스 에보의 캐릭터를 유지해야 하며, 과도하게 복잡하지 않은 구조를 써서 자전거를 손봐주는 미캐닉들에게도 친절한 자전거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고루 균형 잡힌 반응성이 요구됐다.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 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몇 가지 방법이 동원됐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프레임 디자인과 카본 적층 방법의 변화다. 이를 위해서 각 카본 튜브가 만나는 지점을 분석해서 카본 레이어를 쌓는 방향과 방법을 최적화했고, 클램프 타입이 아니라 프레임 안에 내장하는 바인더로 시트포스트를 고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바인더는 외장 시트클램프와 비슷한 수준인 13g의 무게지만 공기역학적으로 더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프레임에서 전체적인 재료 사용량이 줄어들어서 약간의 무게 감량 효과가 있다.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새로운 할로우그램 27 노트 시트포스트는 기존 캐논데일의 25.4 세이브 시트포스트보다 35g 가벼운 162.4g이다.
케이블류는 모두 프레임 안으로 지나며, 뒷바퀴가 퀵릴리스로 고정되던 기존 슈퍼식스 에보 디스크와 달리 신형은 앞뒤 바퀴 모두 스루액슬로 고정된다. 슈퍼식스 에보는 승차감이 좋은 편이었는데, 신형은 더 좋아졌다. 할로우그램 노트 27 시트포스트와 세이브 시트스테이 그리고 바인더가 어울어져서 승차감이 기존 에보에 비해 18% 개선됐다.
슈퍼식스 에보 라인업은 남성용으로 6가지의 디스크 브레이크 모델과 2개의 림 브레이크 모델이 있으며 사이즈는 44부터 48, 51, 54, 56, 58, 60, 62까지 8가지다. 여성용으로는 3개 디스크 브레이크 모델과 하나의 림 브레이크 모델이 준비된다. 사이즈는 44, 48, 51, 54가 있다.
프레임은 고강성 카본을 사용한 하이모드(Hi-MOD) 발리스텍 카본 디스크 프레임과 일반 카본인 발리스텍 카본 디스크 모델 그리고 발리스텍 카본 림 브레이크로 나뉜다.
가장 가벼운 하이모드 프레임의 무게는 도색이 완료되고 볼트 같은 스몰 파츠가 모두 부착된 상태에서 사이즈에 따라 806g~977g이다. 가장 작은 사이즈인 44가 813g이며, 48이 806g, 51은 847g, M사이즈라 할 수 있는 54는 847g, 56은 866g이다. 977g은 62 사이즈의 무게다. 포크는 364g~414g인데, 48~56 사이에 300g대의 포크가 적용되고 가장 작은 44와 60 전후의 큰 사이즈에는 400g대의 포크가 달린다. 프레임과 포크를 합쳤을 때 하이모드 카본 모델 중 가장 가벼운 사이즈는 48로, 프레임 806g과 포크 364g을 더한 무게는 1170g이다.
발리스텍 카본 디스크 모델은 하이모드 발리스텍 카본 프레임에 비해 120~160g이 무거운 924~1137g이다. 44가 933g, 48이 924g, 51은 968g이며, 54가 981g이다. 포크는 405~461g이고 HM 카본 버전과 마찬가지로 48~56 사이가 가벼운 포크가 쓰인다. 시트포스트는 HM 카본과 일반 카본 프레임 공통으로 사용하는데, 162.4g이다. 발리스텍 카본 디스크 프레임도 48 사이즈가 가장 가벼워서 포크를 더한 프레임 셋의 무게는 1329g이다.
발리스텍 카본 모델만 공급되는 림 브레이크 버전의 프레임 무게는 디스크 브레이크 버전보다 약간 가벼운 908~1110g이다. 44가 926g, 48 사이즈 908g, 51은 962g, 54가 970g이다. 프레임에서는 차이가 작지만, 포크는 림 브레이크 버전이 상당히 가볍다. 353~397g으로 하이모드 카본 버전보다도 가벼운데, 이유는 디스크 브레이크 버전의 경우 주행방향과 반대로 작용하는 제동력을 견뎌야 해서 포크의 레그를 높은 수준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프레임과 포크를 합친 무게는 역시 48 사이즈가 가장 가볍고, 1261g이다.
자전거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인 휠셋은 캐논데일의 공기역학적인 부품 브랜드, 노트(KNOT)를 사용했다. 시스템식스에 사용된 할로우그램 노트 64보다 림 높이가 낮은 할로우그램 노트 45 SL 휠셋을 썼는데, 시속 48.3㎞로 달릴 때 노트 64가 노트 45보다 3.2와트의 힘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노트 45 SL이 더 가벼워서 속도 변화가 잦을 때 반응하기 좋고, 경사가 심한 언덕을 오를 때 유리하기 때문에 슈퍼식스의 프레임은 노트 45와 함께 사용할 때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할로우그램 노트 45 SL은 앞 20개, 뒤 24개의 DT스위스 에어로라이트 스포크를 사용하며, 림 내부의 폭은 노트 64와 같은 21㎜다. 튜브리스레디이고 허브는 앞 12×100㎜, 뒤 12×142㎜에 센터락 방식으로 디스크 로터를 고정한다. 래칫 시스템을 포함한 허브의 내부 부품은 DT스위스 것을 사용했다.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넉넉한 편으로 30㎜ 타이어를 썼을 때 6㎜의 여유 공간이 생긴다. 모든 슈퍼식스 에보에는 25C 타이어가 달리는데, 외부 폭이 32㎜에 달하는 와이드림과 만나 실제 타이어의 폭은 27㎜가 된다고.
캐논데일은 시스템식스에서 먼저 선보였던 시스템바를 슈퍼식스에도 적용했다.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핸들바와 스템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케이블들을 안으로 숨겨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깔끔한 외관을 얻을 수 있는 일체형 핸들바를 쓰기도 하는데, 캐논데일은 일체형 핸들/스템 시스템에도 단점이 있다고 여긴다. 카본 일체형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피팅 또는 정비 시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템 위에 핸들바에 얹히는 독특한 구조의 제품을 개발했는데, 바로 시스템바다. 공기역학적인 카본 핸들바를 알루미늄 스템 위에 얹는 형식이어서 각각 길이와 폭을 선택해 조합할 수 있다. 게다가 핸들바의 각도를 최대 8도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슈퍼식스 에보용 시스템바와 시스템식스용 시스템바는 수치와 모양이 다르지만 서로 호환되기 때문에 바꿔서 사용할 수도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비드 디바인은 슈퍼식스의 시스템바 세이브를, 선임 연구원인 조나단 쇼틀러는 시스템식스의 노트 시스템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시스템식스의 스템은 -17도이고, 슈퍼식스 에보는 -6도다. 핸들바도 시스템식스가 보다 공기역학적인 형태이고, 슈퍼식스에 적용한 시스템바에는 승차감 개선기술인 SAVE가 적용되어 미세한 진동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슈퍼식스 에보의 할로우그램 시스템바 세이브는 테스트 결과 원형 핸들바와 일반스템에 비해서 48.3㎞/h로 주행 시 9.1와트를 아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바와 시마노 Di2 구동계를 사용하면 외부로 노출되는 케이블이 일체 없어 깔끔하다. 기계식 구동계를 사용했을 때는 변속 케이블이 핸들바에 아래에서 다운튜브의 윗부분까지 일부 노출되도록 했다. 시스템바는 슈퍼식스 에보의 상위 모델들에 적용된다.
로드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비드 디바인은 슈퍼식스 에보 구매 고객은 레이스에도 가끔식 참가하면서, 친구들과 그룹을 모아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빨리 달리는 걸 원하는 공통점이 있어요. 가볍고 빠른 자전거가 필요하죠. 그리고 자전거의 스타일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로드바이크 라이더들에게 맞춘 그래픽 디자인을 사용했어요.”
네이슨 배리 박사에게 ‘슈퍼식스 에보와 시스템식스 중 하나를 선택하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이라는 질문을 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시스템식스는 자전거에 대항하는 모든 저항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자전거예요. 공기역학적인 면을 한계까지 끌어올려서 어떤 사람들은 너무 레이스 느낌이 강하고 공격적이라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그만큼 빠릅니다. 반대로 그랜드 투어의 GC 라이더처럼 가벼운 자전거가 필요하고, 우리 같은 평범한 라이더들에게는 승차감이 좋고 가벼운 슈퍼식스 에보가 맞을 수 있어요. 팬들이 좋아하는 히스토리도 가지고 있죠.”
가민과 협업으로 만든 휠센서. 단순하게 속도만 측정하는 센서가 아니라 메모리 기능이 있어서 900시간 동안의 라이딩 거리, 시간, 속도, 페이스 등을 기록한다. 안드로이드/iOS용 캐논데일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앱을 사용하면 각 부품의 사용시간과 거리를 통해 메인터넌스 또는 교체 주기를 파악할 수 있다. 캐논데일 휠센서는 ANT+ 또는 저전력으로 작동하는 블루투스 LE로 스마트폰과 통신하며, 가민이나 와후 같은 사이클링 컴퓨터와도 완벽하게 호환된다. 캐논데일 앱을 사용하는 라이더들이 라이딩을 통해서 얼마나 CO2를 절감했는지도 나타낸다고. ⓒDavid Schultheiss
슈퍼식스 에보를 공개한 장소는 독일 남부의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캐논데일 유럽 R&D 센터였다. 친환경 도시로 유명한 프라이부르크는 자전거가 대표적인 교통수단인만큼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낮에도 어둡다는데서 이름이 유래한 검은숲이 가까워 로드바이크를 즐기기에도 최적이다. 캐논데일 R&D 센터는 프라이부르크 시내에 위치한 한 맥주 공장 안에 숨겨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보통 유럽에서 주로 소비되는 자전거를 개발하며 대다수가 E바이크다. 슈퍼식스 에보는 미국 본사의 연구원들과 프라이부르크 사무실의 엔지니어들이 동시에 참여해 개발했고, EF 에듀케이션 퍼스트 프로 사이클링 팀 선수들로부터의 요구와 피드백을 대거 반영했다.
기자는 이탈리아 기자들과 폴란드, 호주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온 기자와 한 그룹에 속해 캐논데일이 진행한 3일차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다. 처음 이틀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먼저 온 그룹의 기자들은 우울한 상황에서 테스트라이드에 나섰다. 비가 오면 주행속도를 줄이는 상식과는 달리 ‘추우니 빨리 들어가 쉬자’라는 소수의견에 ‘빠른 라이더’들이 동조하면서 대단한 속도로 테스트라이딩을 마쳤다고. 우리가 속한 세 번째 그룹은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팅 디렉터와 함께 프라이부르크 일대 70㎞ 코스를 여유로운 속도로 달리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테스트라이드 코스는 천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시내를 빠져나간 후 서북쪽의 낮은 언덕을 2개 넘는 왕복 70㎞의 코스였다. 테스트라이드에만 6시간이 배정되어 있어서 기자들은 모두 지금껏 본적 없는 극심한 언덕으로만 이뤄진 곤란한 코스를 예상했지만, 이는 라이딩 준비와 마무리 그리고 인터뷰를 위한 시간을 모두 포함한 것이었다. 캐논데일에서 2대의 밴을 준비해서 촬영과 백업을 맡았고, 여러 국적의 미디어 참가자들이 각자 자전거를 받아 라이딩을 준비했다.
시승 자전거는 다소 이름이 긴 최고 등급,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드 디스크 듀라에이스 Di2’로 슈퍼식스를 개발하면서 나온 모든 기술이 다 적용된 모델이다. 파워미터와 캐논데일 스피드센서가 금세 기자의 가민 엣지에 연결됐고, 물통을 2개 꽂으니 어느새 출발 준비 완료. 신호등에 따라 대열이 쪼개지는 것을 대비해 캐논데일 직원들이 중간중간 그룹을 나눴다. 트램이 지나는 철로와 노면이 좋지 않은 길에서 에보는 잔소리 없이 진동과 충격을 억제해 전달했다. 첫 느낌이 좋다. 강변에 널찍하게 놓인 우리의 자전거도로와 달리 프라이부르크의 천변 자전거도로는 무척이나 좁다. 교행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일부 구간은 전날까지 내린 비로 침수돼서 할로우그램 노트 45를 물에 잠그며 지나가야 했다. 림 브레이였다면 걱정을 좀 했을테지.
교외로 나와 도로 옆에 놓인 자전거도로에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교차로에서 다시 출발할 때마다 선두가 살짝 속도를 올리면 후미 그룹은 더 열심히 속도를 올려야 했다. 슈퍼식스 에보에 달린 할로우그램 노트 45 휠이 이럴 때 제 역할을 한다. 공기역학성능이 좋으면서 가볍고 반응이 빠르다. 한 마디로 밸런스가 좋아서 올라운드로 사용하기에 좋다. 25C 타이어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입력하는 제동력을 노면에 제대로 전달을 했는데, 폭 30㎜도 커버한다는 슈퍼식스 에보이기에 조금 더 굵은 타이어를 끼우면 어떨까 궁금해졌다. 승차감은 25C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도 충분히 좋다.
코스의 총 상승고도는 700m이며, 다운힐에서는 최고속도 69㎞/h를 기록했다. 오르막에서 기자를 앞으로 끌고 나가던 에보는 다운힐에서 더 확실한 느낌을 전달했다. 바로 안정성이다. 코너와 코너를 잇는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올리는 과정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높은 속도에서 자전거를 제어하기가 쉬웠다. 코너 직전에서의 브레이킹은 예상한만큼 정확하게 이뤄졌고, 핸들바에 체중을 얹는 정도에 따라서 조향감을 조절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언덕 정상에서 샌드위치와 시리얼바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 프로덕트 매니저인 데이비드 디바인과 본사 마케팅 디렉터인 데니스 김이 기자와 함께 했다. 캐논데일과 EF 팀의 활동 범위 변화, 작년부터 보여준 신제품의 방향성, 모든 것이 하나로 모여 슈퍼식스 에보가 됐다. 그동안 모자랐던 에어로 스톤을 마침내 손에 넣은 슈퍼식스 에보. 매우 빠른 캐논데일 선수가 EF 에듀케이션 퍼스트 사이클링 팀에 합류했다.
슈퍼식스 에보의 지오메트리
슈퍼식스 에보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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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왓 한동옥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