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국제자전거박람회(이하 ‘타이페이쇼’)가 2013이 3월 20부터 23일까지일 개최되었다. 타이페이 TWTC 난강전시장과 TWTC 홀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올해로 26번째로 열리는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의 자전거박람회다.
전시조직위는 이번 전시회에 3289개 부스(연면적 5만8000㎡)가 설치되었으며 총 107개국 7179명의 해외방문객이 내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는 전년대비 11.3% 성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최대의 자전거박람회 타이페이쇼가 지난 3월 20부터 23일까지 개최되었다.
타이페이쇼는 물밑에서 움직인다
전시조직위가 발표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바이어와 파워 유저들은 “타이페이쇼의 성격이 점점 모호해 진다”, “전시회 질이 떨어졌다”, “자국업체의 수주를 위한 행사에 해외 브랜드를 들러리 세운다”는 등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기적으로 시즌 오픈과 동시에 열리는 자전거박람회를 고집하고 있지만 해외 대형브랜드의 신제품 출시 시기와 맞아 떨어지지 않아 매년 대형브랜드의 불참율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설사 출품을 하는 대형 브랜드가 있더라도 대부분 ‘지난해 유로바이크의 재탕’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게다가 일부 브랜드는 아예 대만 공급사가 자사의 재고 위주로 전시하는 경향도 있어 이런 비판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한다.
타이페이쇼는 신제품 전시의 각축장이기 보다 브랜드 또는 제조사와 바이어 간의 교섭에 더 치중하는 분위기다. 마구라의 경우, 부스 외관을 쇼윈도우로 꾸며 이미 알려져 있는 유압 림 브레이크 RT8 TT 등을 전시하고 부스 대부분은 상담업무용으로 사용했다.
룩은 아예 부스가 오픈되어 있지 않다. 사진 상단의 하얀 장막이 룩(Look)의 부스인데 다른 부스에 사방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사실 출입구도 찾기 힘들다. 장막 안의 실루엣으로 제품이 전시되어 있음을 짐작할 뿐이다.
안장브랜드 셀레 이탈리아의 부스는 상담실 외벽에 아이디매치의 개요와 관련 안장군 몇 점, 모노링크를 정리해 놓은 것을 제외하고 모든 안장제품을 상담실(아래)에만 전시했다.
시마노는 듀라에이스 9000, 9070시리즈를 필두로 세인트와 ZEE, 클릭R, 로드와 MTB 휠셋을 전시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울바이크쇼에서 나눅스네트웍스가 보인 전시품질이 제품군 면에서나 정보전달, 체험지수면에서 월등히 높다.
시마노의 신제품 발표는 대외비로 딜러에게만 공개됐다. 타이페이쇼 난강전시장 5층에서 열린 시마노의 신제품 발표회는 시마노 직원들이 사전등록 된 딜러를 제외하고 언론과 일반인을 통제했다.
스램은 작년 유로바이크에서 공개된 모델이 다수였지만 여러 가지 신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전시회 막바지 딜러들의 입담을 통해서 비공개로 또 다른 신제품 발표를 한 것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타이페이쇼의 한 쪽 얼굴만 보고 하는 이야기다. 유로바이크가 들어내놓고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과시하는 장이라면 타이페이쇼는 물밑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시장이다. 이번 타이페이쇼를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셀레이탈리아, 룩, 헤이즈, 마구라, 브라이튼, IRC 등이 형식적인 전시부스만 차리고 실상은 상담사무실을 운영했으며 대형 부품사인 시마노와 스램 또한 전시와 별도로 딜러대상으로만 신제품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일부 파워유저와 관광객에게는 조금 식상한 박람회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제조사와 부품사, 해외 딜러들에게는 빠질 수 없는 자리가 바로 타이페이쇼다.
대만에서 생산한 대표상품이 전시된 난강전시장 로비. 타이페이쇼가 자국 제조사의 수주에 많은 부분 치중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어떤 산업박람회든 공통된 사항이다. 타이페이쇼는 개최시기와 성격상 물밑 접촉이 많은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사진으로 본 난강 풍경
타이페이쇼는 난강전시장이 주무대다. 그리고 난강전시장이 개장하기 이전 타이페이쇼가 개최되던 국제무역센터전시장 일부도 함께 전시에 이용된다. 난강전시장은 대만 완성차 브랜드를 비롯해 알만한 대형 브랜드와 부품사가 모여 있고, 국제무역센터전시장에는 중소규모의 일부 제조사와 악세서리 업체는 물론 아웃도어스포츠 용품이 전시됐다.
이번 타이페이쇼 특집은 난강전시장을 중심으로 취재했으며 그 첫 번째인 ‘특집 타이페이 국제자전거박람회 2013 Part1’은 전시부스를 중심으로 난강전시장의 분위기를 담았다. 아울러 각 부스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은 파트2에서 다룰 예정이다.
올해 람프레 팀의 메인스폰서가 된 메리다는 람프레-메리다 팀(■관련기사: 팀 람프레-메리다 공식발표)의 상징인 핑크, 블루, 그린으로 장식한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부스를 차렸다. 전시품은 람프레 팀에디션으로 제작된 3가지 로드바이크와 멀티밴 메리다 바이킹 팀의 신무기(■관련기사: 재장전 완료! 멀티밴 메리다 바이킹 팀)들로 채워졌으며 메리다의 전기자전거와 650B MTB 신제품들이 선보였다.
람프레-메리다 팀에티션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타임트라이얼바이크인 워프다. 메리다는 전시부스 전면에 회전무대를 설치해 워프를 전시했는데 워프 자체를 촬영하는 사람들은 물론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는 사람이 많아 북새통을 이루는 일이 빈번했다.
자이언트 부스는 최근에 새로 선보인 피팅시스템 라이트 라이드(Right Ride)의 시연행사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 시켰다. 시연 중에는 인파 때문에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
라이트 라이드는 로드바이크와 MTB 라이딩 포지션 조정을 위한 피팅시스템으로 고정 바이크와 조향부, 안장부, 측정기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DT스위스는 눈에 가장 잘 띄는 동선에 작년 하반기 발표한 휠셋 라인업 스플라인(■관련기사: DT 스위스 스플라인 휠 라인업) 제품들을 배치했다. 이 뿐 아니라 제작 중으로 알려졌던 650B용 서스펜션 포크 제품군과 새로 발표한 리어쇽을 전시했다.
허친슨 타이어는 MTB 타이어 제품군을 26인치와 27.5, 29인치로 세분화시켰다. 특히 27.5인치는 전 장르에 걸쳐 전체 7개 제품을 한 번에 신제품으로 소개했다. 로드타이어에서는 일명 파리-루베 타이어로 불리는 인듀어런스 로드튜브리스 타이어 제품을 선보였다.
윌리어는 신제품 완성차를 위주로 전시했다. 타임트라이얼바이크인 트윈 블래이드를 전면에 배치한 윌리어 부스는 신제품인 제로9, 센토 1SR 등이 채워졌다.
국내에서도 선망의 브랜드인 지프(Zipp)는 스램부스에 공동으로 휠셋과 스템, 시트포스트 등을 전시했다.
펌프와 공구 등 액세서리들이 유명한 버즈맨은 간편한 펌프밸브시스템인 스냅 잇 밸브(■관련기사: 버즈맨 스냅 잇 밸브어댑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지난 유로바이크에서 선보인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공구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토픽은 국내에 이미 2013 서울바이크쇼(■관련기사: 2013 서울바이크쇼)을 통해 소개된 이동형 정비세트 프랩 스테이션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사이클링 컴퓨터시스템인 파노바이크(Panobike) 제품군을 전시했다.
브롬톤은 예술작가들이 그래픽을 도안 한 브롬톤 리미티드 에디션과 가방제품을 내놓았다.
포커스는 이자르코 팀 SL시리즈와 이자르코 프로, 알루미늄 29er 모델인 블랙포레스트 29R과 풀서스펜션 29er 수퍼 버드 29R(Super Bud 29R)이 전시됐다.
부스 전체를 블랙으로 치장한 피직은 신발과 안장제품 전체를 세팅했다.
이미 작년 말, 세파스의 피직 기술설명회(■관련기사: 세파스 피직 기술설명회)를 통해 선보인 제품들로 안장의 경우 라이더의 유연성에 따라 세 가지 제품군으로 나누어 배치했다.
프롤로고는 라이딩성향에 따른 제품형태별로 배치했으며 안장에 일종의 그립을 적용한 CPC시스템 안장을 별도로 전시했다.
공구전문업체인 수퍼B는 프리미엄 시리즈 공구세트와 전문정비스테이션인 TBA9000 워크스테이션(■관련기사: 수퍼비, 프리미엄 시리즈)을 전면에 내놓고 수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에 빠빴다.
프랑스의 MTB 전문업체 막 마온(Mac Mahone)은 깔끔한 화이트로 부스를 꾸민 것과 달리 전시제품은 모두 MTB 하드코어 장르의 자전거와 부품이다. 신제품이라는 프리라이드 바이크 네메시스와 경량페달 케일이 인상적이다.
국내업체인 삼성SDI는 E-바이크용 배터리팩을 들고 전시장을 찾았다.
인체공학적인 자전거용품을 만드는 독일의 에르곤은 새롭게 선보인 OEM라인업과 올 5~6월 쯤 국내에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로드바이크용 안장군 SR3 시리즈에 힘을 줬다. 아울러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한 시트포스트 CF3 프로 카본(■관련기사: 에르곤 CF3 Pro 카본 시트포스트)도 선보였으며 체형별 안장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좌골 측정의자도 내보였다.
치넬리는 대만수입사인 리듀오에서 전시했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미가 있는 타임트라이얼바이크 위지위그, 알루미늄 트랙바이크 프레임 비고렐리에 이목이 집중됐다.
패밀리레스토랑이 아니다. 자전거 가방업체인 구니어는 패밀리레스토랑 이름과 같은 브랜드명을 써서 지나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몇 년 사이 타이페이쇼에서는 급속히 생활자전거가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E-바이크가 차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첨단의 스포츠 자전거와 E-바이크가 즐비해도 아날로그의 감성을 찾는 이들은 많다. MHL은 가죽과 패브릭을 소재로 그립과 바테이프, 가방 등 예스러운면서도 멋진 제품들을 전시했다.
4층 L구역 한 블록은 전체가 프랑스 브랜드로 채워졌으나 대만 현지 수입사가 같은 브랜드를 전시하는 경우도 있어 관람객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번 타이페이쇼의 가장 큰 이슈는 완성차나 아이디어 제품이 아니라 바로 바퀴다. MTB의 27.5인치 휠 제품군이 비약적으로 늘은 것, 그리고 로드바이크용 튜브리스 제품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콜(Cole) 휠셋을 전시하던 벽면에서 두 가지 제품이 상담실로 들어갔다. 빅휠 제품들인 650B와 29er 제품이다. 남아 있는 제품은 26인치 휠셋.
박람회하면 홍보 모델들도 빠질 수 없다. 이번 바이크쇼에서도 많은 홍모 모델들이 눈에 띄었으나 수많은 인파에 휩쓸려 다니는 그들이기에 별도의 취재는 힘들었다. 다만 이 두 홍보 모델은 전시장 밖 넓은 공간이 자신들의 영역이라 바쁜 전시장을 빠져나온 관람객이나 오고가는 바이어들과 사진촬영을 함께 해주는 등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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