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국제자전거박람회인 타이페이 사이클 2014(TAIPEI CYCLE 2014, 이하 ‘타이페이쇼’)가 2014년 3월 5일 개막했다. 국제스포츠용품전인 타이스포(TaiSPO)와 함께 열린 이 전시회는 타이페이 TWTC 난강전시장과 TWTC 홀에서 오는 8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27번째인 타이페이쇼에는 1477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총 5054개 부스가 차려졌다. 아울러 타이페이쇼 조직위는 1만여 명의 해외바이어가 행사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시아 최대 자전거박람회인 타이페이 사이클 2014가 지난 3월 5일 개막해 오는 8일까지 개최된다.
알맹이를 찾으려는 눈치 싸움
대만자전거수출협회 회장인 안토니 로는 대만의 자전거산업과 기술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월 5일 타이페이쇼 오프닝 세러머니에서 축사를 한 안토니 로 대만자전거수출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13년 대만에서 생산해 수출한 자전거의 대당 단가가 450(US달러)에 도달했다. 중국의 하이엔드 시장에 대한 진출이 늘고 있지만 그 기술은 대부분 대만의 기술을 사용한다. 또한 타이페이쇼는 자전거의 혁신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하며 “대만이 하이엔드 자전거 개발을 위한 글로벌 R&D 센터의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국 입장에서는 “자화자찬이요, 알맹이는 모두 대만 차지네”하고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현실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자전거 활성화와 사이클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뛰어난 디자인과 혁신적인 상품을 시상하는 d&i 어워드에는 16개국 185개 업체의 제품이 출품되었고 이 중 49개 제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은 d&i 골드어워드를 수상한 기간텍스, 오야마, 가르폰, 고스트 바이크, 인터락의 대표들.
이번 타이페이쇼에도 어김없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제품들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지난 1년 간 타이페이쇼를 준비한 업체들의 노력이 무색할 만큼 타이페이쇼를 찾은 해외취재진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보기에 이번 타이페이쇼의 트렌드는 뭐라고 생각해?”, “흥미로운 취재거리 뭐 없어?”
여기서도 알맹이가 뭐냐는 식의 대화다. 그리고 서로에게 같은 대답을 한다.
“그저 그래, 다 똑같아 보여”.
타이페이쇼 전야, 기자 컨퍼런스 겸 우수상품을 시상하는 d&i 어워드 시상식에서는 16개국 185개 업체에서 출품한 상품 중 49개의 제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기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진들은 전시회를 한 마디로 정의할 단어를 찾는데 급급했다.
타이페이쇼를 찾는 사람들은 매년 똑같은 위치, 별다르지 않은 수많은 전시부스 때문에 시각적인 피곤함에 시달린다. 그 피곤함 때문에 숨어있는 다른 그림을 찾지 않고 전시회를 트렌드에 맞춰 단정하려는 심리가 앞선다.
기자들이 매년 혼란을 격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시회라고 하면 시각적인 어필이 한몫한다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인데 타이페이쇼는 작년이나 올해나 부스 위치며 디자인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대만을 대표하는 자전거 브랜드인 메리다, 자이언트는 물론이고 시마노와 스램의 부스도 예년 그 자리 그대로다. 그리고 예년처럼 조용하고 은밀하게 그들의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관련기사: 타이페이쇼 2013 Part1 – 난강은 은밀하게 움직인다). 소비자들의 눈을 대신하는 기자들도 이럴진데 숨어있는 상품을 발굴해야 하는 바이어들의 속은 어떨지 그저 미뤄짐작할 뿐이다.
그래도 잔치는 계속된다
이유와 명분은 어찌되었든 타이페이쇼의 메인 무대인 난강전시장은 여전히 많은 업체의 부스가 정글을 이루고 있고 바이어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제부터 사진으로 난강 홀의 풍경을 스케치한다. 아울러 전시 제품에 대한 자세한 기사는 본 기사의 파트2에 계속 소개할 것을 미리 밝힌다.
타이페이쇼에서는 자전거와 부품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국제 자전거 디자인공모전(International Bicycle Design Competition)은 대만자전거수출협회와 무역협회 등이 주최하는 미래의 자전거를 내다보고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공모전작품 중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출품한 작품도 있다. 대구 카톨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생인 박선민, 이선영 씨가 출품했다는 구급자전거(Emergency Bicycle)는 교통정체나 차량이 진입하기 힘든 협소한 곳에 구급차보다 먼저 도착해 환자의 응급조치를 먼저 수행하기 위한 자전거다. 자전거는 프레임 내부에 구급함과 산소공급기들을 갖춘다고.
작년에 전위적인 부스 디자인에 람프레의 핑크를 강조했던 메리다는 조금은 평범한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핑크는 줄이고 대신 메리다의 초록색을 한층 더 강조한 모습이다. 전면에는 로드레이스 세계챔피언인 후이 코스타의 자전거 리엑토를 배치했으며 팀바이크로 합류한 라이드 또한 곁에 두었다. 지난해 사람들로 몸살을 앓던 타임트라이얼바이크 워프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부스에서 사람들의 밀도가 많은 오른쪽이 워프가 있는 위치.
자이언트 부스도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들로 붐빈다. 작년에 오픈구조였던 부스를 이번에는 칸막이가 조금 더 많은 구조로 바꿨다. 올해는 여성 라인업인 리브(Liv)를 강조하고 있는데 리브부서의 총책임자이자 자인언트의 CFO인 보니 투 부사장까지 직접나서서 행사를 주관하는 통에 전시 첫 날부터 사람들로 발딛을 틈이 없었다.
스램부스 또한 예년처럼 시마노의 맞은 편에 위치했다.
시마노 부스는 구조를 조금 바꾸었는데 작년보다 대체로 더 정돈된 모습이다. 신제품 발표를 전시장 모처에서 했지만 예년처럼 언론인 출입은 금지.
부스 한쪽에는 테크 토크라는 코너를 만들어 시마노 직원들이 테크 모형과 제품을 가지고 바이어들에게 시연을 하고 질문을 받는 등의 활동을 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작년 서울바이크쇼와 올해 1월에 열린 시마노 하우스쇼에서 공개됐던 시마노 바이크 피팅시스템도 시연하고 있다.
마구라는 d&i 어워드를 수상한 일렉트(eLECT)의 모형을 부스 전면에 전시한 것을 제외하고 예년 그대로 상담부스만 운영한다. 일렉트는 무선신호로 댐핑모드를 조절할 수 있는 서스펜션 시스템이다.
피직은 부스의 그래픽만 바뀌었을뿐 구조와 배치는 바뀌지 않았다. 전시 제품은 스파인 컨셉이 적용된 핸들바와 스템, 시트포스트가 더 늘었다.
DT 스위스는 부스위치와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그러나 대체로 전시형태는 그대로. 전시품은 휠 라인업인 스플라인에서 신제품이 대폭 늘었다. 또한 서스펜션 제품도 추가됐다.
리자인 부스는 더 넓어지고 제품 전시도 더 정돈된 모습이다. 디자인적인 측면 때문에 휴대펌프에 기압계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기압계가 포함된 제품을 선보였다.
트리곤의 전시부스는 깔끔해졌다. 단층 부스에 전시제품이 빈틈없이 빼곡하던 모습이었는데 베스트셀러와 신제품 위주로 보기 좋게 전시공간을 활용했다.
텍트로와 수퍼비의 부스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없다. 대부분 바이어가 전시제품 앞에서 상담하는 모습도 그대로.
허친슨은 대담하게 전시제품을 한쪽으로 몰아 오픈형 부스를 설치했다.
대신 제품의 컨셉에 맞춘 아이디어 넘치는 디스플레이로 이목을 끌었다. 경량 클린처 타이어인 아톰 시리즈와 퓨전3를 자석을 이용해 공중부양 시킨 것.
이 디스플레이를 위해 자석을 정확한 위치와 높이에 위치시키기위한 도구도 준비했다. 자석이 설치된 전시대 바닦에 원통을 놓고 자석을 원통에 넣은 뒤 원통을 빼내니 마술처럼 자석이 공중에 뜬다. 그리고 세심하게 타이어를 얻으면 끝. 단점은 호기심 많은 관람객이 제품에 손을 대면 자석이 바닦에 철커덕 붙는다는 점.
허친슨이 오픈 부스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것. 전시 이틀째부터 오후 5시면 바이어와 취재진을 상대로 샴페인 파티를 연다. 부스가 오픈되어 있으니 주변 복도까지 사람들이 꽉 찬다.
웰고 부스에서는 d&i 어워드를 수상한 파워미터 내장형 페달 쓰러스트 E(Thrust E)의 시승시연이 한창이다.
쓰러스트 E에 대한 좀 더 궁금한 사항은 본 기사 파트 2에서 다룬다. 눈이 커지며 언제 구입할 수 있을지 몸살이 날 것 같은 독자를 위해 먼저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출시는 적어도 올해 유로바이크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점. 그 때까지 더 보완해서 완벽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웰고의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