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렐로 본사 탐방

특집피나렐로 본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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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비소. 베니스에서 4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이탈리아 베네토주의 작은 성곽도시에는 오늘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전거 업체의 본사가 있다. 레이스에서 입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고성능 프리미엄 로드바이크라는 입지를 확고히 한데다가, 독특한 구조와 화려하고 매력적인 컬러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상품성을 한층 높여 매니아들을 사로잡는 업체. 바로 피나렐로다.

 

 6년 만에 다시 찾은 피날레로 본사는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새로운 본사 건물의 외부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던, 그러면서도 본사 내부의 페인트숍과 조립부스의 움직임은 분주하던 6년 전과는 여러 가지가 달랐다. 공사가 끝남에 따라 출입구의 위치가 반대가 되었으며, 주차장의 위치가 바뀌었고, 사무실들이 완성되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도 찾아가기가 어려웠던 것과는 달리 이젠 새로운 주소로 내비게이션이 잘 안내할 뿐 아니라 표지판도 좀 더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런 건 모두 하찮은 것들이다. 피나렐로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이뤘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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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토주 트레비소에 자리 잡은 피나렐로 본사. 2007년, 사장인 파우스토 피나렐로의 디자인으로 새로 지은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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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을 지나 공장 안으로 들어가면 파우스토 피나렐로의 사무실과 연구개발실이 나타난다. 앞에 있는 자전거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한 도그마 K 하이드로.

 

옐로우 × 10

 2013년, 피나렐로의 상징색은 ‘옐로우’였으며 중요한 숫자는 ‘10’이었다. 100회를 맞은 투르 드 프랑스에서 스카이 프로 사이클링의 크리스토퍼 프룸이 피나렐로 도그마를 타고 파리 샹젤리제에 도착하면서, 피나렐로가 후원한 팀의 선수로서 10번째의 옐로우 저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00회의 투르 드 프랑스 중 정확히 10%인 10번을 피나렐로를 탄 선수들이 지배했다는 이야기이고, 투르 10회 우승을 거둔 두 번째 제조사이며, 최대 승리 기록인 11회를 깰 수 있는 유일한 제조사임을 생각하면 피나렐로가 거둔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피나렐로의 본사는 온통 옐로우였다. 페인팅 부스에서 열처리를 마치고 막 나온 도그마 65.1 싱크 2 프레임 중 상당수가 전체가 옐로우이거나 일부분에 옐로우를 칠한 한정판 모델이었고, 창고에는 옐로우로 치장한 티셔츠와 저지, 심지어 옆면이 옐로우인 다이어리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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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 100회 투르 드 프랑스는 피나렐로 판이었다. 종합우승 뿐 아니라 총 4개의 저지 중 3개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역시 최고는 옐로우 저지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도그마들이 도처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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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 65.1 투르 드 프랑스 에디션 탑튜브에 담긴 10회 우승자 기념 데칼.

 

피나렐로의 투르 우승은 1991년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90년 대 투르 드 프랑스는 피나렐로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바네스토 팀(현재는 모비스타)의 미겔 인두라인이 피나렐로 배지가 붙은 자전거를 타고 투르를 5연승 했고, 96년에는 비얀 리스가, 이듬해에는 얀 울리히가 피나렐로에게 옐로우 저지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무려 7년 연속 투르 승리를 맛 본 것. 그리고 미겔 인두라인은 ‘스틸’ 자전거로 투르를 우승한 마지막 선수로 기록됐다. 5연승 중 1994년까지 스틸 자전거로 우승했고, 마지막 투르 우승은 금속 복합소재로 만든 자전거로 이뤄낸 것. 얀 울리히는 알루미늄 튜빙으로 만든 자전거를 탔다. 
지금은 피나렐로의 레이스 머신들이 모두 카본으로 만들어지지만, 피나렐로는 가장 최근까지 투르 드 프랑스 같은 프로 투어에 ‘금속’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했던 업체 중 하나다. 2006년의 투르 종합 우승자인 오스카 페레이로가 탔던 자전거 중 하나가 바로 마그네슘으로 만든 피나렐로의 기함 도그마 마그네슘 FPX였다. 불과 7년 전에도 피나렐로는 금속으로 만든 프레임을 가지고 투르 정상에 올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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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2013 로드 챔피언십에서 모비스타의 루이 코스타가 레인보우 저지를 획득했다. 금메달을 기념하는 골드와 월드챔피언의 상징 컬러 레인보우 무늬를 넣은 월드챔피언 기념모델.

피나렐로는 전통을 중요시 여기는 이탈리아 업체이면서도 이탈리아 업체답지 않은 모습으로 성장한 회사다. 프로 사이클리스트로 활약했던 창업자 조반니 피나렐로는 선수 은퇴 후 30세였던 1952년에 트레비소 성곽 안에 있는 작은 자전거점을 차렸다. 선수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 자전거는 최고 무대의 레이스에서 활약할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체득했고, 이런 체험과 레이스 경력이 미래의 피나렐로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1960년 처음으로 피나렐로 자전거를 프로팀에서 사용했고, 1975년 지로 디탈리아에서 첫 승리를 맛봤다. 이후 여러 투어와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피나렐로의 자전거를 탄 선수들이 우승하면서 피나렐로는 레이스에 기반을 둔 하이엔드 자전거라는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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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의 역사가 시작된 곳. 지금은 피나렐로의 사촌이 자전거숍과 작은 주유소를 겸해서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2007년에 방문했을 때 촬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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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의 고향에 남겨진 오래된 공구들.

1988년은 피나렐로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해다. 죠반니는 당시 28세이던 아들 파우스토 피나렐로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는데, 이때부터 피나렐로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17세 때부터 피나렐로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파우스토의 첫 작업장은 페인트부스에서 프레임에 색을 입히는 것이었다. 이후 조립과 프레임 빌딩까지 자전거를 만들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웠다.
피나렐로는 창업자의 아들인 파우스토 피나렐로가 2대 경영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기술 도입과 파격적인 디자인 적용 그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곡선을 그리는 온다 포크가 그의 디자인이며, 도그마로 상징되는 비대칭 구조 또한 파우스토 피나렐로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신제품의 테스트라이드 또한 맡고 있으며, 피나렐로 본사 건물까지 그가 설계했다하니 이 정도면 ‘피나렐로’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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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의 역사를 빛낸 인물들. 이 중에서 알고 있는 얼굴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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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 위에 전시된 각종 트로피들. 아쉽게도 쇼룸의 자전거들은 자전거 전시회를 위해 빠져나간 상태였다.  

기자가 피나렐로를 방문한 시기는 9월 중순이었는데, 전후로 매우 바쁜 시기였다고. 파우스토 피나렐로 사장은 미국에서 열린 인터바이크에 참석하기 위해 수 십대의 쇼자전거들을 준비해 날아갔고, 같은 시기 이탈리아에서도 파도바 바이크 엑스포가 열려 전시와 테스트 라이드를 위해 피나렐로 본사 쇼룸에 남아있던 자전거를 모조리 들고 가야했다. 뿐만 아니라 기자의 방문 일주일 후에는 피렌체에서 로드 월드 챔피언십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각 팀의 요구에 따라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야 했다. 1년에 단 한 번 뿐인 월드챔피언십은 레인보우 저지의 주인을 가리는 자리여서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프레임을 새로 제작했고, 원하는 경우 새로운 컬러를 적용해 전달했다고. 레이스에 사용할 프레임들은 이미 전달을 마쳤지만, 만약을 대비해 여분의 프레임을 더 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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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을 기다리고 있는 신형 타임트라이얼 바이크, 볼리데(Bolide). 기자가 피나렐로 방문 일주일 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2013 월드챔피언십에 대비한 프레임들이다. 이 중 하나는 브래들리 위긴스 경의 것.

 

도색과정 견학

피나렐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페인팅’이다. 피나렐로 특유의 화려함과 정밀한 도색이 프레임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 기자의 안내를 맡은 줄리아나 메스트리너는 페인트 공정은 피나렐로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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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 공장 안에 마련된 페인트숍. 복잡한 도그마의 페인팅이 이곳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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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과 샌딩 작업을 앞둔 도그마 프레임. 컬러 코드 859, 네이키드 샤이니라는 유광 블랙이 칠해질 예정. 

 

   도색 작업을 시작하기 전 첫 단계는 카본 프레임의 제작단계에서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표면의 불량이나 프레임의 형상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 카본 레이어를 쌓아 만든, 아직은 ‘천’ 단계의 프레임을 몰드에 넣고 열과 압력을 가하면 견고한 카본 프레임이 되는데, 몰드에서 꺼낸 카본 프레임과 포크는 세척과정을 거쳐야 한다. 몰드에서 나온 직후 프레임을 한 번 다듬지만, 도색 전에 다시 샌드페이퍼를 이용해 프레임 표면을 전체를 매끈하게 갈아낸다.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페인팅이 더 잘 되도록 하기 위한 밑 작업이다. 이후 세척을 거치면 도색을 위한 기본 준비가 완료된다. 

피나렐로 본사에서의 작업은 모두 사람의 손에 의존한다. 단 하나의 공정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는 것이 특징. 피나렐로는 사람의 손으로 모든 공정을 완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핸드메이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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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부스에 들어가기 전에 프레임을 샌드페이퍼로 표면을 연마하고 세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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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 작업을 마치고 페인트 부스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프레임들.

 

피나렐로 프레임들은 비대칭의 독특한 디자인 뿐 아니라 화려한 그래픽 디자인과 컬러로도 유명하다. 같은 프레임이라 하더라도 컬러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유는 색을 입히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도그마의 경우 로고나 이름 등의 알파벳 데칼을 제외하고는 프레임에서 색을 띄는 무늬를 데칼이 아닌 페인팅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인팅도 기계가 아닌 숙련된 작업자의 몫이다. 여러 번 마스킹을 해 페인트를 뿌리고 페인트가 마르면 다시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닦아 다음 페인트를 덧칠한다. 포크 또한 마찬가지. 다시 말하면 프레임에 사용된 컬러의 수만큼 도색작업을 반복해 실시한다는 것.
 
페인트 색이 더해질수록 전체 도장의 무게가 늘어나는데, 가벼운 카본 프레임에서는 페인트 무게가 프레임 무게의 1/10을 넘는 것이 흔한 일이다. 피나렐로의 경우 로고와 제품명 등을 빼고는 데칼이 아닌 페인팅을 통해 색을 넣기 때문에 무게 증가가 조금 더 있는 편. 그래서 피나렐로의 프레임들은 ‘초경량’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다. 뛰어난 발색과 아름다운 마감이 희생된 무게의 가치를 웃돈다는 것.

이렇게 피나넬로 본사에서의 작업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오랜 작업 시간은 곧 생산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도그마의 비싼 몸값은 고가의 소재 뿐 아니라, 화려한 페인팅에도 기인한다. 지금 전 세계의 피나렐로 딜러들이 도그마를 주문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주문량에 턱없이 모자라다. 트레비소의 페인트숍에서 끊임없이 페인트를 뿌리고, 열처리실에서 카본 프레임을 실어 날라도 공급이 따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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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컬러를 칠한 프레임들. 두 번째 페인팅을 위해 다시 마스킹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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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이 끝난 프레임에 데칼을 붙이는 피나렐로 직원들. 정확한 위치에 먼지 없이 꼼꼼하게 붙이는 것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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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의 다양한 컬러. 혼란을 막기 위해 컬러 코드를 크게 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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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놓여 있는 데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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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레임은 페인트숍 방문이 벌써 세 번째다. 마스킹을 통해 화이트와 레드를 각각 칠했고, 데칼을 붙인 다음 클리어를 뿌리기 위해 들어온 것.

 

피나렐로 도그마는 1㎝ 단위로 생산되는 다양한 사이즈 외에도 수많은 기본 컬러와 소량의 리미티드 모델로 유명한데, 이런 컬러 외에도 직접 컬러를 조합해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인 ‘마이 웨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레임과 포크의 기본 컬러를 선택하고 프레임에 들어가는 포인트 부분의 컬러와 데칼의 컬러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피나렐로 본사 웹사이트에서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프레임에 색을 입히는 것이 완료되면 프레임은 건조 후 데칼 작업이 시작된다. 데칼을 불이기 전 페인트가 제대로 칠해졌는지 다시 확인하고 수작업으로 데칼을 꼼꼼하게 부착한다. 이상이 발견된 프레임은 다시 페인트 부스로 보내 결함을 제거한다. 데칼이 마르면 다시 페인트 부스로 보내는데, 페인트 작업의 마무리 단계인 클리어 코팅을 위함이다. 클리어 코트는 무광과 유광 두 가지가 있으며, 광택 같은 미적 기능 뿐 아니라 페인트를 보호하고 기능도 갖는다. 클리어 코트를 입히고 열처리를 하면 드디어 프레임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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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숍 바로 옆에 데칼 작업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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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프로 사이클링 팀의 크리스토퍼 프룸의 2013 투르 드 프랑스 종합우승을 기념해 나오는 도그마는 옐로우와 블랙 2가지가 있고, 모비스타의 나이로 퀸타나가 획득한 산악왕 그리고 영라이더 저지를 표현한 컬러까지 총 4가지의 2013 투르 드 프랑스 에디션 도그마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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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형 도그마의 다양한 컬러. 아직 클리어 코트를 입히기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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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의 컬러 또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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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는 마이 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커스텀 페인팅도 가능하다. 미국의 한 고객이 피나렐로 본사가 있는 트레비소의 깃발문양을 그려달라고 했다고. 

도그마의 경우 이탈리아 국내와 해외 시장의 판매형태가 극명하게 구분된다. 이탈리아에서는 70%의 도그마가 피나렐로 본사에서 조립된 완성차로 팔리지만, 해외에서는 대부분 프레임셋 형태로 판매된다. 이탈리아서 조립한 후 수출을 하면 운송과 통관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 프레임 셋으로 판매되더라도 포크와 프레임에 이상이 없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헤드셋을 삽입하고 포크를 끼우는 작업은 피나렐로 본사 조립 부스에서 실시된다. 조립은 대형공장들과 달리 라인을 돌리지 않고, 작업자 한 명이 한 대의 프레임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을 해 자전거로 완성하는 방식을 쓴다. 그래서 본사 창고에는 각종 그룹셋과 휠셋, 파츠들의 박스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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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곳곳에 도색을 앞둔 프레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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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도그마는 프레임셋으로 판매가 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70%의 도그마가 완성차로 판매된다고. 그래서 조립부스는 늘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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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 본사 1층 파우스토 피나렐로 사장의 작은 두 번째 사무실 바로 옆에는 신제품 개발실이 있다. 새로운 프레임과 포크의 설계를 하는 곳. 프레임에 입혀질 컬러와 데칼 같은 그래픽 디자인과 광고 디자인은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파도바의 사무실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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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2층에 있는 ‘피나렐로 트래블’ 사무실. 매년 트레비소에서 출발하는 라 피나렐로 사이클링 마라톤(그란폰도 피나렐로)의 준비 외에 엑스이벤트라는 업체와 함께 진행하는 ‘피나렐로 트래블’이라는 프리미엄 자전거 투어 상품을 운영하는 곳이다. 지로 디탈리아 코스를 따르는 11일짜리 투어와 가비아와 스텔비오, 갈리비에, 알프 듀에즈 등 가장 유명한 힐클라임 코스를 다니는 10일짜리 프로그램부터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에서 라이딩하는 투어 상품까지 다양하다. 공항 픽업과 이동, 전문 코스 가이드, 호텔과 식사, 사이클링 의류 세탁과 지로 디탈리아 프로그램 선택 시 개막일 또는 폐막일의 VIP 입장패스가 제공된다. 잊을 수 없는 자전거 투어를 하고 싶다면 피나렐로 트래블(■클릭)의 여행상품을 눈여겨 볼만 하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피나렐로의 성장기는 1990대라고 할 수 있다. 파우스토 피나렐로 사장의 지휘 하에, 전통에 혁신적이면서 고유한 디자인을 더해서 새로운 자전거를 만들었다. 7번의 투르 우승과 이를 토대로 규모의 발전이 있었으며, 해가 다르게 프레임 소재가 변경되기도 한 격변의 시기였다. 그 뿐인가. 미국의 자전거 업체들이 자전거의 본산인 유럽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를 위협하기 시작했고, 대만에서 만들어진 자전거들이 경쟁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많은 유럽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브랜드를 넘기기에 이르렀다. 피나렐로는 이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크게 도약한 회사다. 피나렐로가 가진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적인 소재와 디자인, 공법의 도입에 망설임이 없었고, 그 덕분에 피나렐로는 더 오랜 역사의 자전거 브랜드들을 제치고 이탈리아 고급 자전거 시장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전 세계 하이엔드 로드바이크의 기준이 되었다. 도그마 XC를 통해 하이엔드 산악자전거의 시장에 발을 내딛은 지 이제 1년. 피나렐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종합자전거업체로 도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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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한국에서 온 손님에게 특별히 보여준다며 오래된 캐비넷 앞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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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낡은 박스들에 들은 것은 무엇일까? 바로 피나렐로와 함께 한 레이싱 팀의 자전거 정보다. 각 팀, 선수들의 자전거 지오메트리와 사용 모델, 심지어 몇 대를 썼는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피나렐로의 레이싱 역사가 잠들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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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콤 시절 선수들의 명단과 자전거 리스트. 6번이나 투르 드 프랑스 그린저지를 입은 에릭 자벨(현재 팀 카투샤의 스프린트 코치)과 1997년 투르 우승자 얀 울리히, 현재 삭소 틴코프의 감독인 비얀  리스 그리고 전 HTC 하이로드의 감독이었던 롤프 알다그 등 익숙한 이름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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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자벨의 스틸 프레임 지오메트리. 금속을 사용해 프레임을 만들 때는 선수들의 체형과 취향에 따라 커스텀으로 프레임을 제작했다. 튜브의 길이와 굵기, 각도 등 모든 것을 원하는대로 변경이 가능했던 것. 각 사이즈마다 정해진 몰드에서 만들어지는 카본 모노코크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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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그에서 과거 영웅들의 금속 프레임이 탄생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피나렐로의 역사 중 일부로 공장의 한편에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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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테스트기에 걸려 있는 타임트라이얼 머신, 볼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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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 K 하이드로의 포크. 포크가 얼마만큼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강도 테스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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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는 최근 스카이 프로 사이클링 팀과의 계약을 3년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까지 스카이 선수들이 피나렐로에 오른다는 이야기다.

■취재협조 : 네오플라이 www.neofly.co.kr ☎(02)42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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