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타이베이국제자전거전시회에는 대만업체 807개와 해외업체 305개, 총 1112개의 업체가 참석해 3330개의 부스를 설치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자전거 전시회인 만큼 자전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품·부품이 전시되어 바이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로드바이크와 MTB는 물론 전기자전거와 폴딩바이크 등 여러 종류의 자전거를 살펴봤던 2016 타이베이쇼 2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품·용품들 중 30점을 골라 소개한다.
타이베이쇼 개막 하루 전날인 3월 1일에 시마노가 전격 발표한 도심형 그룹셋인 메트리아(■관련기사: 시마노 소라 R3000 & 메트리아 U5000)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마노는 메트리아 그룹셋으로 구성된 완성차를 전시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번 스포츠형 그룹셋인 메트리아는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과 리얼(Real)을 조합한 단어로 도심 라이딩 컨셉으로 빠른 변속성과 강한 제동력에 중점을 두어 개발됐다. 자사의 로드 그룹셋인 105와 동일한 11단 카세트스프라켓을 사용하며, 플랫마운트 방식의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로 구성됐다. 휠셋은 메트리아 WH-U5000으로 클린처 타입이며, 핸들바는 일자 타입과 불 바(Bull Bar)형태의 H타입 2가지가 있다. 전시된 자전거에는 H타입 핸들바가 사용됐다.
메트리아의 체인링은 라이딩 시 바지가 체인링에 닿아 오염되거나 체인에 말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체인가드가 일체화 되어 있다. 대부분의 체인가드는 체인링과 분리된 형태인데 시마노는 도시적인 느낌을 주면서 깔끔한 외관을 만들기 위해 체인링과 체인가드를 일체형으로 만든 것. 42T 싱글 체인링과 46-32T 더블 체인링 두 가지가 있는데, 전시된 메트리아의 체인링은 42T 싱글 체인링이다.
메트리아 H타입 핸들바용 듀얼 컨트롤 레버인 ST-U5060의 시프터 레버가 부러져 버렸다. 전시된 ST-5060은 실제 제품이 아닌 실물 크기의 모형이었는데, ‘만지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손을 타 손상됐다.
시마노의 전기자전거 시스템인 스텝스 DU-E6001은 드라이브 유닛을 통해 페달링을 돕는다. 특히 전기자전거 특성상 무게가 무거워 끌고 다닐 때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스텝스 드라이브 유닛에는 워크 어시스트 모드가 있어서 편하게 끌고 다닐 수가 있다. 스텝스의 디스플레이 모니터인 SC-E6010은 라이브 유닛의 온오프와 라이딩 모드를 변경할 수 있으며, 배터리의 용량, 주행거리, 속력 등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시마노는 스텝스의 매커니즘을 도식화 시켜 부품별 특징과 작동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로터의 유압식 변속기 우노. 2015 유로바이크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첫 선을 보였던 우노가 이번 타이베이쇼에서는 완성된 모습으로 전시됐다. 흔히 사용되는 기계식보다 기어변속이 좀 더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우노는 기계식 브레이크 외에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도 쓸 수 있다. 브레이크는 아직까지 마구라의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만 호환이 된다고. 우노는 스페인어로 ‘첫째, 으뜸’를 뜻하는데 로터는 자사의 첫 유압식 변속기라는 점에서 제품명을 우노라고 지었다.
로터 부스에서 우노 변속기와 함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인파워미터 3D 플러스였다. 일반적인 파워미터 센서는 크랭크셋 외부에 부착하는 형식으로 라이딩 시 외부 이물질이 침투하거나 충격으로부터 파손될 수 있는 반면, 인파워미터 3D 플러스의 센서는 크랭크암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실용적인 측면에서 D&I 심사위원들에게 인정을 받아 D&I 입상작에 오르기도 했다. 크랭크암 한쪽에는 총 4개의 센서가 있는데, 페달과 가까운 쪽으로 2개 그리고 크랭크축 쪽으로 2개가 있다. 센서들 간의 위치 편차를 기준으로 크랭크의 미세한 비틀림을 감지해 파워를 측정한다. 보다 세밀한 측정을 위해 센서가 두 개씩 설치된 것. ANT+ 통신방식을 사용해 가민같은 사이클링컴퓨터와 호환이 되며, 로터의 타원형 체인링인 Q링만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크랭크암 축에 위치하며 AA배터리 1개를 사용한다.
우노 변속기와 인파워미터 3D 플러스를 장착한 자전거가 부스에 배치됐다. 이를 체험해보고자 로터부스에는 연일 사람들로 붐볐다.
DT 스위스의 경량 카본 클린처 휠셋인 RC 28 스플라인 C 몽 샤세랄. 클라이머를 위한 휠로서 제품명은 DT 스위스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 비엘의 산 이름에서 유래됐다. 앞 560g, 뒤 690g으로 가벼우면서 열에 강한 특수레진을 사용해 제동에 의한 열변형에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허브에는 회전저항을 줄이기 위해 SINC 세라믹 베어링이 사용됐으며 림은 튜브리스 레디 방식이다.
DT 스위스가 후원하는 UCI 월드팀, IAM 사이클링의 하인리 하슬러의 자전거. 하인리는 호주의 2015 로드챔피언이며, 2009년 투르 드 프랑스와 2005년 부엘타 에스파냐에서 구간 우승을 한 바 있다. DT 스위스는 해마다 자사가 후원하는 선수들의 이미지를 내세우는데 올해에는 자사의 RC55 스플라인 휠을 장착하고 호주 로드챔피언이 된 하인리 하슬러의 자전거를 전시한 것.
OPM O.D.L 서스펜션포크는 스티어러튜브부터 크라운까지 DT 스위스의 TFP공법으로 만들어졌다. TFP공법은 카본 섬유를 꼬아 끈처럼 만들고 이 끈을 이용해 스웨터를 짜듯 만드는 기술로 일련의 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웨빙머신으로 제작된다.
펄크럼은 자사의 최상급 라인인 레이싱 콰트로에 추가된 디스크브레이크용 로드 휠셋을 선보였다. 림은 3K 카본을 적층해 만들었으며 림의 폭은 24.2㎜, 높이는 40㎜이다. 동력전달성이 탁월하도록 스트레이트 풀 스포크를 사용했으며, 앞뒤 휠 모두 21개의 스포크가 2 크로스로 짜였다. 무게는 앞뒤 휠 합쳐 1605g이다.
어윈 사이클링의 2016년 신제품인 ICW-24. 클린처와 튜브리스 모델 2가지가 있는데 사진의 휠셋은 클린처 모델인 ICW-24C. 림은 카본으로 만들어졌으며 브레이킹 트랙을 세라믹으로 코팅해 열변형에 강하다. 또한 허브에는 저마찰과 저마모가 특징인 세라믹베어링을 사용해 낮은 회전저항을 자랑한다. 림의 폭은 23㎜, 높이는 24㎜이며, 사핌 CX-Ray 스포크를 사용했다. 앞 휠은 20개의 스포크가 래디얼로 짜였고, 뒤 휠은 24개의 스포크가 2크로스로 엮었다.
IAW-30C은 이중 림 구조의 경량 알루미늄 클린처 휠셋이다. 림의 브레이크 면은 CNC 가공해 제동 성능을 향상시켰다. 알루미늄 휠임에도 앞바퀴는 2개, 뒷바퀴는 4개의 세라믹 베어링을 사용했다. 폭 22㎜에 높이 30㎜로 앞이 래디얼로 20개의 스포크가 있고, 뒤는 2크로스로 24개의 스포크가 있다. 무게는 앞뒤 휠 모두 합쳐 1545g.
허친슨의 로드용 튜브리스 타이어, 퓨전5. 노면과 기상 조건에 따라 갈라틱, 퍼포먼스 올시즌 3가지 모델이 선보였다.
위에서부터 퓨전5 갈라틱, 퍼포먼스, 올시즌. 각 제품별로 타이어의 두께와 무게, 집중화시킨 분야가 다르다. 갈라틱은 경량, 올시즌은 내구성에 집중된 것이며, 퍼포먼스는 이 두 모델 중간에 위치한다. 숫자 1, 2, 3은 각 제품별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나타낸 것인데 1번은 트레드 형태와 타이어 두께, 2번은 펑크방지 레이어, 3번은 내부 강화 소재를 나타낸다.
타이어 두께의 경우 갈라틱은 0.8㎜, 퍼포먼스는 1.2㎜, 올시즌은 1.6㎜로 갈라틱은 180g, 퍼포먼스는 190g, 올시즌은 210g이다. 트레드의 형태는 갈라틱과 퍼포먼스가 동일하고, 올 시즌은 사이드쪽의 골이 좀 더 촘촘하다. 코너링에서 그립을 유지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둔 것이 갈락틱과 퍼포먼스이고, 그립을 유지하면서 타이어의 마모가 적게 일어나도록 고안된 것이 올시즌. 갈라틱은 트레드 바로 아래에 폴리아미드 소재인 라이트스킨을 적층했고, 퍼포먼스와 올시즌은 케블러 소재를 사용해 펑크를 방지한다. 케이싱은 127 TPI.
허친슨의 크로스컨트리 전용 MTB 타이어인 길라. 트레드는 다양한 지면 조건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자사의 최상급 MTB 타이어에 접목시킨 기술을 함축시켰다고. 26, 27.5, 29인치 규격의 타이어 사이즈가 있으며, 26과 29인치는 폭이 2.10인치이고, 27.5인치의 타이어 폭은 2.25인치이다.
켄다의 로드바이크용 타이어인 크리테리움 인듀어런스. 타이어 표층 아래에 프로텍터를 삽입하고, 비드층 아래에도 또 다른 프로텍터가 있어서 탁월한 펑크 방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케이싱과 비드에 따라 두 가지 모델이 있는데, 스포츠 사이클링에 적합한 접지력과 내구성을 갖춘 120TPI, 폴딩 비드를 사용한 고급 모델, 생활형 라이딩과 간단한 트랙킹 등에 어울리는 60TPI, 와이어 비드를 사용한 모델이 있다.
켄다의 27.5 플러스 타이어, 하복 프로. 타이어의 폭은 3인치로 좀 더 공격적이고, 안정적인 코너링을 위해 타이어 그립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트레드간의 간격이 넓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접지면적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그립력을 제공하고, 트레드 사이에 낀 이물질도 쉽게 빠질수 있어 지속적인 접지력을 유지한다. 케이싱은 120TPI이며 전기자전거용 타이어로도 사용할 수 있다.
트라이얼 세계챔피언이었던 한스 레이(Hans Rey)는 인위적인 구조물을 넘나드는 트라이얼 기술을 산악자전거에 접목시켜 보다 험한 라이딩인 ‘프리라이드’를 개척한 사람이다. 프로페셔널 라이더로 활동한 지 30년이 넘는 그는 산악자전거라는 스포츠를 통해 얻은 것을 다시 자전거로 돌려주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휠즈포라이프’를 설립했다. 현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휠즈포라이프 프로젝트를 통해 자전거를 기부하는 그가 타이베이쇼를 찾았다. 사람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리던 그를 어렵게나마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타이베이쇼의 분위기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타이베이쇼에 올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전시장의 열기가 뜨겁네요. 세계적인 바이크쇼인 만큼 많은 브랜드들이 전시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도 다양한 업체들이 타이베이쇼에 참가하다보니 저는 후원업체들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네요. 오랜만에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근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이어 저에게 타이어를 후원하는 듀로타이어가 올해에도 사인회를 부탁했고, 흔쾌히 응했습니다.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후원 업체들의 R&D 팀과 만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신제품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아직 전시장을 다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대체적으로 용품과 부품 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예년에 비해 용품 관련 OEM, ODM 업체들이 확연히 돋보였습니다.
-전기자전거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것 같은데요.
예, 확실히 전기자전거들이 눈에 띄더군요. 이제 전기자전거도 자전거산업의 큰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은 분명하구요. 자전거 시장이 매년 소폭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기자전거 시장은 그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전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전기자전거가 PAS방식. 즉, 페달링을 하면 모터가 돌아가 페달링을 도와주는 정도라고 해도 모터사이클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입니다.
-휠즈포라이프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휠즈포라이프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해 주신다면.
휠즈포라이프는 제가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입니다. 아프리카, 남미 등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기부하는 단체죠. 현재까지 총 30개의 프로젝트가 각국에서 진행 중인데요. 올해 초까지 8000여대의 자전거를 기부했습니다. 휠즈포라이프 프로젝트를 하면서 각국에서 라이딩한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하는데요. 해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휠즈포라이프 프로젝트를 후원해 주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올해 휠즈포라이프 활동의 배경이 될 국가는 어디인가요?
현재 아프리카 수단으로 갈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그곳에 괜찮은 트레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수단에 가본 적은 많지만 이번에 새로운 트레일을 타 볼 생각에 벌써부터 들뜨네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휠즈포라이프를 알릴 수 있도록 올해에도 열심히 페달링을 해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한해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