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알선 자전거가 나왔다. 지긋지긋한 속세에서 벗어나고픈 꿈을 꿔왔지만, 막상 기회가 되니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가지고 다녀야 할 물질이 너무나 많은 그대. 치넬리 호보(HOBO; 방랑자)에 관심을 가져보자.
치넬리 호보는 형태와 기능상으로 봤을 때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인 동시에 투어링 자전거이며, 출신 배경으로 따지면 레이스 자전거이기도 하다. 이를 종합하면, 치넬리 스타일의 여행용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치넬리 호보는 앞뒤 랙 기본 장착 외에도 사진에는 없는 펜더도 장착되어 판매된다.
앞바퀴의 랙에 무거운 짐을 실었을 때 낙차 등으로 핸들이 크게 돌아가면 탑튜브에 상처가 생기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한 스토퍼가 헤드튜브 위에 달려있다.
콜럼버스의 스틸 튜빙을 쓴 견고한 호보의 프레임은 험한 지형을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앞뒤에 달린 독일 투부스(TUBUS) 랙을 통해 최대 58kg(앞 18kg, 뒤 40kg)의 짐을 적재할 수 있을 정도로 터프하다. 개울을 건너거나 험로를 넘기 위해 자전거를 어깨에 메야 할 때 편리하도록 케이블 루트를 탑튜브 위쪽으로 마련한 것과 캔틸레버 브레이크는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의 특징이기도 하다.
호보는 이집트 카이로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까지 100 스테이지, 1만2000㎞를 달리는 ‘투르 다프리크(Tour D’Afrique)’의 경험을 근거로 태어났다. 무려 3개월 간 하루에 짧게는 40㎞, 길게는 200㎞를 달려야 하는 투르 다프리크는 상당한 내구성을 가진 자전거를 요구한다.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주로 달리고, 사막을 통과하고 험준한 산도 넘어야 한다. 브레이크나 변속 케이블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케이싱을 씌운 것도 호보가 달릴 환경에 적합하게 한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태어난 호보이기 때문에 강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언제 오지로 떠나도 좋다는 배짱을 지니고 있다.
여행용 자전거답게 물통 케이지를 3개나 달 수 있다. 하나쯤은 공구통이나 라이트 배터리용으로 이용해도 여유롭다.
호보의 프레임은 콜럼버스의 크롬몰리브덴 스틸을 써서 만들었는데, 스틸 프레임 특유의 부식을 줄이기 위해서 프레임의 바깥 뿐 아니라 내부도 전착 도장을 했다. 호보에 성인 남자가 탑승하고, 랙과 프레임이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짐을 가득 채우면 무게는 150kg에 달하게 된다. 그래서 타이어의 폭은 최대 40㎜까지 쓸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가졌다. 출고 타이어는 비토리아 랜도너 트레일 700×38c이다.
구동계는 시마노와 FSA 그리고 마이크로시프트 제품으로 조합되었는데, 체인링은 트리플이다. 26/36/48T로 구성되어 있으며 12-34T 9단 스프라켓과 조합된다. 짐 없이 평지만 달릴 때는 조금 힘없는 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거운 짐을 실었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한다.
M 사이즈를 기준으로 랙과 펜더 등 모든 장비를 장착했을 때의 무게는 14.3kg이다. 가격은 220만원이고, 사이즈는 S와 M, L가 준비되어 있다.
몰스킨이 만든 치넬리 호보 에디션 다이어리.
투부스의 랙과 호보 다이어리.
별도로 랙을 구입해 장착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 외에 특이한 점은 호보 전용 다이어리도 증정한다는 것. 노트와 다이어리로 유명한 몰스킨이 만든 ‘호보 에디션 다이어리’가 구매자에게 제공되는데, 바가지 상점과 지저분한 캠핑장 등을 기록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스틸 프레임 고유의 느낌과 아프리카에서 검증한 내구성 그리고 기본 제공되는 랙을 이용해 짐까지 잔뜩 실을 수 있어서 오랫동안 도주행각을 벌일 수 있는 호보. 지루함에서 벗어나고픈 당신에게 적합한, 치넬리의 여행용 자전거 제안이다.
■㈜코메트바이시클 www.cometbicycle.com ☎(031)795-8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