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폭스 레이싱 샥의 2016년 신제품을 발표하는 세미나 ‘FOX MY16’이 열렸다. 오전·오후로 나누어 자전거관련 미디어와 딜러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는 신형 FIT4 댐퍼를 장착한 서스펜션포크, 새로워진 듀얼 피스톤 시스템이 적용된 리어쇽들이 소개됐다.
FIT4 댐퍼로 더욱 면밀해진 서스펜션 포크
이전까지 폭스 레이싱 샥의 서스펜션 포크는 팩토리, 퍼포먼스, 이볼루션 시리즈가 있었는데 2016년부터는 팩토리, 퍼포먼스 엘리트(OEM 전용), 퍼포먼스 시리즈로 구분한다.
전 시리즈에 4세대 FIT(FOX Isolated Technology) 댐퍼와 플로트 에어스프링이 적용됐으며 무게 또한 전작들에 비해 가벼워졌다. FIT4 댐퍼는 밀폐형 카트리지 방식으로 오픈형에 비해 80g이나 무게를 줄였고, 리바운드 댐핑 성능도 더욱 개선됐다고 한다.
FIT4 댐퍼의 구조.
댐퍼는 내부의 오일 흐름을 조절해 서스펜션의 압축과 리바운드가 적시에 적절한 속도로 일어나게 만들어 라이더가 변화무쌍한 트레일에서 안정적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스프링이 직접적인 완충을 담당한다면 댐퍼는 이 완충이 일어나는 속도와 완충 이후 회복에 대한 완급을 조절하는 장치로 보면 된다.
폭스 레이싱 샥은 이전까지 서스펜션의 댐핑 모드를 지형에 따라 3가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었는데 클라임(Climb), 트레일(Trail), 디센드(Descend)로 표기되던 이 CTD 댐핑 모드가 2016년 제품부터 펌(Firm), 미디움(Medium), 오픈(Open)으로 표기된다. 단지 모드의 명칭만 바뀐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속을 파헤치면 큰 틀에서 서스펜션의 포지션과 기능에 큰 변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FIT4 댐퍼를 알기 위해서는 전작인 FIT3 댐퍼의 댐핑 모드 즉, CTD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3세대 FIT 댐퍼에서 ‘클라임’은 오일 흐름을 제한해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최소화한 모드를 말한다. 완전히 오일 흐름을 막는 것이 아니라 업힐 시 불필요한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줄이고 꾸준한 접지력(Traction)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댐퍼를 조절하는 모드다.
‘트레일’은 다양한 지형변화에 대응해 지능적으로 댐핑을 조절하는데, 급격한 변화가 없는 지형에서는 접지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오일 흐름을 제한(저속압축 댐핑 컨트롤)하다가도 갑자기 움푹 파인 지형이나 드롭, 점프 후 착지 같은 강한 충격이 닥치면 그에 대응하는 적절한 오일 흐름(고속압축 댐핑 컨트롤)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오일 흐름을 제한하지 않아 다운힐에서 트래블 전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모드가 ‘디센드’였다.
FIT3(CTD)와 FIT4 댐퍼의 댐핑 모드 포지션 비교.
4세대 FIT 댐퍼의 펌은 사실상 3세대의 클라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미디움과 오픈에서는 꽤 큰 변화가 있었다.
2015년까지 폭스 레이싱 샥 서스펜션의 최고급 라인업인 팩토리 시리즈에서는 트레일 모드의 저속압축 댐핑을 라이딩하는 지형이나 라이더의 성향에 맞게 감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FIT4의 미디움 모드는 팩토리 시리즈를 포함해 전 라인업에서 별도의 조절기능이 없으며 FIT3의 트레일 모드보다 오일 흐름 또한 더욱 제한하는 쪽으로 감도가 조정됐다. 반면 오픈 모드에서는 저속압축 댐핑을 최대 22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변모했다.
팩토리 시리즈 32 플로트. 팩토리 플로트 라인업은 FIT4 댐퍼와 신형 플로트 에어스프링이 적용되어 무게가 가벼워졌을 뿐 아니라 풍부한 트래블과 오픈모드에서 뛰어난 접지력을 구사한다. 26, 27.5, 29인치 휠용이 있으며 트래블은 100, 120, 140, 150㎜가 있다.
다시 말해, 전 세대에서는 트레일 모드의 저속압축 댐핑을 미세 조절할 수 있었지만, FIT4에서는 오픈 모드의 저속압축 댐핑을 미세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폭스 레이싱 샥이 자사 제품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를 바탕으로 바꾼 것이다. 그 조사에 의하면 라이더들은 트레일 모드 사용 시간이 길지 않았고 저속압축 댐핑 조정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반면, 디센드 모드의 사용시간이 길었다는 것. 따라서 긴 시간 주로 사용하는 오픈 모드에서 접지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세밀한 댐퍼 조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긴 업힐이나 평이한 지형보다는 거칠고 긴 다운힐을 즐기는 산악자전거 라이더가 많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 폭스 레이싱 샥은 “최근 몇 년 사이 늘어난 트레일, 올마운틴 장르의 유저와 엔듀로 레이스의 인기상승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저속압축 댐핑의 미세 조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최고급 라인업인 팩토리 시리즈에서만 가능하다.
더 풍부해진 서스펜션 감
4세대 FIT 댐퍼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신형 플로트 에어스프링이다.
서스펜션포크의 스프링은 포지티브 스프링과 네거티브 스프링이 있는데 포지티브는 직접적인 완충작용을 하는 스프링이고, 네거티브는 라이더의 기본적인 체중을 감당하고 완충 후 회복을 돕는 스프링이다.
신형 플로트 에어스프링의 구조와 에어볼륨 스페이서. 신형 플로트 에어스프링은 라이더의 체중에 따라 정해진 공기압을 주입하면 적절한 새그를 유지하여 라이더의 체중에 관계없이 풍부한 서스펜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탑캡을 열고 A에 볼륨 스페이서를 삽입하면 메인 에어챔버의 용적을 줄여 압축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B는 메인 에어챔버, C는 네거티브 에어챔버다.
이전까지 폭스 레이싱 샥 포크는 포지티브엔 에어, 네거티브엔 물리적인 코일스프링을 사용했었는데 신형 플로트 에어스프링은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모두 에어스프링으로 바뀌었다.
폭스 레이싱 샥은 바뀐 네거티브 스프링을 ‘셀프 이퀄라이징 네거티브 에어스프링’이라고 부르는데 라이더 체중에 따른 적정공기압을 주입하면 적절한 새그(서스펜션이 라이더 체중에 의해 눌리는 정도)를 유지하여 라이더 체중에 관계없이 풍부한 서스펜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셀프 이퀄라이징 네거티브 스프링은 폭스 레이싱 샥의 32, 34, 40 시리즈에 적용됐다.
팩토리 시리즈 34 플로트 29 140. 폭스 레이싱 샥의 2016년 포크는 이전보다 몸무게도 줄었다. 사진의 29인치 휠용 34, 140㎜ 포크의 경우, 스티어러 34g, 크라운 31g, 어퍼튜브 53g, 로워레그에서 130g을 줄여 총 297g을 감량했다. 포크의 전체 무게는 1769g이다.
더불어 에어 볼륨 스페이서로 메인 에어챔버의 용적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스페이서 없이 사용할 때는 서스펜션 트래블 전역에서 압축 특성이 꾸준한 반면 스페이서를 사용해 용적을 줄이면 압축이 될수록 서스펜션의 반발력 또한 커진다. 이는 라이더의 성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세팅하면 된다.
올마운틴용인 팩토리 시리즈 36 플로트. 36 라인업은 고속/저속압축 댐핑 컨트롤이 모두 가능한 이전의 FIT 댐퍼와 3가지 댐핑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신형 FIT4 댐퍼 중 선택할 수 있다. FIT 댐퍼를 선택했을 때는 26, 27.5, 29인치 휠용이 있으며 트래블은 140, 150, 160, 170, 180㎜가 있다. FIT4 댐퍼를 선택한 경우는 27.5, 29인치 휠용이 있으며 트래블은 140, 150, 160㎜가 있다.
다운힐 포크인 팩토리 시리즈 40 플로트. 다운힐 세계선수권 우승모델로 마찰저항을 줄인 신형 에어스프링에는 대용량 네거티브 스프링이 적용됐다. 고속/저속압축 댐핑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FIT 댐퍼를 사용하는데 이전보다 고속압축 반응성과 리바운드 댐핑 특성이 개선됐다. 트래블은 203㎜이며 26, 27.5인치 휠용이 있다. 폭스 레이싱 샥 사상 가장 가벼운 다운힐 포크로 무게는 2583g.
새로운 타이어 사이즈 지원
2016년 폭스 레이싱 샥의 서스펜션포크는 새로운 규격인 27.5+ 타이어도 지원한다. 27.5+는 최대 폭 3.25인치인 광폭 27.5인치 타이어로 타이어를 포함한 휠 크기가 29인치 바퀴에 육박하는데 접지력과 돌파력, 충격흡수가 뛰어나 재미를 추구하는 라이딩에 잘 어울린다.
팩토리 시리즈 34 플로트 27.5+. 새로운 타이어 규격인 27.5+를 지원한다. 폭 3.25인치의 타이어까지 호환되도록 크라운과 로워레그를 넓혔다. 액슬은 15R×110㎜를 사용한다. 트래블은 120, 140㎜ 2가지.
2016년 폭스 레이싱 샥 서스펜션포크 중 ‘팩토리 시리즈 34 플로트 27.5+’는 120과 140㎜ 두 가지 트래블로 27.5+ 타이어를 지원한다. 액슬은 15×110㎜를 사용하며, 와이드 플랜지 허브규격에 맞추어 브레이크 마운트도 기존 규격대비 5㎜ 바깥쪽에 위치했다.
아울러 32와 34 시리즈 29인치용 서스펜션포크에도 27.5+ 타이어가 호환된다.
리어쇽, DPS와 EVOL
서스펜션포크에서 가장 큰 변화가 FIT4 댐퍼와 셀프 이퀄라이징 네거티브 스프링이 적용된 플로트 에어스프링이었다면, 리어쇽은 듀얼 피스톤 시스템(DPS), 엑스트라 볼륨 슬리브(EVOL)을 들 수 있다.
DPS 댐퍼가 적용된 플로트 리어쇽. 3가지 댐핑 모드를 전환할 수 있으며 트래블은 5.5×1인치부터 8.5×2.5인치까지 총 8가지. EVOL은 7.5×2인치 이상부터 선택할 수 있다. 팩토리 시리즈는 오픈 모드에서의 저속압축 댐핑 미세조정이 가능하며 리모트 레버나 iRD 또한 장착 가능하다.
팩토리 시리즈에만 있는 플로트 X 라인업은 DSP 댐퍼와 EVOL이 모든 트래블 모델에 적용됐다. 트래블 중간에서 반발력을 개선한 압축밸브를 사용해 적절한 접지력을 유지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트래블은 7.5×2인치부터 8.75×2.5인치까지 총 5가지. 리모트 레버를 장착할 수 있다.
명칭에서 차이가 있을 뿐 기능과 구현 방법 모두 서스펜션포크와 같다. DPS는 3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댐퍼를 말하며, 팩토리 시리즈는 포크와 마찬가지로 오픈 모드에서 저속압축 댐핑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
EVOL 또한 꾸준한 서스펜션 압축특성을 나타내도록 적용한 네거티브 에어볼륨을 말한다. 초기 스트로크 반응이 부드러우며, 트래블 중간에서도 압력이 꾸준해 풍부한 서스펜션 감을 나타낸다고. EVOL은 폭스 레이싱 샥 리어쇽 중 팩토리 시리즈 플로트, 플로트 X, 플로트 X2 라인업에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플로트 32 서스펜션 포크와 플로트 DPS 리어쇽에는 시마노 XTR Di2 배터리팩과 연결해 스위치로 댐핑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iRD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다.
에어스프링 모델인 플로트 X2(사진 위)와 코일스프링 모델인 DHX2. 2013, 2014 다운힐 세계챔피언십 우승 모델이다. 리저버에 고속/저속 압축, 리바운드 댐핑 조절을 할 수 있는 밸브가 장착됐다. 작동압력이 낮아 반응시간이 단축됐고, 저속에서 고속압축 댐핑으로의 전환이 부드럽다. 고속/저속 압축 댐핑의 조절은 6㎜와 3㎜ 육각렌치로 각각 2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롱 트래블 리어쇽인 플로트 X2와 DHX2에는 리저버에 저속/고속 댐퍼 역할을 하는 2개의 ROD 밸브시스템(RVS)이 적용됐다. 이 결과 작동압력이 줄어 서스펜션의 반응성이 좋아지고 고속/저속압축 댐핑과 리바운드 댐핑의 조절이 쉬울 뿐 아니라, 저속에서 고속 댐핑으로의 원활한 전환 등이 장점이다. DHX2의 코일은 폭스 레이싱 샥이 개발한 합금소재로 티탄늄 스프링과 비등한 무게를 자랑하며 수명은 타타늄보다 길다. 아울러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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