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했던 옐로저지 수성. 스테이지 3

뉴스고단했던 옐로저지 수성. 스테이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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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 드 코리아 2017(이하 TDK) 3구간 경기가 6월 16일 열렸다. 3구간은 무주 태권도원을 출발해 상주, 문경을 지나 영주 시민운동장까지 167.8㎞ 코스로 이뤄졌다. 61㎞ 지점인 상주시 수봉재에 KOM이 설치됐으며, 120.5㎞ 지점에 스프린트 구간이 준비됐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했는데, 오후에 들어서면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을 만큼 뜨거운 온도가 선수들을 더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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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이클링은 일찌감치 출발지로 나와 작전회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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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윤 감독은 선수들에게 민경호의 힘을 아껴줘야 한다. 어택이 일어날 경우, 빠르게 대처하되 무모한 도발엔 휘말리지 마라. 민경호는 펠러톤 컨트롤에만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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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3에 임하는 레이스 리더들. 왼쪽부터 베스트 영라이더 라우 완 야우 빈센트(홍콩 대표), 산악왕 자코포 모스카(윌리어 트리에스티나 셀레 이탈리아), 개인종합선두 민경호(서울 사이클링), 베스트 스프린터 예브게니 기디치(비노 아스타나 모터스).

맷집 좋은 서울 사이클링 팀

무주 태권도원에서 반디랜드까지 이어지는 퍼레이드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면서 옐로저지를 견제하기 위한 공격이 시작됐다. 초반 공세의 주인공은 서울 사이클링(이하 서울시청)을 바짝 뒤쫓고 있는 비노 아스타나 모터스였다. 비노 아스타나 모터스는 민경호의 옐로저지와 화이트저지를 가져오기 위해 거칠게 공격해왔고, 서울시청은 조직적인 방어 전략을 선보이며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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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며 옐로저지를 견제하기 위한 공격이 시작됐다.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잽을 한 대 맞은 서울시청은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다른 팀들의 잽을 맞아야했다. 일루미네이트, KSPO, 윌리어, 아이소웨이 등이 잽과 어퍼컷을 날렸지만, 특유의 맷집으로 그 상황을 버텨냈다. 산발적인 어택에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지만 박상훈과 김옥철이 첨병 역할을 하며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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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옐로저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각 팀들은 거칠게 브레이크어웨이를 시도했다. 뱀처럼 앞으로 전진하는 펠러톤 허리에서 옐로 저지를 입은 민경호가 이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선두로 달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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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민이 주도한 브레이크어웨이에 3명의 선수들이 동조했다. 이에 서울 사이클링 김옥철(사진 오른쪽에서 5번째)이 꼬리를 물고 보내지 않는다. 이처럼 서울 사이클링 선수들은 펠러톤을 이탈하려는 선수들을 철저히 통제했다.  
 
하지만 어택 횟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외국팀에 이어 한국 팀들 역시 공격에 나섰고, 한숨 돌릴 여유도 없이 다시 방어전에 돌입해야했다. 서울시청 팀은 경기 시작 후 50㎞ 넘는 거리를 달릴 때까지 수많은 공격에 대처해야했고, 그만큼 체력 소모도 많아졌다. 물론 브레이크어웨이를 허용하려는 상황도 만들었으나, 우승을 노리는 스프린트 팀들이 그 상황을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산악구간에서 그룹이 나뉠 것이라는 보통의 예상 역시 보기좋게 빗나갔다. 결국 첫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은 KOM을 한참 지난 60㎞ 지점에서야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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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포 모스카가 KOM 포인트인 수봉재 공략을 위해 펠러톤을 앞질러 나왔다.
 
산악구간의 우승자는 2구간 산악왕저지 주인공인 윌리어 트리에스티나 팀의 자코포 모스카였다. 그는 산악왕좌를 지키기 위해 40㎞ 지난 주곡회전교차로에서 어택을 시도했지만 민경훈이 직접 방어에 나서며 실패했다. 하지만 KOM을 500m 남겨두고 폭발적인 업힐 능력을 과시하며 결국 레드 폴카닷 저지를 방어했다. 

옐로저지의 보은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이 만들어졌다고 서울시청의 고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초반엔 어택을 감당하고, 중반엔 펠러톤을 이끌어야만 했다. 더군다나 경기 중반 어택을 시도하던 다른 팀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켰던 주대영이 낙차로 인해 복귀하지 못하면서, 불리한 상태로 경기를 지속해야했다. 선수들의 체력을 빠르게 소모됐고, 결국 민경호는 선수들을 위한 보급까지 나서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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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이클링은 보급구간도 그대로 지나치며, 리딩그룹과의 시간차를 철저히 관리했다. 서울 사이클링 뒤에는 종합선두를 노리는 비노 아스타나 모터스가 바짝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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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러톤 허리에는 언제든 조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윌리어 트리에스티나, JLT 콘돌, 니포 비니 판티니, 팀 유쿄가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서울시청 팀의 빈틈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주대영 선수가 빠지면서 팀원들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이미 초반에 저를 위해 고생한 팀원들을 위해 감독님에게 보급임무를 자청했습니다. 감독님도 저의 뜻을 이해하고는 보급임무를 허락했습니다. 아시아 투어 경기에서는 옐로저지 선수가 보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고, 펠러톤 내에서도 어택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보다는 그 상황을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민경호의 보급임무는 결국 팀원들의 희생에 보답을 하기 위함이었고, 펠러톤 선수들 역시 옐로저지의 행동을 예우했다.
서울시청 팀은 결승선 50㎞ 전까지 펠러톤을 이끌었다. 
 

안타까운 대규모 낙차

KOM을 지나서 한 명씩 선두로 나온 선수들은 어느 순간 리딩그룹 됐다. 리딩그룹은 키난의 제이크로포드, 홍콩 팀의 풍카후, 브리지스톤 앵커 팀의 스즈키류, 이이소웨이의 샘 크롬, 팀 유쿄의 에고이스 페르난데스, JLT의 톰하스 모세였다. 서울시청은 이 리딩그룹이 형성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는데, 3구간 우승과 상관없이 개인종합 선두 자리를 수성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브레이크어웨이는 또 다른 위험한 어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전략도 내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략은 결승선 9㎞ 전방까지만 유효했다. 리딩 그룹은 결국 펠러톤에 함락됐고,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사냥감을 노리는 팀들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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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후 60여㎞를 넘어서야 펠러톤은 6명의 리딩그룹을 인정했다. 서울시청 팀은 이들을 견제하지 않았는데, 구간우승을 내줘도 개인종합선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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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그룹은 결승 전방 9㎞에서 결승 스프린트를 준비하기 위해 속도를 높인 펠러톤에 함락됐다. 사진: 김대봉
 
2.5㎞ 전방부터 우승을 위한 몸싸움이 시작됐고, 펠러톤은 크게 요통치기 시작했다.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선수들의 몸싸움은 결국 낙사차고로 이어졌고 한국선수 20여명이 낙차에 휘말렸다. 서울시청 민경호는 가까스로 낙차를 피했으나 추가 보너스 타임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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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간 우승은 스캇 선더랜드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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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선더랜드는 “스프린트를 할 수 있도록 팀이 자리를 마련해줘 우승을 할 수 있었다. 4구간보다는 스프린터를 위한 5구간에서 다시 우승을 노려보려 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넓게 퍼진 펠러톤은 결승선 1㎞ 지점을 두고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아이소웨이의 스캇 선더랜드가 결국 3구간 우승을 차지했고, 뒤로 JLT의 브렌튼 존스과 KSPO의 서준용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구간 우승은 비록 스캇 선더랜드가 차지했지만 민경호의 옐로저지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덕분에 서울시청 팀의 고난의 하루는 보람된 하루로 바뀌었고, 민경호는 옐로저지를 지킬 수 있었다. 예브게니 기디치 또한 보너스 타임을 얻지는 못했지만, 스카이블루 저지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민경호는 화이트저지도 그대로 지켰다. 다만 옐로저지를 입어야하므로 레이스에서는 차등위 선수에게 양도한다. 기디치가 그 차등위 선수이나 상위 저지인 스카이블루저지를 입기에 3위인 홍콩 팀의 라우 완이 4구간에서도 화이트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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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민경호는 베스트 영라이더로서 화이트저지를 먼저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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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기디치는 민경호보다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지만 보너스 타임 획득에 실패해 스카이 블루저지를 그대로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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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포는 산악왕 저지를 입은 후, 굳어 있던 표정이 오늘에서야 풀렸다. 예브게니 기디치가 10점 차로 2위에 있으나 내일 1점의 추가 점수만 확보해도 산악왕 저지는 그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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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민경호는 “초반부터 강한 어택으로 팀원들이 매우 힘들어했다. 옐로저지를 향한 견제가 심해 초반에 선두권으로 나서기가 힘들었는데 팀원들의 방어전략으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며 3구간 경기 소감을 전했다. 펠러톤을 장시간 이끌었던 서울시청 팀을 지원한 한국팀 선수들에게는 “한국인의 정이 경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해 우리 팀을 지원해준 한국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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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호는 펠러톤의 통제자가 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경기 중후반, 선수들은 비로소 그를 레이스 리더로 예우하는 분위기였고, 그의 통제에 따르는 펠러톤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스테이지 4는 경북 영주를 출발해 충북 충주까지 156㎞ 거리로 스테이지 2보다 더 험난한 산악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민경호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예브게니 기디치와 그의 팀 비노 아스타나 모터스의 난공을 서울시청 팀이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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