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츠사이클링(기흥인터내셔널)이 오는 7월 18~19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를 개최한다. 스캇노스아시아와 코오롱제약 스포츠 뉴트리션, POC, 코메트바이시클 등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팀 단위로 달리는 자전거 내구레이스다.
내구레이스란, 주어진 시간동안 얼마나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지 겨루는 시합으로 프랑스의 유명한 자동차경기인 ‘르망 24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에서는 자동차 외에 모터사이클과 자전거경기에도 이런 내구레이스가 보편화 된지 오래다.
UCI 규정 속에 잔재만 남아있는 ‘6일 경기(6일간 한 선수가 달리는 내구레이스)’를 비롯해 현재까지 UCI 공인경기인 ‘아워 레코드’ 또한 1시간 동안 얼마나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지 측정하는 일종의 축소판 내구레이스다.
시간기록이 아닌 거리기록을 측정
와츠사이클링이 개최하는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는 그 이름처럼 팀 단위로 출전하는 내구레이스다. 각 팀은 한 바퀴 3.9㎞의 서킷을 12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돌 수 있는지 겨루게 된다.
출전 팀은 혼성팀과 여성팀으로 나뉘는데 혼성팀은 최소 8명에서 최대 10명으로 구성할 수 있고 여성팀은 최소 6명에서 최대 8명으로 구성하면 된다.
오는 7월 18~19일, 인제스피디움에서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가 열린다.
경기 중, 매 주회는 팀의 6번째 주자가 출발선(계측선)을 통과할 때 카운트된다. 이렇게 6번째 주자를 기준으로 12시간 동안 몇 주회를 달렸는지 회수를 세며, 제한시간 종료 후 맨 마지막 바퀴의 6번째 팀 주자가 멈춰선 곳까지의 거리를 추가해 최종거리를 환산하게 된다.
만약 경기시간 종료 시, 팀의 5번째 주자까지 100번 계측선을 통과했더라도 간발의 차로 6번째 주자가 계측선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그 팀의 주회수는 99주회이며, 6번 주자가 멈춰선 곳까지의 거리를 추가해 거리기록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앞선 팀 주자들이 아무리 빨라도 팀웍이 흐트러지면 모두 허사일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경기종료 후, 팀 내 모든 주자의 주회수가 각기 다르다면 6번째로 주회수가 많은 선수의 거리기록이 팀 기록이 된다.
단, 복수의 팀이 동일한 거리를 달렸을 경우엔 각 팀의 6번째 주자가 맨 마지막 바퀴 계측선을 통과한 시간기록을 기준으로 앞선 팀이 승리한 것으로 간주한다.
여름밤을 하얗게 달린다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는 7월 18일(토) 오후 7시, 경기를 시작해 이튿날인 7월 19일(일) 오전 7시에 경기를 마친다. 따라서 야간주행은 필수.
앞서도 언급했듯이 경기를 슬기롭게 풀어가기 위해서는 팀웍이 관건이다. 팀 전체가 꾸준히 페이스를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모든 팀원의 컨디션과 지구력이 같을 수는 없는 법. 따라서 주행과 휴식을 일정하게 반복하는 것이 페이스 조절에 유리하다. 경기 중 휴식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나, 정해진 피드 존에서만 휴식할 수 있다.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 서킷에서 열리는 자전거 팀 내구레이스이며 야간주행이 필수다.
휴식과 관련해 한 가지 특별한 규정이 있는데 계측선을 기준으로 주행 중인 팀 대열에서 50m이상 이격된 선수는 심판이 1바퀴 휴식을 종용할 수 있다. 이를 불복할 시 –1주회 벌칙이 주어지므로 사실상 심판지시가 있을 경우, 휴식을 하는 것이 이득이다.
이런 규정은 야간주행을 하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인데,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팀원들 간의 주회 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팀 작전을 짤 경우, 경기 초중반 페이스가 높은 선수들보다 속도는 높지 않더라도 경기후반까지 꾸준한 지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위주로 전술을 구성하고 주행 페이스와 휴식의 간격을 면밀하고 계획하는 것이 좋겠다.
어둠 속, 난이도 높은 코스
인제스피디움은 F1 경기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도면밀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만들어진 서킷이다. F1 경기를 전제로 만들어진 영암서킷과 비교했을 때 규모와 경기속도면에서는 떨어질 수 있으나 코스의 난이도면에서는 한층 높은 곳이 인제스피디움인 것.
어떤 이들은 “자동차와 자전거는 속도영역이 다르며, 자동차에 비해 저속인 자전거가 자동차 서킷을 달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지만 코스의 난이도는 속도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다.
인제스피디움의 한 바퀴 거리는 3.9㎞, 전체 표고차는 40m를 조금 넘는다. 그런데 한 바퀴 상승고도는 그 2배인 80m에 달한다. 이는 10바퀴를 달리면 상승고도 800m를 오른다는 것. 이는 경기거리로 환산할 경우, 설악그란폰도와 맞먹는 상승고도를 오르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단편적으로 이것만 봐도 인제스피디움이 그저 평탄한 도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낮지만 작은 언덕을 계속해서 넘나들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1번이 계측선이 설치되는 출발점, 2번 첫 번째 헤어핀, 3번 자이언트 코너, 4번 시케인, 5번이 마지막 헤어핀이다. 고도표에 표시된 1.3㎞내에 연속적인 코너링을 해야하는 시케인 구간이 포함되어 있어 긴 내리막에서도 휴식을 취하기 힘들다.
인제스피디움을 자세히 살펴보면 난제가 이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선구간에서 출발해 우측으로 완만하게 내리막을 그리던 코스는 이내 오르막이 나오며 우측으로 급격한 헤어핀에 진입하게 되는데 헤어핀을 빠져나올 때는 다시 내리막이 된다. 이후 그대로 내리막을 유지하며 자이언트 코너라고 불리는 커다란 코너링을 하게 되는데, 평범한 코너들은 원심력의 최대치가 되는 정점이 1개라면 자이언트 코너는 이 정점이 2~3개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자이언트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언덕이 시작되고 이 언덕을 넘으면 5~6개의 코너가 연달아 나오는 시케인 구간에 들어선다. 시케인 구간은 전체적으로 내리막이지만 좌우로 연속해 굽이치는 코너 때문에 안정적인 휴식이 불가능하다. 시케인의 내리막이 끝날 때 쯤 다시 우측으로 굽은 급격한 헤어핀이 나온다. 첫 헤어핀과 반대로 진입은 내리막이었지만 헤어핀을 빠져나올 때는 다시 오르막이다. 이후 내리막을 내려가 처음 출발한 직선구간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데 계측선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의 첫 번째 헤어핀이 기다리므로 마냥 가속을 붙일 수는 없다.
정리하자면,
1. 지속적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2. 헤어핀은 진출의 고저차가 커 특히 긴장해야 한다.
3. 내리막도 좌우로 굽이치므로 정신적으로 휴식할 수 없다.
4. 출발지를 지나는 직선구간에서 속도를 붙이다 보면 다시 헤어핀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야간경기지만 인제스피디움은 야간경기를 전제로 만들어진 서킷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일부구간 주최사에서 조명을 설치한다고 해도 출전자 스스로 야간라이딩 장비를 갖추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5. 어두운 코스를 스스로 밝히며 달려야 한다.
어떤 자전거가 유리할까?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의 출전기종은 일반 로드바이크와 타임트라이얼바이크로 한정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자동차 서킷이라고 하니 공기역학적으로 우월한 타임트라이얼바이크가 유리할 것 같지만 코스를 종합적으로 볼 때, 일반적인 로드바이크가 더 적합할 것이다.
휴식을 위해 드롭바에 익스텐션 바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출발지가 있는 직선구간 외에 익스텐션 바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출전자들이 제공받는 와츠 뉴트리션팩. 이 외의 필요물품은 출전자 개인이 준비해야한다.
지금까지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에 출전할 선수들의 페이스와 안전한 경기를 위해 알아야하는 부분을 살폈다. 12시간이라는 경기시간, 야간경기, 만만치 않은 코스까지 분명 가늠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레이스와는 다른 색다르고 도전적인 경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대회 혼성 우승팀에게는 300만원, 여성 우승팀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스캇노스아시아에서 출전자와 갤러리들을 위한 500만원 상당의 경품도 준비한다. 구성 팀원의 참가자격 또한 파격적으로 동호인은 물로 현역 엘리트 선수와 경륜선수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다.
12H 팀 인듀어런스 챌린지의 참가신청은 오는 7월 4일까지이며 혼성팀의 참가비는 50만원, 여성팀의 참가비는 40만원이다. 참가신청과 대회요강은 와츠사이클링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