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일요일, 클래식 경기의 여왕 파리-루베가 111번째 막을 올렸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언론과 팬들의 파리-루베에 대한 관심사는 탐 보넨(오메가 파르마-퀵 스텝)이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였다. 하지만 탐 보넨이 파리-루베 개최 일주일 전에 열린 투어 오브 플랜더스에서 골반에 부상을 입자 주제는 탐 보넨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파비안 칸첼라라를 누가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자욱한 먼지, 고통스러운 코블스톤으로 악명 높은 파리-루베의 승리자는 스파르타쿠스, 파비안 칸첼라라(라디오섁-레오파드)였다.
출발 전 게이트 앞에 모인 선수들. 이들이 가야 할 멀고 험한 길이 보인다.
콩피에뉴 시청 앞에서 출발한 2013 파리-루베. 올해로 111번째 대회였다.
자전거와 라이더 모두를 부숴버리기에 충분한 254.5㎞의 레이스에서 칸첼라라는 다른 모든 선수들을 넉아웃 시키며 레이스를 지배했고, 그 결과 개인 통상 세 번째 코블스톤으로 만든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이 강력한 스위스의 검투사는 이미 2006년과 2010년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데, 그와 실질적인 경쟁을 한 선수는 블랑코 프로 사이클링 팀의 셉 반마르케 뿐이었다.
파리-루베는 콩피에뉴를 출발해 코블스톤 구간이 포함된 250여 ㎞를 달린 후 루베 벨로드롬을 1.5주회하면 결승을 통과하게 되는데, 마지막 1주를 알리는 벨이 울린 후 이뤄진 스프린트 직후 두 손을 번쩍 하늘로 올린 것은 칸첼라라였다. 클래식 로드 레이스가 트랙 레이스로 변한 순간이다. 칸첼라라의 지난 2회의 우승은 모두 독주 끝에 이뤄진데 비해 제111회 대회는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을 만큼 셉 반마르크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셉 반마르크는 254.5㎞를 달린 끝에 단 50㎝가 모자라 칸첼라라가 포디엄 정상에 서는 것을 왼쪽에서 봐야했는데, “펑크와 낙차, 무릎 부상을 견디며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너무나 먼 50㎝였다”면서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3번째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역대 3회 우승자 명단에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린 파비안 칸첼라라는 “모든 팀 대 나 그리고 우리 팀에 대한 대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두 번의 우승도 대단했지만, 이번만큼 힘들지는 않았다”라며 이토록 격렬한 파리-루베는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파비안 칸첼라라는 짧게는 300m 길게는 3.7㎞까지의 총 27개, 52.6㎞의 코블스톤 구간을 포함한 254.5㎞를 5시간45분33초만에 달려 평균 속도는 44.2㎞/h였는데, 이 속도는 파리-루베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것으로 기록됐다.
북쪽의 지옥으로 진격하는 선수들.
코블스톤 구간에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번 파리 루베에는 총 27개, 52.6㎞의 코블스톤 구간이 있었는데, 사진은 그 첫번째인 27번 코블스톤 구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표시다.
먼지를 뿜으며 달리는 집단은 파리-루베 특유의 장관이다.
지독한 진동과 충격 그리고 흙먼지. 파리-루베는 라이더 뿐 아니라 자전거에게도 시련의 무대다. 반대로 파리-루베에서 우승한 자전거는 그 성능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트렉의 인듀어런스 바이크, 도마니가 그 영광을 안았다.
검투사 칸첼라라를 태운 말은 트렉의 인듀어런스 바이크 도마니다.
셉 반마르크와 칸첼라라. 이들은 최후의 순간 스프린트 대결을 펼쳤다.
결승선 통과 직후 환호하는 파비안 칸첼라라.
파리-루베의 결승점은 루베 벨로드롬이다. 수많은 관중이 벨로드롬을 가득 메웠다.
파리-루베의 상징인 코블스톤으로 만든 트로피를 높게 올린 파비안 칸첼라라.
왼쪽부터 2위 셉 반마르크, 파비안 칸첼라라, 3위 니키 텝스트라.
제111회 파리-루베 공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