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국장애인도로사이클선수권대회가 지난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여주저류장 순환도로에서 개최되었다.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이 주최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장애인 사이클리스트들의 체력증진과 화합, 우수한 선수양성으로 장애인사이클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극심한 폭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선수와 경기관계자 120여명이 출전해 뜨거운 열기를 더 했다.
일반적인 로드바이크를 타는 C부문은 상지장애선수와 지적장애선수들이 출전한다. 청각장애선수들도 같은 자전거를 이용하지만 경기구분은 DB로 따로 실시한다.
시각장애인선수는 일반적 텐덤바이크라고 불리는 자전거로 경기를 한다. 선수의 눈이 되어주는 파일럿과 한 조를 이뤄 출전하며 선수의 경기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파일럿은 UCI등록선수가 아니어야 한다.
장애인 사이클 도로경기는 경기형식과 더불어 라이더 장애유형과 장비에 따라서도 세부종목이 나뉜다. 상지장애와 지적장애는 일반 자전거와 같은 자전거를 타며 ‘C’로 구분한다.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은 파일럿과 함께 텐덤바이크를 타는데 ‘B’로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하지장애와 척수장애인은 핸드바이크를 타며 ‘H’로 구분한다. 이밖에 청각장애인은 DB, 지적장애인은 IDD로 구분하여 따로 경기를 치른다.
하지장애선수와 척수장애선수들이 출전하는 H부문은 두 종류의 핸드바이크가 있다. 척수장애선수는 상체의 힘을 동력으로 쓰지 못하기 때문에 리컴번트형 트라이크를 이용하고 일반 하지장애선수는 상체의 힘을 전달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한다.
뒤에 오는자전거가 리컴번트형 트라이크, 앞에 오는 자전거가 상체힘을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트라이크다.
이번 대회는 사흘간의 일정이었으며 1일차는 도로독주, 2, 3일차는 각 카테고리별 개인도로경기가 치러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정임(제주, 여H통합)과 천상언(인천, C2) 등 4명이 2관왕에 오르는 등 사흘간 총 25개 부문의 경기가 실시됐다. 특히 올림픽 국가대표인 김정임은 경기성원이 되지 않아 남자 H조와 통합으로 치러진 개인도로경기에서 전체 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보여줘 많은 격려를 받았다. 김정임은 오는 8월 29일부터 열리는 하계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다.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kdcf.kosad.kr 02)2202-9990
제주도 대표로 출전한 올림픽 국가대표인 김정임을 장애인선수권대회에서 만났다. 코앞으로 다가 온 패러올림픽을 대비해 오랫동안 합숙을 하고 있다는 그녀. 두 아이의 엄마로서 올림픽에서 꼭 엄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핸드사이클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국가대표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09년 6월 6일, 현충일이었다. 시작한지 3년 조금 넘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몸무게가 너무 늘어서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2010년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선발되자마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는데 얼떨결에 3위를 했다. 그리고 정신차려보니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더라.
광저우아시안게임 성적은 어땠나?
아시아에는 아직 핸드바이크가 보급이 늦은 편이다. 출전해 보니 여자 H부문에는 중국선수와 나, 둘 뿐이었다. 졸지에 남자경기와 통합되어 출전했다. 통합 4위 했지만 입상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오늘 같은 전국대회가 자주 있나?
핸드사이클을 포함해 장애인사이클은 아직 보급단계다. 그래서 아직 대회가 많지 않다. 제주 삼다배, 장애인선수권, 전국체전 정도가 전국대회다. 내년에는 한 두 대회 더 생길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합숙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낸 아이들에게 올림픽 동메달을 선물하는 것이 올림픽출전의 목표라는 김정임(오른쪽)은 자신의 올림픽출전이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사이클을 보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핸드사이클의 좋은 점이 뭔가?
먼저 말했지만 난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다. 출산 후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목발 짚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데 우연히 딱 한 번 타봤는데 너무 편하고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기쁘고, 무엇보다 남들과 어울리면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하고 밝아졌다. 사이클은 정말 장애인들에게 추전하고 싶은 운동이다.
경기나 훈련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 뭔가?
어려움? 국제대회에 나가보니 우선 유럽선수들과 장비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일반 자전거처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엘리트선수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핸드사이클을 시작할 때 800만원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경기력이 오르면서 자전거도 점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지금은 1700만원이나 하는 자전거를 사용하는데 본인을 위한 것일 지라도 일반적으로 운동하는데 그런 투자가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너무나 좋은 운동인데 이런 장비적인 문제가 장애인사이클의 보급을 늦추는 요인이다.
올림픽 출전, 목표와 바람을 말해 달라.
난 두 아이의 엄마인데 올림픽 합숙이 벌써 6개월째다. 집 꼴이 엉망이다(웃음). 올림픽에 나가 아이들에게 엄마의 힘을 보여 주는 것이 첫째 바람이고, 목표는 아이들에게 동메달을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바람은 내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그걸 계기로 장애인사이클이 좀 더 보급되었으면 한다. 내가 타는 핸드바이크도 비싼 엘리트기종만 있는 건 아니다. 보급기종으로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이클의 좋은 점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