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산바다스포츠가 주최한 코리아 어반레이스 스테이지4 서울(이하 ‘KUR 서울’)이 개최됐다. 미니벨로를 타고 서울 전역에 숨어있는 미션을 수행하는 이 대회에는 총 47개 팀, 200여명의 미니벨로 이용자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서울에서 코리아 어반레이스가 열린 것은 지난해 6월, 코리아 어반레이스의 첫 대회이후 처음이다.
㈜산바다스포츠가 주최하는 코리아 어반레이스 서울이 지난 8월 23일 개최됐다.
코리아 어반레이스 서울에는 47개팀 200여명의 미니벨로 라이더들이 참가했다.
지구방위대, 3수 끝에 감격의 우승
경기일 아침, 바이클로 대치점을 찾은 참가자들은 미션북을 받기 무섭게 수행할 임무를 파악하기 바쁘다.
오전 9시를 기해 출발한 참가팀들은 서울 곳곳에 숨겨진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각지로 흩어졌다.
오전 9시, 참가자들은 서울 강남구 바이클로 대치점을 출발해 4곳의 체크포인트를 포함한 미션북에 기재된 26개의 미션을 찾아 서울전역으로 흩어졌다. 미션지역으로는 청계천 일원과 용산전쟁기념관, 이화동 벽화마을, 서울도성박물관, 서울숲, 수도박물관, 절두산순교성지, 봉원사 등이 포함되었다. 이번 KUR 서울이 지금까지와 다른 점은 지역의 구체적인 명칭 없이 사진으로만 제시되는 미션이 많았다는 것이다.
첫 체크포인트인 도이치모터스 강남 미니전시장을 찾은 참가자들이 숨겨진 뽑기권을 찾으랴, 미션인 팀 인증샷을 촬영하랴 바삐 움직이고 있다.
2015 루고컴퍼니 딜러쇼가 열리고 있던 플라스틱갤러리도 미션지로 선정됐다. 루고컴퍼니는 포토월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어반레이스 참가자들을 위해 음료를 제공하는 등 피드 존의 역할까지 수행했다.
체크포인트 마다 도착하고 떠나는 팀들로 북적였다.
뚝도 제1정수장 내에 있는 수도박물관에서 작두펌프를 찾는 미션을 수행하던 한 참가자가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씻고 있다.
이화동 벽화마을. “미션을 위해서는 이런 계단쯤은 아무 것도 아니지”.
참가자들은 당황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거기에 페이스북으로 제시되는 돌발미션까지 수행하려니 7시간이라는 경기시간이 넉넉할 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중도 포기를 선언하는 팀도 있었고 체크포인트를 누락하는 등의 실수를 하는 팀이 속출했다. 이번 KUR 서울은 47개 팀 중 26팀만이 완주했다.
이번 대회 미션왕 1위에 오른 팀 지구방위대는 대회우승을 거머쥐며 3수생이라는 굴레를 벗었다고.
이번 대회 영광의 1위는 ‘팀 지구방위대’. 팀 지구방위대는 산바다스포츠가 후원하는 캐논데일 레이싱 팀 멤버들이 주축이 된 팀으로 지난해 첫 대회부터 지속적으로 참가한 멤버들이다. 이들은 대회 개최 전부터 산바다스포츠 후원 팀이라는 이유와 뛰어난 주력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만큼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대회의 문을 열자 상황은 달랐다. 1회에는 수행한 미션들이 인정되지 않아 탈락, 2회인 부산에서는 컷오프 시간을 5분 늦어 탈락, 3회 대전은 출전 포기. 이들은 마치 코리아 어반레이스가 반드시 빨리 달리는 것만으로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것 같은 팀이었고, 매번 어이없는 실수로 순위에서 멀어져간 이들을 기억하는 이도 경계를 하는 눈초리도 사라졌다. 그런 오욕의 세월을 넘어 지구방위대는 서울에서 열린 4회 대회에서 223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우승을 거머쥐며 어렵게 명예회복을 하게 됐다.
송강대첩은 부산에서 온 원정 팀임에도 낯선 서울을 종횡무진한 결과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2위에 올랐다.
팀 클리앙 또한 차순위 팀들이 범접하기 힘든 포인트차로 3위에 입상했다.
2위인 ‘팀 송강대첩’은 부산지역 참가자들로 구성된 원정 팀임에도 213점을 모아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으며 ‘팀 클리앙’은 203점을 획득해 3위에 올랐다. 3위 팀인 클리앙의 이상동 씨는 1회 서울대회에서 경기 직후, 대회기획자인 산바다스포츠 강민석 팀장의 멱살을 잡고 “누가 이런 대회를 만들었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하고 소리치며 장난스러운 해프닝을 벌인 장본인이기도 한데 이번 대회 입상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은 지난 일, 이젠 부산이지
도착지에서 가장 인기 있던 뽑기기계. 각 미션지에서 찾은 뽑기권 1장으로 한 번씩 돌려 경품을 뽑을 수 있도록 했다. 누군가는 환호를 질렀고, 누군가는 ‘꽝’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번 대회 참가 팀인 ‘꿈션슈지춤’은 완주 후 인터뷰에서 “재밌고 보람찬 하루다. 뽑기권 13개를 찾았는데 꽝 하나 없이 모두 당첨됐다. 완주만 목표로 여유롭게 경기에 임했더니 이런 행복한 결과가 왔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커플 팀인 ‘패럿’은 “둘이서 미션을 수행하려니 정말 힘들었다. 다음 대회에는 반드시 팀 정원을 꽉 채워서 돌아오겠다”고 차회 대회에 출사표를 미리 던지기도 했고, ‘팀 야채’는 “코스 설계자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했다. 매일 생활하는 서울이지만 새삼 서울이 이렇게 넓었었나하는 생각이 들고 서울을 다시 보게 된 하루였다”고 완주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 대전대회에 ‘팀 시방뭐하는겨’로 참가했던 멤버들은 이번 대회에 ‘우린글렀어’라는 팀으로 출전했다. 이들은 지난 대회 후기왕을 배출했던 팀으로 막강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자랑하는 멤버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들은 “우리는 사실 이번 대회 완주가 목표가 아닙니다. 우린 후반전에 강합니다”라고 말하며 후기왕 2연패에 도전할 뜻을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이번 서울 스테이지에 이어 오는 10월, 코리아 어반레이스 부산이 개최된다. 이미 미니벨로 라이더들의 마음은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코리아 어반레이스 서울은 성황리 종료됐으며 집으로 향하는 미니벨로 라이더들은 다음 어반레이스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직후 산바다스포츠는 “코리아 어반레이스 부산이 오는 10월 중 개최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한편, 이번 대회 입상 팀들이 다른 팀들과 크게 차이나는 고득점을 거두자 다음 부산대회 미션에 어떤 새로운 장치를 할지 벌써부터 고심하는 눈치다. 과연 오는 부산 스테이지는 어떤 미션이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어떤 팀이 우승의 감로주를 마실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코리아 어번 레이스 홈페이지: www.koreaurbanr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