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투르 드 프랑스 18스테이지 경기가 열린 블라냑(Blagnac)부터 브리브 라 가야드(Brive-la-Gaillarde)까지 222.5㎞는 평지 구간이었다. 18구간 경기에선 프랑수와 올랑드(Franc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도 오피셜 카에 탑승해 경기를 참관했다. 전체 구간의 길이가 긴 탓인지 경기 초반 어택을 시도하는 선수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들은 21㎞지점까지 하나의 그룹으로 달렸다.
쉽사리 선두그룹을 놔주지 않았던 펠러톤
21㎞지점에서 어택한 선수들은 마이클 몰코브(Michael Morkov, 삭소뱅크)와 드미트리 포포노프(Dmitriy Fofonov, 아스타나)를 포함한 6명. 23㎞지점에서 선두와 펠러톤의 시간차는 40초가 되었다. 선두의 6인 중 개인 종합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드미트리 포포노프(Dmitriy Fofonov, 아스타나)로 위긴스와는 1시간56분26초 차이, 64등이다. 옐로저지를 위협할 만한 선수는 선두그룹에 없었고, 스카이 팀은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펠러톤을 이끈 팀들은 선두그룹에 선수를 보내지 않은 로또와 카츄사 팀 등이었다. 포포노프의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이 만든 펠러톤과의 최대 시간차는 31㎞지점에서 50초였다. 펠러톤은 끈질기게 추격했고, 59㎞지점에서 6명의 어택은 끝이 났다.
60㎞지점을 지나며 새로운 그룹이 펠러톤 앞에 나타났다. 4명의 선수가 어택을 시작했고, 둘을 더해 여섯, 그리고 다시 아홉 명이 되었다. 아라시로 유키야(Arashiro Yukiya, 유로카), 닉 누엔스(Nick Nuyens, 삭소뱅크)를 비롯한 9명의 선수가 첫 언덕에 진입했다. 첫 번째 언덕은 길이 1㎞로 짧지만 평균경사도는 10.3%로 매우 가파르다. 아라시로 유키야와 닉 누엔스가 차례로 첫 번째 언덕을 넘었다. 선두그룹의 숫자는 아직도 계속 늘고 있는 상태. 언덕을 지나며 펠러톤의 몇몇 선수들이 선두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아슨 하겐(Boasson Hagen, 스카이 프로사이클링), 데이비드 밀라(David Millar, 가민), 마이클 알바시니(Michael Albasini, 그린엣지) , 루이 코스타(Rui Alberto Costa, 모비스타), 알렉산드레 비노코로프(Alexandre Vinokourov, 아스타나) 등이 선두에 합세했고, 70㎞지점에서 16명의 선두그룹이 형성됐다. 선두그룹 내 개인 종합순위 최상위는 루이 코스타. 그는 17구간까지 위긴스와 29분43초 차이로 18위에 랭크돼 있다.
선두그룹과 펠러톤의 시간차는 102㎞지점에서 3분30초로 최대를 기록했다. 119㎞를 지나며 선두그룹과 펠러톤의 시간차는 2분10초로 줄어들며 긴장이 고조됐지만, 이 간격은 한참이나 더 유지됐다. 180.5㎞지점에 위치한 투르 드 프랑스 최저 난이도(4등급)의 산악포인트 지점인 코트 드 수야크(cote de Souillac)를 지나자 바로 보아슨 하겐이 짧은 어택을 시도했다. 하겐의 어택으로 선두그룹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빨라졌고, 두 명의 선수가 그룹에서 밀려났다. 190㎞지점, 선두그룹은 14명이 됐고 펠러톤과의 시간차는 1분20초였다. 피니시라인이 가까워지며 선두그룹과 펠러톤의 시간차는 줄어들었다. 25㎞를 남기고 펠러톤은 43초 뒤까지 따라왔다.
손에 땀을 쥔 스프린트 경쟁
20㎞를 남기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아담 한센(Adam Hansen, 로또)이 속도를 올리자 제레미 와(Jérémy Roy, FDJ)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둘이 선두그룹의 앞으로 나왔고, 비노코로프와 루카 파올리니(Ruca Paolini, 카츄사), 닉 누엔스가 뒤따랐다. 이들의 움직임에 자극받은 펠러톤은 가속하여 나머지 선두그룹을 집어삼켰다. 선두의 다섯은 이내 한 개의 그룹으로 합쳐졌다. 결승선까지 거리는 이제 14㎞. 이번엔 비노코로프가 먼저 어택했다. 한센과 파올라니는 비노코로프와 함께 했고, 나머지 둘은 펠러톤에 흡수됐다. 3인의 새로운 선두그룹 뒤로는 또 다른 추격조가 생겨났다. 니콜라스 로체(Nicolas Roche, AG2R)와 안드레아스 클뢰덴(Andreas Klöden, 라디오섁), 루이스-리온 산체스(Luis-leon Sanchez, 라보뱅크)로 구성된 추격조는 곧 3명의 선두를 따라잡았다. 남은 거리는 4㎞. 펠러톤은 이 6명의 12초 뒤까지 쇄도해 왔다.
펠러톤의 선두로 옐로 저지의 브래들리 위긴스(Bradley Wiggins, 스카이 프로사이클링)가 나섰다. 마크 카벤디쉬(Mark Cavendish, 스카이 프로사이클링)와 그의 리드아웃맨, 보아슨 하겐의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다. 카벤디쉬의 뒤로는 무서운 신예, 피터 사간(Peter Sagan, 리퀴가스 캐논데일)이 자리를 잡았다. 위긴스는 동료들을 피니시라인 1㎞전까지 바래다줬다. 그 다음엔 하겐이 위긴스의 바톤을 넘겨 받아 카벤디쉬를 스프린트 위치까지 이끌었다. 마지막 스프린트를 앞두고 선두그룹과 펠러톤의 경계는 완전히 허물어졌다. 골을 눈 앞에 둔 모든 선수들이 스프린트를 겨뤘다. 결과는 위긴스와 하겐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카벤디쉬의 승리였다. 매튜 고스(Matthew Goss, 그린엣지)와 피터 사간, 산체스, 로체가 근소한 차이로 연이어 결승선을 넘었다.
마크 카벤디쉬의 18구간 우승은 그의 통산 22번째 투르 드 프랑스 구간우승이다.
위긴스는 옐로저지를 지키며 팀원들이 보여준 희생에 보답하듯 18구간에서 팀원들을 위해 헌신했다.
피터 사간은 리퀴가스 팀의 조력자 부재에 아쉬워하고 있을 것이다.
산악왕이 사실상 확정된 또마 뵈클레(Tomas Voeckler, 유로카)
베스트 영 라이더, 티제이 반 가더른(Tejay Van Garderen, BMC 레이싱)
비노코로프는 18구간의 70㎞에서 발생한 선두그룹에 가장 먼저 합류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가장 늦게까지 선두를 유지한 선수다. 그 공로로 18구간의 가장 공격적인 라이더(General most aggressive rider)로 선정되었다.
19구간 : 실질적인 최종전
2012 투르 드 프랑스는 개인 타임트라이얼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19스테이지는 올해 마지막 타임트라이얼 구간으로 전체 코스는 평지이며 바람이 많이 불 것이라는 예상. 저지의 주인들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개인의 기량에 따라 3분에서 5분 정도는 비교적 쉽게 변할 수 있다. 개인 종합순위 상위권 선수들의 시간차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