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사이클링의 ICW-58C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높이 58㎜의 카본 림을 쓴 클린처 휠셋이다. 림 외부 폭이 26㎜인 와이드 림을 사용했는데, 폭 25㎜ 전후의 타이어를 썼을 때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고 코너링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ICW-58C는 높이 58㎜의 카본 림을 쓴 클린처 휠셋이다.
1985년 설립된 어윈은, 처음에는 여러 대만 자전거관련업체들이 그랬듯 해외 브랜드의 OEM 생산을 주로 맡았다. 창업자의 아들이자, 2대 경영자인 마이클 첸은 아버지의 회사 어윈에 합류하기 전 미국에서 항공우주 엔지니어로 오래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면서 카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카본이 머지않아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대중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20년 전 대만으로 돌아온 그는 자전거에도 카본이 대중화될 것임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한다. 많은 자전거 부품 중 쉴 틈 없이 회전하면서 라이딩의 질감을 결정하고 라이더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기에, 무엇보다 안전을 추구하는 공학자로서 꼭 도전하고 싶은 분야였다면서 2004년, 휠셋 전문브랜드 ‘어윈 사이클링’을 런칭했다.
마이클 첸은 카본을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했다. 카본 로드 휠셋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용 카본 휠셋도 일찌감치 선보였다. 그리고 로드 카본 클린처 휠셋에는 그가 항공우주산업체에서 근무할 때 얻은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ICW-58C는 두 가지 컬러가 있는데, 테스트에 사용한 회색 데칼과 검정 데칼을 쓴 스텔스 모델이다. 가격은 동일하다. 사진은 검정 데칼을 쓴 스텔스 모델의 앞바퀴. 좌우 10개씩의 스포크를 래디얼 타입으로 배치했다.
앞 허브에는 카트리지 타입의 세라믹 베어링 2개를 썼다.
항공우주기술을 접목하다
어윈은 카본 클린처 휠셋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열변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유의 기술을 개발했다. 열변형이란 긴 내리막에서 지속적인 제동을 할 경우 림의 브레이크 트랙(패드가 맞닿는 부분)과 패드의 마찰열에 의해서 카본 적층 시 사용한 레진이 변형되며 발생하는 일련의 현상을 말한다. 일단 림이 과열되어 심한 열변형이 일어나면 라이더에게는 무척 좋지 않은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게 된다. 제동열에 의해 높아진 림 안쪽의 온도에 의해서 튜브가 터지거나, 열로 인해서 물러진 림을 높아진 공기압으로 튜브가 안쪽에서 밀고 나오면서 타이어가 림에서 벗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경우 모두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열변형이 일어나는 곳은 모두 내리막이고, 경사가 제법 심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림의 변형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반복된 열의 축적으로 인해 카본이 경화되고 이는 휠의 수명을 단축이라는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위험한 열변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카본 휠 제조사들이 엔지니어들을 괴롭히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대표적인 방법은 열에 더 강한 레진을 사용하는 것이다. 레진의 화학적 변화 시점을 늦춰서 림이 변형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그래도 여전히 림 안의 튜브에는 열이 전달된다.
림의 높이가 58㎜인 하이프로파일 림 임에도 무른 느낌 없이 단단하다.
브레이크 트랙과 스포크 홀 주위를 빼고 데칼이 붙는 림의 옆 면 전체는 단방향(UD) 카본으로 마무리했다. 브레이크 트랙의 마지막 레이어에는 세라믹 파이버를 섞은 프리프레그를 사용해서 제동열이 림 안쪽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았다.
마이클 첸은 레진의 성질 변화를 막는 동시에, 열의 전달까지 방지하기 위해서 세라믹을 사용하기로 했다. 우주선이나 비행기의 기체에 세라믹을 코팅해서 열에 강하게 만드는 것에서 착안한 것. 이후 수많은 테스트 끝에 림의 가장 바깥쪽에 세라믹을 섬유화한 프리프레그를 적용해서, 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이 림의 안쪽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았다.
ICW-58C의 반응성과 동력전달성은 최고다. 휠의 강성이 높아 안정감이 넘친다.
허브의 소재는 앞뒤 모두 알루미늄이다. 무게는 앞이 80g으로 가벼우며, 뒤는 280g이다. 기본 출고 제품은 시마노와 스램 11단용 카세트 바디가 장착되어 있고, 캄파뇰로용은 별매되는 카세트 바디를 장착하면 되는데 별도의 공구를 사용할 필요 없이 아주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카세트 바디 안쪽에 스페이서를 끼우면 10단 카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휠셋과 마찬가지다.
뒷바퀴는 좌우 12개의 스포크를 2크로스 타입으로 엮었다.
뒤 허브의 논 드라이브사이드에 구멍을 뚫어서 무게를 줄였다.
어윈이 성능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안전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표를 달면서도 성능은 떨어지지 않고, 내구성이 높으며 유지보수가 쉬워서 라이더들이 걱정 없이 탈 수 있는 휠셋을 만드는 것이 어윈의 목표다. 유지보수의 편의를 위해 카본 림과 허브를 연결하는 스포크와 니플은 전문업체, 사핌의 제품을 썼다. 에어로타입 스테인리스 스틸 스포크인 사핌 CX-레이를, 앞휠에는 래디얼로 20개를 배치했고 뒤에는 24개의 CX-레이 스포크를 2크로스로 엮었다. 니플은 사핌 더블 스퀘어로 황동제다. 강한 림과 사핌 스포크의 조합은 ICW-58C를 무척이나 단단하고 견고한 휠로 만들었다.
뒤 허브의 카세트 바디 안에서는 6개의 폴(Pawl)이 있고 허브의 60개 래칫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6개의 폴 중 하나 건너 하나씩 3개가 한 그룹을 이루고 두 그룹이 교대근무를 하면서 동시에 래칫과 결합하게 되는데, 각각의 폴에는 계단처럼 3개씩의 돌기가 있어서 래칫과의 접촉면적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는 페달링 시 즉각적인 반응을 가져오고 뛰어난 힘 전달성을 보이게 된다.
카세트 바디에는 6개의 폴이 달려있는데, 각각의 폴에 3개씩의 돌기가 있다.
래칫의 홈은 총 60개로 촘촘하다.
허브의 베어링은 모두 카트리지 타입으로 앞 허브에 2개, 뒤 허브에 4개를 썼는데, 모두 세라믹 베어링(그레이드 5)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세라믹 베어링은 낮은 마찰력을 가져서 구름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허브의 소재는 앞뒤 모두 알루미늄이다. 무게는 앞이 80g으로 가벼우며, 뒤는 280g이다. 기본 출고 제품은 시마노와 스램 11단용 카세트 바디가 장착되어 있고, 캄파뇰로 그룹셋은 별도로 판매되는 카세트 바디(10만원)를 장착하면 되는데 전용 공구 없이 5㎜ 육각렌치 2개만 있으면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참고로 캄파뇰로용 카세트 바디는 시마노/스램 타입보다 작은 베어링을 사용하기 때문에 세라믹 베어링이 아닌 엔듀로 베어링 사의 일반 베어링(그레이드 10)을 썼다. 캄파뇰로 바디를 쓸 경우 카세트 바디에 들어가는 2개의 베어링은 일반 타입, 논 드라이브사이드는 세라믹 베어링이 적용되는 것. 카세트 바디 안쪽에 스페이서를 끼우면 10단 카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휠셋과 마찬가지다.
ICW-58C는 제원상 23~28C 타이어의 사용이 가능한데, 림의 폭이 넓어서 25C 전후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23C 이하의 타이어를 쓸 경우 타이어의 폭이 림보다 얇아서 림을 보호하기 어렵고, 공기저항은 오히려 늘어나며 코너에서의 접지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
브레이크 트랙에 세라믹 파이버를 쓴 만큼 전용 브레이크 패드를 사용한다. 넉넉하게 2대 분(총 8개)의 브레이크 패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어윈이 공개한 ICW-58C의 무게는 앞뒤 세트로 1755g이다. 바이크왓이 실제로 측정한 무게는 림 테이프를 추가해서 1810g(앞 820, 뒤 990g)으로 나타났다. 림 테이프를 제외한다면 제조사의 발표치에 가깝다. 퀵릴리스는 115g(앞 55, 뒤 65g)으로 측정됐다. 어윈 ICW-58C의 체중제한은 100㎏이며 가격은 일반 컬러와 스텔스 모두 178만원이다.
어윈 퀵릴리스 레버.
퀵릴리스 레버의 무게는 총 115g으로 앞 55g, 뒤 60g이다.
어윈의 ICW-58C는 작년 TDK 스페셜을 준비하며 처음 사용했는데, 당시 훈련 중 이 휠로만 하루 100㎞이상, 총 1000㎞ 정도 집중적으로 라이딩을 했다. 무척 튼튼하고 강한 휠이며, 난잡하지 않고 깔끔한 그래픽과 정교한 만듦새가, 감각적이고 꼼꼼한 사이클리스트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하다.
테스트에는 브리지스톤 익스텐자 RR2X 25C 타이어를 사용했다.
무게감 때문에 항속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아쉽지만 반대로 속도가 높아지는 내리막에서는 주행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난 휠을 판단하는데 있어 3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선 스타트나 급가속 시의 반응성이 좋아야 한다. 그 다음, 얼마나 가속을 잘 받는지가 중요하고, 마지막으로 속도를 유지하는 항속성까지 뛰어나다면 금상첨화다.
이 덕목 중에서도, 나 같은 스프린터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응성이다. 경쟁자가 공격을 시작하는데 반응성이 느려 주춤거리게 된다거나, 스프린트 시에 힘이 세어 나가는 휠은 처음부터 마음이 가지 않는다.
이런 면에 있어 ICW-58C는 반응성과 동력전달성 하나만큼은 최고다. 거기다가 휠의 강성도 높아 림 높이가 58㎜인 하이프로파일 림 임에도 무른 느낌 없이 단단하고 안정감이 넘친다.
코너링에선 레일 위를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예리하고 치우치는 느낌이 없다. 한 가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점은 무게감인데, 이 때문에 항속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아쉽다. 다만 속도가 높아지는 내리막에서는 이런 무게감마저도 주행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ICW-58C의 뛰어난 반응성과 힘 전달성, 그리고 굳세고 다부진 면은 마지막 한 방을 노리는 힘 좋은 스프린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ICW-58C의 총평으로 삼각형을 그리자면, 반응성과 동력전달성 그리고 항속성의 세 꼭지점 중 항속성에서 다소 모자란 그림이 된다. 하지만 뛰어난 반응성과 힘 전달성, 그리고 굳세고 다부진 면은 마지막 한 방을 노리는 힘 좋은 스프린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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