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브라더스는 2001년 ‘에그비터’라는 클립리스 페달을 통해서 유명해졌다. 계란거품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기존 산악자전거용 클립리스 페달 디자인의 상식을 파괴했고, 에그비터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에그비터를 기반으로 만든 파생 모델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에그비터에 쓰인 4개의 윙으로 만들어진 바인딩에 크기와 형태가 다른 페달 바디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캔디와 말렛 그리고 말렛 E로 이어지는 클립리스 페달군을 만들었고, 크기와 소재가 여러 가지인 평페달인 스탬프를 통해서 시티바이크부터 다운힐 자전거까지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페달 라인업을 완성했다.
첫 클립리스 페달을 선보인지 20년 후, 크랭크브라더스는 자사의 첫 자전거 신발 라인업을 발표한다. 모두 산악자전거용인데, 이름만 봐도 어떤 용도인지 그리고 어떤 페달과 매칭이 되는지 알 수 있다. 크랭크브라더스의 페달 이름과 같은 말렛, 말렛 E 그리고 스탬프라는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말렛 슈즈는 다운힐/엔듀로용으로 말렛 DH 페달과 매칭이 되며, 말렛 E 슈즈는 엔듀로/트레일용 페달인 말렛 E에 어울린다. 스탬프는 평페달인 스탬프 시리즈에 맞춰져 있다.
신발의 테스트는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각종 계측 장비를 통한 실험실에서의 테스트 후, 여러 종류의 프로토 타입이 프로 선수들의 발에 신겨졌다. 예를 들면 말렛은 월드컵 다운힐 레이서인 루카 쇼에 의해서 테스트되었고, 평페달용인 스탬프는 스트리트 트라이얼 라이더이자 유명 유튜버인 파비오 빕머의 피드백으로 완성됐다. 선수들은 클릿의 고정 범위와 페달과 신발의 접촉 부위, 아웃솔의 유연함 정도 그리고 핏 등에 대해 세밀한 의견을 제시했고 이는 최종 제품에 반영됐다.
테스트 무대는 세계 곳곳에 설정됐다. 월드컵 다운힐과 엔듀로 월드 시리즈 같은 유럽의 레이스 현장, 캐나다 밴쿠버의 노스쇼어처럼 습하고 미끄러운 곳과 반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건조한 곳까지 산악자전거 신발이 만나는 거의 모든 환경에서 테스트를 마쳤다.
수많은 테스트가 끝에 최종적으로 2가지의 고무 컴파운드가 선택됐다. MC1과 MC2인데, 클립리스 페달용인 말렛과 말렛 E에는 클릿을 쉽게 끼우고 뺄 수 있도록 마찰력을 조절한 MC1 컴파운드가 쓰였고, 스탬프에는 MC1보다 마찰력이 더 높으면서 반발력이 낮아서 페달의 금속 핀을 단단히 쥐고 있을 수 있는 MC2 컴파운드가 쓰였다.
클립리스 페달용인 말렛과 말렛 E는 크랭크브라더스의 페달 뿐만 아니라 시마노 SPD 페달도 사용할 수 있다. 말렛과 말렛 E는 신발에 크랭크브라더스의 클릿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출고되는데, 클릿과 신발 사이에 1㎜ 두께의 심(Shim)이 설치되어 있다. 시마노 클릿을 달아 쓸 때는 크랭크브라더스의 클릿과 심을 모두 제거하고 쓰면 된다. 클릿의 두께가 시마노는 7㎜, 크랭크브더라스는 6㎜이기 때문. 매치 박스(Match Box)라고 이름 붙여진 아웃솔의 페달 접촉 부위가 마모되어 낮아지면 심을 제거하고 신발에 바로 크랭크브라더스 클릿을 부착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크랭크브라더스의 신발은 각 모델마다 신발을 조이는 방식에 따라서 3가지 옵션이 있다. 보아(BOA)와 스피드레이스(Speed Lace) 그리고 레이스(Lace)인데, 보아는 하나의 보아 다이얼과 벨크로 스트랩으로 구성되어 있고, 스피드레이스는 벨크로 스트랩은 공유하지만 보아 시스템을 신발끈으로 대신한 방식이다. 레이스는 벨크로 스트랩 없이 신발끈으로만 고정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
말렛(MALLET)
말렛은 다운힐/엔듀로용 클립인 슈즈로, 크랭크브라더스의 클립리스 페달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의 산악자전거용 페달과도 호환된다. 아웃솔의 컴파운드는 MC1이 사용되었는데, 클릿이 페달에 잘 끼워질 수 있도록 마찰력 중간 정도로 조절한 컴파운드다. 강한 복원력은 신발을 페달에서 분리할 때 도움이 되며, 페달과의 접촉면은 클릿 탈착이 쉽도록 경사면으로 디자인했다.
말렛만의 고유한 특징이라면 클릿의 고정 범위가 일반적인 산악자전거 신발보다 아래쪽으로 이동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프로 다운힐 선수들이 급경사의 내리막을 달릴 때 안정감 향상을 위해서 페달의 클릿 트랙을 파거나 갈아내서 클릿을 아래쪽으로 이동시켜 고정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별도의 개조 없이도 곧바로 월드컵 레이스 수준에 맞춘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아웃솔에 빨갛게 칠해진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크랭크브라더스는 레이스 존이라고 부른다.
말렛 E(MALLET E)
말렛 E는 엔듀로와 트레일 라이딩을 위한 슈즈로 아웃솔이 말렛보다 더 공격적인 형태의 러그로 덮혀있다. 말렛의 아웃솔이 평평한데 비해서 말렛 E는 러그가 돌출되어 있는 점이 다르고, 러그의 끝부분이 경사져 있는데 산길을 걸을 때 유리하다.
아웃솔의 컴파운드는 기본적으로 말렛과 같은 MC1이지만 클릿이 장착되는 부분이 말렛보다 더 단단해서 장시간의 페달링에 유리하다. 아웃솔의 앞부분은 자전거에 내려 산을 오를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찰력을 높인 형태이고, 뒷부분은 산을 내려올 때 라이더의 체중을 지지할 수 있는 모양이다. 국내에는 말렛 E 보아와 말렛 E 스피드레이스로 판매된다.
스탬프(STAMP)
평페달용인 스탬프는 말렛과 말렛 E에 사용된 MC1 컴파운드보다 마찰력이 더 높은 MC2 컴파운드로 만든 아웃솔을 사용했다. 접지력과 내구성을 고루 고려해 완성된 MC2 컴파운드는 MC1보다 반발력이 낮아서, 페달에 설치된 금속 핀을 지속적으로 잡고 있게끔 만들어졌다. 아웃솔의 앞뒤 부분은 안장에서 내려서 걸어 오르거나 내려올 때 높은 마찰력을 낼 수 있도록 패턴을 다듬었다. 스탬프는 보아와 스피드레이스 그리고 레이스 전 모델이 국내에 공급된다.
크랭크브라더스 신발 라인업은 2021년 1월 말 국내 입고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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