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직은 안장, 신발, 핸들바, 스템, 바테이프, 시트포스트 같이 라이더가 자전거에서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제품들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다. 오늘날 피직은 인체공학에 기반한 디자인 그리고 안장과 신발의 경우에는 이탈리아 현지 제작을 고수함으로써 라이더들에게 각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피직의 사이클슈즈는 로드바이크 제품을 R, 산악자전거 제품은 M, 트라이에슬론 제품은 K로 표기하며 중간에 붙는 숫자가 작을수록 고급 제품이다. 모델명 중 B는 보아다이얼이 사용된 모델을 뜻한다. 모델명 마지막에 우모 혹은 도나라고 표기하는데 우모는 남성용, 도나는 여성용 제품이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착용감
R5B 도나는 피직의 여성용 로드슈즈로 엔트리 모델이다.
여성용 로드바이크 슈즈는 총 R3B, R4B, R5B 3가지 모델이 있다. 이 중 R5B 도나는 엔트리레벨 모델이다. 회색 바탕에 핑크를 조합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여성용 슈즈다운 면모를 띄며, 뛰어난 착용감으로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거나 로드바이크를 입문하는 여성 라이더들에게 적합하다.
외피로 쓰인 마이크로텍스는 부드러운 재질로 발볼이 넓은 라이더들이 신어도 압박 받는 느낌이 덜하다.
외피는 피직의 인조가죽인 마이크로텍스로 만들었다. 마이크로텍스는 가죽보다 가볍고, 습기에 강해 물세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단점이라면 통기성은 취약한 것인데, R5B 도나는 레이저로 작은 구멍들을 뚫었으며, 텅에도 매쉬소재를 사용하여 통기성을 확보했다.
뒷꿈치와 좌우 옆면에 반사소재를 사용해 야간시인성을 높혔다. 뒷꿈치에는 세로로 길게, 신발 바깥쪽은 발등 그리고 안쪽은 신발 앞부분부터 발등까지 반사소재가 길게 이어져있다. 넓은 면적에 걸쳐 반사소재가 적용되어 여러 각도에서 라이더의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고려했다.
반사소재는 뒷꿈치와 신발 양옆으로 넓은 면적에 걸쳐 적용되어 야간시인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밑창은 나일론인데 카본으로 강성을 강화했다. 클릿 장착부위의 격자는 2.5㎜ 간격으로 프린트 되어있어 미세 조절이 가능하다.
깔창에는 페달링 시 발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도록 패드가 부착되어 있다.
밑창의 소재는 나일론인데 카본을 사용해 강성을 강화했다. 밑창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긁힘을 방지하는 범퍼를 장착했다. 범퍼 두 군데 모두 핑크색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된 느낌을 준다. 클릿 장착부위의 격자는 2.5㎜ 간격으로 프린트되어 있다.
깔창은 4가지 소재를 복합적으로 사용했는데 클릿이 위치하는 부분에 완충감 있는 소재가 덧대어 있어 페달링 시 발의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R5B 도나의 만듦새를 살펴보면 마무리가 아주 깔끔하고 박음질이 절재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음질은 뒤꿈치와 발등의 솔기를 마무리하는 부분에만 사용했다. 사이클슈즈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발은 신발의 앞부분, 옆면, 뒷꿈치를 재단해 옷을 만드는 것처럼 이어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박음질이나 접착부위가 많다. 그러나 R5B 도나는 발뒷꿈치와 텅을 제외하고는 1개의 패턴으로 재단했으며 신발의 내피를 외피와 합포해 불필요한 접착이나 박음질을 줄였다. 또한 외피에 적용한 반사소재도 접착제 등으로 부착하지 않고 페인팅 기법을 사용해 절재미가 흔들리지 않도록 마무리했다.
외피와 밑창의 접착부위도 접착제 자국하나 없이 안팎이 모두 깨끗한데,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자부심으로 생각하는 피직의 브랜드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신발 밑바닥, ‘메이드 인 이탈리아’가 선명하다.
절재미 넘치는 무채색에 핑크로 포인트를 줘 세련미를 더 했다.
엔트리 모델에 보아다이얼
대부분의 엔트리 레벨 모델은 벨크로 스트랩이나 래칫으로 발을 고정하는 반면 R5B 도나는 엔트리 모델임에도 보아다이얼이 적용됐다. R5B 도나에 쓰인 보아다이얼은 IP1으로 1클릭 당 1㎜씩 조절할 수 있으며, 조이는 방향은 물론 푸는 방향도 미세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다이얼을 위로 잡아 빼면 한 번에 풀 수 있다.
색상은 그레이핑크 한 가지이고, 사이즈는 230㎜부터 5㎜단위로 270㎜까지 있다. 제일 작은 사이즈인 230㎜(36)부터 240(38)㎜까지는 신발 밑창의 굴곡이 커서 클릿을 장착하면 밑창과 클릿이 꼭 물리지 않고 사이가 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1㎝정도 폭의 플라스틱 조각이 포함되는데 이 부품(클릿 웨지)을 밑창에 부착하고 클릿을 장착해야한다. R5B 도나의 무게는 240㎜ 기준 215g이고, 가격은 22만원이다.
R5B 도나는 엔트리 모델임에도 IP1 보아다이얼이 장착되어 1클릭 당 1㎜씩 미세조절이 가능하다.
제일 작은 사이즈인 230㎜부터 240㎜까지는 밑창의 곡률이 커서 클릿과 신발이 잘 물리도록 플라스틱 부품을 부착해야한다.
여성용 로드슈즈들을 보면 밝은 색감의 화려한 디자인이거나 단조로운 흰색인 경우가 많다. 난 개인적으로 어두운 톤을 좋아하는데 R5B 도나를 보는 순간 ‘내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회색 바탕에 핑크로 포인트를 줬는데 차분하면서 세련되어 보이고, 만듦새도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 마치 깎아 만든 것처럼 보인다.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착용감
엔트리 모델이라고 해서 ‘디자인만 보고 신어야지’했는데, 장거리 라이딩을 두 차례 갔다 오면서 생김새뿐만 아니라 R5B의 착용감에도 감탄했다.
난 발볼이 넓은 편인데 R5B는 외피가 탄력 있으면서도 양옆으로 어느 정도 신축성이 있어 발볼에 주는 압박감이 크지 않다. 보아다이얼로 착용감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이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다보면 발이 붓는 경우가 많은데 R5B 도나에 적용된 보아다이얼은 조이는 방향 뿐 만 아니라 푸는 방향으로도 한 클릭씩 조절할 수 있어 라이딩 중 착용감 조절이 편리했다.
차분한 모양새가 세련되어 보이고, 만듦새도 마음에 쏙 들 정도로 깔끔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댄싱을 하거나 스프린트를 할 때는 다소 느슨한 감이 있고, 외피에 구멍이 많아도 인조가죽이라 그런지 통기성이 좋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댄싱에서 느슨한 감은 착용감을 우선적으로 생각한 엔트리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큰 문제는 아닌 듯한데, 통기성의 경우엔 밑창과 깔창에도 환기구를 만들면 개선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경제성까지 갖추고 있어 여성 라이더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보아다이얼이 적용된 같은 형식의 제품들을 찾아보면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대를 호가한다. 그리고 일부지만 여성용 모델에 이런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브랜드도 있다. 그런데 R5B 도나는 보아다이얼 시스템이 채용된 신발임에도 20만원대 초반이다. 게다가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까지 더해져 여성 라이더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 ㈜세파스 www.cephas.kr ☎(031)776-0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