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레이싱용 신발이 갖춰야 할 조건은 여러 가지다. 일단 파워가 손실되지 않도록 견고한 아웃솔(밑창)을 가져야 하고, 가벼워야 하며, 긴 레이싱 동안 발에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편안하면서 시원해야 할 것 등이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브랜드나 팀 등을 강조할 수 있는 멋진 그래픽과 고급스러운 이미지 등도 추가된다.
2012년 태어난 로드 레이싱용 신발, 스캇 로드 프리미엄이 2013년 여러 부분에서 업데이트되었다. UCI 프로 투어 팀인 오리카 그린엣지 팀 선수들이 신는 신발인 만큼 팀의 상징인 그린으로 옷을 바꿔 입은 것이 눈에 띄는데, 단순히 레이싱 팀의 색을 띈 것이 아니라 레이싱 자체의 색이 더 부각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색상변화보다 훨씬 더 많은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다.
프로투어 팀인 오리카 그린엣지의 색을 입은 로드 프리미엄. 많은 부분에서 프로팀의 영향을 받았다.
클릿을 장착하기 전에 신발에 동봉되어 있는 카본 아웃솔 보호용 필름을 붙인다.
2013년 로드 프리미엄은 이전 모델에 비해 더 강하게 발을 잡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신발의 외피가 전체적으로 두툼해졌으며, 발을 단단히 고정하기 위한 스트랩이 하단에 추가되었다. 보아 다이얼 하나로 발 전체를 조이던 방식에서, 하단은 벨트로 스트랩에게 맡기고 상단은 보아 시스템이 맡는 형식으로 분업을 이룬 것. 이런 변화는 로드 프리미엄뿐 아니라 MTB 프리미엄에도 동시에 적용되었다. 보아 시스템의 와이어를 지지하는 부분을 원형으로 바꾸면서 두께를 늘려 부드럽게 작동하면서 동시에 와이어가 주는 압력을 고루 분산할 수 있게 했다. 보아 시스템의 적용부분이 줄어든 만큼 보아 와이어의 길이도 80㎝에서 54㎝로 줄어들었다. 신발의 혀 부분도 더 강한 소재로 변경되어 발에 맞게 스트랩을 조이고 보아 다이얼을 돌렸을 때 더 견고하고 발과 밀착되어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신발의 아웃솔을 제외한 상단의 구조가 모두 바뀐 셈. 마치 전작에 갑옷을 두른 듯한 느낌이다.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단단히 발을 고정하도록 보강된 보아 시스템과 벨크로 스트랩.
보아 시스템은 다이얼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지고 풀 때는 다이얼을 바깥쪽으로 당긴 후 다이얼 옆의 고리를 잡아당기면 단번에 풀어진다.
스캇은 자전거용 신발에 스포츠, 퍼포먼스, 레이스라는 세 가지 핏을 적용하고 있다. 스포츠 핏은 발등을 비롯한 전체적인 부분에 있어 여유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얻은 것은 바로 편안함. 그에 비해 레이스핏은 신발 내부의 볼륨이 작아 발에 밀착되게 한 것이 포인트다. 퍼포먼스핏은 스포츠와 레이스핏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스캇은 로드 프리미엄이 발에 정확하게 밀착되도록 형상을 만든 후 추가로 조절식 인솔인 에르고 로직을 적용했다. 인체공학형 조절식 인솔인 에르고 로직은 발의 중족골과 아치에 높이가 다른 심(인서트)을 끼워 피팅 효과를 얻는 깔창이다. 개선된 보아 시스템과 견고해진 외피 그리고 조절식 인솔이 만나 격한 페달링을 지속해야 하는 레이싱 현장에서 발의 피로감을 줄이면서도 발과 신발이 단단히 고정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인서트를 빼거나 교체하는 방법으로 피팅이 가능한 에르고 로직 인솔이 적용되었다.
스캇은 카본 또는 나일론 파이버글래스로 만든 아웃솔을 사용한 자전거용 신발에는 아웃솔의 강성을 수치로 표시한다. 강성이 높을수록 페달링 시 변형이 적어 힘 손실이 줄지만 걷기가 불편해지고, 강성이 낮은 신발은 걷기에는 좋지만 페달링 시 약간의 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레이싱 용도의 신발에는 가장 강한 강성지수 9의 카본 아웃솔을 사용하고, 스포츠 용도의 신발은 강성 6부터 7을 적용해 용도에 맞는 강성을 설정했다. 참고로 강성 7의 아웃솔은 두 손으로 잡고 앞뒤로 누르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강성 9의 HMX 카본 아웃솔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로 HMX(하이 모듈러스 익스트림)는 스캇이 가장 높은 등급의 카본 프레임에 사용하는 카본 소재를 말한다. 스캇은 강성수치 9의 HMX 카본 밑창에 ‘파워존 아웃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HMX 카본으로 만든 파워존 아웃솔. 스캇의 자전거 신발 중 가장 강한 강성지수 9가 표기되어 있다. 아웃솔의 앞부분에 뚫린 구멍은 통풍용 포트인 램 에어 시스템.
발뒤꿈치를 고정하는 부분을 강화해 격렬한 페달링에서도 발이 들뜨지 않도록 했다.
로드 프리미엄은 통풍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레이스가 집중되는 하절기에는 기온이 높은 것이 당연한 일. 헬멧만큼 통풍이 중요한 것이 레이스용 신발이고, 로드 프리미엄은 두 가지 방법으로 높은 통풍성을 확보했다. 첫째는 카본 아웃솔 앞부분에 설치한 거대한 통풍 포트다. 보통 신발의 외피에 메시 등을 사용해 발등을 식히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로드 프리미엄은 아웃솔에 위치시킨 통풍 포트를 통해 인솔 아래로 주행풍을 집어넣는다. 스캇은 이를 램 에어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메시 소재의 적극적인 적용이다. 신발의 양측면 상당 부분이 메시로 되어 있고, 메시만으로는 부족한 강성을 보완하기 위한 갑피를 감쌌다.
발뒤꿈치를 잡아주는 부분에는 넉넉한 패딩을 더해 편안하다. 강한 페달링을 할 때 발뒤꿈치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발뒤꿈치가 들썩이면서 발이 신발에서 빠질 것 같은 불안함이 연출되는데, 로드 프리미엄은 발뒤꿈치를 지지하는 부분의 크기를 키우고 패딩을 더해서 그런 현상을 크게 억제했다.
이형모 씨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스캇 로드 프리미엄을 사용해 본 사이클리스트다. 그는 로드 프리미엄을 높은 착용감과 힘 전달력이 좋은 레이싱 슈즈라고 평가했다.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 이형모 씨(관련기사 : 행복라이더 이형모의 작은 용기, 작은 의미)는 지난 8월에 열린 무주 그란폰도 피나렐로 직전부터 약 두 달간 3000㎞를 로드 프리미엄을 신고 주행했다. 현재 국내에서 로드 프리미엄을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장거리를 주행하며 테스트한 이형모 씨가 말하는 로드 프리미엄의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가장 큰 장점은 착용감이 좋아 발이 편하다는 것과 정말 단단한 카본 아웃솔 덕분에 힘 전달이 뛰어나다는 거예요. 스트랩과 결합된 보아 시스템은 전 모델보다 덜 조여도 발이 잘 고정되고 발을 감싸주는 느낌도 좋습니다. 발뒤꿈치를 잡아주는 부분이 넓어지고 두툼해졌는데, 이 부분은 조금 더 단단해져도 좋을 것 같아요. HMX 카본 아웃솔이 정말 단단하기 때문에 갑피와 연결되는 부분에 카본의 사용을 적용해 확대시킨다면 힘 전달력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3년형 로드 프리미엄은 견고한 아웃솔과 발을 단단히 고정하는 고정 시스템 그리고 통풍성이 좋으면서도 단단한 갑피를 갖춘 레이스용 신발이다.
2013년형 스캇 로드 프리미엄은 현재 스캇 대리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전 모델과 같은 28만원이고, 사이즈는 38(235㎜)부터 45(290㎜)까지 총 8가지가 있다. 무게는 42사이즈(265㎜) 한 짝 기준으로 29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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