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한동옥
MET가 트레일/올마운틴 그리고 엔듀로 라이딩을 위한 헬멧의 라인업을 촘촘히 채우고 있다. 2017년에는 MET의 산악자전거용 헬멧의 디자인을 새로 다잡은 롬(Roam)을 선보였다. 롬은 현대적인 디자인에 높은 기능성을 더했고, 밉스 레이어를 삽입한 버전도 추가해서 안전성을 추구했다.
롬으로 산악자전거 헬멧의 디자인 변화를 예고한 MET는 다음 주자로 턱보호대가 분리되는 풀페이스 헬멧인 패러슈트의 신모델을 공개했다. 패러슈트 MCR은 강력한 자석의 힘을 이용해서 별도의 공구 없이도 턱보호대를 간편하게 분리/장착할 수 있어서 보다 높은 다운힐 속도 그리고 험한 환경 등 필요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로 롬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트레일/올마운틴용 헬멧 테라노바(Terranova)가 등장했다.
롬(왼쪽)과 패러슈트 MCR. 롬은 MET의 산악자전거 헬멧의 디자인과 기능의 변화를 알리는 모델이었다. 패러슈트 MCR은 공구 없이 간편하게 풀페이스 헬멧에서 오픈페이스 헬멧으로 변신한다.
트레일/올마운틴용 헬멧인 테라노바.
트레일/올마운틴은 크로스컨트리보다 경사도가 크고 거친 지형을 빠른 속도로 다운힐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보호기능을 갖춘 헬멧이 필요하다. 그래서 트레일/올마운틴 헬멧은 가벼운 무게와 통풍 그리고 열배출이 핵심 기능인 크로스컨트리용 헬멧보다 보호 범위를 넓게 설정해서 부피가 더 큰 편이다.
다운힐 중 착용하는 밴드형 고글은 힐클라임 시 선바이저의 각도를 조절해서 헬멧에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헬멧의 측면과 후면은 고글의 밴드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하며, 거친 지형에서 라이딩을 하는 만큼 후두부의 보호를 위해서 헬멧의 뒷부분이 로드 또는 크로스컨트리용 헬멧에 비해 더 많이 내려오는 형태를 띈다. 풀페이스 헬멧은 아니지만, 크로스컨트리용에 비해서 보호하는 범위가 더 넓고 안전하다.
피팅을 위한 다이얼(세이프-T 듀오 피팅 시스템)은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테라노바는 보호범위를 확대한 트레일/올마운틴용 헬멧이어서 과감한 라이딩에 잘 어울린다.
MET의 트레일/올마운틴 헬멧 라인업은 롬과 테라노바 그리고 에코로 구성된다. 롬은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된 고가 모델이고, 에코는 저렴한 가격표를 단 엔트리 모델이다. 테라노바는 중간에 위치한다. 합리적인 가격(14만원)이면서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기능성을 갖춰 경쟁력이 높다.
테라노바는 S(52-56㎝), M(56-58㎝), L(58-61㎝) 세 가지 사이즈로 판매되는데, 바이크왓은 이 중 M(패트롤블루/라임그린 컬러)을 택해 테스트했다. M 사이즈의 발표 무게는 335g이고, 실제 측정된 무게는 341g으로 차이가 적은 편이다. 테라노바는 패트롤블루/라임그린 외에 블랙과 레드/블랙, 블랙/레드, 오렌지/블랙 그리고 그레이/패트롤블루까지 6가지 컬러가 있다.
테라노바의 뒷부분. 아래쪽에 세이프티 듀오 피팅 시스템 다이얼이 보인다.
통기구는 총 17개다. 헬멧 내부에는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는 에어채널이 마련되어 있다.
뒷부분에는 세이프티(SAFE-T) 듀오 피팅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사이즈 조절기가 달려있다. 다이얼을 돌렸을 때 옆부분과 뒷부분이 조여지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헬멧 안쪽을 360도 감싸는 벨트가 전체적으로 조여져서 보다 정확하게 피팅이 가능하다. 높이는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고, 옵션인 세이프티 듀오 LED 라이트(1만2000원)을 장착할 수도 있다.
턱끈은 헬멧의 본체 좌우에 고정되어 있다.
세이프티 듀오 피팅 시스템은 헬멧 안쪽을 360도 감싸는 벨트의 길이를 조절해서 피팅하는 방식이다.
MET의 올마운틴/엔듀로용 헬멧은 공통으로 공구 없이 조절가능한 대형 바이저를 달고 있다. 손으로 잡고 힘을 주면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도 헐겁지 않다. 라이딩 도중에도 바이저의 각도가 저절로 변하는 일은 없었다. 이 바이저는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서 낙차 시 바이저로 인해서 부상을 입을 확률을 줄였다. 과거 일부 헬멧의 딱딱한 바이저는 충격을 받으면 부러져서 라이더의 피부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딱딱한 바이저의 경우 낙차 시 바이저로 인해서 헬멧이 돌아가 라이더의 목에 부담을 주는 일도 있는데, 테라노바의 바이저는 부드럽게 변형되어 안전에 도움을 준다.
유연한 소재로 만든 바이저는 공구 없이 손으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라이딩 도중 각도가 변하는 일은 없도록 조임 강도가 적절히 세팅되어 있다.
바이저의 본래 기능은 라이더의 눈에 들어가는 햇빛을 막는 것이다. 선글라스 또는 고글이면 충분하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위에서 내리쬐는 강한 직사광선을 바이저로 막으면 햇빛이 불규칙하게 들어오는 싱글트랙에서 눈의 피로를 줄이고 그만큼 안전한 라이딩을 이어갈 수 있다.
바이저를 낮춘 상태.
바이저를 위로 올린 상태. 안쪽에 선글라스를 끼우거나 고글을 거치할 수 있다.
선바이저를 위로 들어 올리면 선글라스 또는 고글을 거치할 공간이 마련된다. 로드용 헬멧처럼 선글라스의 다리를 통기구에 끼워서 고정할 수 있고, 밴드형 고글을 걸만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기도 한다. 긴 힐클라임 같이 저속으로 이동하면서 땀을 많이 흘릴 때 고글을 휴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헬멧에 거치하는 편이 덜 거추장스럽고, 다시 착용할 때도 빠르고 편하다. 고글의 밴드 안쪽의 실리콘이 테라노바의 측면과 후면에 단단히 밀착된다. 고글을 착용했을 때 헬멧이 고글을 아래로 누르는 일이 없도록 헬멧의 형태를 조율했다.
고글을 착용해도 자연스럽다.
바이저를 위로 올리고 고글을 거치한 모습.
브랜드에 따라서 M 또는 L 사이즈의 헬멧을 착용하는 테스트라이더는 M(56-58㎝) 사이즈의 테라노바가 머리에 잘 맞았다고 말했다. 헬멧의 상단 일부 부분이 뜨는 편이지만, 사람들의 두상이 서로 다른만큼 오히려 핏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테라노바의 장시간 착용감을 평가하기 위해서 이진웅 씨(제주 이진웅자전거for)는 테스트라이드를 하기 전부터 헬멧을 착용하고 5시간 가까이 라이딩한 다음, 헬멧을 벗지 않고 식사까지 해결했는데 특정 부위에 대한 압박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핏이 맞지 않는 헬멧을 쓰고 험로를 달리면 헬멧이 흔들리고 이로 인해 피팅 장치를 더욱 세게 조이게 된다. 과도한 압박이 생기면서 피로가 쌓이는데, 테라노바는 무게가 머리 전체에 잘 분배되어 피로감이 적었다. 헬멧이 흔들리면서 선글라스를 건드리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바이크왓 테스트라이더인 이진웅 씨는 MET 테라노바를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편안하면서도 잘 생긴 헬멧’이라고 평가했다.
MET 테라노바는 합리적인 가격에 상위 모델에서 가져온 디자인 특징과 기능 등을 담아 가격대비 가치가 높고, 자전거 또는 복장에 맞출 수 있도록 6가지 색상이 준비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착용감이 편안하며, 공구 없이 각도를 빠르게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라이딩 도중 흘러내리지 않는 바이저가 특히 유용하다.
MET 테라노바는 3월 중으로 국내 판매 예정이다.
그레이/패트롤블루(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렌지/블랙, 블랙, 패트롤블루/라임그린, 레드/블랙, 블랙/레드.
MET 테라노바 사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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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왓 한동옥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