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저브(Reserve)는 산악자전거로 유명한 산타크루즈가 만든 카본 휠 브랜드다. 2014년 설립된 리저브의 목적은 간단했다. 최고 레벨의 산악자전거 다운힐 레이스에서 쌓은 카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혹한 환경에서도 깨지지 않는 가볍고 견고한 카본 림을 만드는 것. 2017년에 출시한 첫 MTB용 카본 휠셋은 당시 시장에서 유일하게 평생 보증을 제공했다.
정밀한 카본 적층 설계로 완성된 리저브의 카본 림은 가벼우면서도 외부 충격을 견뎌내는 높은 내구성을 자랑했는데, 세계적인 트라이얼 라이더 대니 매카스킬이 타이어 없이 휠 만으로 계단을 달리는 유튜브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MTB 카본 휠셋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그래블용 휠셋인 리저브 22를 공개하면서 드롭바 세계에 발을 디뎠고, 곧이어 서벨로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로드 휠의 개발에 돌입했다. 가볍고 강한 카본 휠을 개발하던 리저브의 엔지니어들에게 공기역학 세계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리저브는 공기역학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림을 설계한 후 윈드터널에서 여러 방향에서 바람을 불어 공기저항을 측정하고 수정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빠르고 안정적인 휠로 완성하기 위해서 실제 도로의 변화무쌍한 공기의 흐름을 윈드터널 안에서 재현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얻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도로에서 측정하고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라이더가 도로를 달리며 만나게 되는 바람의 조건을 이해하기 위해서 리저브 개발팀은 3륜 스쿠터에 개당 4만5000달러(약 6500만원) 상당의 센서를 여러 개 부착한 뒤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스쿠터를 사용한 이유는 라이더의 신체나 자전거에 센서를 부착하면 라이딩 자체가 어려워지고, 결국 데이터 수집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에서 사용되는 바람 측정 센서를 통해서 풍향과 풍속, 풍압 뿐만 아니라 기압과 온도까지 여러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할 수 있었다. 다양한 환경의 정보를 담기 위해서 유럽과 미국 곳곳을 달렸고, 누적 거리는 2500㎞ 이상이었다.
리저브 개발팀은 데이터 수집 이후 윈드터널에서 바람의 조건을 재현할 때 사용할 데이터를 읽어내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리저브를 만족시키는 오픈 소스 코드가 없어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난류를 재현하는 과정에서는 캐나다의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RWDI와 협력했다. RWDI는 고층빌딩과 교량 등을 위한 풍공학 전문업체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타이베이 101 빌딩,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에 대한 풍동 엔지니어링을 수행했고,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금문교의 공명음을 제거하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다리의 실제 바람을 측정한 뒤 축소모형을 만들어 윈드터널에서 실제 바람 조건을 재현시키는 방법을 사용한 것.
리저브도 기본적으로 같은 접근방법이었지만, 축소 모형 대신 실제 크기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리저브 기술팀은 다양한 모양과 프로파일로 림을 디자인했고, 이를 3D 프린터로 제작해서 테스트하는 것을 반복했다. 목표는 항력을 줄여서 빠른 휠로 완성하는 것이었지만 주행 안정성 향상에도 큰 비중을 뒀다.
리저브는 실제 도로의 바람의 흐름을 분석하고 반영한 것을 난류 에어로(Turbulent Aero) 기술이라고 부르고, 터뷸런트 에어로 기술이 적용된 첫 번째 휠셋인 52|63을 선보였다. 이름 앞 숫자 53은 앞 휠의 림 높이 53㎜를 의미하고, 뒤 63는 뒤 휠의 림 높이를 뜻한다. 휠셋에 앞뒤가 다른 프로파일 림을 사용한 이유는 공기역학성능과 조향안정성의 균형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리저브는 일반적으로 림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이 줄어들어서 빨라지지만, 횡풍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고 앞바퀴의 경우 횡풍으로 인해 조향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낮은 공기저항과 횡풍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서 뒤보다 낮은 림 프로파일을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높이 외에도 앞뒤 림의 차이는 많다. 앞 림을 더 넓고 표면을 둥글게 만들어서 바람이 부드럽게 넘을 수 있게 했고, 이는 넓은 범위의 바람 조건에서 안정적인 조향성능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넓은 앞 림을 통해서 타이어가 지면에 닿는 면적(컨택트 패치)이 커져서 코너링과 제동성능이 향상됐다. 카본 림은 실제로 가해지는 충격과 스포크의 당김 등을 고려해서 카본 원단 적층 방향과 위치를 최적화해서 변형에 대응하는 강성과 충격을 버티는 강도를 극대화시켰다.
리저브는 자전거의 전면에서 바람에 완전히 노출되는 앞바퀴와는 달리, 뒷바퀴는 프레임과 라이더의 다리로 인해 바람이 일부 가려지고 라이더의 체중으로 강하게 눌리기 때문에 앞바퀴처럼 바람에 의한 안정성 저하가 적다는 점에 주목해서 상대적으로 좁고 높은 림을 뒤에 배치했다.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높은 림을 써서 전체적인 항력을 줄이는데 집중한 것.
팀 윰보 비스마(현재는 팀 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는 리저브의 터뷸런트 에어로 기술이 들어간 휠셋을 사용해서, 2023년 한 해에 지로 디탈리아와 투르 드 프랑스 그리고 부엘타 아 에스파냐까지 모든 그랜드 투어를 우승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터뷸런트 에어로 기술이 적용된 리저브의 휠셋 라인업에 42|49와 77|88이 새로 추가됐다. 42|49는 공기역학적인 이점을 충분히 누리면서 장시간 라이딩을 이어갈 수 있는 만능 휠셋이이고, 77|88은 트라이애슬론과 타임 트라이얼을 위해서 공기역학성능을 끌어올린 모델이다.
현재 리저브의 터뷸런트 에어로 휠 라인업은 클라이밍에 초점을 둔 34|37과 올라운드 타입 42|49, 에어로 로드바이크에 어울리는 52|63, 트라이애슬론에 적합한 77|88 그리고 프로 레벨의 타임 트라이얼용으로 설계된 77|디스크와 99|디스크로 구성된다.
리저브는 최초 구매자에게 평생품질보증을 제공한다. 제조상의 문제로 림이 파손되는 경우 무상으로 림을 교체받을 수 있다. 낙차 등 라이더의 과실로 인해 휠셋이 파손되는 경우, 40% 할인된 가격으로 재구매할 수 있는 파손교환정책도 5년 간 제공한다. 평생 보증과 더불어 모든 휠에 체중 제한을 두지 않는 점에서도 견고함에 대한 리저브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리저브 42|49 터뷸런트 에어로
리저브 42|49 터뷸런트 에어로는 높이 42㎜와 49㎜ 림을 혼합한 에어로 휠셋이다. 터뷸런트 에어로 기술을 바탕으로, 앞뒤 림의 높이 뿐만 아니라 내부/외복 너비와 단면의 모양을 다르게 설정했다. 림의 내부 폭이 앞 25.4㎜, 뒤 24.8㎜에 달하는 와이드 타입이며, 외부 폭은 앞 34.4㎜, 뒤 32.1㎜이다.
림 무게는 앞 375g 뒤 419g. 와이드 림이기 때문에 권장 타이어의 폭도 29~40㎜로 큰 편이다. 다른 터뷸런트 에어로 휠과 동일하게 앞뒤로 24개 스포크를 사용한다. 림은 후크 타입 또는 후크리스 타입 타이어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세미 후크리스 타입이다.
리저브는 모델에 따라 세 가지의 허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DT스위스의 350, 240, 180 허브 중 선택할 수 있는데, 허브 이름의 숫자가 낮아질수록 정밀한 가공과 고급 소재를 사용해 무게가 가볍다. 240과 180 허브에는 DT스위스의 최신 프리허브 시스템인 래칫 EXP가 사용되었고, 350 허브는 숙성된 스타래칫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인 180 허브에는 세라믹 베어링이 적용되었다.
리저브 42|49 휠은 180 허브 사양으로만 국내 공급된다. 리저브 42|49 DT 180 허브 사양에는 스램 XDR 프리 허브가 기본으로 장착되지만, 시마노 HG-EV 허브도 동봉되기 때문에 추가지출 없이 구동계에 매칭시킬 수 있다. 리저브가 밝힌 42|49 휠셋의 무게는 1342g(DT스위스 180 허브, 스램 XDR 프리허브 사양)이고, 림테이프를 더한 실측 무게는 1360g(앞 620g, 뒤 740g)이다.
리저브 필모어(Fillmore) 밸브는 새로운 구조의 튜브리스 밸브다. 밸브코어가 밸브 안에 위치하는 프레스타 타입과는 달리 공기와 실런트를 막는 밸브가 림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실런트로 인해 밸브가 막히는 일이 없으며, 밸브가 넓어서 한번에 많은 양의 공기가 주입되어 플로어 펌프만으로도 튜브리스 타이어를 설치할 수 있다. 프레스타처럼 밸브를 열지 않고 곧바로 공기를 주입할 수 있으며, 밸브 마개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살짝 누르는 것만으로 공기를 빼면서 공기압을 조절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필모어 밸브의 소비자가격은 70㎜(림 높이 30~48㎜용) 8만2000원, 90㎜(림 높이 48~68㎜용) 9만5000원이다. 77|88을 제외한 터뷸런 에어로 휠셋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 리저브 42|49 터뷸런트 에어로의 주요제원
허브 : DT스위스 180
림 높이 : 앞 42㎜, 뒤 49㎜
내부 너비 : 앞 25.4㎜, 뒤 24.8㎜
외부 너비 : 앞 34.4㎜, 뒤 32.1㎜
림 무게 : 앞 375g, 뒤 415g
휠셋 무게 : 1341g(DT스위스 180 허브 기준)
액슬 규격 : 앞 12×100㎜, 뒤 12×142㎜
로터 고정방식 : 센터락
스포크 수 : 앞 24개, 뒤 24개
프리 허브 : 스램 XDR 기본 장착, 시마노 HG-EV 동봉
권장 타이어 사이즈 : 29~40㎜
기타 : 리저브 필모어 튜브리스 밸브 포함
가격 : 430만원(DT스위스 180 허브)
리저브 52|63 터뷸런트 에어로
리저브 52|63은 스프린트 스테이이지와 트라이애슬론 그리고 긴 평지 구간에서 활약하는 에어로 휠셋이다. 터뷸런트 에어로 기술로 만들어진 높이 52㎜ 앞바퀴는 공기를 잘 가르면서도 예측 가능한 조향 감각을 제공하며, 11㎜ 더 높은 뒷바퀴는 라이더의 파워를 아끼며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DT스위스 180과 240 허브 중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400만원(180 허브)과 350만원(240 허브)이다.
■ 리저브 52|63 터뷸런트 에어로의 주요제원
허브 : DT스위스 180/240
림 높이 : 앞 52㎜, 뒤 63㎜
내부 너비 : 앞 25㎜, 뒤 24㎜
외부 너비 : 앞 35㎜, 뒤 34㎜
림 무게 : 앞 465g, 뒤 525g
휠셋 무게 : 1576g(DT스위스 180), 1606g(240 허브)
액슬 규격 : 앞 12×100㎜, 뒤 12×142㎜
로터 고정방식 : 센터락
스포크 수 : 앞 24개, 뒤 24개
프리 허브 : 스램 XDR 또는 시마노 HG-EV
권장 타이어 사이즈 : 28~35㎜
기타 : 리저브 필모어 튜브리스 밸브 포함
가격 : 400만원(DT스위스 180 허브), 350만원(240 허브)
리저브 77|88 터뷸런트 에어로
리저브 77|88 터뷸런트 에어로는 앞 77㎜, 뒤 88㎜ 카본 림을 사용한 트라이애슬론/타임 트라이얼용 휠셋이다. 공기역학성능을 최대화하면서 안정감을 유지하고,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림의 높이와 프로파일이 결정됐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만큼, 림 높이가 낮은 터뷸런트 에어로 휠 대비 림의 내부와 외부 너비가 좁은 편이다.
림의 내부 너비는 앞뒤 22㎜로 동일하고, 외부 너비만 앞이 1㎜ 넓은 31㎜다. 리저브는 25㎜부터 30㎜ 사이 타이어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리저브 77|88는 허브 선택 옵션 없이 DT스위스 240 허브 단일 모델로 생산된다. 필모어 밸브 대신 프레스타 방식 일반 튜브리스 밸브가 제공되는데, 이유는 필모어 밸브가 림 높이 68㎜까지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리저브 77|88 터뷸런트 에어로의 주요제원
허브 : DT스위스 240
림 높이 : 앞 77㎜, 뒤 88㎜
내부 너비 : 앞 22㎜, 뒤 22㎜
외부 너비 : 앞 31㎜, 뒤 30㎜
림 무게 : 앞 590g, 뒤 600g
휠셋 무게 : 1833g
액슬 규격 : 앞 12×100㎜, 뒤 12×142㎜
로터 고정방식 : 센터락
스포크 수 : 앞 24개, 뒤 24개
프리 허브 : 스램 XDR
권장 타이어 사이즈 : 25~30㎜
기타 : 리저브 튜브리스 밸브 포함
가격 : 370만원
■ 오디바이크 www.odbike.co.kr ☎(02)2045-7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