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후 피트니스가 스피드플레이를 인수합병한 후 새로운 디자인의 스피드플레이 페달 시스템을 선보인지 일 년이 지났다. 신발과 페달을 체결시키는 바인딩 구조물이 페달이 아닌 클릿에 달린 스피드플레이 페달의 특징과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와후 스타일 디자인을 입히고 성능과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와후 피트니스가 스마트 트레이너를 통해서 쌓은 파워미터 노하우를 담은 페달형 파워미터인 파워링크 파워 페달이 스피드플레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와후 피트니스는 스핀들과 바디의 소재를 다르게 적용하고 하나의 파생 모델을 더해서 총 4개 모델을 만들어냈다. 스피드플레이 제로 시리즈의 막내인 콤프는 크롬몰리브덴 스틸 스핀들을 사용해서 가격을 낮췄고, 제로 그리고 공기역학성능을 중시한 모델인 에어로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스핀들을 사용했다. 콤프와 제로의 페달 바디는 강성과 내구성이 높고 열과 화학물질에도 강한 플라스틱인 그리보리로 만들었다. 경량화 모델인 스피드플레이 나노는 사치를 부렸다.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형제들과 달리 페달 바디에 카본 복합소재를 썼고, 티타늄을 스핀들 소재로 선택했다.
파워링크 제로는 이 중 가격과 무게의 밸런스가 좋은 스피드플레이 제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왼쪽 페달에만 파워 측정 유닛이 장착된 싱글 사이드 모델과 양쪽 다리의 파워를 독립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듀얼 사이드 모델이 있으며, 센서와 배터리, 통신장치를 통해서 추가되는 무게는 페달당 약 28g이다. 듀얼 사이드 파워링크 제로 한 세트의 무게는 277g으로 측정됐다. 파워 측정의 오차범위는 ±1%이고,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서 75시간 이상 파워 데이터를 측정하고 전송한다. ANT+ 또는 블루투스로 사이클링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결되며, Q팩터는 기본 스피드플레이보다 2㎜가 길어진 55㎜다. 스택 높이는 1.5㎜가 높아진 13㎜이고, 코너링 클리어런스는 스피드플레이 제로와 동일한 39°다.
충전은 페달에 전용 클립을 끼운 후 USB C타입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박스에 포함된 충전 케이블은 끝부분이 USB C타입 2개로 나뉘기 때문에 양쪽 페달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USB A타입의 충전기는 제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서 충분히 보급된 규격인 만큼 불편함이 없다.
싱글 사이드 모델은 파워미터가 왼쪽에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사이클링 컴퓨터/스마트폰과 바로 연결되는데 비해서, 듀얼 사이드 모델은 오른쪽 페달이 왼쪽 페달의 통제를 따른다. 오른쪽 페달의 파워 데이터를 왼쪽 페달에 전달하면, 왼쪽 페달이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 단,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때는 오른쪽 페달도 스마트폰으로부터 직접 파일을 받아온다.
와후 파워링크 제로 파워 페달은 파워팟에 내장된 LED의 컬러와 점멸을 통해서 파워미터의 상태를 표시한다. 오른쪽 페달은 충전에 관계된 것만 LED로 표시하는데, 충전 중일 때는 녹색불이 깜박이고, 녹색불이 지속되면 충전이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터리가 15% 이하로 남으면 LED가 빨갛게 깜박인다.
왼쪽 페달은 충전과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 주는 것 외에 파란색 LED로 사이클링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과의 연결 상태를 표시한다. 파란색으로 천천히 깜박이면 연결할 기기를 찾는 상태이고, 점멸 속도가 빨라지면 연결 중을 의미한다. 기기와 연결되면 파란 LED가 30초간 지속 점등된 후 꺼진다.
파워미터는 페달링의 힘에 의해서 발행하는 미세한 변형률을 검출하는 정밀한 장치인 만큼, 파워미터는 보정이 필수다. 파워링크 제로는 라이딩 도중 30초 이상 멈춰 있을 때 자동으로 보정을 실시하지만, 라이딩 시점의 온도와 습도에 맞춰서 정확한 파워 검출을 위해서 라이딩 시작 전에 사이클링컴퓨터나 앱을 이용해서 수동으로 보정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와후 피트니스의 사이클링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메뉴에서 캘리브레이션을 찾아 사이클링 컴퓨터의 지시를 순서대로 따르면 되고, 다른 브랜드의 사이클링 컴퓨터를 쓴다면 스마트폰의 와후 앱을 통해서 같은 과정을 거칠 수 있다.
파워링크 제로의 가격은 싱글 사이드 85만원, 듀얼 사이드 140만원이다.
■ 와후 파워링크 제로의 주요제원
크기 : 9×4cm
무게 : 250g | (왼쪽: 138g, 오른쪽 : 112g) <= 싱글 사양
무게 : 277g(듀얼, 실측)
스택 높이 : 13㎜ (신발 바닥과 페달의 중앙 지점과의 거리)
큐팩터 : 55㎜
페달 바디 소재 : 그리보리 GV-6H
스핀들 소재 : 스테인리스 스틸
베어링 타입 : 트리플 실드 카트리지 & 니들 베어링
코너링 클리어런스 : 39°
체중 제한 : 113㎏
분리 각도 : 0~7.5° 사이에서 미세 조절
페달 유격 : 0~15° 사이로 조절 가능
클릿 앞뒤 조절 : 최대 13㎜
클릿 좌우 조절 : 최대 6㎜
오차범위 : ±1%
통신 규격 : ANT+, 블루투스 LE
1회 충전 사용 시간 : 75시간 이상
정형래(DUEEAST MEDIA, SYNCWAY inc 대표)
“와후 스마트 트레이너의 노하우가 페달로”
2005년 은퇴 전까지 크랭크암에 연결되는 스파이더형 파워미터를 사용했다. 당시에는 파워미터의 선택 범위가 지금처럼 넓지 않아서 스파이더형 또는 파워미터를 내장한 뒤 허브가 전부였다. 지금은 스파이더 타입, 크랭크암 타입 그리고 페달형까지 다양하고, 한쪽 다리의 파워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 다리의 페달링 파워를 측정해 보다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듀얼 파워미터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테스트한 파워미터는 페달형인 와후 피트니스의 파워링크 제로다. 오랜 기간 스마트 트레이너와 사이클링 컴퓨터를 생산해 온 와후 피트니스가 스피드플레이를 인수한 뒤 선보인 신형 클립리스 페달을 기반으로 샤프트에 스트레인 게이지와 배터리 그리고 근거리통신장치 등을 추가한 것으로, 와후 피트니스가 신형 스피드플레이 제로 페달을 런칭하며 예고한 실루엣을 그대로 닮았다. 아마도 파워링크까지 개발이 끝난 상태에서 스피드플레이 제로 페달을 공개했고, 이후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와후 스피드플레이 제로 페달을 베이스로 삼았기 때문에 파워를 측정하기 위한 추가 유닛을 제외하면 스피드플레이 제로와 동일한 사양이다. 스피드플레이 페달의 스핀들 소재는 크롬몰리브덴 스틸과 스테인리스 스틸 그리고 티타늄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무게는 가벼워지고 가격은 무거워진다. 파워링크 제로는 중간 가격이자, 표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스핀들 버전이 베이스다. 파워링크 제로는 한쪽에만 파워미터 기능이 있는 싱글 모델과 양쪽 모두 파워측정이 가능한 듀얼 모델이 있다. 싱글 모델의 경우 안장에 앉았을 때 왼쪽(논드라이브사이드) 페달에 파워미터가 설치되어 있고, 오른쪽 페달은 일반 스피드플레이 제로 페달이 쌍을 이루게 된다.
테스트한 모델은 파워링크 제로 듀얼 모델로 양쪽에 파워미터 유닛이 추가되어 있다. 왼쪽 페달은 싱글 모델과 동일하고 오른쪽 페달은 듀얼 모델 전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왼쪽 페달이 시스템을 관장한다. 왼쪽 페달이 오른쪽 페달의 데이터를 받아서 자신의 데이터까지 더한 후 사이클링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의 앱에 전송한다.
다른 유형의 파워미터와 달리 페달형 파워미터만의 장점이 있다. 바로 이동 설치의 편리함이다. 스파이더 또는 크랭크암 타입 파워미터도 조금의 수고를 각오한다면 다른 자전거로 옮겨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룹셋의 브랜드 또는 스프라켓의 단수 등의 조건이 같아야 하고, 크랭크암형 파워미터는 간섭 때문에 간혹 사용할 수 없는 프레임을 만나기도 한다.
그에 비해 페달형 파워미터는 8㎜ 육각렌치 하나면 뚝딱이다. 여러 대의 자전거를 가진 라이더라면 자연히 페달형 파워미터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페달형 파워미터는 그룹셋이나 스프라켓의 단수와 관계 없이 어느 크랭크에나 바로 끼울 수 있다. 호환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테스트를 위해서 장착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파워미터의 설치보다는 스피드플레이 클릿의 설치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부 신발에 클릿을 장착할 경우 파워 미터 센서등이 위치한 파워 팟(power pod)과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파워링크 제로에 포함되어 있는 스페이서를 신발과 클릿 사이에 끼워넣으면 된다.
와후가 공개한 1회 충전 시 사용 시간은 75시간 이상. 샤프트 안쪽에 내장된 대형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해서 20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한 크랭크암 타입에 비하면 짧은 편이지만,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페달형 파워미터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파워링크 제로를 장착하고 한달 간, 1200㎞를 달리면서도 재충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치 스마트폰이나 전기차를 처음 샀을 때처럼 배터리 잔량이 조금만 떨어져도 곧바로 충전하고 싶은 조바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전동 변속 구동계의 배터리와는 달리 배터리가 소진돼도 주행에는 영향이 없으니 충전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평균 속도 30㎞/h 정도를 기록한다면 최소 2000㎞ 이상 사용할 수 있으니 지나치게 충전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
캘리브레이션이 손쉬운 것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파워링크 제로는 와후의 사이클링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빠르게 연결되며, 오차범위 1% 이내의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수치를 파악하고 페달링 효율을 시각적으로 파악해 효율적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듀얼 파워 미터이기 때문에 양쪽 다리의 파워 밸런스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부상 회복 과정에서 특히 유용한 정보를 준다. 라이딩 후 PC를 이용하면, 사이클링 컴퓨터의 작은 모니터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그래프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와후 스피드플레이 페달의 장점도 그대로 유지된다. 로드용 페달로는 유일하게 양면을 사용할 수 있는 스피드플레이 페달인만큼, 파워링크 제로는 양면을 모두 쓰는 유일한 페달형 파워미터이기도 하다. 페달의 유격 범위를 0도부터 15도 사이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점이나, 클릿의 위치 또한 넓은 범위로 세팅할 수 있다. 파워링크 제로에는 스피드플레이 제로 페달과 마찬가지로 스탠다드 텐션 클릿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고, 더 작은 힘으로 페달과 신발을 분리할 수 있는 이지 텐션 클릿은 별도로 구입해 쓸 수 있다. 3중 밀폐된 카트리지 베어링 덕분에 주기적인 그리스 주입이 필요 없어진 점도 와후 스피드플레이 페달과 같다.
페달형 파워미터는 이동 장착의 용이한 대신에 자전거를 세우거나 눕힐 때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사이클링 슈즈가 아닌 일반 신발을 신고 짧게라도 자전거를 타게 된다면 파워팟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자. 스피드플레이 페달 시스템은 바인딩 구조물이 클릿에 설치되기 때문에 페달 바디가 매우 작은만큼, 일반 신발을 신고 라이딩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높은 가격과 데이터 분석의 까다로움으로 인해서 엘리트 선수들과 소수의 학구파 동호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파워미터가 기술의 발달과 대량 생산으로 인한 가격인하 그리고 편리해진 분석 소프트웨어, 앱 덕분에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GPS를 내장한 사이클링 컴퓨터가 기본 장비가 된 시점에서 자연히 예상되던 일이었고, 이에 따라 많은 자전거 제조사들이 상위 모델부터 파워미터를 기본장비로 탑재시키고 있다.
라이딩 빈도가 낮아서 주 2회 이상의 라이딩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는 라이더에게는 파워미터가 과한 장비가 되겠지만, 주기적인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에게는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위한 필수 장비라고 생각한다. 장착과 이동이 편리한 파워미터를 찾고 있는 라이더라면, 와후 파워링크 제로를 후보 리스트에 적어넣자. 와후 스피드플레이 페달 시스템 고유의 넓은 조절 범위와 양면 사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샤프트 기반 파워미터의 편리함을 더했다. 싱글과 듀얼 두 가지로 판매되기 때문에 예산 또는 필요 기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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