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라이즈드 산악자전거의 상징인 스텀점퍼의 신모델은 다양한 버전이 있다. 트래블과 지오메트리에 따라서 기본형과 트래블을 줄인 ST(숏 트래블) 그리고 다운힐 성능을 강화한 에보 모델이 있고, 휠 사이즈를 27.5인치와 29인치 중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무척이나 넓다. 여기에 또 하나의 옵션이 존재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스텀점퍼의 여러 요소를 공유하는 자전거, 터보 리보 FSR이다.
E-MTB인 터보 리보 FSR이 2세대로 진화했다. 사진은 테스트라이드에 동원한 터보 리보 FSR 콤프. 터보 리보 시리즈의 유일한 알루미늄 프레임 모델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전기산악자전거에 별도의 이름을 붙였다. E-스텀점퍼나 E-엔듀로 등 쉬운 작명법을 대신 스텀점퍼가 베이스인 모델은 리보(Levo), 엔듀로가 베이스 모델은 케니보(Kenevo)라고 부른다. E-MTB 만이 갖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고 라이딩 성격이 일반 모델과 다름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초대 리보를 선보인 후, 스페셜라이드즈는 연식변경을 통해서 카본 프레임 모델을 추가하고 더 개량된 모터를 써서 출력을 올리는 등의 업데이트를 실시한 바 있다. 그리고 9월 18일 완전히 새로 개발된 신형 리보를 공개했는데, 공식 발표에 앞서 바이크왓이 테스트라이드를 진행했다.
터보 리보 FSR은 전보다 강한 프레임 덕분에 주행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다이어트 -2㎏
견고해지고 가벼워진 2019 리보의 비대칭 프레임은 신형 스텀점퍼와 유사한 모양이다. 쇽 링크와 리어쇽 상단이 고정되는 부분을 지지하는 사이드암 디자인을 통해서 강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띄고, 체인이 튀는 소음을 없앤 체인스테이 프로텍터, 다운튜브 위에 있는 물통케이지와 SWAT까지, 배터리 수납을 위한 굵은 다운튜브와 모터가 내장되어 있는 BB셸 주위만 제외하면 신형 스텀점퍼와 비슷하다.
이 안에 터보 리보의 모터가 내장되어 있다. 모터의 하우징 소재를 마그네슘으로 바꾸고, 브리지 없이 프레임에 직접 장착하는 방법을 써서 800g의 무게를 줄였다.
신형 리보는 상당한 경량화가 이루어졌다. 프레임 구조의 변경과 가벼워진 신형 모터 그리고 모터를 고정하는 방법을 바꿔서 최대 2㎏을 줄였다. 에스웍스 카본 프레임의 경우 프레임에서만 800g을 덜어냈고, 시승한 터보 리보 콤프의 알루미늄 프레임이 이전 버전의 에스웍스 카본 프레임보다도 가볍다고. 바이크왓이 실측한 무게는 물통케이지와 휴대용툴, 사이클링 컴퓨터를 포함해 22㎏(M 사이즈, 페달 제외)으로 나타났다.
시트튜브와 탑튜브를 연결하는 사이드암 안으로 각종 케이블이 지난다. 힘을 받는 부분을 직접 연결하는 사이드암 덕분에 프레임 강성이 크게 향상됐다.
신형 리보는 프레임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모터와 배터리를 모두 바꿨다. 독일 브로제가 만든 2.1 모터는 기존의 1.3 모터보다 부피가 15% 줄어서 컴팩트하게 프레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하우징 소재로 마그네슘을 써서 400g을 줄인 다음 프레임에 직접 부착되는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을 써서 추가로 400g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신형 모터는 작지만 전보다 더 강해져서 560와트 그리고 90Nm이 토크를 낸다. 1.3 모터가 페달링 파워를 최대 380%로 증가시키던 것에 비해서, 2.1 모터는 410%로 더 커졌다. 90rpm 이상의 높은 케이던스에서도 페달 보조의 힘이 떨어지지 않는 점도 2.1 모터의 장점 중 하나다. 모터 자체의 무게는 3㎏.
탑튜브로 이동한 TCU. 하단 전원 버튼 위로 10개의 LED로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고, 상단의 스페셜라이드즈 S 로고 버튼을 누르면 주행 모드가 변경된다.
2.1 모터는 브로제가 개발했지만, 모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는 스페셜라이즈드가 직접 개발한 것이며 모터는 사람의 다리, 소프트웨어는 뇌에 비유했다. 터보 리보의 페달링 보조 방법은 스페셜라이즈드의 방식이라는 것. 이 소프트웨어를 담은 곳이 TCU(터보 커넥트 유닛)인데, 1세대 리보는 배터리 측면에 일체화되어 있었고 2세대 리보에서는 배터리가 아닌 프레임, 정확히는 탑튜브 위로 옮겨졌다. 10개의 LED가 배터리의 남은 양을 표시하고(개당 10%), 3단계의 주행 모드도 표시해 준다. LED의 위치가 다운튜브의 옆에서 탑튜브 위로 옮겨와서 배터리의 잔량과 모드 확인이 편리해졌다. 모드 변환 변경도 TCU에 있는 버튼을 통해 할 수 있고, 자전거의 전원도 TCU의 버튼으로 끄고 켠다.
핸들바 왼쪽에는 모드 조절용 리모트가 있다. 버튼이 총 4개인데, +와 -를 이용해 각 모드를 이동하고, 발이 그려진 버튼은 안장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 때 쓰는 보행 보조 모드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위에 스페셜라이즈드의 S로고 버튼이 있는데, 어느 모드에서건 곧바로 ‘터보’모드로 가는 단축버튼이다. 아래 3개 버튼은 엄지로, 터보 버튼은 검지로 조작한다.
각 모드의 모터 지원 정도는 안드로이드와 iOS용인 앱 미션 컨트롤을 통해서 조절할 수 있는데, 출고 시에는 소비자가 E-MTB를 처음 접하는 것을 가정해서 보수적으로 세팅되어있다. 주로 사용하는 트레일 모드에서 과도하게 모터가 지원하는 것을 막아, 갑작스런 토크 증가로 앞바퀴가 들린다거나 코너링 도중 코스에서 이탈하는 일을 방지한다. 어느 정도 온순한 세팅으로 타면서 터보 리보와 친해지면서 적응한 다음 세팅을 바꾸는 편이 좋다는 뜻이다.
미션 컨트롤에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TCU의 LED를 모두 꺼서 야간 라이딩 시 코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스텔스모드’와 페달링 힘에 비해 강한 모터 출력을 내서 빠른 시간 안에 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셔틀모드’가 그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그리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모드는 아니기 때문에 기본 설정이 아닌 옵션으로 제공한 것.
새로 추가된 사이클링 컴퓨터 TCD. 신형 리보 뿐만 아니라 구형 리보와 케니보와도 연동해 쓸 수 있다.
속도와 파워, 소모 칼로리, 배터리 잔량 등을 표시하는 무선 사이클링 컴퓨터인 TCD(터보 커넥트 디스플레이)가 새로 추가되었다. TCD는 구형 리보 또는 케니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아쉽게도 테스트라이드 때 TCD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는데, 이유는 공식 공개 전이라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없어서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최고속도 199㎞/h 같은 놀라운 숫자들을 볼 수 있었다.
40% 늘어난 즐거움
BB셸 아래쪽의 커버를 벗기고 자석식 케이블을 연결하면 충전이 시작된다. 충전 상황은 배터리에 달린 4개의 LED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배터리 잔량 20%에서 충전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다. 배터리가 자전거에 장착된 상태 또는 분리된 상태 모두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 커버를 열기 전에는 반드시 전원을 꺼야 한다.
터보 리보 FSR의 상위 2개 모델에는 용량이 40% 큰 배터리팩을 적용했다. 주행거리 또한 비슷하게 늘어난다.
신형 리보는 배터리가 다운튜브에 길게 놓이는 점은 전과 동일하지만 배터리 장착방법을 바꿔서 프레임 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전 모델은 다운튜브의 바깥 면에 배터리가 끼워지는 형식이었는데, 신형은 배터리를 BB쪽에서 위로 밀어넣게끔 바뀌었다. 즉, 다운튜브가 오픈형에서 폐쇄형 튜브로 변경되었고 그 결과 프레임 강성이 높아진 것. 대신 배터리 교체를 위해서는 자전거를 완전히 옆으로 눕히거나 뒤집어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충전할 때 배터리 분리가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자주 풀 이유는 없다. 배터리 분리를 위해서는 6㎜ 육각렌치가 필요한데, 물통케이지 아래 수납된 휴대용 공구를 이용하면 된다. 뒷바퀴의 액슬을 풀 때도 같은 공구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이렇게 다운튜브를 따라 아래로 빠진다. 길이가 길기 때문에 자전거가 세워진 상태에서는 빼낼 수 없다. 자전거를 옆으로 완전히 눕히거나 뒤집어서 빼야 한다.
배터리의 길이는 59cm이고, 무게는 3.15kg이다.
배터리는 리보의 등급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알루미늄 프레임을 쓴 기본형 터보 리보 콤프와 카본 콤프 모델에는 500Wh의 배터리가 장착되고, 익스퍼트와 에스웍스 용량이 40% 더 높은 700Wh 배터리가 기본 장착된다. 700Wh의 대용량 배터리 덕분에 주행거리도 500Wh 모델보다 40% 더 길다. 용량은 다르지만 모양은 같아서 700wh 배터리팩을 여분으로 구입한다면 기본형 터보 리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59cm로 무척 길어서 휴대하려면 큰 배낭이 필요하다. 500Wh 배터리팩의 실측 무게는 3.15㎏이다.
물통케이지와 공구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터보 리보 FSR 콤프의 스램 GX 리어 디레일러와 PG-1130 11-42T 11단 카세트를 쓴다. 12단 이글 구동계가 널리 보급된 상태인데, 최신형인 터보 리보에 11단을 쓴 이유는 E-MTB라는 특성과 카세트스프라켓의 무게에 있다. 스페셜라이즈드에 따르면 현재 스램에 E-MTB용 12단 카세트는 NX 밖에 없기 때문에 12단 대신 11단 카세트 스프라켓을 썼다고. 스램 NX를 에스웍스와 익스퍼트 등급에 사용하기에는 무겁고 프레임이나 다른 구성 부품과의 등급이 매칭이 되지 않는다. NX 12단 카세트 스프라켓을 쓸 경우 무게가 350g 정도 늘어나게 돼서, 모터나 프레임 등에서 애써 줄인 무게를 단번에 상쇄해 버리고 만다. 게다가 이 무게는 뒷바퀴의 중앙에 집중되기 때문에 주행감이나 서스펜션의 작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11단 채용은 강력한 모터의 도움 덕분에 급경사에서도 12번째 스프라켓이 간절한 경우가 거의 없는 E-MTB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27.5×2.8(왼쪽)과 29×2.6의 비교. 왼쪽 케니보에는 29인치 휠을 쓸 수 없지만 신형 리보는 29인치와 27.5인치 휠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신형 터보 리보 FSR의 타이어는 29인치다. 이전 모델은 6패티(스페셜라이즈드가 27.5 플러스를 부르는 이름)였는데, 29인치로 전환한 것. 이유는 29인치 휠을 썼을 때 더 빠르고, 장애물을 잘 넘으며 푹신한 27.5 플러스보다 민첩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기본 장착되는 타이어의 폭은 2.6인치이고 프레임과 포크 모두 최대 3인치 타이어까지 소화하는 클리어런스를 지녔다.
바이크왓은 케니보의 27.5 휠셋(2.8인치 타이어)도 끼워서 테스트를 했는데, 조작과 가속이 조금 둔해지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대신 건조하고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휠스핀이 적게 일어났으며 노면이 거친 곳에서 그립이 좋아 ‘쉬운’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속도와 정밀한 컨트롤, 부드러운 장애물 돌파를 원한다면 29인치 휠을 그대로 사용하고, 푹신하고 지면에 밀착되는 느낌을 원한다면 여벌의 27.5 휠셋을 구해서 27.5 플러스 세팅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27.5인치 휠을 쓸 경우 폭 2.8인치 타이어를 쓸 것을 권장한다. 참고로 케니보나 구형 리보의 27.5휠을 쓰려면 디스크 로터에 장착된 자석을 신형으로 바꿔 달아야만 캘리퍼와의 간섭이 없다.
점프 후 착지할 때도 프레임의 변형이 적어서 전보다 안정적이다.
29인치 휠로 장애물을 가볍게 넘는 터보 리보 FSR 콤프.
2019 터보 리보 FSR의 라인업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터보 리보 FSR 에스웍스 카본, 1280만원 (700Wh 배터리)
-터보 리보 FSR 익스퍼트 카본, 890만원 (700Wh 배터리)
-터보 리보 FSR 콤프 카본, 730만원 (500Wh 배터리)
-터보 리보 FSR 콤프, 630만원 (500Wh 배터리)
터보 리보 FSR의 지오메트리
2세대로 진화한 터보 리보를 만났다. 어느새 과거의 모델이 된 1세대 리보를 오래 타왔기 때문에 변화점을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느낀 부분은 휠 사이즈나 모터의 변경 등이 아닌 프레임의 강성 증가다. 배터리를 권총의 탄창처럼 삽입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서, 다운튜브의 강성이 높아졌고 시트튜브와 탑튜브를 연결하는 사이드암을 추가해서 서스펜션이 작동할 때 단단히 견뎌낸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임 강성이 높다보니 자연히 주행 성능이 좋아진다. 거친 구간에서 서스펜션이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안정적으로 핸들링을 유지할 수 있고, 자전거에 힘을 줬을 때 경쾌하게 반응한다.
터보 리보 FSR 콤프의 첫 느낌은 경쾌함이다. 높은 강성의 프레임이 안정적인 핸들링을 유지시키는 동시에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소비자들에겐 아직 29인치 휠 자전거가 무겁고 힘들며 다루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남아 있다. 하지만 큰 휠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는 판단을 한 여러 자전거 제조사들이 개선에 나섰고, 스택은 가능한 낮게 그리고 리치를 길게 만든 최신 지오메트리와 휠과 타이어의 경량화 그리고 전보다 더 많은 스프라켓을 단 구동계 등 기술적인 발전에 따라서 29인치 휠을 쓴 자전거들의 이질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터보 리보는 프레임 지오메트리 변경과 모터의 지원을 얻어 29인치 휠을 가볍고 빠르게 굴리며 험로를 돌파한다. 휠은 27.5인치에서 29인치로 키운 대신 타이어의 폭을 2.8인치에서 2.6인치로 줄였다. 리치가 긴 신형 스텀점퍼의 지오메트리를 받아들인 공격적인 지오메트리와 직경이 커진 휠 덕분에 돌파력이 증가했고 보다 일반 산악자전거의 느낌에 가까워졌다고나 할까? 자전거를 다루기가 쉬워졌다. 다시 말해 안정감이 높아지고 코너링이 명확해졌으며, 점프 후 착지할 때의 자세 유지가 좋았다. 크랭크 암의 길이는 전과 같은 165㎜인데, 29인치다보니 BB가 약 7㎜ 높아져서 전보다 지면간섭이 적어졌다.
우중 라이딩과 세차 정도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신형 모터의 채용으로 좌우 크랭크암 간의 거리인 큐펙터가 4㎜ 작아졌지만, 라이딩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리어 휠 트래블이 135㎜에서 150㎜으로 늘어났는데, 이전 모델 2.8 타이어의 큰 볼륨에서 오는 푹신한 느낌이 135㎜ 이상의 트래블로 느껴졌기 때문에 트래블이 길어진 부분은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바꿔 말하면 타이어가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는 부분이 줄어든 만큼 휠 트래블을 늘렸다고 할 수 있겠다.
케니보의 27.5인치 휠을 장착한 모습. 폭 2.8인치의 푹신한 타이어 덕분에 귀여운 모습이다.
테스트라이드로 15㎞ 정도 싱글트랙을 달린 후 케니보의 27.5 바퀴를 빼서 리보에 옮겨 달았다. 1세대 리보에 달린 것과 같은 27.5인치 휠에 폭 2.8인치의 타이어를 썼을 때 어떤 느낌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폭 2.8인치의 타이어는 라이더의 페달링 파워에 모터의 힘까지 더한 높은 출력을 지면에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높은 트랙션 덕분에 노면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언덕을 오를 수 있었고, 끈끈한 접지력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느꼈던 경쾌한 주행감과 속도 등의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산악라이딩에 익숙하고 라이딩 기술에 자신이 있는 라이더라면 계속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27.5 플러스보다는 29인치 휠이 주는 날렵한 느낌을 선호할 것이다. 그래서 스페셜라이즈드가 2세대 리보에 29인치 휠을 적용했다고 생각한다.
27.5×2.8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도 넉넉한 공간을 보인다. 최대 3인치 타이어를 소화할 수 있지만 2.8인치까지를 권장한다고.
체인스테이 위아래를 감싼 입체적인 프로텍터. 시트스테이 하단에도 프로텍터가 붙어 있다. 주행 중 체인이 스테이를 쳐서 나는 소음을 들을 수 없었다.
전기자전거의 주행거리는 라이더의 체중, 코스의 경사도, 라이더가 사용하는 기어, 케이던스 등 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제조사에 따라서 일정 기준으로 거리를 표시하기도 하고, 반대로 표시하지 않기도 한다. 리보 1세대는 싱글트랙으로 이루어진 구간에서 적극적인 변속과 페달링을 하면서 라이딩할 경우 누적상승고도 700~800m 기준으로 45㎞ 전후를 달렸다. 신형 리보의 상위 모델은 700Wh 배터리가 장착되기 때문에 오랜 라이딩에도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약적으로 성능이 향상된 터보 리보지만 단점과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배터리를 BB쪽에서 권총의 탄창처럼 삽입하는 방식이라 필드에서 교체 시 불편함이 따른다. 눕히거나 뒤집어야 하는데, 뒤집는 편이 더 확실하다. 프레임의 강성확보와 배터리 교체 편의성 사이에서 타협한 것인데 강성 확보에 우선했다. 강성은 라이딩 내내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배터리 교체의 불편은 잠시이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휴대 부분에서도 불편함이 있다. 다운튜브의 직경을 줄이다보니 배터리가 얇아진 대신 길어졌는데, 60cm에 가까운 긴 막대 형태라 휴대를 위해서는 키가 큰 배낭이 필요하다. 평소 라이딩하는 거리와 배터리 소모를 잘 계산해보면 여분 배터리 휴대보다는 700Wh 배터리를 사용하는 편이 편리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주행질감이 일반 산악자전거에 가까워졌다. 모터가 부드럽게 개입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콤프 등급의 허브가 이전 모델과 같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E-MTB 전용 부품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 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내구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램의 E-MTB 전용 그룹셋인 EX1 같은 전기자전거 전용 부품을 적극적으로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무게와 부품 등급 때문에 12단이 아닌 11단 그룹셋을 썼다지만 사실 전기자전거는 모터의 도움이 있어서 일반 산악자전거만큼 많은 수의 스프라켓이 필요하지 않다. EX1의 8단 카세트면 충분하다. 대신 내구성이 좋은 스프라켓과 높은 토크를 잘 견디는 체인이 더 중요하다. 차후 모델 연식 변경 때 EX1이 적용된 모델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터보 리보 FSR이 한층 더 재미있어졌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신형 터보 리보는 그동안 스페셜라이즈드가 만든 E-MTB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강성의 프레임과 더 큰 휠을 통한 안정적인 라이딩을 가능케 했고, 가벼워진 모터와 제어 소프트웨어는 일반 산악자전거와 흡사한 주행질감을 준다. 대용량의 배터리를 통해서 주행거리를 늘린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터보 리보 FSR,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 강하게 페달링을 보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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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왓] 한동옥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