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신용윤
갈리움은 2005년, 아르곤18이 처음으로 내놓은 모노코크 카본 로드바이크다. 3년간 초기형태를 유지하던 갈리움은 2009년, 몰드를 공유하여 같은 모양이지만 적용되는 카본소재와 무게에 따라 갈리움과 갈리움 프로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갈리움이 편안함과 퍼포먼스의 균형을 고려한 모델이라면 갈리움 프로는 훨씬 더 퍼포먼스에 집중한 레이스용 버전인 셈이다.
갈리움 프로는 2014년 또 한 번 변신하며, 갈리움과 외형적으로도 달라졌다. 당시의 갈리움이 보우형 시트스테이였던 반면 가늘고 긴 직선형 시트스테이를 채택했고, 탑튜브의 슬로핑 각도와 튜빙의 체적을 줄여서 전체적으로 더욱 날렵한 형태로 변했다. 포크를 포함한 프레임셋 무게가 1140g(M사이즈 기준)이었으니 무척 가벼운 경량 로드바이크로 발전 한 것이다.
아르곤18의 올라운드 레이스바이크 갈리움 프로가 4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4세대 갈리움 프로
2017년 하반기, 아르곤18이 2018년형 갈리움 프로를 선보였다. 초창기 갈리움으로부터 4세대인 뉴 갈리움 프로는 튜빙 형태와 지오메트리를 모두 일신했으며, 또 한 번 체급감량에 성공했다.
탑튜브, 다운튜브 헤드 튜브가 만나는 접점 면적이 넓어져 전면부 안정성을 더욱 높였으며, 공기흐름을 고려한 형태로 바뀌었다.
다운튜브 또한 수평단면이 공기역학적인 물방울형으로 변했다.
프레임 적층설계를 최적화하면서 튜빙의 모양도 일부 바뀌었다. 단면이 사다리꼴이었던 다운튜브가 위아래로 볼록한 육각형 단면(수평단면은 물방울형)이 되면서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해졌다. 이에 따라 헤드튜브와의 접점면도 넓어졌는데 전면부 강성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탑튜브가 헤드튜브와 맞닿는 접점면도 위아래로 도톰한 마름모꼴이 되어 면적이 넓어졌고, 헤드튜브의 형상 역시 물방울 형이 되어 원활한 공기흐름을 고려했다. 탑튜브 다운튜브의 접점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헤드튜브 길이 또한 최소·최대 사이즈를 제외하고는 작게 1㎜, 크게는 3㎜ 더 길어졌다.
시트튜브의 모양는 전작과 비슷하다. 원추형처럼 보이지만 BB셸에 가까울수록 좌우로 넓고, 앞뒤로 얇아진다. 페달링시 좌우 비틀림을 줄이면서 승차감을 위해 변형율을 높인 형태다.
시트스테이 상단은 위아래가 얇은 타원, 하단은 위아래가 토톰한 원형, 한 가운데는 위아래로 얇고 잘록해 주행진동을 감쇠하기 좋은 형태가 됐다.
다운튜브가 BB셸과 만나는 부분은 옆으로 넓은 사각형이며, 시트튜브 역시 BB셸에 가까울수록 좌우로 넓고, 앞뒤로 얇은 사각형이 된다. 이런 형태는 페달링 시 비틀림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모양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체적이 크게 줄고 시트튜브의 경우엔 앞뒤로 더 얇아져서 승차감을 위한 변형율을 높였다.
시트스테이 상단은 위아래로 얇은 판형이고 드롭아웃 쪽으로 내려갈수록 원형이 되는데, 전작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상단부가 더 얇고 넓다. 전작의 체인스테이는 논드라이브사이드가 눈에 띄게 굵은 비대칭형이었던 반면 신형은 좌우 모두 볼륨감 있게 변했다.
아울러 전작이 25C 타이어까지 지원했던 반면, 신형 갈리움 프로는 28C 타이어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타이어클리어런스도 늘였다. 프레임의 무게는 M사이즈 기준 페인팅과 기본 하드웨어를 포함해 794g(발표치), 포크는 310g이다.
지오메트리의 변화
뉴 갈리움 프로의 지오메트리는 헤드튜브 각도와 체인스테이 길이를 제외하고 모든 수치들이 바뀌었다. 형태적으로는 전작과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실상 새로 설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 갈리움 프로의 지오메트리.
뉴 갈리움 프로의 지오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된 수치는 스택과 휠베이스다.
스택은 BB중심에서 탑튜브 상단까지의 수직거리 인데, 통상 리치(BB중심에서 탑튜브 상단까지 수평거리)와 함께 라이딩 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휠베이스는 주행진동, 승차감 그리고 BB드롭과 함께 주행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형 갈리움 프로의 지오메트리는 체인스테이와 헤드튜브 각도를 제외하고 모두 바뀌었다.
뉴 갈리움 프로는 대부분의 사이즈에서 스택이 1~7㎜ 높아졌는데, 최소 사이즈인 XXS(44-46)만 11㎜ 낮아졌다. 리치와 함께 살펴봐도 대체로 조향거리가 가까워졌는데, XXS만 전면부를 크게 낮췄다. 한편, 휠베이스는 모든 사이즈에서 1~10㎜ 길어진 모습이다.
최소 사이즈를 제외하곤 스택과 휠베이스 수치가 모두 늘었다.
스택이 높아진 것은 헤드튜브 길이가 길어진 것보다 포크 길이가 길어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인데, 단지 라이딩 자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28㎜ 타이어까지 쓸 수 있도록 클리어런스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XXS 사이즈는 포크 길이가 길어진 이상으로 스택을 낮추어 미흡했던 라이딩 자세를 손봤다. 이 과정에서 다운튜브와 앞바퀴의 휠클리어런스 확보를 위해 BB 드롭을 10㎜ 줄였다. 또한 리치가 3㎜ 짧아진 XS 사이즈도 같은 이유로 BB 드롭이 5㎜ 줄었다.
전작 갈리움 프로의 큰 특징이 전 사이즈 75㎜인 BB드롭이었다. 유수 브랜드의 올라운드바이크와 비교해 보면 무게중심이 상당히 낮은 포지션이었는데, 덕분에 짧은 휠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주행안정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작은 사이즈는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의 몸집도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큰 사이즈들과 같은 BB드롭을 유지하지 않아도 주행안정성에 별로 영향이 없다. 따라서 공격적인 라이딩 포지션과 클리어런스 확보를 위해 변경한 것이다.
스택이 높아진 직접적인 이유는 포크 길이의 변화다. 사이즈별로 조향안정성과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더 넓은 타이어 클리어런스 확보하도록 진화했다.
종합해보면 사이즈별로 라이딩 포지션을 최적화했다. 또한 포크의 길이와 트레일을 바꾸어 조향안정성 향상과 타이어클리어런스 확보를 꾀했는데, 이 과정에서 휠베이스가 길어지며 항속성과 승차감 향상에도 일조한다. 일련의 변화를 짚어보면 기존의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퍼포먼스를 높이려고 한 고민이 역력하다.
승차감과 진동감쇠에 유리한 27.2㎜ 시트포스트를 사용한다.
이밖에 승차감을 위한 27.2㎜ 시트포스트, 헤드튜브의 길이를 3단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 3D 시스템은 그대로 적용됐다. 뉴 갈리움 프로는 프레임셋으로만 판매하며 가격은 420만원이다.
기존에도 전작 갈리움 프로를 탔던 걸로 안다. 구형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구형 갈리움 프로는 2016년 5월에 세팅하여 1년 2개월 정도 탔다. 체인스테이 길이가 특별히 짧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휠베이스가 짧았고, BB 드롭도 무척 낮았다. 그 때문인지 민첩한 선회성과 주행안정정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뉴 갈리움 프로는 외형이 세련될 뿐 아니라, 주행에 있어 반응성이 빠르고 댄싱이 경쾌하다.”
뉴 갈리움 프로의 첫 인상은 어땠나? 구형과 비교해 차이점이라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전처럼 깔끔하지만 더욱 세련되게 변했다. 주행에 있어선 이전보다 반응이 빠르다. 댄싱을 해보면 무척 경쾌해서 기분까지 좋아진다. 주행성이 만족스러워서 그런지 뉴 갈리움 프로로 바꾼 지 한 달 남짓인데 벌써 2000㎞를 넘게 탔다.
“한 달 남짓 2000㎞를 넘게 탔는데, 언제나 만족한 라이딩을 한다.”
갈리움 프로는 프레임 셋으로만 판매한다. 본인은 어떤 부품으로 구성했나?
크랭크셋은 파워미터 내장형인 버브사이클링의 인포크랭크를 사용한다. 크랭크암 길이는 172.5㎜이고 체인링은 로터 Q-링으로 53/39 스탠다드를 쓴다. 나머지 부품군은 시마노 듀라에이스다.
휠셋은 마르키시오의 T700 50㎜를 사용한다. 올라운드 타입 라이더들에게 잘 어울리는 휠셋이다. 타이어는 비토리아 코르사 엘리트를 쓴다. 핸들바와 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3T 제품이다. 핸들바는 에르고섬 팀 420㎜, 스템은 110㎜ -17도를 쓴다.
3D 헤드튜브 세팅을 했던데, 관련된 설명을 부탁한다.
아르곤 18은 3D 헤드튜브 시스템으로 헤드튜브 길이를 바꿀 수 있다. 연장하지 않은 상태가 제로(0)이고, 15, 25㎜ 연장 헤드튜브를 삽입할 수 있다. 일반 스페이서는 포크의 스티어러 튜브에 삽입하는 것인 반면, 아르곤 18 3D 시스템은 헤드튜브에 하드웨어를 삽입하는 것이므로 연장된 만큼의 추가적인 강성확보가 되는 점이 다르다.
최진용은 15㎜ 연장 헤드튜브를 삽입하고 –17도 스템을 쓰는 독특한 세팅을 했다. 헤드튜브들 연장해 전면부 강성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내 자전거엔 15㎜ 3D 튜브를 삽입했다. 난 라이딩 자세 피팅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핸들바 높이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장과 핸들바에 적당한 높이 차이를 주어 골반의 후방경사를 만들어야 안정감을 느낀다.
난 M사이즈를 타는데, 전작을 세팅할 때 헤드튜브를 연장하지 않은 상태로 6도 스템을 사용했더니 핸들바 높이가 다소 낮은 감이 있었고, 전면부 강성도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헤드튜브를 15㎜ 연장하여 추가 강성을 확보하고 헤드튜브가 높아진 만큼 –17도 스템을 썼다. 여기에 5㎜ 스페이서를 추가해 적정 높이를 피팅했다.
그런데, 뉴 갈리움 프로는 (M사이즈의 경우) 헤드튜브 길이에 변화가 없지만 스택이 7㎜ 높아졌다. 따라서 이전 그대로 헤드튜브를 15㎜ 연장하고 5㎜ 스페이서만 뺐더니 이전처럼 안정적이다.
신형 갈리움 프로로 해본 최장거리 라이딩은?
갈리움 프로를 새로 세팅한 후 얼마되지 않아 서울, 춘천을 갔다가 널미재를 넘어 청평으로 돌아오는 약 180㎞ 라이딩을 했었다. 새 자전거로 한 첫 장거리 라이딩이었는데, 큰 트러블 없이 편했다. 지인들과 함께 한 라이딩이었는데,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져 널미재에선 한 여성 라이더를 밀면서 올라갔는데도, 라이딩엔 큰 불만이 없었다. 물론 다음날 어깨에 근육통이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웃음).
“주행 중 급가속에서 반응이 전작보다 빠르고, 댄싱에선 프레임의 뒤틀림 없이 힘 전달이 훌륭하다. 전작처럼 주행안정성이 뛰어나고, 코너링이나 선회성이 나무랄 데 없다.”
신형이 구형과 비교해 주행 특성이나 물성면에서 달라진 점은 있나?
앞서도 말했지만 주행 중 가속 등에서 반응성이 이전보다 빠르다. 그리고 댄싱을 해보면 전작보다 가벼워졌는데도 뒤틀림이 거의 없이 힘 전달이 훌륭하다. 이전보다 무게가 더 가벼워서인지 몰라도 고속에서 도로에 달라붙는 느낌은 구형 모델에 비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휠베이스가 길어졌지만 코너링이나 선회성에선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진동이 줄고 승차감이 좋아진 느낌이다.
“뉴 갈리움 프로는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자전거다. 특히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뉴 갈리움 프로의 가벼운 무게, 댄싱의 경쾌함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뉴 갈리움 프로, 어떤 성향의 라이더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사실 어떤 성향의 라이더들에게 추천해도 모두 잘 어울린다. 선택한 사이즈 내에서도 조향부의 높이를 맞추어 세팅할 수 있어 피팅의 범위가 넓고, 선수들이나 전문적인 레이싱을 취미로 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한 강성과 반응성을 갖고 있다. 더구나 남산-북악을 비롯해 힐클라임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라이더들의 성향은 뉴 갈리움 프로와 궁합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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