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데일은 올마운틴과 트레일바이크를 묶어서 ‘오버마운틴’이라는 자체적인 용어를 쓴다(■연관기사 : 캐논데일, 제킬과 트리거에 27.5인치 도입). 오버마운틴에 속하는 자전거는 제킬과 트리거 그리고 트리거 29인데, 트리거는 27.5인치, 트리거 29는 29인치 휠셋을 사용했다. 리어휠 트래블은 27.5인치인 트리거가 150㎜, 트리거 29는 조금 짧은 130㎜다. 다운힐 실력이 출중하면서 힐클라임 능력도 떨어지지 않는 자전거다.
그렇다면 남은 자전거, 제킬은 어떨까? 제킬은 2013년 처음으로 개최된 엔듀로 월드 시리즈 초대 챔피언 제롬 클레멘즈의 자전거로 유명하다. 캐논데일은 챔피언의 자전거를 챔피언의 요구에 따라 한층 더 개량했다. 26인치였던 휠을 27.5인치로 사이즈를 키웠고, 리어휠 또한 150㎜에서 160㎜로 늘였다. 커진 휠과 늘어난 리어휠 트래블은 새로운 2015년형 제킬이 어떤 성격인지를 암시한다.
제킬 27.5는 그동안 나온 제킬 시리즈 중 가장 큰 휠셋과 가장 트래블이 긴 레프티 포크를 단 모델이다.
두 개의 리어쇽을 하나로 묶다 – 다이야드 RT2
제킬의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고유한 것이다. 캐논데일만의 특징인 레프티 서스펜션 포크를 썼고, 리어쇽은 폭스 ‘다이야드(DYAD) RT2’로 짧은 트래블을 내는 리어쇽과 긴 트래블을 내는 리어쇽을 한 데 합친 독특한 구조다. 다이야드 리어쇽을 갖춘 오버마운틴 자전거들(제킬과 트리거, 트리거 29)은 리모트 레버를 통해서 리어쇽의 트래블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 제킬과 트리거에 쓰인 다이야드 RT2 리어쇽의 구조는 동일하지만, 에어스프링의 볼륨과 댐핑은 각각의 자전거에 맡게 세팅되어 있다.
27.5인치 휠셋을 쓴 신형 제킬의 리어휠 트래블은 160㎜와 95㎜로 26인치 버전(150/90㎜)보다 오히려 트래블이 늘어났다. 휠 사이즈를 키우면 트래블은 줄이는 것이 보통인데, 제킬은 프레임 설계를 다시 하면서 처음부터 27.5인치에 적합한 새로운 지오메트리를 부여했다. 다이야드 리어쇽이 다운힐에 적합한 플로우(FLOW)로 선택되면 160㎜의 최대 트래블이 나오는 동시에 빠르고 공격적인 다운힐에 적합한 지오메트리가 되고, 짧은 스트로크를 가진 엘리베이트(ELEVATE) 모드를 선택하면 트래블이 95㎜로 줄어들면서 힐클라임 또는 엔듀로 레이싱의 스프린트에 적합하게 변경된다.
리어쇽를 2개를 합쳐서 만든 것이지만, 외형은 3개의 튜브를 묶은 형태다. 드라이브 사이드의 엘리베이트용 95㎜ 리어쇽과 논 드라이브사이드의 160㎜ 리어쇽이 있고, 중앙은 두 개의 리어쇽이 같이 사용하는 부분이다. 사이즈는 엘리베이트 쪽이 더 크다.
핸들바의 오른쪽에 달린 레버를 통해 각각의 리어쇽을 작동시킬 수 있는데, 플로우 모드에서 엘리베이트로 전환하면 플로우 리어쇽의 오일 흐름이 완전히 차단된다. 전체 리어쇽의 에어 챔버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에어 스프링이 단단해지면서 힐 클라임과 페달링에 유리해진다.
다시 플로우 모드로 변경하면 에어 챔버의 용량이 확 늘어난다. 이유는 엘리베이트 리어쇽의 에어챔버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긴 트래블에 적합해지고, 큰 충격도 잘 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 플로우 모드 리어쇽의 크기가 엘리베이트에 비해 작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엘리베이트 리어쇽의 일부 공간을 함께 쓰기 때문이다.
드라이브사이드(체인링과 앞뒤 변속기가 있는 쪽)에는 엘리베이트 리어쇽이 있고, 반대편인 논 드라이브사이드에는 플로우 리어쇽이 있다. 엘리베이트 리어쇽이 더 크다.
새로운 제킬에 달린 다이야드 RT2 리어쇽은 기존의 다이야드 리어쇽이 40%의 새그를 설정하던 것과 달리 30%를 설정하게끔 되어 있다. 작아진 새그는 BB를 높여서 페달링 시 장애물에 페달이나 크랭크가 닿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다른 변화로는 리바운드 속도의 변화폭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리어쇽 내부의 오일 흐름을 확장시킨 덕이다.
리어쇽은 높은 압력을 사용한다. 포지티브 스프링과 네거티브 스프링이 모두 에어 방식이기 때문에 두 개의 챔버에 고압의 공기를 채워 넣어야 하는데, 포지티브가 최대 480psi, 네거티브가 415psi까지 주입이 된다. 따라서 300psi가 최대압력인 일반적인 쇽 펌프 대신 고압을 넣을 수 있는 전용 펌프가 포함되어 출시된다. 체중이 72㎏ 이하라면 300psi까지만 주입할 수 있는 펌프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가급적 전용 펌프를 쓰는 것이 좋다. 리바운드는 2개 리어쇽을 각각 세팅해야 하는데 핸들바의 리모트 레버를 조작하면서 각각 조절한다.
트래블과 지오메트리 변경 동시에
제킬 27.5 팀은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자전거다.
캐논데일이 오버마운틴 자전거들에 다이야드 리어쇽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의 리어쇽으로 트래블을 조절하는 것보다, 각각의 리어쇽을 별도로 설계해서 합쳐놓는 것의 성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가지 모드에서 리바운드까지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은 순식간에 완전히 다른 세팅을 가진 ‘다른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모트 레버를 건드리는 간단한 동작으로 변경되는 건, 트래블에 그치지 않는다. 지오메트리 또한 각 트래블이 필요한 상황에 맞게 변화된다.
95㎜ 트래블로 줄어드는 엘리베이트 모드에서는 BB가 높아지면서 시트튜브와 헤드튜브의 각도가 커진다. 리어쇽의 작동은 후반부로 향하면서 점차 스프링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주며, 크로스컨트리 또는 트레일 라이딩에 적합한 댐핑으로 변경되는데 당연히 언덕을 오를 때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160㎜의 트래블을 모두 활용하는 플로우 모드는 엘리베이트 모드에 비해 BB가 낮아지며 지오메트리가 다운힐에 유리하도록 변경된다. 라이더의 체중이 뒤로 이동하게 되고, 리어쇽은 에어 스프링을 사용하지만 코일 스프링처럼 리어쇽의 작동 시작부터 끝 부분까지 일정하게 압축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다운힐 구간에서 제 성능을 발휘한다.
다운튜브 하단의 프로텍터는 돌이 튀거나 장애물과 충돌했을 때 프레임을 보호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케이블을 보호하고 정리하는 기능도 있다.
메인피봇은 시트튜브의 하단, BB셸 바로 위에 있고, 직경 15㎜인 다운튜브 피봇 액슬을 외부에 노출시켰는데, 다운튜브를 곧게 뽑는 동시에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
리모트 레버는 사용이 무척 편리하다. 보통의 락아웃 레버처럼 레버를 밀어 올리면 트래블이 줄어드는 엘리베이트 모드가 된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플로우 모드로 되돌릴 때의 동작이 아주 간편하다. 릴리스 버튼이 레버의 끝부분에 있는데,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트래블이 늘어나면서 다운힐 구간을 대비하게 된다. 트래블을 줄여야 할 때는 대부분 평탄한 길이거나 오르막으로 들어서는 순간이기 때문에 핸들바에서 엄지손가락을 떼서 밀어 올리는 동작이 부담스럽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다운힐을 시작해야 하거나 앞에 큰 충격이 예상되는 지형을 만날 때 릴리스 레버나 버튼을 조작해야 한다면? 제킬 27.5에 달린 리모트 레버는 검지로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즉각적으로 트래블이 변경된다. 레버의 위치를 잘 정하면 엄지손가락은 핸들바를 단단히 쥔 상태로 검지 옆으로도 릴리스 버튼을 누를 수 있어서 매우 빠르고 안전하다.
가장 터프한 레프티, 수퍼맥스 160
좌우 하나씩 없는 것이 있다. 앞 변속기와 시프터, 그리고 서스펜션 포크의 오른쪽 레그다. 레프티는 헤드튜브의 상단과 하단에 고정되는 듀얼 크라운 방식이다.
캐논데일은 언제나 굵고 큰 것을 사랑해 왔다. BB30과 1.5인치 헤드튜브를 개발한 것은 이미 유명하다. 얇은 스틸프레임이 당연시 되던 80년대에 굵고 또 굵은 알루미늄 오버사이즈 프레임을 써서 자전거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헤드튜브의 직경을 크게 키워서 서스펜션을 그 안에 집어넣어 버렸다. 바로, 헤드쇽이다. 이 헤드쇽의 연장선에 레프티 포크가 있고, 카본 프레임 버전의 제킬에 매칭되는 서스펜션 포크는 캐논데일 레프티 슈퍼맥스 160다. 리어휠 트래블과 같은 160㎜의 스트로크를 가졌는데, 캐논데일이 그동안 만든 레프티 중 가장 긴 트래블과 높은 강성을 자랑한다. 모든 레프티가 그렇듯, 인버트 디자인이고 스탠션튜브를 보호하기 위한 가드가 앞에 두툼한 모습으로 장착되어 있다.
헤드셋의 상단과 하단을 감싸는 듀얼 크라운 구조인데, 알루미늄 크라운이 카본으로 만들어진 레그에 견고하게 접착되어 있다. 스탠션튜브의 직경은 36㎜이고, 카본 레그의 직경은 46㎜로 무척 굵다. 무게는 1850g.
상단의 붉은 다이얼로 리바운드와 락아웃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 다이얼을 반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리바운드가 빨라지고, 시계방향으로는 느려진다. 다이얼이 위로 튀어 나온 상태에서 리바운드를 조절하는데, 이 상태는 잠금 모드다. 그래서 다이얼을 돌리며 리바운드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손바닥으로 다이얼 전체를 눌러 락아웃 해제를 반복해야 한다. 리바운드 조절은 자주 하는 일이 아니지만, 약간의 수고가 필요한 셈. 별도의 리모트 레버는 없다.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한 구간, 레프티 수퍼맥스 160을 단 제킬 27.5 팀은 아무 일 없이 그리고 별 일 아니라는 투로 쌩하니 지나간다.
프레임과 포크 모두 카본으로 만든 제킬 1에는 체중제한이 따르기는 하지만 관대한 편이다. 라이더의 체중 136㎏과 의류 및 장비 등을 합쳐 총 138㎏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 세 자리 숫자를 넘는 라이더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구동부품은 1×11 구동계인 스램 XX1이다. 체인링은 30T이며, 카세트 스프라켓은 10-42T. 기어비는 최고속용인 10T에서 3.0, 최저속 기어인 42T에서는 0.714가 되기 때문에, 앞 변속기 없이도 충분한 힐클라임 능력과 엔듀로 레이스에서 요구하는 속도를 커버할 수 있다. 기어비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별도의 스램 XX1 체인링으로 교체하면 된다. XX1의 카세트 스프라켓은 10-42T 한 가지지만, 체인링은 28T부터 30, 32, 34, 36T까지 총 다섯 가지나 있기 때문이다.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Si 크랭크 암에 스램 XX1 30T 체인링을 달았다.
10-42T 11단 카세트 스프라켓. 11번째 스프라켓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바로 전 10번째 스프라켓이 36T로, 무려 6T나 차이가 난다. 36T와 42T 변속에는 그 아래의 기어 사이에서의 변속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시프터에 걸리는 저항도 크게 느껴지는 편. 27.5인치, 폭 2.35의 타이어가 달린 제킬을 급한 언덕을 지나 정상까지 도달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피봇에는 양쪽 모두 2개씩의 베어링을 달아서 가혹한 주행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했다.
X01 트리거 시프터는 끝까지 누르면 2번 만에 1단부터 11단까지 변속을 마칠 수 있지만, 실제 라이딩 상황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속을 할 상황이 거의 없는데다가, 이를 위해선 손목이 위로 꺾일 정도로 깊게 시프트 레버를 눌러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3회 정도로 나눠서 변속을 하게 된다. 브레이크는 마구라 MT6이며 앞뒤 모두 180㎜ 로터를 쓴다.
휠셋은 앞 레프티 SM 허브, 뒤 DT스위스 350 허브에 WTB 팀 이슈 i23 튜브리스 레디 림을 DT스위스 컴페티션 스포크로 엮었다. 타이어는 슈발베 한스 댐프 2.35 튜브리스 레디다. 완성차 사양에는 튜브가 들어 있지만, 튜브를 제거하고 튜브리스용 밸브를 장착한 뒤 실런트를 주입하면 별도의 타이어 교환 없이 튜브리스 휠셋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핸들바의 오른쪽에 변속 레버와 리어쇽 리모트 레버가 있다면, 왼쪽에는 락샥 리버브 스텔스 드로퍼 높이 조절식 시트포스트의 레버가 있다. 최대 100㎜의 범위 안에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데, 엔듀로 레이스용 자전거에는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다.
페달을 제외한 제킬 27.5 카본 M 사이즈의 실측 무게는 12.52㎏이며, 국내 판매 시기와 가격은 현재 미정이다.
제킬 27.5 팀은 어느 장소에 있어도 돋보이는 자전거다. 독특한 구조와 멋진 디자인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구동부품은 프레임의 오른쪽에, 브레이크와 포크는 왼쪽에 위치하게 된다. 임무를 확실하게 나눈 느낌이다.
최근 산악자전거 관련 소식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엔듀로 레이싱이다. 짧은 코스를 집중해서 스피드를 겨루는 다운힐과는 달리, 기록을 계측하는 다수의 스페셜 스테이지를 두고 며칠 간 경기를 치른다. 당연히 전체 코스를 고루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내리막에서만 속도를 낼 수 있는 다운힐 자전거가 아니라 높은 다운힐 능력을 가지면서도 힐클라임 성능이 충분한 올마운틴 자전거를 선택하게 되었다. 최대 트래블과 험로 돌파 능력을 약간 양보한 대신,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페달링 성능 그리고 다운힐 자전거로는 불가능한 힐클라임 능력을 얻었으니, 제법 괜찮은 거래다. 그리고 26인치보다 큰 27.5인치 휠셋이 엔듀로 레이스에 최적이라는 것이 산악자전거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캐논데일 제킬 27.5는 첫 엔듀로 월드 시리즈의 정상에 올랐던 자전거를 대폭 개량해 다시 한 번 포디움 정상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만든 것이다. 개발 목적이 아주 뚜렷한 자전거다.
선수들은 후원사에 따라 휠셋과 서스펜션, 그룹셋 등을 다르게 쓰기 때문에 테스트한 제킬 27.5 팀과 동일한 세팅은 아니다. 그렇지만 제킬 27.5에 쓰인 부품은 동호인들이 완성차로 구입해서 곧바로 레이스에 나가거나, 과감한 주말 라이딩을 견디기에 충분하다.
꾸준히 오르고, 빠르고 재미있게 내려오는 것. 올마운틴 자전거가 해야 할 일이다.
레프티 포크를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160㎜나 되는 트래블을 내는 레프티 포크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그것도 레그를 카본으로 만들었으니 더욱 더 그렇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서스펜션이 작동하는 것을 느껴본다면 이런 의심은 단숨에 사라지고 만다.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면, 오른쪽 레그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으며 요철과 충격에 따라 기분 좋은 느낌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레프티 수퍼맥스 160은 혼자서도 둘의 일을 충분히 해낸다. 타이어의 사이즈가 더 커진 만큼 지면과 맞닿는 면적이 늘어나게 되는데, 폭 2.35인 타이어는 접지력이 좋을 뿐 아니라 서스펜션과 함께 어우러져 지면을 떠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느껴진다.
제킬에 달린 다이야드 RT2 리어쇽의 조금은 까칠한 세팅을 마치고 나면 이 리어쇽은 자신의 재능을 한층 과시하기 시작한다. 레프트와 마찬가지로 캐논데일만 사용하는 고유의 디자인인데, 리모트 레버는 오른손으로 아주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제킬 27.5 팀의 내리막 능력은 한마디로 출중하다. 견고한 카본 프레임은 각 피봇 부분을 강화해서 뒷바퀴가 위아래로 요동을 치며 리어 서스펜션이 작동하는 동안에도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 올마운틴 자전거의 용도 내에서 가능한 점프와 드롭은 모두 안정적으로 받아냈다. 시프터가 하나 뿐인 1×11 그룹셋인 스램 XX1의 사용법은 그야말로 직관적이다. 앞 체인링이 하나뿐이라 뒤 변속기만 조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기어비가 만들어지는 일이 결코 있을 수 없다.
엘리베이트 모드는 평지나 꾸준하고 급한 언덕에서 효과적이다. 잠깐씩 나오는 언덕은 플로우 모드로도 힘들지 않다.
엔듀로 레이스와 일상적인 라이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힐클라임이다. 바이크파크에서만 즐긴다면 셔틀이나 리프트 등을 통해 힐클라임을 적당히 넘어가 버릴 수 있지만, 언제나 바이크파크에서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게 아니다. 제킬 27.5 팀은 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거칠게 밟지만 않는다면, 리모트로 레버로 트래블을 줄이지 않아도 뒷바퀴가 슬립을 일으키지 않고 언덕을 잘 오른다. 하지만 언덕을 오래 오르거나, 경사가 아주 심하거나, 등에 가방을 메서 상체를 보다 앞으로 숙여야 허리가 편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엘리베이트 모드가 현명한 선택이 된다. 엘리베이트 모드로 전환하고 리어쇽이 한번 위아래로 움직이고 나면 지오메트리가 힐클라임에 유리하도록 변경된다. BB가 높아지면서 헤드튜브가 앞쪽으로 서게 되는데, 싱글트랙 힐클라임 중 코너를 도는 등 핸들 조작을 할 때도 유리한 변화다. 서스펜션 포크는 리모트 레버로 조작할 수 없어 조금 아쉽지만, 듀얼 크라운 방식이어서 락아웃 조절 다이얼이 스템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라이딩 도중 손을 멀리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락아웃을 해제할 때는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으로 다이얼을 누르는 편이 좋다.
26인치보다 무거운 27.5인치 휠과 타이어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본 프레임과 카본 포크, 가벼운 XX1 그룹셋 덕분에 전체 무게는 12.52㎏에 그친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올마운틴 자전거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자전거가 되기도 한다. 크로스컨트리 자전거처럼 평지와 힐클라임에서 빠르지 않고, 다운힐 자전거보다는 다운힐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한쪽으로만 치우칠 필요가 없다. 한 대의 자전거로 산악자전거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올마운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올마운틴 자전거가 크로스컨트리보다는 다운힐쪽 사촌과 더 친한 편이긴 하다.
두 얼굴을 가진 올마운틴 자전거, 캐논데일 제킬 27.5는 독특한 구조와 멋진 디자인 그리고 이 두 가지 장점을 뒷받침하는 뛰어난 주행성능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흔치 않은 자전거가 아니라 제킬 외에는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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