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신용윤
‘톨보이’는 2009년 첫 선보인 산타크루즈의 XC용 풀서스펜션 29er다. 톨보이 카본은 이름 그대로 톨보이의 카본 버전으로 다른 자매모델과 동일한 리어서스펜션 구조인 VPP시스템이 적용됐다. VPP는 격렬한 페달링 시 구동부하에 의해 리어 서스펜션이 작동해도 구동계의 거리(체인)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서 페달링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링크구조다. 100㎜(4인치) 리어 트래블을 갖추었고 라이더의 체중이 실리지 않은 상태에서 고각의 헤드튜브와 짧은 휠베이스가 특징이다.
메인 프레임 제작의 경우, 불필요한 적층을 방지하지 위해 치밀한 계산 하에 가급적 큰 면적을 한 조각의 원단으로 적층하는 방식(일종의 모노코크 방식)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큰 조각의 카본원단이 튜브와 튜브가 만나는 곳을 유려하게 감싸게 할 수 있어서 피로부하가 잘 분산될 수 있도록 한다.리어쇽 마운트나 디스크브레이크 마운트 등도 양생 전에 접합하는 방식이 아니고 카본레이어 안에 내장하는 인티그레이티드 방식이다. 또한 전면부 강성을 강화하기 위해 테이퍼드 헤드튜브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헤드셋 상단 베어링은 1.125인치, 하단은 1.5인치 베어링을 쓴다.
리어 서스펜션 링크구조는 상단 링크와 하단 링크로 나누어져 있는데 메인프레임과 스윙암을 쇽과 연결하는 상단 링크도 카본이다. 반면 강한 부하를 견뎌야하는 하단링크는 알루미늄합금을 사용했으며 좌우 비틀림에도 손상을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움직임을 컨트롤 하는 앵귤러 컨택트 방식 베어링을 적용했다. 아울러 링크는 손쉽게 그리스를 주입할 수 있는 그리스포트가 있어 베어링의 손상방지는 물론 주입하는 그리스의 양에 따라 작동정도도 조절할 수 있다.
바퀴 크기와 서스펜션 트래블 때문에 S사이즈는 제작하지 않는다. 사이즈는 M(17.7인치, 450㎜), L(19.5인치, 495㎜), XL(21인치, 533㎜), XXL(22.5인치, 572㎜)까지 총 4가지 사이즈가 있으며 포크 트래블은 100~120㎜까지 사용가능하다. 리어쇽은 락샥 모나크 RT3가 적용된 제품과 저마찰 코팅(카지마 코팅)이 적용된 폭스 RP23-K가 장착된 제품 두 가지가 있다. 국내에는 프레임셋으로만 판매되며 폭스 RP23-K 적용제품은 410만원이다.
톨보이는 29인치 휠을 사용하는 풀서스펜션 XC 바이크다. 솔직히 필자는 29er 풀서스펜션의 시승은 처음이다. 풀서스펜션은 험로를 좀 더 안정적으로 달리려는 발상에서 만들어졌으니 이것에 29인치 바퀴를 쓰면 더 안정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시승을 하게된 톨보이는 포크 트래블 최대 120㎜의 락샥 레바를 사용했으며 리어휠 트래블은 100㎜로 26인치 XC용 풀서스펜션 MTB에도 흔한 트래블이다. 우선, 싱글트랙을 짧게 라이딩 해보니 예상대로 26인치 풀서스펜션 보다 험로에서 훨씬 안정적이다. 노면 충격도 적고 거침없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본격적으로 26인치 풀서스펜션과 차이점을 파악해 보기로 했다. 큰 휠 때문인지 오르막에서는 26인치 MTB보다 페달링 회전수가 줄었는데도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오르막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바퀴 반경이 커져서 한 바퀴를 굴러 전진하는 거리가 길어졌으므로 결과적으로 업힐 속도가 높아서다. 또한 오르막에 나타나는 낮은 터울도 가뿐이 넘는다.
예상대로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큰 바퀴 때문에 기어비를 낮춰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럴 경우도 기존 26인치 MTB와 비교해 속도면에서 큰 손실이 없다. 반면,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케이던스가 떨어진다는 건 절대수치로 페달링에 힘이 더 든다는 말이다. 따라서 동일한 파워를 페달링에 쓰면 속도는 더 높겠지만 속도와 상관없이 오르막에서 기민한 조향이 힘들어질 우려가 있다. 바퀴가 크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페달링 욕심을 버리거나 하체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상체근력이 필수 조건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페달링을 하다 보니 몸이 안정된 상태가 되고 코스변화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집중을 할 수 있는 만큼 난이도 높은 오르막 험로를 손쉽게 돌파할 수 있는 것이 29er인 톨보이의 장점일 것이다.싱글 오르막을 오르고 든 생각인데 뒷바퀴 슬립이 일어날 만한 상황에서도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톨보이에 적용된 VPP는 험로에서 서스펜션이 작용해도 페달링을 안정시키는 목적의 시스템 아닌가. 이것에 29인치 휠로 낮은 케이던스와 큰 접지력이 작용하니 슬립이 완화되는 것이 이해된다. 내리막은 급한 뱅크와 직선주로의 낙차 큰 험로를 택해 반복적으로 타봤다. 코너링은 바퀴가 커진 만큼 진입과 탈출의 동선도 다소 커졌으므로 뱅크의 경우 이를 감안해 자전거를 조금 더 기울이는 것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코너링 조향의 불안함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차분했으며 코너링을 빠져나오는 속도는 오히려 더 높은 감이 있다. 아울러 시승 자전거의 핸들바의 높이가 높아서 내리막길에서는 마치 다운힐 MTB를 타는 기분이다. 실제로 낙차가 큰 지형에서도 부드럽게 통과 후 빠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톨보이! 라이딩 할수록 기특한 자전거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난다. 다만 내가 다양한 풀서스펜션 29er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톨보이만의 특징을 좀 더 끄집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자유롭고 거침없는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라이더라면 톨보이를 적극 추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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