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가 공기역학성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다이어트를 감행한 신형 프로펠을 발표했다. 공식 발표 전, 투르 드 프랑스에 투입돼 2회의 스테이지 우승으로 스프린트뿐만 아니라 업힐 스테이지에서의 성능까지 입증받은 신형 프로펠은 구형보다 더 가볍고, 빠르며, 강하고, 효율적인 에어로바이크다.
자이언트는 새 프로펠을 과거 모델보다 더 빠르고, 강하면서도 편안하며, 가볍게 완성하기 위해서 기존의 설계에 미련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새로 만들었다. 프레임과 포크의 형태에서 구형 프로펠의 흔적을 찾기 어렵고, 핸들바와 스템 같은 컴포넌트는 물론 케이덱스 휠셋과 타이어까지 완전히 새로운 설계를 통해서 속도와 효율을 끌어올렸다. 신형 프로펠의 최고 등급 모델인 어드밴스 0 SL의 경우 기존 부품 사용은 TCR에 먼저 도입한 신형 프레임 통합형 시트포스트(ISP) 클램프와 안장 뿐일 정도로 모든 것을 새로 만들었고, 양산 버전을 확정하기 직전에 월드 투어 팀인 바이크익스체인지-제이코(BikeExchange-Jayco) 선수들의 실전 테스트를 통해서 잠재력과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쳤다.
프로펠의 개발을 맡은 엔지니어들은 자전거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모든 부품이 조화를 이뤄 실제 라이딩 시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도록 CFD(전산유체역학)로 프레임과 포크, 콕핏 등을 설계했고, 이 디자인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윈드터널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헤드튜브와 다운튜브 그리고 시트튜브와 시트스테이, 포크는 물방울의 뒷부분을 자른 캄테일 형태로 만들었는데, 그 모양과 크기를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다. 자이언트는 윈드터널에서 확인 작업을 할 때 90rpm으로 페달링을 하는 마네킹을 활용하고 있다. 멈춰 있는 마네킹으로는 제대로 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프로펠과 함께 개발된 컨택트 SLR 에어로 핸들바와 스템 그리고 케이덱스 50 울트라 휠시스템이 조화를 이룬 결과는 놀라운 수준이다. 독일 임멘슈타트에 위치한 GST 풍동실험장에서 확인한 결과 기존 프로펠에 비해서 6.21와트의 에어로다이내믹 드래그 개선이 있었고, 이는 40㎞/h로 40㎞를 달릴 때 27초가 단축되는 효과를 낸다.
신형 프로펠은 고가의 카본 섬유와 최신 카본 제조 기술 덕분에 이전 모델보다 상당히 가벼워졌으면서도 강성은 오히려 향상됐다. M 사이즈 프레임의 무게는 982g에서 137g을 덜어낸 845g이고, 포크는 18g이 가벼워진 360g이다. ISP 클램프에서도 66g을 줄였고, 디레일러 행어와 헤드셋, 스페이서, 탑캡 등 프레임 셋을 구성하는 부품 전체에서 무게를 덜어내 총 225.5g의 감량에 성공했다.
행어나 헤드셋, 스페이서, ISP 클램프 등 모든 부품을 더한 프로펠 어드밴스 SL의 프레임셋 무게는 1429.5g(M 사이즈)이며, 이는 한 세대 전의 TCR과 같은 수치다. 에어로바이크가 경량 올라운드 자전거 수준의 무게에 도달한 것. 기존 프로펠 어드밴스 SL은 1655g으로, 신형 프로펠은 총 13.6%의 무게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신형 컨택트 SLR 에어로 핸들바와 카본 스템으로 구성된 콕핏의 무게 절감은 보다 극적이다. 이전 모델보다 102.5g이 가벼운 360g으로, 총 22%의 무게 절감을 달성했다. 프레임 구성품과 콕핏을 합친 무게 절감분은 328g에 달한다.
무게가 상당히 줄었지만 프레임의 강성은 오히려 증가했다. 자이언트는 카본섬유를 직접 직조한 뒤 레진을 합침시킨 프리프레그를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신형 프로펠 어드밴스 SL에는 카본나노튜브(CNT)를 첨가한 레진을 사용해서 내충격성을 14% 증가시켰다. 정밀한 공정을 위해서 신형 TCR 어드밴스 SL 생산에 먼저 도입된 레이저 재단과 로봇 적층 시스템도 동원했다. 카본 프리프레그 원단을 기계로 눌러서 절단하던 방식 대신 레이저 절단으로 변경해서 프리 프레그의 절단면이 더 깔끔해졌으며, 작은 카본 조각을 더 정밀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프레임과 포크의 주요 영역에는 로봇이 카본 프리프레그 조각을 적층한다. 강성과 무게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설계대로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각도로 적층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을 사용해 보다 정밀한 작업을 이뤄낸 것. 높은 강성이 필요한 프레임의 전면부에는 카본 프리프레그를 크고 길게 사용해 접합부를 줄이는 방법으로 무게를 줄이면서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
자이언트는 로드바이크 프레임셋의 강성을 프레임 강성과 페달링 강성으로 구분해 테스트하는데, 프레임 강성은 프레임과 포크에 힘이 가해졌을 때 변형되는 정도를 측정하고, 페달링 강성은 페달링 시 발행하는 하중으로 인한 BB 부위의 측면이 변형되는 정도를 측정한다. 신형 프로펠은 기존 모델 대비 프레임 강성이 9.9%, 페달링 강성은 7.5% 향상됐다. 이러한 강성 증가는 헤드튜브와 다운튜브 그리고 BB의 구조 개선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그 결과 프로펠은 다운힐과 코너링, 브레이킹 그리고 스프린트에서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게 됐다.
프레임의 전면부가 공기역학성능 개선과 강성 증가에 집중됐다면, 뒷부분은 승차감 향상을 위한 설계를 진행했다. 시트튜브의 모양 그대로 이어지는 통합형 시트포스트(ISP)와 체인스테이 그리고 시트스테이가 기존 프로펠 어드밴스 SL 대비 슬림하게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서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무게를 줄이면서 공기역학적인 이득을 얻어냈다. 자이언트는 새로운 디자인의 통합형 시트포스트 덕분에 85%의 승차감 개선을 이뤘다고 말한다. 또한 포크와 프레임은 최대 30㎜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넉넉한 클리어런스를 지녀서, 승차감을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콕핏은 일체형 대신 핸들바와 스템 두 개 부품을 조합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두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지지만 일체형 콕핏 못지않게 가볍고, 피팅과 부품의 교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역학성능을 추구하면서도 프로 레이스 상황에서의 유지보수 용이성과 조정 기능을 고려한 것이다. 프로펠 전용으로 만들어진 컨택트 SLR 에어로 핸들바와 스템은 브레이크 호스와 변속 케이블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완전히 숨겨지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이면서 깔끔한 외관을 갖는다.
first ride impression
“에어로바이크의 경계를 허물다”
구남우
테스트한 자전거는 신형 프로펠 라인업의 최상단에 위치한 프로펠 어드밴스 SL 0다. 자이언트가 자랑하는 새로운 기술이 모두 적용되었고 부품 구성 또한 화려한, 프로펠 중에서도 가장 빠르고 가벼운 모델이다. 피팅을 위해 시트포스트를 4㎝ 절단한 상태의 S 사이즈 실측 무게는 6.69㎏(페달 제외)으로, 에어로바이크로는 대단히 가볍다. 프레임에 맞춘 디자인에 윈드터널 테스트까지 마친 전용 물통케이지 2개와 컨택트 SLR 에어로 스템에 장착되는 사이클링 컴퓨터 마운트와 마운트 설치를 위해 연장된 2개의 볼트, 스루액슬 레버를 더해도 120g이 추가될 뿐이다.
이처럼 가벼운 체중으로 인해 신형 프로펠은 경량 올라운드 자전거의 영역을 침범하는 에어로바이크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러 브랜드에서 비용과 효율 등의 문제로 에어로바이크와 올라운드 자전거를 통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자이언트는 초경량을 담당하는 TCR과 공기역학성능을 한층 강화하면서 무게 또한 크게 낮춘 에어로바이크 프로펠을 통해서 견고한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펠 어드밴스 SL은 헤드튜브와 다운튜브를 제외하면 클라이밍용 자전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얇은 튜브를 사용한다. 고강성 카본과 발전된 카본 제작 기술의 덕분에 충분한 강성과 강도를 유지하면서 유연한 프레임으로 완성됐다. 기존 프로펠 대비 다운튜브가 상당히 작아졌는데도, 공기역학성능과 강성은 오히려 향상된 점이 놀랍다.
평소 자주 달려서 익숙한 부산 이기대공원 코스를 주행해보니 상당히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진다. 특수 페인트까지 사용하면서 극한으로 무게를 줄인 TCR은 프로펠보다 가는 다운튜브를 사용하는데, 언덕이 이어지는 무대에서 강력한 실력을 자랑한다. 신형 프로펠은 TCR에 처음 적용된 새로운 제작 기술과 소재를 한층 더 가다듬어 TCR보다 더 좋은 승차감을 확보했다.
프로펠과 함께 개발된 케이덱스 50 울트라 디스크와 에어로 튜브리스 25c타이어 조합은 속도와 접지력 그리고 무게의 균형을 추구한 결과다. 공기역학 디자인이 케이덱스 25c 타이어를 사용했을 때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되어 있지만, 반드시 25c 타이어만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다. 프레임과 포크는 30c 타이어까지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케이덱스 50 울트라는 32c 타이어까지 장착할 수 있으니 승차감을 더 개선하고, 다운힐과 코너링 성능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28c 또는 30c 타이어 사용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세라믹 베어링이 사용된 허브는 무척 부드럽게 구르는데 래칫의 소리가 상당히 큰 편이다. 앞서 가는 라이더나 보행자에게 내 위치를 알리는데 효과적이었다.
구동부품은 시마노 R9200 듀라에이스다. 52/36T 체인링에 11-30T 12단 카세트 스프라켓 조합이고, 작년에 발표되었지만 그동안 실물을 보기 어려웠던 듀라에이스 파워미터가 장착되어 있다. 듀라에이스답게 빠르고 부드럽게 변속되는데 특히 앞 변속기의 반응속도가 인상적이다.
MTB 크로스컨트리 선수 출신이라는 핑계로, 테스트 라이드 시 자전거를 조금 거칠게 다뤄보는 편이다. 점프도 해보고, 경사도 20%가 넘는 곳을 댄싱으로 오르며 힘전달과 접지력을 확인해 보기도 한다. 케이블 노출을 없애고, 상당한 다이어트를 실시한 프로펠 어드밴스 SL 0는 평지 뿐 아니라 언덕에서도 뛰어난 힘전달력을 보여주었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다운힐을 할 때 탁월한 진동 흡수 능력을 보여줬다. 림 높이 50㎜인 신형 케이덱스 휠셋은 극심한 오르막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간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만 강한 바닷바람이 완전히 옆에서 불어올 때는 순간순간 휘청이는 높은 림의 특성을 드러냈다. 림이 높을수록 평등하게 전해지는 악조건이다.
피팅을 하기에 까다로울 뿐 아니라 값이 비싼 일체형 핸들바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든다. 조정이 쉬울 뿐 아니라 피팅 과정에서 스템과 핸들바 둘 중 하나만 사이즈를 변경할 수 있다. 프로펠의 정비를 맡는 미케닉들도 환영할 것이고, 낙차 시 일체형 대비 핸들바 교체 비용이 적게 드는 점도 장점이겠다. 프레임 일체형 시트포스트는 본격적인 레이싱을 추구하는 라이더들에게 가벼운 무게와 높은 강성으로 보답한다. 시트포스트 절단에 따른 피팅에 대한 두려움은 접어둬도 될 듯 하다. 제품에 포함된 스페이서를 이용하면 충분한 범위로 안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는 신형 프로펠 어드밴스 SL을 통해서, 에어로바이크가 얼마나 가벼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무게를 줄이면서도 강성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무엇보다 에어로바이크의 진짜 목표인 ‘속도’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 속도를 평지 뿐만 아니라 언덕에서도 이어갈 수 있다.
2023 자이언트 프로펠 라인업
프로펠은 프레임의 구조와 소재에 따라서 어드밴스 SL과 어드밴스 프로 그리고 어드밴스로 구분된다. 어드밴스 SL은 프레임 통합형 시트포스트(ISP)를 사용했으며 고강성 카본으로 만들어진 프로펠 시리즈의 최고 등급 모델이고, 어드밴스 프로와 어드밴스는 분리형 시트포스트와 조금 굵어진 시트튜브가 외관상 차이점이다. 어드밴스 프로와 어드밴스는 프레임을 공유하지만, 어드밴스 프로에만 상위 모델인 어드밴스 SL 등급의 카본 포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신형 프로펠은 오는 10월 이후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 자이언트코리아 www.giant-korea.com ☎(02)463-7171